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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44

언제가 될까. 해방이 일상인 것처럼 되는 세상이 박철균 이희호. 항년 96세. 가히 1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온갖 한국사의 질곡을 경험했었으리라.그리고 옆지기가 죽고 난 후 10년의 세월을 더 살면서 이 사회의 변화, 움직임, 운동을 또 경험했으리라. 그럼에도 그 편치 않았고 자갈밭 같으셨을 인생 고생 많으셨습니다. 편히 쉬시길. 지금은 명복을 빌겠습니다. 고인이 활동하던 1950년대 여성 운동의 주요 모토가 "혼인신고를 합시다"였다는 것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상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제도가 60년 전에는 그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활동과 목소리가 있었을까. 그리고 그 하나를 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차별적 언어를 들어야 했을까. 그 당시에도 누군가는 "남성이 두 여자를 거느릴 수 있지." "첩이 잘하면 본부인 되는 거고, 본.. 2019. 6. 17.
[박노자] 한국 근현대사, 세계사적 맥락으로 본다면?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 나라 교육의 아주 큰 폐단은, 세계사와 자국사, 즉 한국사를 따로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세계사는 대개 선택 과목이고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 않고 하니까 일반적인 고졸, 대졸은 '광무개혁'이나 '한일 합병' 내지 '우리 나라 경제성장, 산업화, 민주화'를 어렴풋이 알아도 이 일들의 세계사적 맥락을 까막히 모르는 것입니다. 인식론적 민족주의라고나 할까요? 이런 식으로 배우면 '우.. 2019. 6. 13.
열린 토론) 20대 남성과 성평등, 그리고 페미니즘 20대 남성과 성평등, 그리고 페미니즘 * 발제자: 박노자(오슬로대학교 교원, 등 저자) 토론자: 김홍미리(여성주의 연구활동가, 등 저자) * 일시 : 2019년 7월 6일(토) 오후 5시 * 장소 : 전교조 서울지부 강당(독립문역 3번 출구, 서울시 종로구 교북동 부귀빌딩 7층)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며 문자통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청년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과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역차별론, 남성성, 가부장제, 경쟁과 공정성, 군대 문제, 여경 채용, 문재인 정부 지지율 등 다양한 쟁점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과연 그러한지, 왜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어떤 관점과 대안이 .. 2019. 6. 12.
국제 - 수단 반혁명/ 유럽의회/ 미국과 이란/ 스리랑카 전지윤 ● 수단 군부의 반혁명과 학살을 규탄한다 지금 수단에서는 수단판 5.18이 벌어지고 있다. 수단 군부는 즉각적인 민주화와 민정이양을 요구하며 광장 점거 시위중이던 평화적 시위대에 발포해서 벌써 100여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나일강에서 발에 돌을 매단채 발견된 시신들이 나오고 있다. 군대뿐 아니라 친정부 민병대가 곳곳에서 강간 등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혁명에 앞장섰던 여성들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 수단 민중의 거대한 저항으로 30년 독재자 알 바시르가 물러나자, 그 공백을 차지하고 나선 수단판 신군부와 전두환같은 자들이 ‘과도군사위원회’를 꾸려서 시간을 끌다가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독재자를 물리친 민중들이 춤추고 노래하던 광장이 피로 물들고 있다. 과도군사위는 9개월 후에 대선을 실시.. 2019. 6. 8.
페미니스트 프리즘을 시작하며 윤미래 [앞으로 한 달이나 두 달에 한번씩 크든 작든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연재를 시작하려고 한다. 기획과 청탁에 응해서 좋은 글을 보내주신 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페미니스트라면 여성 의제가 최우선이어야 하는데, 선생님은 그렇다고 하실 수 있습니까?” 페미니즘과 나의 첫만남은 대학에 갓 들어와서 맞닥뜨린 대자보로, 육하원칙으로 상황을 서술하고 입장과 실천 방안을 이어 쓴 통상적인 자보와 달리 칼럼의 한 부분을 크게 인쇄해서 붙여 놓은 것이었다. 여성 차별과 억압의 존재를 몰랐던 것도 아니고, 나 자신 그에 발목 잡혀 분통을 터뜨린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페미니즘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친구들과 딴에는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언어화되지 못한 막연한 불만.. 2019. 6. 5.
세상읽기 - 성소수자/ 민주노총/ 맑스코뮤날레/ 2차가해와 사과 ● ‘성소수자 부모모임’편 얼마전 ‘성소수자 부모모임’편은 너무 반갑고 내용도 좋았다. 특히 “지구가 뒤집어져도 엄마는 네 편이야” 사연을 들을 때, 그 순간 그 편지를 읽은 당사자가 얼마나 위안이 됐을지 상상이 됐다. 그런 사람이 1명만 있어도 사람은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는다. 물론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앞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주변 가족들까지 슬픔, 절망,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구조가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끔찍한 것인지의 문제다. 얼마 전에 본 영화 도 생각났다.(이하 스포 있음) 영화는 ‘동성애 전환치료 센터’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이성애를 기본값으로 잡아놓고 동성애를 강제 치료를 통해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는 생각이 .. 2019. 6. 3.
[박노자]"죽는 한이 있더라도 사랑 없는 키스를 하지 말라!"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얼마 전 최근의 러시아에 대해 참 불쾌한 뉴스 하나를 접했습니다. 러시아 성매매 관련 업종 여성 종사자 총수는 인제 3백만 명 정도 된다, 그리고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약 55%의 러시아 남성들이 성 구매 경험이 있다는 뉴스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맨 먼저 든 생각은, 아아, 인제 러시아도 한국처럼 다 돼버렸단 생각이었습니다. 총인구 비례해서 세본다면 인제 성매매 관련 업종의 종사자 수가 양.. 2019. 5. 31.
안티도이체 논쟁과 인종주의 윤미래 독일에서 열린 친이민 집회 장면 독일에서는 ‘안티도이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나 이스라엘이 미제국주의에 복무하고 있다는 분석을 반유대주의로 간주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며 이슬람 전체를 반동으로 간주하는 입장의 좌파들이 많습니다. 파시즘에 대한 역사적 반성이나 평가가 알려진 것만큼 잘 되지 않았고, 독일인들이 파시즘을 저질렀다는 의식이 공적 담론과 달리 사적, 개인적으로는 억압되고 부정된 부분이 많아, 파시즘을 계몽된 서양 민주주의 문명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고 타자에게 투영하는 일종의 ‘신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제가 장학금을 받고 있는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의 장학생들의 메일링 리스트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슈테판 그리가트라는 유명한 ‘안티도이체’ 선동가가.. 2019. 5. 30.
페미니스트 프리즘 #1 이은진 [앞으로 한 달이나 두 달에 한번씩 크든 작든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연재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 첫번째 글이다. 기획과 청탁에 응해서 좋은 글을 보내주신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요즘 온라인 공간을 보고 있자면 세상에는 ‘기성 페미’와 ‘영영 페미(랟펨?)’와 ‘페미는 아니지만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이퀄리스트?)’만 있는 모양이고 그 속에서 저는 이름을 잃어버렸는데요. 학부 때 학생 사회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이것저것 함께 했던 친구들 중에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하기를 멈춘 이들도 있습니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이유로는 페미니스트라는 명칭에 따라붙을 낙인이 두려워서, 가 있겠지만 그게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그때 페미니스트들을 향해 쏟아진 낙인을 감수했던, .. 2019. 5. 28.
다가오는 재앙과 그린 뉴딜, ‘멸종 저항’ 리자 훼더스톤(Liza Featherstone) 번역: 두견 우리는 다가오는 재앙을 막아설 수 있을 만큼 크고, 그것에 책임이 있는 시스템의 이름을 댈 수 있을 만큼 급진적인 기후 운동의 첫 번째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의 필자인 리자 훼더스톤(Liza Featherstone)은 미국의 좌파 활동가이자 저널리스트로 여성, 노동, 환경 문제에 대해 글을 써 왔다. 출처: https://www.jacobinmag.com/2019/05/climate-change-student-strikes-green-new-deal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는 종종 기후 위기에 대해 문제의 규모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미국 정치인 중 처음.. 2019. 5. 24.
성폭력 상담기밀 멋대로 공개, 범죄행위를 당장 멈춰라! 성폭력 피해 상담기밀 멋대로 공개, 노동자연대 김하영 운영위원은 범죄행위를 당장 멈춰라! 제이(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성폭력 사건 피해자) [아래 글은 이 사건의 피해생존자가 ‘노동자연대는 사과하라’ 페이스북 페이지에 5월 10일자로 발표한 글이다. 전문을 그대로 옮겨 싣는다. https://www.facebook.com/jmetoowithyou/posts/672132203226980 노동해방투쟁연대(준)도 이 글을 공감하고 지지하면서 옮겨 실었다. http://nht.jinbo.net/bbs/board.php?bo_table=notice1&wr_id=73&fbclid=IwAR081-g1_vTxveGn51frmxB2OnD9myN2pQG75dIvdTRgnGldMPItmN660Bs] 김하영 씨. 당신들이 그토록.. 2019. 5. 20.
[박노자] '사람'이 아닌 '조건'과 결혼한다는 것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국내에서 이미 잊혀진 듯하지만, '밖에서' 한국의 현대 사회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2002년 유하 감독의 를 적극 권고합니다. 엄정화의 표정 연기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는 남녀 사생활에 대한 '통념'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1960~70년대는 물론이거니와, 아마도 198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여성이 결혼초기부터 "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을 가지고 나서는 혼외 정사를.. 2019.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