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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9

[토론]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정말 개인적인 고민. 오직 개인의 고민 박철균 1. 성평등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선 조직이 완전무결점의 조직임을 증명하는 것이어야 할까? 아니면 피해자가 이후에 안전하게 활동하는 것임을 증명해야 할까? 2. 가해자는 무조건 엄벌되어야 하고 아예 여지가 없게 추방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가해자 역시 제대로 사죄하고 책임지는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3. 피해자다움은 어떤 것일까? 피해자가 피해자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아니면 피해자의 말 이외에 이의든 질문이든 그 밖의 것에 대해선 2차 가해니까 일체 언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4. 김종철 전 당대표는 분명 성폭력을 한 것이 맞고 그에 따라 직위해제를 한 것은 .. 2021. 2. 3.
케어 파국에 관한 소고: 조금 더 나은 공존을 위하여 페미니스트 프리즘 케어 파국에 관한 소고: 조금 더 나은 공존을 위하여 윤미래 정신 질환을 앓는 주변 사람을 둔 경험이 있는지? 정신 질환자들, 특히 증상이 극심하거나 자살 경향성이 높은 이들은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 자체에도 많은 힘과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은 위로하고, 함께 있고, 식사, 생활을 챙기고, 관계망에서 적응을 돕는 등 돌봄 노동을 자의로든 타의로든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종종 한 사람들 둘러싸고 여러 사람이 이러한 돌봄을 분담하면서 케어자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들은, 많은 경우 우리의 예상과 달리, 인간의 따뜻함이나 선의보다는 오히려 타인과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가르친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 2019. 9. 20.
갑질과 사회의 해체에 저항하기 한상원(충북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이 글은 6월 4일자에 204호에 먼저 실렸던 것이다.( http://www.dgugs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89) 좋은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에 감사드린다.]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논란이 연일 화제였다. ‘물벼락’ 조현민뿐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 역시 숱한 갑질을 행사했다는 보도들이 등장했다. 필리핀 출신의 가정부에게 하루 16시간 일을 시키고 45만 원을 월급으로 주었으며, 여권을 빼앗는 등 온갖 불법적인 방식으로 노동력과 인격을 모두 착취했다는 사실도 충격이다. 제3세계 저임금 노동자에게 행사된 인종주의적 착취는 진정 우리를 분노케 한다. 몇 년 전 조현아 씨가 저지른 ‘땅콩회항’과는 .. 2018. 6. 26.
성폭력에 직면한 공동체: 또 다른 가해가 아닌 성찰로 전지윤 ● 성폭력 가해자라는 위치는 무조건 거부해야할 낙인인가 “2015년 캘리포니아의 '명시적 동의법(Affirmative Agreeement)'... 에서 강간은 '강제로 하는 성행위'가 아니라, '동의 없는 성행위'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정의는 전 세계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강간이라는 말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강간'이라는 말 자체가 '강제성'을 요구하는 편향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러 주처럼 '1급 성폭행(sexual assault in the first degree)' '2급 성폭행' 등으로 구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성폭행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거부하면 성폭행(No means no) 2) 명백한 동의 없으면 성폭행(Only.. 2018. 6. 3.
미투 운동과 '친밀한 관계 속의 성폭력' 전지윤 지금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며 바꾸고 있다. 피해생존자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다음날 바로 정봉주가 항복하는 걸 보면서, 곳곳의 백래시 속에 비관에 빠졌던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선 주체들의 용기와 힘은 쉽게 무너질 수 없었다. 또, 이윤택을 욕하고 미투를 지지한다고 말하다가도, 자기 주변에서 그런 일이 생겼을 때 한계를 드러내기(김어준 씨처럼) 쉽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그래서, 우리는 저 멀리 몇몇 ‘괴물’들에게 돌을 던지고 비난하고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단지 일부 개인의 잘못이나 인간적 결함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문화를 돌아보면서, 내 주변에서부터 무엇이 부족했는지 함께 배우고, 더 나은 기준을 세워나가는 .. 2018. 4. 5.
다른 세상을 향해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갈 것인가? 윤미래 [아래 글은 최근 우리 모임 내에서 구성원들 사이의 반성폭력 등 평등하고 정의로운 동지적 관계를 위한 규약 마련을 위한 토론 과정에서 나온 발제문이다. 비록 내부 토론을 위한 글이었지만, 여러 가지 유익하고 함께 고민할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1. 운동사회 내 인권침해에 맞선 운동의 간략한 역사 지금 운동사회에 널리 자리잡고 있는 인권 규약의 뿌리는 90년대, 2000년대의 반성폭력 운동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까지는 운동사회 내부의 차별이나 폭력에 대한 공적인 담론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나, 90년대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성폭력 문제가 이슈화되고, 2000년대에 들어 (이하 )의 사건 폭로로 운동사회 성폭력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운동 사회 내부의 여러 가지 인권.. 2016. 6. 8.
영화 ‘스포트라이트’ - 누군가 불을 켤 것이란 희망 전지윤 최근에 본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는 2001년에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준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범죄와 그것을 파헤치는 기자들을 다룬다. 영화는 별 극적 장치와 효과도 없이 정면으로 충실하게 사실들을 쫓아간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결국 진실에 다가가게 한다. 그걸 따라가기 위해 집중해서 보느라 약간 힘이 들 정도다. 영화가 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결코 선정적이지 않다. 흔한 성범죄 묘사, 회상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것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경험인지, 영혼까지 학대당하는 일인지 잘 느끼고 공감하게 해 준다. 자신이 깊이 신뢰하던 사람에게 당한 학대와 폭력이 얼마나 큰 충격을 낳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다만 감독은 이것이.. 2016. 3. 31.
현장 취재 -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토론회 전진한 2월 29일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성인지적 객관성은 가능한가?' 토론회는 주최측의 예상을 훨씬 넘어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토론회장을 가득 메웠다. 여성억압과 성폭력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창기 서울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운영위원의 능숙한 사회 속에 3시간 동안 벌어진 토론은 매우 뜨거웠다. (이 토론회의 발제문과 토론문 전문은 이 기사에서 볼 수 있다. -> '상처 치유와 신뢰 회복의 길을 함께 찾아가자' http://rreload.tistory.com/257) 사진 제공 - 담쟁이 김민재 발제 먼저 ‘피해자중심주의의 대안을 만드는 모임 담쟁이’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온 김민재 회원의 발제로 토론이 시작되었다. “피해자.. 2016. 3. 10.
성폭력 사건과 공동체적 해결 성폭력 사건과 공동체적 해결상처 치유와 신뢰 회복의 길을 함께 찾아가자 전지윤(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이 글은 지난 2월 29일 토론회에서 발표된 토론문이다. 80여명이 넘는 많은 분들이 참가해서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 토론회에 대한 후속보도도 곧 올리겠다. 발제문과 나머지 토론문 전체를 묶은 자료집도 첨부한다.] 먼저 이번 토론회의 공동주최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피해자 중심주의의 대안을 찾는 모임 담쟁이’ 동지들과의 세미나와 이번 발제문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담쟁이의 의미있는 문제의식에 자극과 도움을 얻은 내용과 일부 견해 차이 등을 반영해서 이 토론문을 썼다. 또 여기에는 그동안 토론자의 소속 모임 동지들과의 토론에서 배운 점들이 많이 반영돼 있지만 모임을 대변·대리하는 .. 2016.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