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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17

조직도 구성원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았다 조직도 구성원도 성폭력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작동하지 않았다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gasi/?mod=document&uid=174755)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지난 한 달간 중·고등학생과 군인 등 성폭력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연이어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성폭력 피해를 용기 내어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 정의 실현은커녕 성폭력 피해자로서 기본적인 보호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과 피해자들이 고인이 된 뒤에야 본격적으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군 내 성폭력 피해 발생 석 달 뒤인 바로 피해 당사자가 고인이 된 뒤, 그것도 언론 보도 직후 여론.. 2021. 6. 22.
세상읽기 - 미얀마 민중항쟁/ ‘학폭 미투’/ 드라마 <허쉬> 전지윤 ● 22222혁명과 미얀마 민중항쟁의 전망 미얀마에서 독재자 흘라잉과 군부가 총격과 학살까지 자행하며 쿠데타를 완성하려 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 군부가 극우인사들이 포함된 중범죄자들 2만여 명을 가석방한 것도, 혼란과 범죄와 폭력적 정치 갈등을 부추기고 그것을 핑계로 본격적으로 장갑차와 군 병력을 투입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또한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에게 부정선거만이 아니라 비자금 조성 혐의를 추가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수치와 NLD를 부패한 정치세력으로 이미지화해 미얀마 민중의 사기를 꺾고 환멸과 냉소를 불러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사모펀드나 표창장같은 것은 아직 안 나온 것을 보면 미얀마 군부는 한국의 검찰과 언론에게서 아직 배울게 많은 것 같.. 2021. 2. 24.
[토론]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정말 개인적인 고민. 오직 개인의 고민 박철균 1. 성평등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선 조직이 완전무결점의 조직임을 증명하는 것이어야 할까? 아니면 피해자가 이후에 안전하게 활동하는 것임을 증명해야 할까? 2. 가해자는 무조건 엄벌되어야 하고 아예 여지가 없게 추방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가해자 역시 제대로 사죄하고 책임지는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3. 피해자다움은 어떤 것일까? 피해자가 피해자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아니면 피해자의 말 이외에 이의든 질문이든 그 밖의 것에 대해선 2차 가해니까 일체 언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4. 김종철 전 당대표는 분명 성폭력을 한 것이 맞고 그에 따라 직위해제를 한 것은 .. 2021. 2. 3.
갑자기 생각난 만화: 들장미 소녀 린 갑자기 생각난 만화: 들장미 소녀 린 - 피해자에게 인내와 순종을 요구하는 서사들 박철균 1. 뜬금없이 어렸을 때 봤던 만화가 생각났다. 우리집은 별로 비디오를 빌리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 나는 집에서 녹화한 애니메이션을 더 선호했다 - 그 몇 개 안 되는 비디오 중에 하나가 캔디캔디 1,2화였다. 뭔가 신파같은 게 초등(국민)학교 1학년 밖에 안 된 아이에게 너무 충격적이었겠지. 그 후 얼마 안가 KBS에서 ‘작은숙녀 링’으로 나오는 것으로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다닐 때 SBS에서 "들장미소녀 린"이로 재더빙해서 나왔는데, 그 때는 챙겨 보기는 어려운 시기라서 아주 가끔씩 보긴 했었다. 아마 이 만화를 기억한다면 20대 후반 혹은 3,40대가 됐을 것이다. 2.사실 한국에서 한창 막장.. 2020. 9. 3.
좌파, 성폭력, 정신장애, 피해와 가해 전지윤 ● 미국 좌파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나는 얼마전 미국의 중요한 급진좌파 단체인 국제사회주의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ISO)이 성폭력 사건을 지도부가 은폐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겪게 된 위기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같은 국제사회주의 경향(IST)으로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던 이 곳의 노동자연대 분들이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뭔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헛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미국의 ISO 동지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뿐 아니라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투표를 통해 조직을 스스로 해산하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의 과정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ISO 회원들이.. 2019. 7. 15.
사회주의자는 #METOO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엘리자베스 위글리필드(Elizabeth Wrigley-Field) 번역: 두견 [엘리자베스 위글리필드(Elizabeth Wrigley-Field)가 쓴 이 글은 미국의 중요한 극좌파 조직인 국제사회주의조직(ISO: 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에서 있었던 성폭력 은폐 사건을 다루고 있다. ISO 회원들은 이 사건에 대한 조직보존주의적 대응을 거부하고, 회원들의 총투표를 통해 조직 해산을 택한 바가 있다. 조직 해산 이전에 반성과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 글은 이 쓰디쓴 사건을 돌아보면서 교훈과 과제를 도출하려는 시도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전세계적으로 진행되어 온 #METOO 운동의 경험과 교훈을 통해서 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글이 한국 운동사회와 좌.. 2019. 6. 26.
#노동자연대는사과하라 #Metoo #Withyou 전지윤 ● 포기하지 않고 문제제기할 것이다 최근에 참가하고 있는 세미나팀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 아주 흥미있고 유익한 모임이다. 그런데 처음 가보니 거기에 노동자연대 간부급 활동가가 참가한다고 왔다. 그리고 최근 노연 지도부는 성폭력 피해생존자를 잔인하게 가해하는 60쪽의 문건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함께 토론하고 인사하고 집에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건 피해생존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스스로가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제 세미나가 다 끝나고 문제제기를 했다. 제발 가해를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한때 동지였던 사람에게 이럴 수는 없다고, ‘내가 죽어야 노연의 가해가 끝날 거 같고,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피해생존자의 말도 전했다. 별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참담한 .. 2019. 4. 30.
성폭력에 직면한 공동체: 또 다른 가해가 아닌 성찰로 전지윤 ● 성폭력 가해자라는 위치는 무조건 거부해야할 낙인인가 “2015년 캘리포니아의 '명시적 동의법(Affirmative Agreeement)'... 에서 강간은 '강제로 하는 성행위'가 아니라, '동의 없는 성행위'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정의는 전 세계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강간이라는 말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강간'이라는 말 자체가 '강제성'을 요구하는 편향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러 주처럼 '1급 성폭행(sexual assault in the first degree)' '2급 성폭행' 등으로 구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성폭행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거부하면 성폭행(No means no) 2) 명백한 동의 없으면 성폭행(Only.. 2018. 6. 3.
성폭력과 ‘동의’에 관하여 션 루딕(Siân Ruddick)번역: 두견 적극적이고 명시적인 동의를 성폭력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사진계 성폭력 논란에서처럼 ‘카톡 대화를 봐도 본인이 합의한 것이고, 웃으면서 사진도 찍어놓고 무슨 성폭력이냐’는 식의 백래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과 동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소개한다. 이 글에서 독립적인 성폭력 관련 변호사인 션 루딕(Siân Ruddick)은 우리가 ‘동의’의 정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관해 풀어나간다. 여기서 가해자는 대개 남성이고 생존자는 대개 여성이라고 취급한다. 이것은 가장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여성이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거나 남성이 생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젠더 정체성을 가진 생존자의.. 2018. 5. 28.
‘안 그런 남자들’에게 – 미투에 대한 반격에 부쳐 ‘안 그런 남자들’에게 – 미투에 대한 반격(백래시)에 부쳐 윤미래 1.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죽을 만큼 억울해하는 것은 그들이 ‘꽃뱀에게 당했기 때문’도 아니지만 그들이 특별히 뻔뻔하고 파렴치한 인간이기 때문도 아니다. 이 사회는 성폭력을 많이, 쉽게 휘두르는 남자를 ‘상남자’, ‘형’으로 추켜세우면서 덮어주고 감싸주기 어려워지면 등을 돌리고 돌을 던진다. ‘자취하는 여자가 인기가 좋다’ ‘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 건 X자다’ ‘남자가 25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된다’는 따위의 말들로, 남성은 으레 성욕을 못 이겨 항상 ‘풀발기’ 상태에 있고 그렇지 않으면 남자로서 어딘가 급이 떨어지는 결격이라고 취급하면서 ‘여자가 너무 밝히면 깬다’ ‘여자가 내숭 떠는 맛이 있어야지’ ‘여자친구가 처녀.. 2018. 3. 12.
강제적 성폭력 공론화와 잔인한 괴롭힘을 당장 중단하라 강제적 성폭력 공론화와 잔인한 괴롭힘을 당장 중단하라 - 가해 중단은커녕 대상을 확대하는 노동자연대 제이 “논의의 기본 전제를, 최소한 제가 생각하는 기본 전제를 확인하고 싶어 두서없지만 발언을 신청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건, 사실 상시적인 성폭력의 직간접 피해자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평범한 한국여성이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혼전순결서약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요. 저도 그런 걸 했었고, 스스로 현모양처가 인생의 비전이라고 할 만큼 성적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학생운동 경험이 없다보니, 뒤늦게 운동에 뛰어 들면서 저는 제가 가지고 있던 이런 온갖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해방감과 희열 때문에.. 2017. 9. 30.
성찰하며 가해를 중단할 줄 아는 진짜 용기를 기다린다 전지윤 2014년에도 피해자를 방어하는 사람들은 집중적 비난을 받았다 노동자연대(이하 노연) 분들이 피해자와 연대자들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글들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피해자가 이런 글들을 보고 분노와 충격을 받고, 거기서 회복될 틈도 거의 주지 않는다. 상황은 다시 노연 분들이 피해자 공격글을 무더기로 쏟아내던 2014년 연말과 비슷해졌다. 그때 피해자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글이 홈피 대문에 따로 카테고리까지 지정해 묶여져 올라가 있었고, 피해자를 편든 나를 공격하는 글도 그중에 몇 개나 차지했다. 최근에 나온 글들에서 특히 길고 자세한 것은 먼저 사회변혁노동자당이 노연의 성찰과 변화를 촉구한 글에 대해 반박하며 피해자를 비난(https://wspaper.org/article/19275)한 글과 “비방 .. 2017.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