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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87

세상읽기 - 故 김용균 님을 추모하며/ 프랑스 노란조끼 투쟁 전지윤 ● 외주화를 멈추고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라 얼마 전 반올림 송년회에 갔다가 너무나 감사하고 잊지못할, 자랑하고 싶은 선물을 받았다. 반올림과 함께하면서 찍은 내가 나온 사진들을 인화한 것이었다. 이 긴 투쟁의 막바지에 결합해 작은 손 보탠 처지에서 너무 과분한 선물이었다. 그 사진 속에는 2년전 촛불 때, 사망한 노동자들의 이름이 담긴 배너를 들고 광화문 광장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우리 모두의 기분은 참담하기만 하다. 죽어간 79명 노동자의 이름들을 들고 촛불광장에 섰던 저 사진 속의 그때보다 더 우울하고 갑갑하다. 故 김용균 님의 처참한 마지막도, 그 주검을 친한 동료들이 직접 수습해야 했다는 소식도, 주검을 수습하고 곧바로 컨베이어 벨트를 다시 돌려야 했다는 소식도 잊혀.. 2018. 12. 16.
세상읽기 - 차별과 상처/ 김정은 답방/ 이수역/ 삼성 해고자 전지윤 ● ‘다문화’ 한부모 가정 청소년의 비극이 보여준 것 얼마 전 옥상에서 추락 사망한 중학생이 다문화 한부모 가정 자녀로 집단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게 밝혀졌다. 이것이 더 커다란 빙산의 일각이거나, 이어질 비극의 시작일지 모른다는 불길함을 지울 수 없다. 돌이켜보면 저출산, 농촌 비혼남성 등의 해결책으로 국제결혼이 한참 붐이던 시기가 바로 2000년대 중후반이었다. 당시 결혼 10쌍중 한쌍이 국제결혼이라고 했다. 꼽아보면 그렇게 맺어진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지금 한참 청소년으로 자랐을 나이다. 그때 국제결혼의 일부 양태는 참담할 정도였다. ‘절대 도망 안감, 후불제, 자녀딸린 재혼 환영, 60세 이상도 가능, 베트남 처녀, 싸다...’ 이런 현수막들이 붙었고, 남성들이 동남아로 단체로 가 며칠만.. 2018. 12. 1.
세상읽기 - 미국 중간선거/ 브라질 대선/ 카라반/ 플랫폼노동 전지윤 ●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보여 준 것 미국 중간선거에서 오카시오 코르테스를 비롯한 노동계급 출신의 소수인종 여성후보들이 크게 승리한 소식은 물론 고무적이다. 이민자 출신이거나 무슬림도 있다니, 더 그렇다. 이들은 무상의료, 등록금 폐지, 이민자 환영, 총기규제 등의 급진적 공약도 내걸었다. 함께 실시된 몇몇 주민투표들에서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 메디케이드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이 통과됐다는 소식도 반갑다. 하지만 이런 것들과 하원 결과만 갖고 이번에 트럼프가 패배하고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보긴 어렵다. 전통적으로 집권여당이 상하원 모두를 내주던 중간선거에서 트럼프는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 선방했고 하원에서도 예상되던 대패를 막았다.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는 이제 공화당을 완전 장악했고, 지난.. 2018. 11. 8.
세상읽기 - 혐오뉴스/ 캐버노/ 삼성해고자 복직/ 가사노동 전지윤 ● 에스더기도운동과 혐오뉴스 ‘에스더기도운동과 가짜뉴스’에 대한 의 훌륭한 취재와 보도는 사회적 반향을 만들어냈다. 정부와 법무부가 대책까지 발표했다. 부실하고 초점이 어긋난 대책은 ‘표현의 자유’ 논란도 불러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표현의 자유’가 핵심으로 보이진 않는다. 광우병 쇠고기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온갖 폭로와 추론들을 우파정부가 ‘유언비어, 가짜뉴스’라고 억누르던 때와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적 강자와 다수자를 조롱할 ‘자유’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혐오할 ‘자유’는 다르기 때문이다. 닭장 속에서 여우가 맘대로 활개칠 ‘자유’는 닭에겐 ‘공포’일 뿐이니까. 에스더류의 ‘가짜뉴스’ 때문에 성소수자, 난민, 무슬림 등이 겪어온 고통은 실질적이었다. 일상적 혐오에 노출된 소수자들이 .. 2018. 10. 23.
세상읽기 - 정상회담 이후/ 부동산 투기/ 시리아/ 가해와 반성 전지윤 ●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며칠간 뉴스를 보면서 당연하게도 안도감을 느꼈다. 바로 지난해만해도 이맘때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으로 미국의 전략무기들이 대거 한반도로 날아와 가을 하늘을 더럽히고 있었을 것이다. 서로를 노려보면서 온갖 살기등등한 말들이 쏟아졌을 것이다. 반면 이번에 남북은 사실상의 종전과 불가침을 체결했다. 무엇보다 생이별의 큰 아픔을 겪어 온 이산가족 상설면회소가 설치된다고 한다. 도로와 철도도 연결될 것이고, 러시아 10월혁명과 더불어 100년전 동아시아의 중요한 민중봉기였던 3.1운동도 함께 기념한단다. 미국, 유엔 대북제재 등이 가로막지 않는다면 더 많은 것들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변화에 북한의 기여가 크다. 북한은 올해초부터 지금까지 .. 2018. 9. 28.
세상읽기 - 안희정 판결/ 장애인 이동권/ 난민과 교차성 전지윤● 미투를 정면 거부한 안희정 무죄 판결 ‘미투? 위드유? 웃기고 있네. 엿이나 먹어라.’ 안희정 판결문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김지은 씨가 만약 미투 고발을 안하고 법적 해결에 기대했다면 어쩔뻔했나 오싹하다. “내가 바로 증거이고 내 기억이 증거”라고 했던 김지은 씨 첫방송이 기억나는데, 법원은 그걸 다 뭉개고 “통조림 속의 음식처럼 갇혀 죽어있는 기분”(김지은 최후진술)을 강요했다. 법적 판결이 성폭력의 최고기준인 것처럼 여기는 분들도 좀 돌아보면 좋겠다. 여전한 가해자중심의 사회와 2차피해의 홍수 속에서 ‘피해자 관점’은 너무나 부족하다. 위력이 작동 안했다고? 젠더 위계라는 ‘기본 위력’에, 유력정치인과 수행비서라는 ‘계급 위력’까지 겹쳐졌는데 뭔 소리인가. 같은 혜화역 집회 다녀와 비슷.. 2018. 8. 30.
세상읽기 - 반올림/ 故 노회찬 추모/ 자영업/ 소비자/ 사과 전지윤 ● 반올림 11년의 싸움과 1023일의 농성이 남긴 것 지난달말에 있었던 반올림 농성의 마무리와 마침 문화제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사실 끄트머리에 일부 함께하면서 조그만 손을 보탠 처지에서 11년의 싸움, 1023일의 농성에 대해 뭐라 말하기도, 얼굴내밀기도 부끄러운 처지이다. 하지만 이 투쟁의 주역들과 같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한혜경님, 김시녀 어머님, 황상기 아버님과 같이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런 부끄러운 마음을 알고서 ‘당신들의 작은 연대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이 성과가 이뤄졌다’며 ‘최고의 연대상’이라는 멋진 상까지 만들어 모두에게 나눠 주신 것 같다. 물론 걱정하거나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중재위원회가 어떤 안을 내놓을지, 상고심을 앞둔 이.. 2018. 8. 17.
세상읽기 - 난민/ 문정부 후퇴/ 미스 함무라비/ 노동자연대와 나 전지윤 ● 동화주의의 실패와 난민에 대한 갑질 낯선 섬에 도착했는데, 오도가도 못한 채, 사람들과 말은 안통하고, 이 상황이 기약도 없다면 얼마나 끔찍하겠냐는 한 난민 지원 활동가의 물음을 읽고 그 막막함을 상상해 봤다. ‘사람들이 당신들이 성폭력이나 테러를 할 거라고 본다’는 기자의 말을 듣고 말없이 눈물 흘리는 난민에 대한 기사를 읽고 그 억울한 심정을 생각해 봤다. ‘가짜 성폭력 피해자’란 말처럼 ‘가짜 난민’이란 말은 또 얼마나 잔인한가. 정우성씨의 사려 깊은 지적처럼 ‘불평등하고 불안하고 살기 힘든 한국사회’의 탓이지 사람들만의 탓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막상 직접 만나고 대화하면 바뀔지도 모른다. 카메룬에서 온 난민 복서 이흑산을 만난 좌판 할머니의 반응을 유트브에서 봤다. 카.. 2018. 7. 20.
세상읽기 - 난민 환영/ 멕시코 대선/ 장애인 이동권/ 사과와 치유 전지윤 ● 난민을 환영하고 연대하는 희망이 만들어져야 6월말에 난민 문제를 다룬 KBS 심야토론을 뒤늦게 봤는데 자한당 위원 등이 나와서 문제발언을 많이 했다. 테러, 할례, 집단성폭행을 운운하면서 ‘이런 사람들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은 혐오가 아니라 존중받을 정서’라고 했다. ‘밤에 난민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 무서운 생각이 든다’, ‘난민들이 지나가는 여성을 보며 웃더라’, ‘난민인정률이 낮은 것은 그만큼 가짜난민이 많기 때문’, ‘일자리를 위협하고 저임금을 유발한다’ 등의 이야기도 나왔다. 오늘 광화문에서 난민 반대 집회도 열린다고 한다. 일상적 인사가 ‘당신에게 평화를’인 무슬림이야말로 전쟁과 테러의 최대 피해자인데, 그들이 주범처럼 돼 있다. 중동에서 전쟁과 테러의 씨앗을 뿌린 강대국과 서방언.. 2018. 7. 9.
세상읽기 - 난민 문제/ 한반도/ 지방선거/ 최저임금/ 워커스 전지윤 ● 인종주의, 자본주의, 제국주의 모두 종식돼야 한다 ‘정상가족 모델’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위 그림에서 이민자 가족에게서 아이를 납치해 가는 것이 누군지 알 수 있다. ‘이민자 부모, 자녀 격리수용’ 정책을 펴온 트럼프의 최근 별명은 ‘유괴범’, ‘아동학대자들의 우두머리’였다. 울부짖으며 생이별하는 이민자 가족의 모습은 미국 민중의 마음을 흔들었고, 거대한 분노와 변화를 불러왔다. 7개주 주지사들은 멕시코 국경에 주방위군 배치 결정을 거부했고, 승무원들은 생이별한 이민자를 실어나르는 비행의 거부를 선언했고, 심지어 트럼프의 가족들까지 이견을 드러냈다. 대규모 항의집회도 예고됐다. 그리고 결국 최근 트럼프가 백기를 들며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했다. 중요한 승리이자 절반의 승리다. 미등록 .. 2018. 6. 24.
세상읽기 - 한반도/ 소득주도경제/ 이스라엘/ 니카라과 전지윤 ● 트럼프의 기막힌 속임수와 야비한 뒤통수 치기 악랄한 마피아의 위협과 괴롭힘에 시달리던 상대가 화해를 구하자 마피아는 제안한다. ‘너가 먼저 주먹을 펴고, 스스로 팔다리를 자르고, 그 다음에 장기를 적출해주고, 그러면 우리가 안전을 보장하고 보상도 해줄게.’ 그러면서 자기들은 계속 사람들을 죽이러 다니고, 사격 연습과 암살 훈련을 한다. 상대는 기가 막히지만, 옆동네 사람도 권하고, 너무 지치고 힘들기도해 긴가민가하면서 먼저 팔다리를 잘랐다. 그러자 마피아가 말한다. ‘아니다. 아직 때가 아닌 거 같아.’ 이게 지금 상황이다. 과하다고? 판문점 선언 이후 지난 한달간 무슨 일이 있었는가. 북한은 핵,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고, 인질을 석방했고, 핵시험장도 폭파시켰다. 미국은? 올해 3번째 대륙간미.. 2018. 5. 26.
세상읽기 - 한반도/ 마르크스 200주년/ 노동자연대/ 고흐 전지윤 ●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는 어디로 남북정상회담의 여운과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에 새벽잠을 설치는 일은 없을 거 같다. 비무장지대의 무기와 지뢰도 철거된다고 한다. 남북이 철도, 도로로 연결되면 서울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여행갈 수 있을지 모른다. 집권 6년간 22군데나 경제개발특구로 지정한 김정은의 시장화는 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하지만, 앞날이 장밋빛일리 없다는 것도 맞다. 벌써 미국은 화학무기 문제 등 새로운 더 강한 조건들을 내밀며 북한의 백기투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북한으로선 핵사찰 과정이 곧 폭격 지점 탐색 과정이던 이라크가 떠오를 수 있다. 이 고비를 넘겨도 문제는 많다. 국가통제에서 자유시장으로 나간 많은 나라들에서 노동권 억압, 부패, 투.. 2018.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