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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87

세상읽기 -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 진보의 정치대안/ 장애인권 전지윤 ● 남북정상회담의 감격 속에서 잊지말아야 할 것 김정은의 요청을 받은 문재인이 서로 손을 잡고 잠깐 북한 땅을 밟는 그 역사적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이 벅찬 감정이었을 것이다.(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그것은 '반국가 단체 수괴'의 '지령'을 받은 '잠입'이 된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법인가) ‘이 땅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말에 감격했을 것이다.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대리전 속에 서로 죽고 죽이다가 강제로 갈라져, 서로 증오하며 전쟁을 준비해 온 이 땅에 봄이 오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날을 위해 으깨지고 사라졌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꿈꾸고 싸우고 갇히고 몸던져 왔던가. 남북이 만나서 말싸움이나 주먹다짐이 아니라 마음의 벽과 응어리를 풀고 따뜻하게 미소짓는 장면, 분명 그것은 .. 2018. 4. 28.
세상읽기 - 시리아 폭격/ 리비아 해법/ 김어준/ 마더 전지윤 ● 트럼프의 폭격은 시리아 전쟁의 해결책일 수 없다 트럼프가 4월 14일 시리아의 수도를 폭격했다. 7년이나 끌어온 시리아 전쟁이 끝날 수 있을까하는 기대는 또 여지없이 무너졌다. 다시 시리아 민중은 ‘아침에는 아사드의 폭격, 점심에는 서방연합군의 폭격, 저녁에는 러시아의 폭격, 중간중간에 이슬람국가의 처형’ 이라는 죽음의 무한궤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사드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비난이 곧 미국, 영국, 프랑스 군사력의 지중해 집결로 나타나고, 이스라엘이 먼저 미사일를 쏘고, 이어서 이번 폭격으로 이어졌다. 아사드는 화학무기를 써서 자국민을 학살하고도 남을 독재자이자 학살정권이다. 시리아 전쟁에서 죽은 50만명의 압도다수는 아사드가 죽인 것이다. 트럼프는 화학무기를 조작해 내서라도 폭격 빌미.. 2018. 4. 15.
세상읽기 - #미투 혁명 / 한반도와 시리아 / 상처와 치유 전지윤 ● #미투는 ‘2018년 3월 혁명’으로 기록될 것인가 누군가는 이것을 ‘2018년 3월 혁명’이라고 했다. 맞는 말일지 모른다. ‘미투’가 지난 두달간 낳은 변화는 거대한 것이다. ‘이런 과격한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 사과는 피해자에게 직접해야 한다, 그것은 분명히 있었던 일이다, 내가 증거이고 내가 기억한다...’ 이런 진실의 목소리가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또 그것은 다른 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내가 침묵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힘든 일인 줄 알지만 같이 나서달라, 다른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미투’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오래동안 사소한 문제로 여겨졌던 행동들이 얼마나 잘못이고 폭력적인 것인지 분명해졌다. 동의없는 성관계는 곧 강간이란 걸 깨닫는 사.. 2018. 3. 19.
세상읽기 - '미투'(metoo)/ 올림픽과 한반도/ ‘혁명의 적’ 전지윤 ● '미투'(metoo)와 상상력의 중요성 요즘 여성들의 용기있는 고발을 응원하면서, 가부장체제에서 기득권적 위치에 있는 남성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성폭력적 사회 속에서 나도 어떤 가해의 일부였는지 돌아보게 된다. 리베카 솔닛은 자신의 고통을 말하면 안된다고 계속 교육받는 것, 도와달라고 하는데 아무도 듣지않고 믿지않는 것,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태를 “살아있는 죽음”이라고 했다. 한국사회가 바로 그것을 강요해 왔다. ‘미투’는 전에도 있었지만 계속 사라지고 지워져 왔다.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 에 발표된 것은 반년 전이었지만, 그때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바뀌고 있다. 그 목소리를 들어주고 믿어주려는, .. 2018. 2. 26.
세상읽기 - 이재용 석방/ 다시 시작된 ‘미투’/ 영화 <공동정범> 전지윤 ● 이재용 석방이 보여 준 반동의 위험 ‘박근혜의 겁박을 못이겨 두려움에 떨다 거액을 뜯긴 이재용, 피해자인데도 감옥에 갇혀 온갖 고생을 하고, 감옥 안에서는 옆방 죄수에게 직접 감을 깎아서 나눠먹고, 검사가 탕수육 시켜준다는데 짜장면을 먹고, 교도관에게 반말도 안하고... 고난 속에도 꺾이지 않은 아름다운 인격을 보여주다가, 2심 재판에서 누명을 벗고 나와 병상의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이것이 그동안 보수언론들이 퍼뜨려 왔고, 며칠전 정형식 판사가 완성시킨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스토리다. 이 정도면 지금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미투’ 선언에 이재용도 동참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1심에서 5년 나온 것부터 불길하다는 말이 많았지만, 그래도 설마했다. 지난 1년 동안 추가된 증거가 너무 많았기.. 2018. 2. 7.
세상읽기 - 새로운 마녀사냥/ 한반도/ 이란/ 상호교차성 전지윤 ● 종북몰이에서 반동성애, 반페미니즘 마녀사냥으로 “출소 후 머리를 자르러 갔는데 미용실 아주머니가 묻지는 못하고 눈치가 좀 이상해서 제가 먼저 ‘오랜만에 뵙습니다’ 하니까 그분이 ‘고생하셨다. 얼마나 억울했겠냐’며 머리를 자르는 내내 위로의 말씀과 함께 감옥 생활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세탁소에서, 자주 가던 전파상에서 모두 손을 잡아주며 ‘고생 많았다. 얼마나 억울했겠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4년 전에는 제 차와 아내 차에 붉은 페인트로 간첩이라는 낙서를 했던 이 동네의 민심이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먼저 알아봐주고 손을 잡아주고 있습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소식지. 2017.12월호) 매달 받아보는 소식지에서 이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 2018. 1. 17.
세상읽기 - 민주노총/ 양심수/ 정규직화/ 장애 차별 전지윤 ● 민주노총 지도부 결선 투표와 노동운동의 과제 노동시간 단축 등에서 문정부가 갈수록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직선제 결선 투표가 진행중이고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이번 선택은 전임 지도부에 대한 평가와 연동되는데, 한상균 지도부는 분투했고 의미있는 성과도 낳았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을 막았고, 정권 퇴진까지 이뤄졌다. 공약한 총파업이 성공하면서 민주노총 힘으로만 만들어낸 성과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한상균 지도부는 끊임없이 투쟁과 연대를 위해 노력했고, 그 치열한 노력 끝에 정권의 극심한 탄압도 받았다. 이것이 지난 겨울 ‘촛불’의 밑거름이기도 했다. 따라서 한상균 지도부를 계승하겠다는 선본에게 더 마음이 가게 된다. 물론 결선에 오른 두 선본 모두 협상만이 아닌 투쟁을 .. 2017. 12. 24.
세상읽기 - 한반도/ 시리아/ 에이즈/ 도덕/ 정신질환 전지윤 ● 75일만에 다시 미사일을 쏘게 된 이유 역시 계속해서 욕먹고 두들겨 맞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그냥 참고 넘어갈 사람은 없었다. 지난 75일 동안 계속 조마조마했다. 트럼프가 위험한 도발을 반복할 때마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두달을 넘어가면서는 ‘혹시나’하는 기대도 생겼다. 하지만 75일은 삭히는 시간이 아니라 쌓이는 시간이었다는 게 최대고도의 미사일 발사로 드러났다. 75일 동안 사상최강의 유엔 제재, 미 핵폭격기의 최북단 위협 비행, 역대 최대의 무력시위, 9년만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이 줄줄이 이어져 왔다. 12월초에는 한국군의 ‘김정은 참수부대’ 창설, 전투기 230대가 참가하는 사상최대의 한미연합 공군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이 지금까지 대응하지.. 2017. 12. 3.
세상읽기 - 트럼프/ 카탈루냐/ 촛불1년/ 한샘 성폭력 전지윤 ● 트럼프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1년전 한 집회에서 마이크를 주길래 ‘트럼프가 당선됐는데, 우리가 잘 싸워서 트럼프와 박근혜가 정상회담하는 비극만은 막아보자’고 발언했던 게 기억난다. 결국 이번에 트럼프는 당선 1주년을 한국에서 맞았지만, 촛불은 박근혜와 트럼프의 만남을 막아줬다. 하지만 촛불로 만들어졌다는 정부가, 박근혜가 했을 방식을 흉내내 트럼프를 맞이하는 역설이 벌어졌다. 트럼프 방한 날에 광화문 현장에서 느낀 건 어떻게든 트럼프에게 반대 목소리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안간힘이었다. 문재인은 트럼프 앞에서 ‘진정한 친구, 오랜 벗, 위대한 미국...’ 이러고 있었다. 트럼프의 반공시절 똘이장군식 연설에는 국회에서 20번 넘는 박수와 기립박수까지 이어졌다. 북한 군사공격과 한반도 전쟁 개시를 위.. 2017. 11. 9.
세상읽기 - NO트럼프/ 핵발전 공론화/ 와인스타인 이후 전지윤 ● 다같이 NO트럼프 NO WAR의 목소리를 높이자 위험한 고비라던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이 지나자, 이어서 미국의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핵항모들이 줄줄이 한반도로 몰려들며 전쟁의 그림자를 짙게해 왔다. 군사옵션을 떠드는 트럼프가 라스베가스 총기난사범과 겹쳐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강력한 총기규제가 필요한 건 명백해 보이지만,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나라들 중에서도 유독 미국에서 끔찍한 총기난사가 계속되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침략, 폭격, 학살로 얼룩진 제국의 역사가 뒤에 있는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 신드롬에서 벗어나 군사적 개입을 본격화하던 시기와 총기난사 사건이 증가하는 시기의 유사성에 대한 지적도 있어 왔다. 트럼프는 “완전파괴”를 떠들고 위협하지만, 라스베가스 학살범 스.. 2017. 10. 25.
세상읽기 - 트럼프의 전쟁위협/ 기간제 정규직화/ 반성폭력 전지윤 ● 트럼프는 전쟁 위협을 멈춰라 지난 주말에 뒤늦게 KBS의 ‘전쟁과 여성’ 3부작을 봤다. 전쟁이 가장 힘없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뜻했는지... ‘절대 다시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니 트럼프의 “완전 파괴”, “산산조각”, “심판의 날” 발언에 욕지기를 참기 어렵다. 얼마 전엔 한국거주 미국인 철수작전 책임자가 방한했다 하고, 매티스 미국방은 ‘서울에는 안전한 군사옵션’을 언급했다. 지난주 또 핵폭격기가 우리 머리 위에서 북폭 연습을 했고, 강남 삼성타워팰리스에서는 입주민들에게 ‘전시 행동 요령’ 문서를 배포했다. 이 모든 게 ‘위험천만한 김정은’이란 논리로 뒷받침된다. 하지만 북한은 2007년 6자회담 때 핵시설 불능화를 약속했었고, 다음해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 적도 있다. 하.. 2017. 9. 22.
세상읽기 - 베네수엘라/ 소녀상/ 한반도/ 성찰과 변화 전지윤 ● 베네수엘라는 어디로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대해선 먼저 우익들의 폭력적 반혁명 시도와 제국주의 개입 시도에 반대한다는 점이 최우선이다. 특히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민중의 ‘고통’ 운운하며 군사옵션을 언급한 것은 참으로 역겹다. 어디나 멋대로 개입해 엉망진창을 만들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제국주의자는 자신의 신나치 똘마니들이나 단속해야 한다. 하지만 2년전 총선에서 우파 야당이 크게 승리한 것을 단지 반혁명 우파와 미국 탓만으로 돌리긴 어렵다. 언론환경과 선거제도가 왜곡한 결과도 아니다. 같은 환경과 제도 속에 20년 동안 거듭 차베스당이 승리해왔기 때문이다. 상층 차비스타와 정책에 대한 기층의 불만이 야당의 승리를 낳았다고 봐야 한다. 경기불황과 물가 폭등, 심각한 식료품과 생필품난, 고위층.. 2017.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