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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13

세월호 인양 –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규명'이 하나될 때 이주은 바닷물은 초봄에 가장 차갑다. 물의 전도율이 공기보다 낮기에 바닷속 계절은 육지보다 조금씩 늦게 간다고 뱃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정확히 3년 전, 오늘처럼 바다가 차가웠을 그 날에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국적자 304명이 동시에 사망하는 초대형 재앙이 벌어졌다. 전국민이 생중계로 수몰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봐야 했던 끔찍한 기억, 그리고 그 이후 정부의 대처방식은 '그날의 기억' 이상으로 우리 모두에게 충격으로 남아있다. 사고 후 희생자 수습작업이 시작되어 총 295명의 시신을 거두었지만 2014년 10월 황지현 양을 마지막으로 수색작업은 중단되었다. 배 안에 남은 9명 미수습자의 가족들은 작업중단에 동의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하염없이 울었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들에게 하나 남은 소망인 '세월호 인양'.. 2017. 4. 18.
자로의 세월X - '진실을 보았다'고 하긴 이른 이유 전지윤 요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박근혜의 횡설수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기 힘든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과 슬픔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자로의 '세월X'가 만들어진 것도, 9시간에 가까운 그 동영상을 본 사람이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도 그것을 보여 준다. 나도 세월X를 며칠 전에 겨우 다 봤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자로의 진정성이 느껴져서 뭉클했다. 자로 역시 첫 아이를 잃은 아픔을 가진 부모였고, 또 그 아이 기일이 4월 15일이어서 세월호를 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별이 된 아이들이 남긴 사진에서, 사고로 무참히 깨어져버린 ‘평온하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의미를 찾아낸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런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자로의 .. 2017. 1. 13.
세월호 진실을 향한 포기할 수 없는 투쟁의 2년 - 저들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달라졌다 전지윤 최근에 화제가 됐던 드라마 은 20년 전의 과거에서 무전이 와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파헤치고 미래를 변화시키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드라마에는 세월호를 잊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을 설정과 대사가 많았다. “미제 사건은 내 가족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조차 모르니까 잊을 수가 없는 것이죠. 하루하루가 지옥인거죠.”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살아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 만약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별이 된 사람들이 2년 전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에게 무전을 보내 온다면 어떨까? ‘2년이 지났는데 그래도 뭐라도 달라지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어떨까? 그.. 2016. 4. 15.
세월호 ‘쓰레기 시행령’ 폐기를 위해 모든 힘을 모으자 전지윤 지난 주말 ‘세월호 진실을 향한 국민행진’에서 다시 한번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를 잊지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리에서 행진을 바라보면 응원하고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세월호 투쟁을 ‘불법폭력’으로 몰아서 마녀사냥하려던 저들의 시도도 잘 먹히지 않는 것 같다. 되려 경찰의 파렴치함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행진 전에 가본 시청광장 공무원연금 집회 분위기도 좋았다. 많은 발언자들이 세월호를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교총, 공노총과의 연대집회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활기와 급진적 발언 등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시청광장에 모인 4만여 명의 노동자중 소수만이 광화문 세월호 집회로 온 것을 확인했을 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2015. 4. 30.
세월호 투쟁과 노동자 투쟁을 결합시키자 보복 광풍에 힘을 모아 함께 맞서며세월호 투쟁과 노동자 투쟁을 결합시키자 4월 16일에 이어서 4월 18일도 참으로 의미있는 투쟁이 벌어졌다. 사실 처음에는 불길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결의대회가 사전에 잡혔음에도 시청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16일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그랬다. 세월호 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데도 예정된 발언과 공연을 보고 있을 때는, 상황 변화에 유연하지 못한 대응이 갑갑하기도 했다. 그래서 혜선 어머님이 무대에 올라와서 ‘지금 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고 분을 참지 못해 마이크를 집어던지고 주저앉아 통곡하실 때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심정이었다. 행진이 시작됐지만 차벽에 막혀서 여기저기 헤매며 대열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게 느껴질 때는 까마득한 기분이었다. 소속.. 2015. 4. 21.
세월호 가족들이 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전지윤 4월 16일 세월호 1년 집회는 근래 어느 집회보다 감동적이고 힘이 있었다. 그야말로 시청광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이 왔다. 조직된 단체나 노조원들뿐 아니라 교복입은 학생들, 아이와 같이 온 가족들, 동네 이웃같은 분들이 정말 많이 보였고 더 많아 보였다. 사람들은 정말 세월호를 잊지않고 있었다. 다윤 아버님은 ‘정부가 우리를 벌레 취급하고 있다. 이런 국가는 필요없다. 내가 앞장서 싸우겠다’고 발언했다. 윤민 언니는 ‘제발 우리를 살려달라. 우리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지 말고 우리 손을 잡고 같이 행동해 달라’고 발언했다. 이런 발언을 들으면서 모두들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내 주변에서도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사람들, 소리내 흐느껴 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마지막으로 ‘광화문까.. 2015. 4. 18.
세월호 1년 - 눈물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파도로 만들자 전지윤 1990년 3월9일 서울 마포구 한 주택가 지하방에서 불이 났다. 성냥불 장난을 하던 2명의 아이가 죽었다. 아이들은 손톱으로 잠겨진 문을 긁으며 발버둥치다 죽었다. 맞벌이로 일하며 아이들을 맡길 여유도 없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부모가 문을 잠근 것이었다. 그해 말 가수 정태춘이 ‘우리들의 죽음’이라는 노래로 아이들을 추모했다. 이 노래에서 가장 슬픈 부분은 아이들 목소리로 나오는 나레이션이었다. 우리가 방 안의 연기와 불길 속에서부둥켜 안고 떨기 전에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방문을 세차게 두드리기 전에손톱에서 피가 나게 방바닥을 긁어대기 전에그러다가 동생이 먼저 숨이 막혀 어푸러지기 전에그 때, 엄마, 아빠가 거기에 함께만 있었다면...엄마 아빠 슬퍼하지 마. 이건 엄마 아빠의 잘못이 .. 2015. 4. 11.
세월호의 진실 - 맨손으로라도 파헤칠 것이다 전지윤 지난주에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똑똑히 목격했다. 박근혜는 국회 앞에서 절규하는 세월호 가족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지나갔다. 마치 세월호 가족의 피멍든 가슴을 뚫고서 지나가는 쇳덩어리를 보는 듯 했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가슴은 더 많이 찢기고 피 흘리는 듯했지만 박근혜는 무표정하기만 했다. 그리고 박근혜가 국회에서 한 연설은 온통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경제를 구하자’는 것이었다. 지금 한국경제가 위기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경제는 삼성과 현대라는 두 재벌의 실적에, 그 중에서도 특히 삼성전자에 거의 압도적으로 좌우돼 왔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해서 무려 70%나 줄어들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끝내면서 달러가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걱정에, 일본이 양적완.. 2014. 11. 4.
세월호의 진실과 투쟁은 가라앉을 수 없다 전지윤 조지 오웰의 소설 에 나오는 가상국가 오세아니아국 진리부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구호를 내건다. 요즘 이 나라의 ‘국회 정상화’라는 말은 이런 용어법과 비슷하다. 여야 합의로 국회가 다시 가동되는 것은 어쨌든 좋은 일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지금 ‘국회 정상화’는 세월호 참사 공범들이 합심해서 진실을 파묻는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 정상화’ 이후 서민증세, 의료민영화뿐 아니라 노동시간 연장 법안까지 추진되기 시작했다. 법정근로 시간을 넘어선 연장근로 한도를 20시간까지 허용하고,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금 지급 조항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국회가 정지돼 있을 때 가장 아쉬워한 게, 국회가 다시 열렸을 때 가장 반가워 한 게 누구였을지는 명백하다. 국회의.. 2014. 10. 8.
세월호 참사, 이윤과 안전, 계급투쟁 이상수 십 년을 넘게 전자산업에서 일했었던 내가 일하는 내내 고민했던 것을 요약하면 요구되는 특성을 값싸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싼 재료를 선택하고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해서 제조 공정의 불량으로 발생되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 내가 일했던 곳에서 노동은 그런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은 손톱만큼도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재료와 약품이 선택될 때, 아무리 심각한 유해물질이라도 특성이나 비용에서 유리하다면 배제되지 않는다. 아예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이 고려되지도 않는다. 이런 현실은 또한 노동자들의 안전에 관한 무지로 이어진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작업장의 유해물질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폐암에 안 걸리길 기대하는 흡연자와 별반 다르지.. 2014. 5. 29.
박근혜 눈에서 물을 짜내는 데 무려 한달이 걸렸다 전지윤 박근혜의 눈에서 억지로 짜내듯 눈물이 약간 나오는 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박근혜는 자신도 ‘아파할 줄 아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하지만 박근혜의 우는 연기는 정몽준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 정몽준은 아마도 ‘옳은 말을 했지만 때를 잘못 고른’ 아들을 생각하며 감정을 고조시켰으리라. 오전에 사과하고 오후에 핵발전소 수출하러 간다는 박근혜의 눈물에 냉소적이지 않기는 힘들다. 이 곳에서 재난을 수습도 안 해놓고 이제는 딴 곳으로 재난을 수출하러 간다? 물론 외국가서 새옷 입고 뽐내기 하는 취미를 언제까지 참기는 힘들겠지. 무엇보다 문제는 오늘 나온 알맹이없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담화 내용이다. 오늘 담화의 핵심은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로 보인다. 일.. 2014. 5. 19.
세월호의 진실과 정의를 위한 투쟁 전지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흔적과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는 ‘세월호 모멘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3백여 명의 소중한 생명이 생매장당하는 것을 우리 모두 눈뜨고 지켜봤기 때문이다. KBS 보도국장이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지만, 정말 정신나간 소리다.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후쿠시마 참사에 대해 한 말에 빗대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사건은 3백 명이 죽은 1개의 사건이 아니라 1명이 죽은 3백 개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 3백 개의 사건이라는 말도 충분치 않다. 이번에 스러진 생명 하나하나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을 알고 지내.. 2014.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