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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과 주장260

이 세계는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윤미래 샬러츠빌에서 충돌하던 나치와 반나치 시위대 이 세계가 지금처럼 문제없이 돌아갈 날이 과연 얼마나 더 남아 있을까? 트럼프가 당선되고 독일을 위한 대안이 의회에 입성하면서부터 나는 매일 혼자 물어본다. 더는 자본주의의 견고함과 요지부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취약함을 두려워한다. 경제가, 먹고 사는 일이, 전처럼 계속될 수 없게 되면 사람들은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절로 술렁이게 될 것이다. 극우에게도 좌파에게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외쳐야 하는 답답함과 절망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급진적으로 내달리는 대중의 흐름에 얼마나 잘 결합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깃발에 사회주의라고 쓰든 공산주의라고 쓰든, 운동이 상상하는 대안이 지금처럼 체제를 수정하는 것이나 아니면 기껏해야 .. 2017. 11. 30.
이론과 지식인에 관하여 윤미래 이론에 관한 객관주의가 왜 필요한가 이론이 필요한 것은 개인이나 개별 집단, 지역, 성별, 인종, 사회세력의 인식은 언제나 극도로 부분적이고 현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근본적으로 모든 인간 인식의 한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론 생산은 일반적 보편적으로 통용 가능한 인식을 향해 적어도 한 단계의 질적 도약을 꾀하는 시도다. 이러한 노동을 통해 개별자들의 특수성들을 포괄할 수 있는 사회 일반의 인식이나 원리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이론은 개별자의 대립물로서 일반 사회의 존재에 조응하는 지적 구조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론은 또한 현상으로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 2017. 11. 23.
반올림 10년의 변화, 그러나 변하지 않은 삼성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삼성 직업병 피해자인 한혜경 씨와 김시녀 어머님 올 해 11월 20일은 반올림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반올림의 10년, 변한 것이 많습니다. 황유미 님의 아버지 황상기 님이 처음 피해사실을 알려 온 후 10년 만에 삼성에서만 320분의 피해자들이 제보를 해오셨습니다. 그 중 118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감추어져 있던 반도체 전자산업의 직업병 문제는 이렇게 참혹한 피해를 드러내며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삼성직업병 피해제보 현황(2017년 10월 5일 현재) -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 피해자/사망자 : 236명/80명 - 삼성전자 피해자/사망자 : 263명/95명 - 삼성.. 2017. 11. 18.
육식의 편의 뒤에 가려진 채식의 존재를 보려고 노력하자 이 한 육식이 주류인 사회에서 채식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음식 메뉴를 결정하기 위해 “혹시 채식하세요?”라고 물어보는 질문에 “아니, 미쳤어요? 없어서 못먹는 게 고기인데”라는 식으로 대답하는 사람 너무 별로다. 나도 비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딱 1주일만이라도 페스코로 살아보면 한국에서 채식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드는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거니즘은 사회 운동이기도 하지만 소수자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나도 올해 상반기에 약 2주간 페스코[닭고기와 생선까지는 허용하는]로, 두 달간 폴로[달걀, 가금류와 유제품까지는 허용하는]로 지낸 적이 있다. 그 기간동안 고기 먹으러 가자는 가족들이나 주변의 비운동권 사람들의 제안을.. 2017. 10. 13.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넘어 핵 없는 세상으로! 전진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시민참여단 478명이 약 3주 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좋은 면도 있을 듯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토론이 활발히 이뤄진 끝에 결정이 내려진다면 보다 민주적이고 강한 동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아쉬움이 더 크다. 우선 논의 구도 자체가 후퇴했다. 본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신규 원전 전면중단’,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2060년까지 탈핵’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취임 후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가동을 기정사실화했고, 탈핵 시기를 2079년으로 더 늦췄다. 결국 문재인 정부 집권기간 동안 핵발전소는 더 늘어나게 됐다. 토론은 신고리 5,6호.. 2017. 10. 1.
사드 배치 강행 - 대재앙으로 가는 문이 열렸다 전지윤 박근혜의 알박기에서 문재인의 못박기가 돼버린 사드 배치 강행은 한반도 전쟁 위기로 가는 길을 넓힌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은 1994년에 북폭을 준비했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은 재앙의 규모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3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그 부담은 더욱 커졌고, 따라서 군사적 옵션은 ‘설마’라는 게 상식적 짐작이다. 하지만 23년 동안 미국이 무엇을 준비했는지 봐야 한다.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막아낸다는 MD를 준비해 왔고, 사드는 그 꼭지점이었다. 또 실전 배치와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 핵폭탄’을 개발해 왔다. 다시 묻게 된다. 1994년에 미국은 아직 준비가 충분치 못하다고 본 것이 아닐까? 이제는 북한‧중국을 손바닥처럼 들여다 볼 레이더를 설치했고, 미.. 2017. 9. 11.
"이재용 5년?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할 것 같다”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 51호에 실렸던 글(http://rp.jinbo.net/change/4345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에 감사드린다.] 이재용에게 5년 실형이 선고됐다. 핵심 공범인 최지성과 장충기에게는 고작 4년이, 박상진과 황성수에게는 아예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재용에게는 형을 감해주는 ‘작량감경’이 없었다는 재판부의 설명까지 듣고 있으면, ‘작량감경’을 통해 이재용이 풀려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러려고 지난 겨울 1700만이 촛불을 들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내려진 1심 판결이 징역 5년이다. 이재용과 한상균의 5년. 우리가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를 이보다 더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사법.. 2017. 9. 2.
5년의 농성을 넘어 그 이상의 평등한 세상을 향해 새로운 투쟁으로 전환하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 5년의 농성을 넘어 그 이상의 평등한 세상을 향해 박철균(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선전국장) 18명의 영정 앞에 헌화하는 보건복지부 장관 광화문역 지하에는 5년 동안 계속되고 있던 농성장이 하나 있다. 2012년 8월 21일부터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며 농성을 하던 이 곳은, 어느새 광화문역의 일상 속의 하나처럼 5년 동안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이 농성장을 만드는 데만 해도 10시간이 넘는 고초가 있었다. 경찰은 광화문 지하로 들어가려는 장애인의 휠체어를 가로 막았고, 심지어는 광화문 지하철역의 리프트 전원까지 꺼 버리고 계단을 기어서 가겠다는 장애인들도 계단에서 거칠게 제압하거나 휠체어에 탄 장애인을.. 2017. 8. 29.
공영방송을 진정 모두의 품으로 돌려주려면 이만재 "직장인 말고 언론인이 되자" MBC 사측이 경력기자 채용공고를 내자, 5년 만에 이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언뜻 들어보았을 때는 멋진 말 같지만, 나는 이 말이 불편하다. 그간 방송산업에서 조직된 노동자들이 '언론인'이라는 일종의 엘리트의식을 전유할 수 있었던 물질적 배경에는 외주화와 비정규직 착취와 같은 내부 적폐가 있었기 때문이다. 20, 30년 전과는 다르게 방송사 신입사원 공채 합격 인원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처럼 적을 뿐이고, 방송제작참여를 꿈꾸는 젊은 노동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업계에 들어오거나, 노동조건이 열악한 중소언론사를 전전하다 경력직으로 메이저언론사를 노크하는 현실. 이는 한국사회 일반적인 채용시장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이 속에서도 '언론인'들이 '직장인'과는.. 2017. 8. 25.
살충제 없는 달걀의 가격 최태규 살충제 달걀 이슈가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로 자랐다. 역시 한국에선 먹거리 문제가 가장 폭발력 있는 것 같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 만큼 심각한 일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의 속성이 바닥까지 불신으로 가득 차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책임을 방기했던 정부는 부랴부랴 농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어느 농장에서 언제 생산된 달걀에서 살충제가 나왔다며. 이 과정에서 농식품부는 엉뚱한 농장을 적발했다가 정정하기도 했다. 늘 그랬듯 사회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살충제 말고도 터질 꺼리는 얼마든지 많다. 동물복지농장이 다시 한 번 힘을 받는다. 환영할 일이다. 닭의 모래목욕과 진드기의 관계는 이미 증명되었다. 케이지에 가두.. 2017. 8. 21.
이재용 단죄의 중요성 - 죽어간 노동자들이 지켜본다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의 변론 종결(결심)이 8월 7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재용을 처벌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밝히는 이 글은 , , , 에 공동 게재됐고, 필자의 허락을 받아 여기에도 싣는다.] “처음에 삼성은 아예 화학약품을 안 쓴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화학약품이 발견되니 해로운 화학물질은 안 쓴다고 했어요. 지금은 영업비밀이라서 화학물질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삼성은 계속해서 거짓말만 해왔습니다.” 10년을 삼성과 싸워 온 황상기 아버님의 말씀이다. “미국 반도체칩 제조업체들에 독성 문제가 있었고, 이들은 이 문제를 외주화했다.” 한 달 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한 탐사 기획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는 삼성의 거짓말을 지적한 황상기 아버님의 말씀이 생각보다 더.. 2017. 8. 2.
문재인 정부 한 달과 반격하는 적폐세력 전지윤 문재인 정부 한달 동안의 의미있는 진전들을 객관적으로 부정하긴 어렵다. 국정교과서 폐기. 세월호 기간제교사 순직 인정, 원전 건설 중단, 위안부 재협상 공식화, 성과연봉제 폐지, 일부 진보적 인사들의 입각... 좌파의 덕목은 이걸 없는 셈치고 못 본 척하는 게 아니라, 이걸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이 어디서 왔는지 말하는 데 있다. 이 요구들을 위해 힘겹게 투쟁해 온 사람들의 땀과 눈물을 기억하고 함께 기뻐하는 데 있다. 일부 좌파들처럼 문재인 정부를 칭찬할 수 없다는 강박 때문에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냉소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성과를 인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아래로부터 투쟁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투쟁이 없었다면, 무엇보다 촛불혁명이 없었다면 문재인이 예전처럼 김종필이나.. 2017.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