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불과 싸워야만 한다 – 1
조너선 닐(Jonathan Neale)
번역: 두 견
이 글의 필자인 조나선 닐(Jonathan Neale)은 미국과 영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왔고, 제국주의, 기후정의, 젠더 억압과 젠더 정의 등에 대한 많은 글을 써왔다. 조나선 닐의 <미국의 베트남 전쟁>, <두 개의 미국>,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등은 국내에도 출판돼 있다. 4년 전에 닐은 <불과 싸워라: 그린 뉴딜과 전 세계 기후 일자리(Fight the Fire: Green New Deals and Global Climate Jobs)>을 출판했고, 여기에서는 그것이 처음 출판된 지 4년이 지난 지금의 정치적 전개를 살펴본다. 분량이 많아서 2번에 나누어 연재한다. 이 글은 첫 번째이다.
출처: https://theecologist.org/2025/jul/15/we-must-still-fight-fire

우리는 정부가 주도하는 그린 뉴딜이 필요하다. 그것은 세계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시키고, 막대한 수의 양질의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며, 기후 변화를 멈출 것이다. 이 설명은 여전히 현재에도 들어맞는다. 그러나 내가 <불과 싸워라: 그린 뉴딜과 전 세계 기후 일자리>를 출간한 이후 4년 동안 정치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책의 그리스어 번역은 그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이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실제이며, 인간이 초래했으며, 심각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공적으로 그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조차도 마음속으로는 그것이 사실임을 안다.
가뭄
우리는 이제 모두가 주류의 관점, 과학적 관점, 즉 보통 다수의 관점이 기후 변화가 실제라는 것, 그리고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임을 알고 있다. 전 세계가 이 문제를 아는 이유는 과학자들, 환경운동가들, 그리고 세계 기후 운동이 수년간 펼쳐온 캠페인 덕분이다. 시위, 직접 행동, 학교 파업, 각종 회의와 학술 모임, 논문과 패널 토론, 소셜 미디어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 모든 활동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사람들이 기후 변화를 알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실제 기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온도의 상승은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다. 그 상승의 영향은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크다. 그리고 극단적인 기후 사건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엄청난 충격을 주는데, 그리스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그렇다. 일부는 허리케인과 폭염처럼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강우 패턴의 변화다.
2024년에 나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기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때는 3년간 이어진 가뭄이 막 끝나가던 시점이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3년 연속으로 겨울마다 2천1백만 명, 즉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했다. 앞으로 더 긴 가뭄이 있을 것이며, 그것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기업들
아프가니스탄은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나라지만, 기후로 인한 가뭄과 극심한 더위는 중앙아시아 대부분, 중동, 북아프리카, 사헬 지대, 그리고 남아프리카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영향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는 기후가 변하고 있음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람들이 여론조사에서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길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변화와 동시에, 정부들은 단호한 행동에서 물러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세계의 정부와 기업들은 시장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말하면 말할수록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더 늘어났다.
기업과 정부 지도자들 가운데 중요한 소수가 화석 연료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분명했다. 그러나 2020년경 이후 달라진 것은, 세계 지배계급의 상당수가 이제 기후 변화는 이미 확정된 현실이라고 결론 내렸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제 정말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 우리는 멈출 수 없는 것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이제 사회 상층부의 공통된 합의가 되었다.
집단학살
기후 운동은 막다른 길에 놓여 있다. 우리는 세계의 지도자들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기후 변화를 멈출 수 있을지라는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이 질문을 더욱 절박하게 만드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적인 극우 세력이 권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극우는 또한 성차별적이며, 반이민, 반무슬림적이고, 기후 변화에 대한 모든 행동에 깊이 반대한다. 이 위에 가자(Gaza)가 있다.
날마다 우리의 주머니 속 휴대폰 화면에 비치는 끝없는 잔혹함이 사람들을 넋을 잃게 한다. 진정으로 파괴적인 것은 그 처벌받지 않는 무책임성이다.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정부뿐만 아니라 아랍 세계의 정부들까지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가자에서의 집단학살은 세계 도처에서 잔혹함의 기준을 높여버렸다. 가자는 그 외의 의미들과 함께 세계 최대의 난민 수용소다. 집단학살은 인종차별적 학살이기에, 세계 곳곳에서 인종주의가 조장된다. 이제 벽들이 세계 전역에서 세워지고 있다.
실존적 위기
예컨대 파키스탄은 이미 80만 명의 난민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했다. 이란 정부는 또 다른 20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을 추방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미 그 절차를 시작했다. 세계는 이를 주목하지 않는다. 이제 이런 일이 정상처럼 여겨진다. 석유 국가들의 완강함, 극우 세력의 힘, 그리고 점점 더 늘어나는 공개적 학살과 잔혹함은 사람들의 기후 정치에 대한 열망을 심각하게 짓누른다. 우리는 작고 무력하며 혼란스럽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또한 이것이 실존적 싸움, 곧 삶과 죽음의 문제라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지금, 여기,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피할 수 없고, 우리가 짜내어 모을 수 있는 모든 힘과 용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후 문제는 기다려야 한다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기다림의 유일한 문제는 기후 또한 실존적 싸움이라는 점이다. 2021년 이후 또 하나의 변화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우리는 그때 ‘자연’ 재해가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대안
우리는 오랫동안 기후 변화가 가뭄, 기근, 전쟁, 그리고 난민의 홍수를 초래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연쇄적인 경제적 결과에도 주목해야 한다. 뉴욕이나 상하이에서 많은 재산을 쓸어간 폭풍은 전 세계적으로 파급을 낳고 금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확량을 줄이는 강우 변화는 세계 많은 지역에서 식량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한다면 석유 가격은 폭락할 것이고, 이는 중동의 많은 국가들, 나이지리아, 러시아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가 고려하지 못한 더 많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나의 책은 ‘기후 일자리(climate jobs)’를 주장한다.
주거
이것은 여러 나라의 노동조합에서 나온 생각이다. 그것은 인류가 행동을 너무 오래 미루었기 때문에 이제 가능한 한 100퍼센트에 가까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몇 문단으로 요약하면 책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배출을 거의 제로로 줄이려면 우리는 화석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배출을 거의 모두 줄여야 한다. 냉방과 냉장에 사용되는 모든 프레온가스(CFC)를 금지해야 한다.
전 세계 열대와 온대 지역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이러한 조치를 합치면 배출의 거의 90퍼센트를 줄일 수 있다. 책에서 설명했듯이 가장 어려운 감축은 마지막 10퍼센트, 즉 농업과 식품 생산에서 나오는 배출이다. 그러나 그것도 아마 절반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대체 에너지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고는 화석 연료를 멈출 수 없다. 사람들은 여전히 주거, 주택, 교통, 난방, 음식, 물, 의료, 교육, 그리고 산업의 많은 산물을 필요로 한다.
일자리
따라서 우리는 세계를 재생 에너지, 주로 태양과 바람의 힘으로 뒤덮어야 한다. 우리는 그 에너지를 사용해 현재 우리가 쓰는 모든 것, 거의 모든 교통과 난방, 그리고 산업의 모든 공정에 재생 가능한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20년 안에, 어쩌면 더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다.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그렇게 하면, 모든 화석 연료 연소를 금지할 수 있다.
그러한 규모로 대체 에너지 세계를 건설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것은 곧 막대한 수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뜻이다. 이것이 기후 일자리를 다른 환경운동가들의 메시지와 다르게 만드는 점이다. 기후 행동은 평범한 사람들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동안 우리 사람들, 우리 가족들, 우리 이웃들이 얻게 될 일자리에 관한 것이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이 가운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직 정부만이 이러한 규모의 사업을 감당할 수 있다.
운동들
내가 설명한 복잡한 기술적 이유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거대한 새로운 전력망은 영리 목적이 아니라 정부가 소유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우리는 기존 탄소 산업 일자리에 종사하던 모든 노동자들에게 녹색 경제에서 새로운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정부는 그 약속을 할 수 있고 지킬 수 있다. 기업은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 이 모든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힘든 과제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기후 변화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따라서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세계를 기후 일자리로 뒤덮고 화석 연료를 금지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이는 세계의 소농과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왜 그것이 일어나지 않는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세계의 엘리트들은 우리가 모두 기후 변화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러한 교착 상태에서 대부분의 기후 운동이 처음 보인 반응은 여러 갈래의 운동으로 분열되는 것이었다. 각각의 운동은 화석 연료를 멈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것들을 말하고 있다.
화제를 바꾸다: 초과(오버슈트, Overshoot)
기후 과학자들 사이에서의 분열은 ‘오버슈트(overshoot)’라는 개념의 형태를 띠었다. 2018년, IPCC의 과학자들은 1850년 이후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영향력 있는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들은 기존의 기준인 2도 상승은 너무 많은 피해를 허용한다고 말했다. 6년 뒤인 2024년, 실제 전 세계 평균 상승은 1.5도에 도달했다.
앞으로 더 서늘한 해가 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 이 분야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정상 상태가 곧 1.5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믿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우리가 2.0도 이하에 머무를 수 있다고 믿기 어렵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모든 이산화탄소 배출을 진지하게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멈추기 전까지는 분명 오랜 투쟁이 될 것이다.
모델들
이는 충격적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오버슈트 개념이다. 그 지지자들은 우리가 당연히 1.5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암묵적으로 2도도 아마 넘을 것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가 지구를 데운 후,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끌어내어 지하에 저장하는 거대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표를 초과한 뒤 공기를 정화해도 괜찮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탄소 포집과 저장의 모든 문제를 다룬다. 여기서 그것을 되풀이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점은 오버슈트가 요술 같은 사고방식에 기초한 속임수, 기만, 거짓이라는 것이다. IPCC에 모인 세계의 과학자들은 우리가 그들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한 일을 실패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오버슈트 개념을 조용히 전 세계 주요 기후 컴퓨터 모델 40여 개 모두에 접목시켰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당신이 기후의 미래에 대한 과학적 글을 읽을 때, 그것은 오버슈트, 곧 이번의 실패를 전제로 한 아이디어들을 읽는 것이다.
2편으로 이어짐
(기사 등록 202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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