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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녀4

삼성의 돈과 권력보다 위대한 연대의 힘을 확인한 1000일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에 실렸던 글(http://www.vop.co.kr/A00001304671.html)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에 감사드린다.] 장마가 시작됐다. 농성장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천막을 닫아두니 바람이 통하지 않아 끈적이고 내내 땀이 흐른다. 조금만 있어도 지친다. 비바람이 세게 몰아치면 위태롭게 흔들리는 천막 때문에 좌불안석이 된다. 겨울과 여름 농성을 모두 겪어 본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겨울보다 여름 농성이 훨씬 더 힘들다고. 반올림 농성이 세 번의 겨울을 보내고 이제 세 번째 여름을 지나고 있다. 날자로는 천 일이다. 삼성에 대한 분노와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시작한 농성이지만, 농성 천 일은 추억과 이야기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2018. 7. 3.
“황유미 님이 원했던 봄을 우리가 찾아올 것이다” 3월 6일, 고 황유미 11주기 기자회견과 행진과 문화제까지 하루종일 의미있는 행사들이 이어졌다. 정말 많은 분들이 여기에 참가해서 황상기 아버님, 한혜경님, 김시녀 어머님, 반올림(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과 함께 연대했다. 아무리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봐왔고 저희는 혈맹’이라는 언론사와 관료들이 많다고 해도, 이런 연대는 그동안 계속 커져 왔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그 가족들, 연대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용기가 결국 이재용과 삼성을 이길 것이다. 아래는 3월 6일 리움미술관 앞에서 있었던 기자회견문으로 반올림 카페(http://cafe.daum.net/samsunglabor/MHzN/446)에서 퍼온 것이다. 황유미와 함께 걷는 봄, 희망을 피우다 11년 전 오늘, 삼성 반도체 .. 2018. 3. 7.
이재용의 진짜 죄 값은 아직 물어지지도 않았다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황유미 추모식에서 눈물 흘리던 황상기 아버님 기어이 이재용이 풀려났다. 재판이 끝나고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 말이 없어진다. 김시녀 어머님이 저쪽에서 우신다. 아무래도 혜경씨와 통화를 하는 듯하다. 이재용이 풀려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혜경씨가 요 며칠 잠을 잘 못 이룬다고 어머님이 걱정을 했었다. 한혜경님은 삼성에서 LCD를 만들다 뇌종양에 걸려 수술을 받고 시력·보행·언어 1급 장애를 얻은 피해자다. 혜경씨는 삼성에서 안전교육 대신 ‘극기 훈련’을 받았던 일을 두고두고 기억한다. 나무에 매달려 매미소리를 내고, 물속에 들어가 숨을 참던 시간들. 납과 화학약품의 유해성을 알려주는 대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어떤 일이라도 참고 복종하는 습성을 기르던 시간들. 그걸.. 2018. 2. 8.
삼성이 응답하지 않는 날들, 변화를 만들어가는 날들 이상수 6월 25일 일요일, 반올림 농성 628일차가 지나고 있다. 대화는 여전히 단절된 상태이고, 반올림의 사과 보상 요구에 삼성이 응답하지 않는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촛불을 계기로 여러 사회문제들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삼성직업병 문제도 그렇다. 올 상반기에는 상황 변화를 보여주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재용이 구속돼서 재판이 진행중이고, 대통령과 여당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협약에 서명했다. 법정이 더 신중하게 판정을 내리면서 산재를 인정받는 질병과 피해자가 늘고 있다. 산재 인정을 뒤집으려는 근로복지공단의 관행도 약해졌다. 국내외 많은 언론들이 삼성직업병 문제를 조명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삼성의 주장이 무색해졌다. 사람들이 이제 ‘삼성직업병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2017.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