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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21

세상읽기 - #미투 혁명 / 한반도와 시리아 / 상처와 치유 전지윤 ● #미투는 ‘2018년 3월 혁명’으로 기록될 것인가 누군가는 이것을 ‘2018년 3월 혁명’이라고 했다. 맞는 말일지 모른다. ‘미투’가 지난 두달간 낳은 변화는 거대한 것이다. ‘이런 과격한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 사과는 피해자에게 직접해야 한다, 그것은 분명히 있었던 일이다, 내가 증거이고 내가 기억한다...’ 이런 진실의 목소리가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또 그것은 다른 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내가 침묵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힘든 일인 줄 알지만 같이 나서달라, 다른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미투’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오래동안 사소한 문제로 여겨졌던 행동들이 얼마나 잘못이고 폭력적인 것인지 분명해졌다. 동의없는 성관계는 곧 강간이란 걸 깨닫는 사.. 2018. 3. 19.
펜스룰 - 찌질하고 역겨운 백래시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2828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그리고 매일 매일, 우리의 경제와 공동체 그리고 나라를 위해 여성들이 수없이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모든 여성들이 계속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분투할 것입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마.. 2018. 3. 15.
‘안 그런 남자들’에게 – 미투에 대한 반격에 부쳐 ‘안 그런 남자들’에게 – 미투에 대한 반격(백래시)에 부쳐 윤미래 1.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죽을 만큼 억울해하는 것은 그들이 ‘꽃뱀에게 당했기 때문’도 아니지만 그들이 특별히 뻔뻔하고 파렴치한 인간이기 때문도 아니다. 이 사회는 성폭력을 많이, 쉽게 휘두르는 남자를 ‘상남자’, ‘형’으로 추켜세우면서 덮어주고 감싸주기 어려워지면 등을 돌리고 돌을 던진다. ‘자취하는 여자가 인기가 좋다’ ‘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 건 X자다’ ‘남자가 25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된다’는 따위의 말들로, 남성은 으레 성욕을 못 이겨 항상 ‘풀발기’ 상태에 있고 그렇지 않으면 남자로서 어딘가 급이 떨어지는 결격이라고 취급하면서 ‘여자가 너무 밝히면 깬다’ ‘여자가 내숭 떠는 맛이 있어야지’ ‘여자친구가 처녀.. 2018. 3. 12.
열린 토론) ‘미투’(MeToo) 운동과 그것을 대하는 주변인의 자세 ‘미투’(MeToo) 운동과 그것을 대하는 주변인의 자세 발제: 윤미래 일시 : 2018년 3월 10일(토) 오후 7시 장소 : 시간공방 종로점 (종각역 4번 출구, 대왕빌딩 7층) D1번방 https://timespace9333.modoo.at/?link=4mvt34a5 최근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용기있는 목소리와 ‘미투’ 운동이 분출해 나오면서 한국 사회가 얼마나 성차별적이고 성폭력적인 문화와 구조가 뿌리 깊은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발하는 목소리만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이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고 태도를 취할지도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관련된 여러 쟁점들을 함께 살펴보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인 필요한지 적절한 관점과 대안을 모색해 보려 합니다. 열린 자세로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답.. 2018. 3. 2.
‘#미투(MeToo)’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낼 것인가? #미투(MeToo) 운동은 여성이 어떻게 성차별과 억압을 경험하는지에 관한 사람들의 이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 운동은 처음에 파렴치한 성폭력범들을 고발하면 시작됐지만, 나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롭지 않은 성폭력적 문화와 사회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로 확대됐고, 아지즈 안사리와 관련된 사건이 이런 토론을 더욱 확대시킨 바 있다.(관련기사:http://www.huffingtonpost.kr/2018/01/15/story_n_19004734.html?utm_id=naver) 아래 글은 이런 쟁점들을 다루며 미투 운동의 의의와 과제들을 살펴본다. 미국의 사회주의자들인 에바 마리아(Eva María)와 릴라 옐레세티(Leela Yellesetty)가 썼다. 이 글을 번역해 준 정강산 님에.. 2018. 2. 28.
세상읽기 - '미투'(metoo)/ 올림픽과 한반도/ ‘혁명의 적’ 전지윤 ● '미투'(metoo)와 상상력의 중요성 요즘 여성들의 용기있는 고발을 응원하면서, 가부장체제에서 기득권적 위치에 있는 남성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성폭력적 사회 속에서 나도 어떤 가해의 일부였는지 돌아보게 된다. 리베카 솔닛은 자신의 고통을 말하면 안된다고 계속 교육받는 것, 도와달라고 하는데 아무도 듣지않고 믿지않는 것,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태를 “살아있는 죽음”이라고 했다. 한국사회가 바로 그것을 강요해 왔다. ‘미투’는 전에도 있었지만 계속 사라지고 지워져 왔다.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 에 발표된 것은 반년 전이었지만, 그때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바뀌고 있다. 그 목소리를 들어주고 믿어주려는, .. 2018. 2. 26.
아주 '친밀하고 사적'인 폭력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2758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지난주 백악관의 대통령 비서관 2명이 연달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결혼 생활 중 배우자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7일 사임한 선임비서관 롭 포터는 대통령 비서실장인 켈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정보와 문서를 전달할지 직접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의 실세.. 2018. 2. 14.
‘성폭력’과 ‘피해자중심주의’를 넘어, 더 다양한 언어들을 개발하자 윤미래 성폭력 개념의 무한 확장, 운동의 유사사법화, 피해 서사의 범람은, 외부에서 종종 짐작하는 바와는 달리 기실 그 누구보다도 여성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삶과 세상을 납작한 가피해서사의 끝없는 변주들로 환원하고, 세계를 바꾸어야만 가능할 치유와 해방을 가해자 한 사람(대상이 '2차 가해자들'이나 '가해 단체'로 확장되더라도 본질적으로 상황은 같다)을 단죄함으로써 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게임에서 누구보다 가혹하게 지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이다. 신자유주의는 개인이 기본적으로 완전하고 자유로우며 누군가 고통을 느낀다면 그것은 그 개인이 나약하거나 누군가 그 개인을 ‘침해’했기 때문 둘 중 하나라는 믿음을 우리의 머리속에 단단하게 새겨놓음으로써 사람은 원래, 본질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사회적인 존재.. 2018. 1. 19.
희망을 향한 행진은 2018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26046/)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불신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절망의 겨울이었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 의 시작이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쓰인 이 소설의 첫 문장은 시공을 뛰.. 2017.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