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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72

‘여성혐오자 이슬람 난민을 추방하자’고 외치는 당신에게 ‘여성혐오자 이슬람 난민을 추방하자’고 외치는 당신에게: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의 여섯 가지 반론 윤미래 1. 여혐 이슬람들끼리 서로 싸우는 거 아닌가요?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예멘은 2011년 ‘아랍의 봄’의 여파로 2015년 반사우디파인 후티족 반군이 쿠데타를 시도하자, 지정학적 거점을 잃을 것을 우려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군대를 이끌고 침략하여 군사 정권을 수립하면서 지금과 같은 내전과 침공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여혐’이 아니라 ‘좌절된 민주화’와 ‘외세의 침략’에 의해 찢어지고 있는 나라에요. 한국도 불과 얼마 전까지 겪고 있었던 고통입니다. 동시에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중동에서 미국이 벌이는 패권 전쟁에 군대를 파견하여 지원함으로써 이.. 2018. 6. 20.
#미투(MeToo)에 대한 약간의 돌아보기 이다 피카드(Ida Picard)번역: 두견 출처: https://www.rs21.org.uk/2018/04/23/some-reflections-on-metoo/ #미투(MeToo)는 수많은 사람들이 성적 폭력 및 괴롭힘을 겪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젠더적 폭력에 관한 토론의 중추가 되었다. 젠더적 폭력을 이해하는 것은 여성 억압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그리고 #미투는 주로 권력의 위치에 있는 남성들의 폭력을 고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물론 이것은 성폭력이 오로지 남성에 의해 여성을 향해서만 행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젠더 폭력에 취약하게 되는 방식은 단선적이지 않다. 나는 이 짧은 글에서 이러한 모든 미묘함들을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척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성해방을.. 2018. 5. 10.
미투 운동과 '친밀한 관계 속의 성폭력' 전지윤 지금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며 바꾸고 있다. 피해생존자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다음날 바로 정봉주가 항복하는 걸 보면서, 곳곳의 백래시 속에 비관에 빠졌던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선 주체들의 용기와 힘은 쉽게 무너질 수 없었다. 또, 이윤택을 욕하고 미투를 지지한다고 말하다가도, 자기 주변에서 그런 일이 생겼을 때 한계를 드러내기(김어준 씨처럼) 쉽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그래서, 우리는 저 멀리 몇몇 ‘괴물’들에게 돌을 던지고 비난하고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단지 일부 개인의 잘못이나 인간적 결함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문화를 돌아보면서, 내 주변에서부터 무엇이 부족했는지 함께 배우고, 더 나은 기준을 세워나가는 .. 2018. 4. 5.
차별과 착취의 사회적 기반과 원천 억압과 차별, 착취가 어디서 비롯됐고 작동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오늘날 상호교차성 이론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회재생산 이론이 좀 더 나은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입장이 존재한다. 이 글은 사회재생산 이론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상호교차성 이론과는 어떤 관계이며 왜 더 나아간 분석과 투쟁을 가능하게 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인 티티 바타차리아(Tithi Bhattacharya)가 사회재생산 이론에 관한 그녀의 신간 서적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번역: 전지윤) 출처: https://rs21.org.uk/2017/12/21/capitalisms-life-source-the-domestic-and-social-basis-fo.. 2018. 2. 23.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차이와 단결/ 윤리적 소비... 윤미래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새로운 헤게모니를 위한 시도다 70년대 미국식 급진페미니즘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남성 적대 따위에 있는 게 아니라 기존 질서를 대체하는 데 실패했다는 데 있다. 아무리 급진적인 수사를 남발해도, 이윤 본위의 엘리트 지배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원리 어떤 체제로 사회가 조직되어야 하는지 전망을 제출하고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는 그저 기존 질서의 부분 부분을 지엽적으로 수정하는 ‘만년 야당’ ‘비판자로만 존재하는 비판자’ 포지션을 벗어날 수 없다. 기존 체제의 논리를 꺾지 못하는 이상, 여성 집단 내부의 상대적 다수자인 비장애 백인 중상류층 여성을 중심으로 판이 돌아가는 것도 거의 필연적이다. 진실로 급진적인 운동은 남성에 대한 강렬한 증오와 과격한 언설이 아니라 권.. 2018. 1. 22.
최근 페미니즘 논쟁들에 관한 짧은 글들 윤미래 ● 남성 동지들에게 드리는 고언: 어려운 길 가기를 주저하지 않기를 ‘남성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 같은 다소 정체성 정치의 다소 과한 발언들에 큰 소리로 혀를 차며 너희들이야말로 가부장제와 한 패라는 폭언까지 서슴지 않으시는 분들이 남성 페미니스트로서(페미니즘이란 말이 싫다면 ‘여성 해방을 지지하는 남성으로서’라고 해도 좋다) 이러한 호명에는 빠르게 입 다물고 고개 돌리는 걸 보면 정말이지 환멸감이 들고 화가 난다. 전위나 지식인, 엘리트를 자임하며 운동에 일침을 날리고 싶다면 최소한 그 이름표에 대한 책임감이라도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피흘리고 상처받으며 싸우는 현장과는 멀찍이 떨어져 서서 남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주문은 잘 하면서 스스로 어려운 길 가기는 저어한다면 그건 무익한 논평을 넘어서.. 2018. 1. 5.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 은림 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 근처에는 이디야밖에 없었다. 학교 친구들은 석식을 먹고 나서 이디야에 갔다. 나는 카페모카에 세 번까지 샷을 추가해서 먹었다. 그러면 4000원정도 나왔던 것 같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과 비슷하지만 학교 근처에 스타벅스가 없었고, 어떤 커피가 맛이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이디야에 갔다. 학부모들은 애들이 벌써 자기가 어른인 줄 알아서 밥 먹고 나면 커피도 한 잔씩 마신다, 고 했다. 아무도 우리 앞에서 김치녀 된장녀 운운하지 않았다. 아마 우리 학교가 여고였고, 자율고였고, 잘 사는 집 딸들이 많이 오는 학교여서 그랬을 것이다.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스타벅스 가면 된장녀라고 하는 얘기를 안 들은 것은 아닌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대체로 그런 프레임에 신경 쓰지 않을 .. 2017. 12. 4.
좌파 남성의 페미니즘 실천/ TERF에 관한 짧은 생각 윤미래 ● 진보·좌파 남성의 페미니즘 실천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서로 힘을 모아 그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 옳지 않나. 운동장을 기울게 한 적도 없고, 그 기운 운동장으로 인해 변변한 혜택도 받은 적없는 애먼 사람들에게 죄를 추궁하고 페널티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남성) 페친분이, 아마도 페미니즘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단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나는 이 말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불평등의 수혜자들이 최소한 불평등에 편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답하고 싶다. 소위 말하는 “정체성 정치”로서의 페미니즘 - 시스젠더 중심적·성본질주의적으로 정의된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이익집단 정치 - 의 틀에서 벗어나 혁명적 이념으로서 페미니즘을- .. 2017. 11. 28.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에 관한 단상들 윤미래 이 시대에 진보는 무엇인가 에서 전희경은 진보가 특정한 사회세력이나 집단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비판하면서 한, “진보는 진보하려는 에토스다”라고 말했다. 그 비판 자체는 매우 타당하고, 그걸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노동자의 이익이면 그저 일단 주장하고 노동자의 입장이면 지지하고 보는 것이 옳은 일인 줄 아는 노동자주의자가 된다. 그러나 그 대안이 ‘진보하려는 에토스’다? 그것은 평상시에는 진보를 상상할 여유조차 없는 수많은 근로 계급의 극빈자들보다 선량한 중산층 화이트칼라나 인텔리를 더 진보적인 주체로 놓게 되는 사고다. 그것은 자기 계급 특권과 지식 권력을 돌아보지 않음으로써 상대적으로 특권적인 주체의 특성을 곧 진보 그 자체와 등치한다는 점에서 남성 조직노동자와 그 동맹자들이 주장하는 노동자주의.. 2017. 11. 23.
혁명적 페미니즘이 세상을 구한다 혁명적 페미니즘이 세상을 구한다: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에 대한 소고 윤미래 채식주의자나 의제강간 연령 저하에 반대하는 청소년,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의 지지자들을 ‘운동권’이라 딱지붙이고 비난하는 글이 여성주의 단행본에 실렸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다. 이것은 전무후무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의 경향을 예고하는 작은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한국에서 상호교차성은 명실공히 여성주의의 언어로 자리잡고 있으며, 좌파가 상호교차성에 접근하는 것은 아직까지 좌파 이념의 발전보다는 여성운동과의 대화를 위한 '외국어 익히기'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에서 상호교차성 페미니즘 운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생각하면, 이러한 합의가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의외로 확답하기.. 2017. 8. 31.
99%를 위한 페미니즘 논쟁 - 더욱 깊고 더욱 넓게 질라 아이젠스타인(Zillah Eisenstein) 번역: 김영재 / 교정: 윤미래 [올해초 트럼프 취임에 맞추어 1·21 국제여성행진이 벌어졌고, 그것은 3·8 국제여성파업으로 이어진 바 있다. 그 직후 여성주의 학자인 카타 폴리트(Katha Pollitt)가 국제여성파업을 주도하는 활동가들에게 토론을 제기했고, 이것은 그것에 대한 답변이다. 이처럼 페미니즘이 어느 한가지에 집중할 것이냐, 교차되는 다양한 억압과 차별에 반응할 것이냐는 논쟁은 이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토론돼 왔다. 이 글은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차분한 방식 속에 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의 필자인 질라 아이젠스타인은 ‘작가, 교수, 활동가, 백인, 반인종주의 페미니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https://medium... 2017. 6. 12.
여혐민국의 강간문화 - 홍준표와 ‘강간모의의 추억’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20809/)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르네 마그리트의 '강간' - 성적 대상화의 폭력을 잘 보여 준다. ‘강간 문화(rape culture)’라는 말이 있다. 1970년대 2세대 미국 페미니스트들이 만든 말이다. ‘강간 문화’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쉽게 용인되거나 대수롭지 않은 일 또는 정상으로 여겨지는 사회 환경을 뜻한다. 여.. 2017.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