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혐오와 차별을 고발하고 멈추게 합시다”

박철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멋대로 내뱉는 후보들이 곳곳에서 입을 열고 있다. 이에 맞서서 529일 서울에서는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에서 혐오감시운동 선포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래는 이 기자회견에서 박철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가 발언한 내용과 다같이 낭독한 ‘ 혐오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의 전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에서 활동하는 철균입니다. 사실 여기 기자회견에 참여한 장애인 운동 활동가들 상당수가 아침 8시에 충무로역에서 리프트를 없애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선전전을 하고 왔습니다.

 

십여년이 지나도록 장애인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처럼 항상 2년 간격으로 돌아오는 선거에서도 장애인은 차별받고 배제되어 있습니다. 장애인의 참정권 그 자체가 평등하지 못한 거죠.

 

어제 인천시장 후보토론회를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문제가 제기되었던 수화통역사가 여전히 1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단체들이 계속해서 요구해 왔고 국가인권위에서도 수화통역사를 2명을 확보하라고 권고를 내렸는데도 주요 공영방송사인 KBS는 여전히 청각장애인의 참정권에 벽을 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14133곳의 투표소 중 13896곳의 투표소가 1층이거나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곳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1.7프로의 지역에 사는 장애인은 여전히 투표를 하지 말라는 것인가요? 사전투표소는 3512곳 중 290482.7프로의 장소만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곳이라 하더군요. 언제까지 장애인은 투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임시 기표소에 투표를 하라고 강요받을까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장애인이 투표를 하러 갔음에도 제대로 된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투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양주에서는 장애인 당사자가 투표를 하러 오니 부랴부랴 보조기기를 찾았고 선관위 담당자는 '저 중에 대부분 무효표'라고 말하면서 장애인 당사자를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경기 부천에서는 활동지원인이 선거 지원을 함께 하기 어렵다고 실랑이를 벌여서 결국 그 당사자는 대선 투표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계속해서 발달장애인도 투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투표용지에 후보자와 정당의 그림이나 사진을 넣고, 발달장애인용 후보 공약 안내를 해 달라고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죠. 이런 차별과 배제의 상황을 이번 선거에도 반복해야 합니까? 정부는 접근성만 자랑하러 하기 전에 이런 참정권의 참여 자체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 한 후보는 상대 후보가 발가락 절단으로 병역면제가 된 것은 문제제기하며 발바닥을 내 보이면서 상대후보의 장애를 혐오하고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습니다.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인이 이젠 선거운동 자체에서도 혐오받고 조롱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에 대해 침묵하면 성소수자, 장애인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계속되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함께 하는 사회는 이뤄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움직임을 통해 함께 혐오와 차별을 고발하고 이 혐오와 차별의 외침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장애인, 성소수자, 가난한 사람들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차별과 배제 받지 않는 세상을 향해 함께 합시다.  


<혐오 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

 

나는 누군가에 의해 반대될 수도 거부될 수도 없으며, 무언가에 의해 조장되거나 확산되지도 않는, 사람이다. 나는 여기 살고 있다. 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내가 사는 지역을 내가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은 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다.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떠돌지 않는 세상, 고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누군가에게 혐오를 쏟아내는 현수막을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 혐오를 대가로 표를 구걸하는 후보들이 없는 세상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은 한뼘 더 평등한 세상이다. 혐오의 말들에 더 많은 평등의 말들로 되받아칠 줄 아는 세상,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일터에서나 평등에 대한 감각으로 어울릴 줄 아는 세상이다. 함께 살아가는 동료시민으로 서로를 인정하기 위해 누구도 자신을 해명할 필요가 없는 세상, 누구나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을 위해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방선거와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혐오의 고약한 기운이 우리동네에도 얼씬거리고 있다. 그러나 어림없다. 내가 여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모욕하는 선거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 나의 친구들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선거의 구경꾼이 되지 않겠다.

 

나는 선거기간 중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들을 기록할 것이다.

공보물과 현수막, 문자메시지나 선거유세 등 혐오의 낌새가 있는지 감시할 것이다.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어디에도 혐오의 설 자리가 없도록 신고하고 함께 대응할 것이다.

혐오에 물든 후보가 발 붙일 곳 없도록 만들겠다.

 

혐오와 민주주의는 함께 갈 수 없다. 우리는 평등과 인권을 위해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움직일 것이다. 혐오는 평등을 이길 수 없다.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우리 동네, 우리가 만들 것이다.

 

2018529

시민선언 참여자 1,121명 일동


지방선거혐오대응네트워크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혐오와 차별 발언을 하는 후보들에 대한 신고를 받고있다. 반인권적인 후보들과 발언들을 보았을 때 신고하자. http://bit.ly/%ED%98%90%EC%98%A4%EC%8B%A0%EA%B3%A0



(기사 등록 201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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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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