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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과 주장260

[박노자] '선진국'이라는 신화의 종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선진국'이라는 개념어이었습니다. 도대체 '선진국'이란 무슨 뜻일까요? '선진'은 축자적으로 해석하자면 등에서 사용된 용어이며, '먼어 나아간'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먼저 나아간' 나라로 치면, 글쎄, 중국, 조선, 월남 등은 세계의 선진이 되겠죠? 한나라는 이미 무제 치하에 과거 시험을 두고, 그 전에는 .. 2020. 3. 23.
비례연합정당: 선택이 남길 균열과 상처에 대한 우려 박철균 1. 비례연합정당의 등식이 성립하려면 더불어민주당에 해당하는 쪽과 진보에 해당하는 쪽이 언제나 같은 방향을 향하냐 그리고 누구를 향해 정치를 하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아마도 비례연합정당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민주/진보의 한 축으로 바라보고 미래통합당을 절대 악의 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것만은 막자는 인식이 굉장히 강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보았던 온갖 패악질과 심지어는 군사력 동원 같은 걸 2017년에 도입하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두려움은 이해 할 수 있다. 설사 비례연합정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도 찬성하는 사람들은 어떤 절박한 심정이길래 저러는 지는 일단 이해해야 한다. 2.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진보가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겐 비례연합정당은 굉장히.. 2020. 3. 16.
[박노자] 인종주의, 다시 물 위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요즘 하루하루 사는 게 '전시'와 같습니다. '전시'가 되면 보통 전선의 상황, 아군과 적군의 움직임 등등을 매일 두려운 마음으로 확인하게 돼 있는 것은 아닙니까? 저는 이처럼 요즘 하루마다, 몇시간에 한번씩 아주 겁이 많은 마음으로 노트북을 열곤 합니다. 국내에서의 방역 상황도 당연 체크하지만, 방역 상황은 제일 두려운 것은 전혀 아닙니다. 국내 방역과 전염병 확산 저지를, 지금처럼 거기.. 2020. 3. 13.
[박노자] '폐쇄된 국경'이라는 현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지금 허공에 걸려 있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내주 월요일이 특강 건 등의 일로 제 고향 레닌그라드 (상트-페테르부르그)로 가기로 돼 있어 표도 구해놓았는데, 어제 뜻밖에 러시아의 정부가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의 제한에 대하여'라는 지침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지침서를 보면, 러어의 모어민인 저마저도 도대체 이게 '한국으로부터의 승객'에 대한 입국 통제인지 아니면 저 같이 한국 여권을 가지고 .. 2020. 3. 3.
코로나 19 - 중국인 혐오에서 신천지 혐오로 전지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급속히 확산되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 전파 구실을 한 개인들과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도 더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혐중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주장이 많았는데, 지금은 ‘신천지’에 대한 비난이 특히 눈에 많이 띈다. 신천지를 강제 해산시켜 달라는 국민청원은 벌써 100만 명을 넘어섰다. 신천지의 부정적 측면과 사례들만을 일면적으로 부각하고 과장해서 “좀비”, “벌레”라며 악마화시키는 주장들도 많다. 또 이미 평소에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집단과 세력을 싫어하던 사람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그런 감정을 분출하고 정당화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신천지 교회의 지도부는 폐쇄적이고 부주의한 대응으로 문제를 악화시키는 데 책임이 있어 보인다. 방역당국에 대한 .. 2020. 2. 28.
[박노자] 내가 지금 러시아에서 살았다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의학에서 '환상 통증'이라는 말은 있습니다. 예컨대 다리가 이미 절단되고 의족을 달고 사는데, 갑자기 '다리에서의 통증이 난다'는 느낌이 오는 것 같으면 이게 바로 환상 통증, 헛통증입니다. 다리는 이미 가고 없는데, 다리가 있었던 시절의 '기억'이야 죽을 때까지 살 수 있는 것이죠. 이게 의학적인 '환상 통증'과 약간 엇비슷한데, 제가 가끔 가다가 저도 모르게 '내가 지금 러시아에서 살았으면 .. 2020. 2. 17.
[박노자] 그들, 우리들의 거울?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북조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코리아학' 범위 내에서 일차, 이차 자료를 종종 보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의 열화 같은 관심이 있고 해서,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염치를 무릅쓰고 북조선학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그걸 가르치다가 한 가지 느낀 부분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전성기, 즉 고 김 주석 시절의 북조선 문예 정책과 가장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 바로.. 2020. 2. 5.
[박노자] 내 적의 적은 나의 동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같은 세상에 '운동권'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어렵지만, (한국) 자본주의에 다소 비판적인 진보정당 당원과 사회운동가, 활동가 등을 '운동권'이라고 그래도 범칭하자면 그들 사이에 한 가지 아주 불편한, 많은 경우에는 거론하기가 꺼려지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적'들을, '운동'하는 우리들이 어떻게 봐야 하는가 라는 대목입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소주제는 분명 '북조선'에 .. 2020. 1. 19.
노동자를 죽이는 위험 앞에 침묵하라는 산업기술보호법 이상수(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상임활동가) [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580)] 오랜 세월 반올림 투쟁은 반도체 직업병 인정 투쟁이라고 불렸습니다. 자신의 병이 직업병임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이 나라에서, 피해자들은 직업병임을 입증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증거는 회사가 가지고 있었고, 피해자들은 자신이 일했던 일터의 위험에 대해 배운 적이 없습니다. 생산성과 품질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게 듣고 매일같이 실적을 추궁당했지만, 무엇이 위험한지 알려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반도체 회로를 찍고 녹여내는 포토공정에서 자신을.. 2020. 1. 10.
[박노자] 한반도 평화, 다시 멀어질 것인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2020년 1월4일에 독일, 백림의 '자유대학'에서 구쏘련 문서로 본 조선(한국) 전쟁의 모습에 대해 특강할 일이 있어 최근 며칠간 그 문서집을 다시 쭈욱 읽어봤습니다. 김일성과 박헌영, 모택동과 팽덕회, 그리고 스탈린 내지 주북 쏘련 대사(슈트코브, 그리고 그 후임으로는 라주바예브) 등이 주고 받은 편지와 보고서, 요청서 등등입니다. 그 문서집을 읽으면 환히 딱 보이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2020. 1. 2.
“나와 다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정상성의 폭력을 봐야” [관련된 이슈를 고민하고 활동해 오면서 정치적 관점을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온 밀사 동지를 인터뷰한 글이다. 이렇게 다양한 동지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과 낙인들은 왜 만들어진다고 보는가? 정상성을 벗어난 것에 대한 멸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 어려워하는 것,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혐오에서 편견과 낙인이 만들어진다. ‘근면성실’할 것을 요구하는 친자본적 규범, 노동하는 건강한 신체에 대한 신성화, ‘자기관리와 건강관리도 실력이다’는 대표적인 신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눈에 보이지 않고, 노동 수행을 잘 할 수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언행들을 하니까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 .. 2019. 12. 22.
[박노자] 피치자의 불안, 지배자의 불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나는 두려워한다. 고로 나는 산다." 공포, 겁, 두려움 등은 인류만큼 오래된 것입니다. 인간은 여타의 동물에 비해서는 "미래"에 대한 의식이 비교적 뚜렷한 편입니다. 본인이 꼭 언젠가 죽을 것을 인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 중의 하나는 바로 인간이죠. 인간에게 생존 본능이 내재돼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의식'은 곧바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연결됩니다. 일단 죽음에 대한 무의식적 .. 2019.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