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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93

세상읽기 - 이스라엘의 대학살/조국/윤미향/미얀마 전지윤 ● 가자에서 죽은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학살 전쟁 속에서 3만명이 넘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죽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계속 죽어가고 있다. 더구나 가자지구는 공기중에 독성 물질이 가득해 주민들과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화약과 백린탄 냄새가 숨을 막히게 하고, 음식과 난방을 위한 목재, 폐기물 소각으로 하늘은 하루 종일 회색 연기로 가득차 유해물질로 오염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을 비롯한 서방 정부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돕고 있다. 가자에서 죽은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서구사회, 문명, 정부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킨다는 신화도 죽었다. 돌이킬 수 없도록. 이 상황에서 미국의 보복 폭격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예멘 민중 수백만 명이 모여서 팔레스타인 연대.. 2024. 2. 11.
[박노자] 21세기형 혁명은 어떤 모습일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직업상 "혁명사의 연구자"입니다. 거의 10년 가까이 한국의 1920-30년대 혁명 운동 연구에 몰두해왔는데, 그 작업을 하면서 이웃나라 혁명사, 그리고 지구적 차원의 혁명사 등도 같이 엮어서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이 공부를 하면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는데, 이 생각을 여기에서 한 번 적어보지요. 대체로 세계사에서는 영향력이 큰 혁명들은 소위 "헤게모니적 과도기"와 오버랩됩니다. 세계 체제의 패권 세력들이 교체될 때에 대개 그 교체기는.. 2024. 2. 6.
세상읽기 - 이스라엘/이언주/한동훈/대만 선거 결과 전지윤 ●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은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성과이다 국제사법재판소가 어제 이스라엘에 대량학살 중단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밴그비르 이스라엘 국토안보부 장관은 또다시 이것을 '반유대주의'라고 비난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직접 ‘휴전’을 요구하지 않는 것 등 많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의 극단적 시온주의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기본으로 이것이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이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의미는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 남아공 외무장관은 “국제사법재판소의 대량학살 방지 명령을 실행할 유일한 방법은 휴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17명 재판관 모두의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웠는데, .. 2024. 1. 29.
[박노자] "선한 지도자", 없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국가를 "잘못" 만나서일까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무리 그러고 싶어도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 즉 지배자들의 선의나 지혜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누가 봐도 그들의 행동에는 근시안과 대단히 단기적인 집단 사익, 아니면 아주 단순한 사리사욕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1980년대에 어린 나이에 최초로 접한 국가란 몰락해 가는 소련이었습니다. 약 12-13만 명의 소련 군인들이 아프간에서 필패의 침략 현장에 가 있었으며 월남에서의 미군 못지 않게 온.. 2024. 1. 21.
세상읽기 – 이스라엘/이재명/이선균/정판사/한동훈... 전지윤 ● 대학살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이스라엘 얼마 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하마스 2인자를 드론으로 암살했다. 그리고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헤즈발라를 겨냥해 “가자에서 하는 일[즉, 폭격과 대학살]을 베이루트에서도 할 수 있다”,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고 살기등등하게 압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새해 첫날에 5개 여단를 가자지구에서 철수시키기도 했다. 하루 25억 달러를 쓰면서 폭격과 학살을 하다가 병력을 재배치하며 전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반제국주의 사상가인 질베르 아슈카르는 이것을 전쟁의 새로운 단계라고 지적한다. 전쟁의 1단계는 살인적인 폭격이었고, 2단계는 가자 북부에 지상군 침공, 3단계는 가자 남부 폭격과 침공이었다면 이제 4단계인 가자 점령과 영토 통제,.. 2024. 1. 13.
[박노자]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범한 실수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제 머지 않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2년째가 될 것입니다. 일면 강국 러시아의 인접 약소국 우크라이나 침공이지만, 또 일면으로는 이는 세계 최강의 군사 동맹인 나토가 러시아와 벌이는 대리전, 즉 우회 전쟁이기도 합니다. 미국만 해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은 무려 450억 달러 정도입니다. 도합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50여개국이고, 노르웨이 같은 경우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에 자국 GDP의 1,7%나 사용해.. 2024. 1. 9.
세상읽기 – 이선균/이스라엘/조국몰이/서지현/풍자 전지윤 ● 이선균 씨의 너무 안타깝고 가여운 죽음 또다시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두달 동안 조리돌림을 지켜보면서 ‘혹시 저러다가’하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또 불러다가 19시간 밤샘 조사를 하고, 다음날 또 ‘이선균-여실장 대화 녹음’이 언론에 풀리는 것을 보고 ‘정말 죽일 작정이구나’ 싶었다. 이것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마약으로 모독하다가, 증거도 없이 연예인만 때려잡으려던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들어낸 죽음이다. 이것은 마약 현행범에 증거와 증인도 명백한 이정섭 검사 처남은 숨겨주고 감싸던 검찰과 경찰이 만만한 연예인들만 죽도록 괴롭히고 망신주다가 만들어낸 죽음이다. 이것은 윤석열, 김건희, 명품백은 못본 척하면서 이선균, 지드래곤, 남현희.. 2024. 1. 1.
[박노자] 2023년: 위기의 지속, 희망의 근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은 이제 저물어갑니다. 지나간 한 해를 평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뭐니뭐니해도 "위기"일 것입니다. 2000년대말부터 시작된 중첩적 위기는 2020-21년 코로나 국면 등에 의해서 더 격화돼 계속 지구인들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2023년에는 과거에 비해 그 괴로움은 더 한것이죠. 일단 기후 위기는 가면 갈수록 심화 일로로 이어져 왔습니다. 2023년은 기록된 역사상 가장 더운 해이었습니다. 저도 7월의 서울을 경험해 .. 2023. 12. 26.
세상읽기 -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 류호정/ 전장연 전지윤 ● 이스라엘의 학살과 폭격에서 침묵은 공모이며 중립은 없다 지금까지 실종되거나 잔해 밑에 묻힌 사람까지 포함해 가자지구의 희생자는 24,000명에 달한다. 건물 10만 채 이상이 파괴됐다. 먹을 물도 없으니 씻을 물은 당연히 없다. 휴지도 없고 위생은 포기한 상황이다. 마취없이 절단 수술을 하고 가족이 죽어도 손가락만 겨우 찾는 경우도 많다. 전기가 없으니 휴대폰으로 죽은 가족의 사진을 남기기도 어렵다. 이 모든 끔찍한 상황은 ‘하마스는 10월 7일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 네탸냐후 정부의 극우반동적 성격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을 공감하게 만들고 있다. 덧붙여 이것이 제2의 더 극악한 나크바를 위해 네타냐후가 놓은 덫이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요즘이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대통령 헤르조그는 "이.. 2023. 12. 18.
[박노자] "핏줄"로 퇴행하는 세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페북에서 유대인 역사나 문화, 그리고 저희 가족 (대가족인 만큼 아마도 한국식 표현하자면 "문중" 같은 표현은 더 맞겠죠?)의 가족사 등 여러 그룹에 소속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타임라인을 보면 유달리 이스라엘의 국가적 프로파간다나 각종의 친이스라엘 단체들의 광고 같은 게 많이 들어옵니다. 차단하려 해도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일단 "연구" 삼아 열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한 가지 괄목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이 광고들의 대부분은,.. 2023. 12. 10.
세상읽기 – 재개된 이스라엘의 대학살/선거제/검찰권력 전지윤 ● 다시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학살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가 보았던 ‘풀려난 포로, 기뻐하는 가족들, 포옹하고 키스하는 사람들’은 이제 사라졌다. 다시 비처럼 쏟아지는 폭탄, 갈기갈기 찢겨진 아이들, 지옥에서 울부짓는 사람들‘의 영상과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투를 다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제노사이드, 대량 학살, 인종 청소를 다시 시작했다! 지난 일주일의 임시 휴전 동안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에서 8세와 15세 청소년을 포함해 14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고 마을과 집을 파괴했고 수백 명을 잡아갔다. '하마스가 약속을 어겨서 휴전이 끝났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스라엘은 휴전을 끝내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지금 가자지구에서 아이들은 백기를 들고 걸어다니.. 2023. 12. 5.
[박노자] 이스라엘과 시온주의, 평가와 전망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 이스라엘, 미래가 있는가? 저는 블라디미르/제에브 자보틴스키 (1880-1940)라는 시온주의 사상가의 저작을, 대학 2학년 때 만났습니다. 그 전에 소련에서 금서이었던 그 책들은, 그 때 처음 해금돼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에 읽었을 때에는 제 충격은 상당했습니다. 자보틴스키가 창립한 민병대 방식의 수정주의 (극우파) 시온주의 조직인 "베타르" (בית"ר)는, 엄격한 군사 규율, 폭력에 대한 수용과 장려, 그리고 상명하달식 조직 운영 방.. 2023.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