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6

[박노자] 발언권 없는 타자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지금도 23년 전의 그 날을 기억합니다. 을 토론하는 학회의 날이었습니다. 제가 그 학회에 참가한 게 아니고 통역으로 불려 나간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국내의 한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지만 무늬만 교수('강의전임강사')인지라 백오십만원인가 하는 월급만 가지고 생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알바를 열심히 구했는데, 전공과 유관한 학회 통역 알바는 그 중에서도 최고이었습니다. .. 2020. 8. 19.
세상읽기 - 차별금지법/ 기후위기/ 레바논/ 검언유착의 구조 전지윤 ● 차별금지법 제정촉구를 위한 오체투지 얼마전 차별금지법 제정촉구를 위한 오체투지에 함께 했다. 나는 플래카드 들고 옆에서 걷는 것에 불과했기에 힘들 것도 없었지만, 직접 오체투지를 하는 차제연 활동가들과 조계종 사회노동위 분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 영등포 미통당 당사에서 출발해 여의도 민주당 당사까지 갔는데, 미통당은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번 조지 플로이드 사망 때 미통당 의원들이 무릎꿇으며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고 퍼포먼스를 해놓고, 역차별과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당 지도부가 나서서 차별금지법에 태클을 걸고 있는게 미통당이다. 혐오세력과 공모해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는데, 이런 미통당이 어제 겉만 번지르한 혁신안을 발표한 것도 참으로 이중적이었.. 2020. 8. 17.
생명 만들기, 자본주의와 팬데믹 - 여성 노동과 페미니즘 생명 만들기, 자본주의와 팬데믹- 여성의 노동에 대한 페미니즘적 사상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 티티 바타차리야(Tithi Bhattacharya)번역: 두견 수잔 퍼거슨, 티티 바타차리야와 함께 어떻게 팬데믹이 마르크스주의적 개념의 사회적 재생산 이론의 중요성에 빛을 비췄는지 이야기했다. 여성의 해방은 모든 노동의 급진적 재구축에 달려 있다고 제안하면서, 포괄적 페미니즘 정치를 위한 강력한 근거로서 새로워진 사회적 재생산 이론의 뼈대를 옹호한다. 유튜브 생방송에서 청중들과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은 사회적 재생산 이론을 발전시키며 노동력과 노동계급의 사회적 재생산이 작업장을 넘어서서 인종과 젠더의 교차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해.. 2020. 8. 14.
[박노자] 내가 비관론자인 이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런 말을 하면 정말 미안하고 하고 싶지도 않지만, 저는 장차 5~10년 사이의 세계 정세를 비관합니다. 아주 깊이 비관합니다. 대공황 속에서는 국가 중심의 관치 경제, 중상론적 (merchantilist) 경제의 요소들이 일부 살아나고 어쩌면 일정한 재분배 활성화도 있겠지만, 특히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신자유주의적 '유연화', 즉 불안노동자층의 양산이 지속되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각종의 빈민 봉.. 2020. 8. 12.
#나는_샘_오취리와_연대합니다 박철균 1.의정부고 블랙페이스 관련해서 학교 측 입장도 학생회(?) 쪽 입장도 보게 되었다. 그게 차별인지 몰랐다, 당사자가 차별이 아니라고 하더라로 변명하고 정당화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샘 오취리는 "네도 차별했잖아." "그게 왜 차별이야?" "역차별이야." 맹폭력 속에서 결국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사과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리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그 블랙페이스 퍼포먼스를 한 그 의정부고 학생들을 뭐라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문제는 그것이 왜 인권적으로 문제가 되고 차별이 되는지 전혀 기본적인 교육이 되지 않고 있는 학교가 문제인 것이다. 또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건 차별인 줄 몰랐대요" 라는 반응도 실망스럽다. 학교는 변명을 하는 것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로 상대방이 상.. 2020. 8. 10.
세상읽기 - 정의연/ 검언유착/ 혐오와 낙인/ 연극평/ 반트럼프 전지윤 ● 언론과 검찰의 정의연 마녀사냥과 몰이가 가능했던 토대 얼마 전에 정의연을 향해 쏟아졌던 그 악의적 기사들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특히 맥주집 3천만원 보도는 “술판”이라는 자극적 용어와 프레임으로 끝없이 복제, 확대 재생산됐다. 피해자들을 도우라고 보낸 돈과 정부 보조금으로 정의연이 회계부정과 횡령을 저지르고 “술판”까지 벌였다는 이미지가 퍼져나갔다. 그와 같은 수많은 기사들의 출발점이 된 핵심기사들 중에 대부분이 정정보도 등의 조정을 받았고 기사삭제되고 있다. 그런 기사를 쓴 기자들은 상까지 받았지만, 그런 기사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거대한 비수가 되었고, 그것은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 활동가들의 심장으로 파고들어갔다.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갔다.(‘상’이라는 대목에서 기억나는 것.. 2020. 8. 7.
레닌과 카우츠키: 마지막 시기 라스 리(LARS T. LIH)번역: 두견 [이 글에서 라스 리는 다시 한번 신화와 정설에 도전한다. 그것은 레닌은 일찍부터 무의식적으로 카우츠키와 단절해서 독창적인 사상을 발전시켰고, 특히 1914년 이후에는 의식적으로 그랬다는 주장들이다. 반면 치밀한 조사와 탐구를 통한 라스 리의 결론은 전혀 다르다. 레닌은 카우츠키가 던져버린 사상과 전략의 충실한 수호자로 끝까지 남았다는 것이다. 이 글의 필자인 라스 리는 러시아어 원자료와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입각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혁신적 재해석으로 주목받아 왔고, 수많은 책과 논문을 쓴 역사학자이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1990), (2006) 등이 있다.] 출처: http://www.isreview.org/issues/59/feat-.. 2020. 8. 3.
[박노자] 시간이 트라우마를 해결하나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세상살이에서는 '시간'은 아주 많은 부분들을 해결해주는 것 같긴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예컨대 그런 사례를 생각해보시지요. 1812년, 불-러 전쟁통에는 나폴레옹은 러시아로 진입해서 모스크바까지 다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나폴레옹 침공'을 이유로 해서 '반불 감정'을 갖는 러시아인들은 과연 있나요? 지금도 한 명도 없지만, 이미 19세기 중반에도 거의 찾.. 2020. 8. 1.
세상읽기 - 이석기 석방/ 박원순의 비극/ 부동산/ 백선엽 전지윤 ● 이석기 의원을 반드시 석방하라 무려 8년째 감옥에 있는 이석기 의원, 그 동생을 석방하라고 청와대 앞에서 무려 1000일 넘게 1인농성을 해온 누나 이경진 님. 그 이경진 님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말기암에 걸리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동생에게 ‘너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살아있겠다’고 약속하신다. 이 참혹한 현실에 그저 한없는 슬픔과 분노만 차오른다. 혐오와 차별이 극심한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법이 차별금지법이라면,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법은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특정한 사상과 견해를 마음껏 혐오하고 차별할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다양한 혐오를 거부하고 벗어날 자유를 보장해야 할 차별금지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나라에 살면서 홍콩 보안법에 대해서만 뭐라고 하는게 온당한 일일까? 정.. 2020. 7. 29.
좌파가 패배를 지속하는 이유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방법 에릭 블랑(ERIC BLANC)번역: 두견 사회주의자들은 20세기 사회민주주의의 실패와 레닌주의의 적절성 저하와 함께 근래 그리스의 시리자(Syriza), 영국의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 미국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에게 일어난 패배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레오 파니치(Leo Panitch)와 샘 긴딘(Sam Gindin)이 스테판 마허(Stephen Maher)와 함께 쓴 (Haymarket Books, 2020)에 대한 서평을 통해서 에릭 블랑은 그것을 지적하고 있다. 오랜 시간 많은 경험과 기여를 해온 베테랑 사회주의자들이 함께 쓴 위의 책이 한국에 출판된 것은 아니지만, 시사점이 많고 여로모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이 서평을 번역했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2020. 7. 27.
[박노자] 국적 차이와 계급 차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1995년에 국제결혼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러시아 국적이었고 결혼 상대자는 한국 국적이었습니다. 그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긴 했습니다. 1995년 한국 국내에서는 국제결혼의 건수는 약 6천 건, 그러니까 전체 결혼들의 3% 안팎이었습니다. 주변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격려도 많았지만, "양놈이 우리 나라 계집을 이렇게 훔쳐가면 되겠느냐"는 말도 종종 듣곤 했지요. 그러나 격려든 농.. 2020. 7. 24.
국제 - 미국 민중 투쟁/ 홍콩 보안법/ 볼턴 회고록/ 콩고 전지윤 ● 미국의 역사를 바로잡고 있는 투쟁 얼마 전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트럼프가 최근의 미국 민중 투쟁을 비난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역사를 말살하려는 무자비한 캠페인", "미국 독립혁명을 타도하려고 고안된 좌파 문화혁명", “우리는 지금 급진 좌파, 맑시스트,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약탈자들을 물리치는 과정에 있다”... 노골적인 색깔론과 낙인찍기이지만, 그만큼 심각한 위기의식이 느껴진다. 지난 5월 26일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하루에 평균 140건씩 총 4700여건의 시위가 벌어져 총 2천600만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 투쟁은 역사를 말살하는 게 아니라 바로잡으려는 것이고, 미국과 세계를 유린해온 진짜 약탈자들을 물리치는 역사적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은 원주민들을 학살하면서 만.. 2020.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