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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6

[박노자] 반일 감정이 유지되는 이유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이런 질문을, 제 학생들에게 비교적 자주 받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일제의 식민지배 기간도 예컨대 영국의 인도 지배보다 약 7배나 짧고, 해방 시기도 세계사적으로 보면 비교적 이르고 (아프리카의 많은 식민지들은 1960년대에 접어들어 해방됐습니다), 해방의 방식도 원한을 크게 남기는 독립전쟁이 아닌 제3자들의 '개입'이었는데, 한국의 반일 감정들이 왜 인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그 어느.. 2020. 6. 22.
토론과 논쟁 - 최근 한반도 긴장은 무엇 때문인가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반전평화의 방향과 어긋나는 이 상황의 원인과 책임을 어떻게 볼 것인지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온 3편의 글들을 소개한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답을 찾는 생산적 토론에 도움이 될 것이다.] ● 북한의 최근 언행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박철균 1.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북한의 이번 개성 연락사무소 폭발은 정당화하기 어렵다. 그 행위 자체가 한반도의 평화를 공개적으로 어지럽게 만든 매우 폭력적인 행위고 오히려 남한 쪽 시민들에게 더 반감만 사게 하는 행위이며 동시에 남한 내에서 반전 평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오히려 이 상황이 북한이 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키고 북한을 더 고립되게 만드는.. 2020. 6. 20.
제4의 권력 윤미래 정의연 관련기사의 끝없는 리스트. 조중동은 지난 10년간 정의연 관련기사의 거의 절반을 지난 3달간 만들어냈다. '제4의 권력(Die Vierte Gewalt)'라는 독일 스릴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정치부 기자가 현직 장관의 비리를 입증할 문서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전달받는 장면으로 시작하지요. 문서의 진위가 확실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자, 주인공은 신문사에 침입해 문건을 훔쳐내 자작극을 일으킴으로써 대형 스캔들을 만들어내고 결국 의혹의 주인공인 장관은 억울한 자살에 이르게 됩니다. 한 명의 기자가 행정부 각료의 명운을 들었다놓았다 농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국가를 구성하는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 옆에 나란히 놓을 만한 '제 사권(四權)'으로서 언론의 힘을 서늘하.. 2020. 6. 18.
LGBTQ 해방의 미래와 팬데믹의 정치 - 1 콜린 윌슨(COLIN WILSON) 번역: 두견 LGBTQ 해방을 위한 투쟁이 그동안 어떤 성과와 한계를 낳았는지, 오늘날 어떤 위험과 가능성에 직면해 있는지를 다루는 이 글의 필자인 콜린 윌슨은 영국의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젠더, 섹슈얼리티, 그리고 LGBT 해방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광범위하게 많은 글을 써 왔다. 분량이 길어서 2번에 나누어서 싣는다. 이 글은 첫 번째이다. 출처: https://spectrejournal.com/sexuality-in-lockdown/ COVID-19 팬데믹은 사회적 분열을 자주 부각시키고 때로는 그것을 강화시켜 왔다. 영국에서 NHS에 대한 부족한 지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미국의 시스템 등 현재의 의료 시스템의 부적절성은 명백해졌다. 흔히 정.. 2020. 6. 17.
세상읽기 - 정의연/ 미국/ 포스트 코로나/ 21세기 마르크스/ 신우파 전지윤 ● 요즘 몇 가지 쟁점들에 대한 생각들 한국사회처럼 수많은 쟁점들이 매일매일 쏟아지는 곳도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추적하며 입장을 정리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선택하게 되는데 최근 뭔가 다루고 싶었던 3가지 문제가 있었다. ‘저널리즘토크쇼J’(저리톡)와 김어준 비판 논란/ 연관해서 피해자의 기억과 증언에 대한 관점/ 민주당의 금태섭 징계 논란이 그것이다. 먼저 저리톡은 얼마전 정의연 마녀사냥 문제를 잘 다루었는데, 그러면서 이에 대한 김어준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그러자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고, 일종의 해명을 하게 됐다. 일단 나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너무 과하다고 본다. 왜냐면 저리톡은 지금의 언론 환경에서 없어서는 안될 보석같고, 애청자로서 보자면 훌륭한 패널.. 2020. 6. 14.
동물원에서 경사가 났다고요? 최태규 네이버 포스트 ‘최태규의 동심보감’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미어캣과 그 새끼. 어린 새끼가 관람객에게 그대로 노출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어미가 새끼 네 마리중 세 마리를 잡아먹었다. 봄이다.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고 땅속에 얼어 있던 에너지가 지상으로 뿜어져 나오는 계절이다. 추운 나날을 견딘 야생동물들은 새싹이 나기를 기다렸다가 계절번식을 시작한다. 사람 손에서 길러지지만 미처 야생에서의 생활사를 다 버리지 못한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동물원에서 꽃 피는 봄이 오면 보도자료를 내기 바쁘다. “ㅇㅇ동물원 경사 났네”,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태어나” 이왕 태어났으니 경사라고 치자. 그다음은 뭘까. 동물원의 역할과 의미가 매우 중층적이기.. 2020. 6. 12.
[박노자] 미국: 사회적 낙후성과 신자유주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가 늘상 '구미권' 같은 용어를 쓰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용어는 다소 기만적입니다. 수정 자본주의의 경험을 풍부하게 가진 서구와 미국은 많은 의미에서 각각 서로 '별천지', 달라도 아주 다른 세상들입니다. 금번 사태에서 노출된 미국의 근본적 문제들은 - 구조화된 인종주의부터 살인적인 경찰 폭력까지 - 사실 어제 오늘부터 시작된 것도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 문제들을 비롯하여 이 번 사태가.. 2020. 6. 9.
민족해방과 볼셰비즘의 재검토: 변경에서의 관점 - 2 에릭 블랑(Eric Blanc)번역: 두견 이 글은 오랫동안 정설로 굳혀져 있던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중요한 신화에 도전한다. 그것은 레닌과 볼셰비키가 소수민족의 억압과 민족해방의 문제에서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효과적으로 결합시키며 이론과 전략을 발전시킨 선구자라는 주장이다. 이 논문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러시아 변경지대의 사회주의자들이 그런 구실을 했고 레닌과 볼셰비키는 그것에 많은 부분 대치되는 입장을 취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며, 역사사회학자로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다양한 신화를 해체하는 논문과 저작, 글을 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아가 적극적인 활동가로서 미국에서.. 2020. 6. 7.
국제 - 미국의 인종차별과 계급투쟁/ 홍콩 국가보안법 전지윤 ● 이것은 폭동이 아니라 자유와 정의를 향한 분노의 폭발이다 “여러분은, 자유를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적들에게 알림으로써 자유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만이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런 태도를 취하면 저들은 여러분에게 ‘미친 흑인’이라는 딱지를 붙일 것입니다. 아니 ‘미친 깜둥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 아니 극단주의자나 전복세력, 선동분자, 빨갱이, 급진파라고 부를 것입니다.”(맬컴 X) 맬컴 X는 ‘국가 폭력에 맞선 자기방어는 폭력이 아니라 지성’이라고 했다. 마틴 루터 킹은 ‘폭동’을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던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폭력과 약탈’만을 부각해서 호들갑 떠는 미국의 주류언론들을 보면서 한 랩퍼가 말한 것은 지금 거리에.. 2020. 6. 4.
[박노자] 정의연 마녀사냥의 함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현금 '정의연 사태'의 본질적 함의를 보자면 '피해자'와 '지원자' 사이의 갈등 그 자체보다는 보수언론들이 정의연을 겨냥한 '집중 포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더 일차적일 듯합니다. '피해자'와 '지원자' 사이의 갈등 그 자체는 사실 생각보다 아주 흔한 일입니다. 굳이 역사적 '기원'을 따지자면, 19세기 초반 미국에서의 (백인 중산층 이상에 속하는) 흑인 해방론자 (abolitionists)와.. 2020. 6. 3.
민족해방과 볼셰비즘의 재검토: 변경에서의 관점 - 1 에릭 블랑(Eric Blanc)번역: 두견 이 글은 오랫동안 정설로 굳혀져 있던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중요한 신화에 도전한다. 그것은 레닌과 볼셰비키가 소수민족의 억압과 민족해방의 문제에서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효과적으로 결합시키며 이론과 전략을 발전시킨 선구자라는 주장이다. 이 논문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러시아 변경지대의 사회주의자들이 그런 구실을 했고 레닌과 볼셰비키는 그것에 많은 부분 대치되는 입장을 취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통해서 오늘날 좌파가 계급, 민족, 인종, 젠더 등을 교차적이면서도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고민의 단초를 던져주고 있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며.. 2020. 5. 31.
작은 존재들에 대한 예의와 규칙 최태규 네이버 포스트 ‘최태규의 동심보감’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이미지 출처 - 곰 보금자리 : Project Moon Bear 유교에 대한 오해와 개발독재 시대의 권위주의를 경험한 탓에 한국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지켜야할 예의만 강조해왔다. 21세기가 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높임말을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만 쓰고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는 초면에 반말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특히 자신보다 늙은 인구보다 자신보다 어린 인구가 많아진 세대에 들어선 노인들은 심하다. 나는 이삼십대를 시골에서 보냈고 대뜸 반말을 하는 예의없는 자들이 지긋지긋하다. 여전히 나이는 지혜의 상징이기보다 권력의 징표에 가까운 사회다. 초면에 반말을 듣기.. 2020.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