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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1

신은 당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윤미래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와, 그것을 영화화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무척 불편한 이야기다. 아이를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기로 결단하고 그를 찾아온 피해자의 유족에게 ‘하느님이 용서하셨으니 피해자의 용서는 따로 필요없다’고 말하는 살인범의 모습에는 일말의 정의감이라도 남아 있다면 누구나 분노하지 않을 수 없고,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신이 무슨 자격으로 용서한단 말인가’ 하는 어머니의 절규 앞에서는 일말의 염치라도 남아있다면 누구나 고개를 떨구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용서를 말해도 되는가? 아무리 큰 죄인이어도 하느님은 사랑하신다고 말해도 되는가? 인간의 교회가 인간의 정의를 초월하는 것을 인간은 용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그토록 통렬한 것은 피해자로부터 마지막 한 조각의.. 2019. 3. 4.
세상읽기 - 99%의 페미니즘/ ‘역차별’/ 우파 위험/ 트라우마 전지윤 ● 안희정 판결과 99%를 위한 페미니즘 체육계 미투에 이어진 안희정 2심판결은 1년전 이맘때부터 본격화했던 미투운동의 의미와 성과를 기념하기에 아주 시의적절한 이벤트가 됐다. 미투는 전세계적인 운동이기도 했다. 이 운동은 성폭력이 얼마나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있었는지 만이 아니라 그것에 맞설 수 있는 여성, 소수자들의 힘도 보여줬다. 그것만이 아니다. 지금 미국에서 전국적 파업 물결을 주도하는 것은 전통적 산업이나 남성, 백인들이 아니다. 교육, 호텔, 보건의료 부문에서 노동계급의 재구성을 주도하는 것은 주로 여성과 유색인종들이다. 쇠락한 공업지역의 제조업 백인 노동자들이 인종주의에 취약하다는 말들이 나오던 상황에서, 그 지역의 여성, 다인종 노동자들이 치고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나라에서도 .. 2019. 2. 28.
우리는 또 다른 위기를 향해 가고 있는가?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cNally)는 사회주의자이자 활동가이며 , 를 포함한 수많은 책의 저자이다. 사회적 재생산 이론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기여해 온 그는 휴스턴(Houston) 대학의 역사 및 경영학 교수이다. 대침체, 그 이후의 약한 회복, 체제 위기 신호의 증가, 그리고 그것이 사회주의자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그가 말한다.(번역: 두견) 출처: http://socialistworker.org/2019/01/28/are-we-headed-for-another-crisis?fbclid=IwAR1uxG9CANGL7Ktbrr-bthMRzrp1aKkw3ZfalDwENqcO3mrHuU-3BDSywRk * 경제에 대한 경고의 신호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또 다른.. 2019. 2. 25.
[박노자] 좌파 위기의 본질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폴란드나 헝가리에서 좌파 정당의 궤멸 상태를 배경으로 해서 반이민, 여혐 본위의 극우들이 권력을 잡고, 스웨덴 같은 "사민주의의 본고장"에서마저도 극우정당이 17% 이상 득표하는 것을 보고 "좌파의 위기"라고들 많이 합니다. 위기라는 점이야 확실하죠. 오늘날 파리의 "노란 조끼"들의 항쟁을 한 번 보시지요. 좌파가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 그 선두에 공산당원이나 각종 트로츠키주의, 마.. 2019. 2. 22.
중국 자쓰 투쟁 - 탄압받는 노동자, 학생들을 외면해야 할까? 전지윤 김정호 님이 에 기고한 중국 자쓰(제이식) 노동자 투쟁과 노학연대에 대한 글들을 봤다.(http://www.redian.org/archive/129800, http://www.redian.org/archive/129963) 김정호 님은 대단히 성실하고 열정적인 동지이고, 비정규직 투쟁 등에 헌신적으로 연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또 오래동안 써온 수많은 글들에서 흥미있고 타당한 내용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글들을 보면서도, 혹시 내가 서방 정부나 언론의 일방적 이야기만 듣고 섣불리 판단한 것은 아닌지, 또 우리의 주장이 ‘반공주의’로 곡해되거나 악용될 측면은 없는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방 주류언론은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인 주체가 아니며, 최근 트럼프도 ‘반사회주의’.. 2019. 2. 18.
사회적 재생산: 얼마나 중요한 생각인가?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번역: 두견 사회적 재생산 이론(SRT)의 핵심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삶의 생산을 하나의 통합된 과정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인종적이고 성적인 억압은 자본주의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회적 재생산 이론의 발전에 기여해온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은, 이 글에서 SRT가 어떻게 자본주의에서 나날의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녀는 이 변증법적 접근법의 역사, 그것의 다변성, 그리고 그것의 잠재력들을 탐구한다. 수잔 퍼거슨은 캐나다의 윌프레드 로리에(Wilfrid Laurier) 대학의 디지털 미디어 및 저널리즘 관련 부교수로서 사회적 재생산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대해 연구해 .. 2019. 2. 14.
[박노자] #미투, 또 하나의 혁명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안희정 전 도지사의 유죄 인정, 그리고 구속을 보면서 역사의 흐름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일은 안희정과 김지은, 두 사람 사이의 문제를 넘어서 한 나라의 인권 감수성 발달사 혹은 일상 변천사에서는 한 획을 그은 것이었습니다. 인제 드디어 직접적인 물리적 강제가 아닌 사회적 위력에 의한 강간이 강간으로, 즉 흉악범죄로 인정된 것입니다. 여태까지의 #미투 운.. 2019. 2. 11.
국제연대 - 베네수엘라/ 중국 / 이집트 혁명/ 브렉시트 전지윤 ●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문제가 있는 건 맞다. 100만%의 초인플레, 식량난, 부정부패, 치솟는 범죄율 속에 지난 3년간 300만명이 이민을 갔다고 한다. 마두로가 여기에 책임이 없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과 자본에 타협하면서 정치적으로 비판의 입을 막는 식의 대응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갈수록 군부에 의존하며 우파야당 인사를 구속, 감금, 출마봉쇄한 것도 부정선거 시비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사실이라도 제국주의가 후원하는 쿠데타가 답이 될 리 없다. 오랫동안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을 모의, 추진해 왔던 미국은 이번에 경제, 금융 제재를 한층 더 강화하면서 부통령 펜스가 직접 나서 마두로 축출과 쿠데타를 선동하고 나섰다.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내.. 2019. 2. 7.
[박노자] 긱 에코노미 – 월컴 투 헬!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애당초에는 ‘직장’이라는 건 없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장기 내지 무기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 ‘직장’은, 반숙련 내지 미숙련 노동자들에게 해당되기 시작한 것은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19세기말 내지 20세기초죠. 그 전 같은 경우에는 고숙련 기술자야 ‘직장’은 있었지만, 반/미숙련 노동자는 짧게는 그날 그날, 길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 보수를 받았습니다. 해.. 2019. 2. 4.
오늘날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cNally)번역: 두견 2018년 11월 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신사회주의자들’(New Socialists )을 위한 공개토론에서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cNally)는 극우 테러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미국에 걸친 정치 및 사회 발전에 대해 조망했다. 맥낼리는 오늘날 극우파의 발전을 부채질하는 후기 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이 동시에 젊고 열정적인 좌파로부터 반격의 새로운 물결을 촉발시켰다고 주장한다. 위험과 가능성 둘 다로 특징지어지는 이 순간, 맥낼리는 기존 좌파가 억압에 맞선 해방이라는 급진적 약속들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오랫동안 거리가 멀어져있던 새로운 대중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우파의 진군 속에 잃을 것이 너.. 2019. 2. 1.
미래의 미라이 - 아이의 일상 속 판타지로 보는 사람의 성장 박철균 1.그동안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을 본 사람들에겐 "미래의 미라이"에 대해서 ?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이 작품이 골든 글로브나 아카데미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라간 것도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호소다 마모루가 그동안 만들어온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섬머워즈", 그리고 그의 작품 중 가장 마스터피스격인 "늑대아이"를 생각하면 "미래의 미라이"는 왠지 소금간이 더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호소다 작품 중 처음으로 "미래의 미라이"가 개봉되었고, 그 기준으로 본다면 미국의 시상식에 수상 가능성은 낮아도 노미네이트 될 자격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2. 분명 '미래의 미라이' 직전 작품인 '괴물의 아이'까지 보여 줬던 극한의 절정에 달하는.. 2019. 1. 30.
세상읽기 - 경사노위/ 청년 남성/ 난민의 시대 전지윤 ● 경사노위 참가, 불참 논쟁 경사노위 참가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먼저 이것은 언제 어디서나 적용될 정해진 정답과 원칙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면 토론은 필요없고, 그냥 그 원칙과 정답을 적용하면 된다. 실제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은 답을 가진 사람들이 일부 보인다. 참가를 주장하면 배신, 거부를 주장하면 꼴통이란 식으로 정해놓고 상대 말을 들어보지도 않는다. 양쪽 모두에서 일부 보이는 이런 벽같은 태도는 토론을 가로막을 뿐이다. 그리고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이 없다면 이런 문제에서 함께 더 나은 답을 찾기는 더 어렵다. 더구나 이건 구체적 상황과 주객관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전술 문제다. 지금의 경제, 정치, 사회적 상황, 정권의 성격과 태도, 대중의 정서가 어떠한지, 지난번과 어떤 .. 2019.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