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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생들이 자유 무역 협정에 반대해 대만의 의회를 점거하다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4. 3. 20.

[<RS21> 편집자] Hsiao-Hung Pai가 대만 역사상 최초로 벌어진 의회 점거 사태에 대해 보도한다.

번역 : 서범진

대만의 역사 상 처음으로 학생들이 의회를 점거했다. 수백명의 학생들이 건물을 점거했고, 의자와 소파로 입구를 봉쇄했다. 의회 바깥에서는 대학 교수와 강사들이 점거 투쟁에 지지를 보내기 위해 모여들었다. 전국적인 학생들의 투쟁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 점거 사태는 2013년 6월에 대만 여당인 KMT가 중국 공산당(CCP)와 합의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반대해 벌어진 것이다. 이 협정은 2010년 양국의 시장을 개방한 경제 협력체계 협정을 뒤이은 것이다.

협정은 의회의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은 무역 협정이 대만 경제에 타격을 주고 노동계급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대만의 노동조합은 학생들의 점거에 대해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협정이 노동자들의 삶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 협정에 관해 노동자들과 어떤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타오유안 노조 연합(Taoyuan Federation of Trade Unions)에 따르면, 이미 대만 노동자의 60퍼센트가 고용되어 있는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지난 십년 동안 5.86 퍼센트의 임금이 하락했다. 무역협정이 통과되면, 중국의 거대한 서비스 기업들이 작은 기업들 위주인 대만의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것이고 경쟁을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자본들 사이의 피 튀기는 경쟁 속에서 저임금과 노동조건 후퇴를 불러올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노조 연합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일이 16년 전에도 벌어졌어요. 당시에 정부는 대만 섬을 자유 무역 시장에 개방했지요. 이것은 산업의 유출을 초래했고 자본의 "서방(중국) 진출 운동"과 "남부(남아시아) 진출 운동"을 부추겼어요. 결국 대만 노동자들은 어떤 여유와 연금도 보장받지 못한 채 해고당했습니다. 이런 일이 이번에 자유무역협정이 통과되면 또 다시 벌어지게 될 겁니다." 노조원들은 지금 학생들의 점거에 음식과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이전부터, 정부가 협정을 합의한 이래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한 숱한 논쟁이 벌어져왔다. 그러나 이런 대중적인 논쟁은 정책 결정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 왔다. 그리고 KMT는 이전에 이 협정을 통과시킬 때 조항별로 자세히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도 않았다. 이런 합의과정도 생략된 협정 통과는 비민주적인 것이다.

또, 경제적 독점의 심화와 함께 초래될 중국에 대한 대만 언론/사회의 정치적 종속도 우려거리다.

대학 강사와 교수들은 타이페이의 거리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강의 주제에는 "어떻게 이 협정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가?", "자유 무역 협정이 자유롭게 말할 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무엇인가?",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와 자유 무역"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GDP가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우리는 일자리와 환경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저임금과 사회 부정의에 기초한 경제 모델을 원하지 않아요."

학생들은 KMT의 총통인 마 잉주(Ma Ying-jeou)의 사과와 총리 지앙(Jiang)의 사퇴, 그리고 입법부가 협정을 내각으로 반려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 활동가인 첸 팅웨이(Chen Tingwei)는 만일 정부가 협정에 대한 세밀한 검토를 본인들이 약속한 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회에서의 투쟁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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