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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45

<괴물> - 사람이 괴물이 되는 세상의 진실 박철균 (주의: 이 글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사실 "브로커"와 "마이코의 행복한 밥상"으로 인해 고레에다 히로카즈에 대한 실망감이 매우 커진 상황이어서 "괴물"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았었다. 칸느에서 극본상을 받아도, 여러 평론가(특히, 이동진)의 극찬이 있었음에도 다소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괴물을 봤었다. 그렇게 실망한 만큼 "예전 고레에다 작품 텐션으로 돌아왔다."라고 박수 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2. 소통은 무엇이고 폭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괴물이라 불리는 악함은 무엇인지 영화 전체를 통틀어 내내 질문받는 느낌이었다. 스토리텔링 구성이 주요 인물의 관점(엄마 사오리, 선생님 호리, 아들 미나토)에 따라 같은 일이라도 서로 다르게 판단하거나 오해하고 이로 인해 서로 갈등하거나.. 2023. 12. 22.
이준석은 장애인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 전지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촉발한 전장연을 겨냥한 공격과 혐오 선동에 관해서 비판하고 분석한 글들을 묶었다.] ● 이준석 혐오정치의 새로운 표적이 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의 혐오정치가 여성과 중국인에 이어서 찾아낸 다음 타겟은 장애인이라는 것이 분명해 지고 있다. 이준석은 어제 오늘 이틀 동안에만 연달아서 10개에 가까운 페이스북글을 올리면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공격하고 있다. 이 모든 글들을 관통하면서 반복되는 이준석의 논리는 매우 단순하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전장연의 요구를 적극 소통하고 수용해 왔다. 그래서 그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여지고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전장연은 민주당과 문재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을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묻고 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출퇴.. 2022. 4. 26.
“연결된 혐오에 연결된 연대로 맞서야 합니다” [아래는 지난 4월 17일 ‘대선에분노한청년들’ 집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철균 활동가가 발언한 내용이다. 이 연설에서 나오듯이 전장연은 4월 20일부터 다시 출근길 지하철 타기 투쟁을 시작했고 온갖 장애인 혐오 공격도 다시 시작됐다. 전장연의 투쟁에 더 많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이 보였던 것은 저는 갈라치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청년을 이대남과 이대녀로 갈라치기하면서 표를 얻으려고 했던 온갖 못된 혐오 선동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여성혐오나 차별은 망상에 가까운, 소설·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없는 피해의식”라고 이미 예전에 말한 바 있고 여성에 비해 20대 남자가 역차별과 불이익을 받는다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목소리 외치고 있.. 2022. 4. 23.
이준석 장애인운동 비난 논란 - 여론조사를 넘어 인권을 계속 만들어 가기 박철균 1. 며칠 전에 이 여론조사를 보았다. 그리고 이 여론조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준석의 전장연 발언이 다수에게 지지받는 것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의견, 이준석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35%나 되냐며 경악하는 의견 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잘 모른다는 사람이 9%나 되는 것이 더 참혹하다는 사람도 있었고... 2. 내가 이걸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생각보다 내가 체험하는 것보다 이준석의 의견에 사람들이 동조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이준석이 전장연에 직접 못된 말을 SNS에 쏟아 놓기 이전에도 지하철 타기를 할 때마다 현장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온갖 혐오와 욕설을 들어야 했다. 소위 왜곡된 "버스타세요" 영상은 이준석이 얘기하기 전에 유튜브에 돌았던 거고 현장에서 장애인에게 욕설하.. 2022. 4. 12.
나는 괜찮고, 또한 괜찮지 않다 박철균 괜찮다. 1. 장애인운동은 이 비장애인 중심의 일상을 멈추면서 장애인이 이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운동이었다. 지하철을 막고 버스를 막고 길을 막고 점거를 하고 심지어는 아스팔트를 기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21년을 존재하기 위해 살기 위해 투쟁했다. 아이러니하게 이준석이 일주일동안 펼친 혐오 차별 선동과 전장연에 대한 정파적 프레임 씌우기, 낙인 찍기 덕분에 그렇게 장애인운동이 목 놓아 외쳐야 겨우 이야기가 보일까 말까 하던 장애인에 대한 권리가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사흘 연속으로 주요 일간지에 1면이 실리다니, 전장연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계속해서 그 운동을 이야기하고 이동권을 얘기한다. 지지하든 비이냥대든 이동권 말고도 장애인운동이 얘기하는 다른 이야기 - 탈시설, 노동권.. 2022. 4. 2.
리뷰 - 너에게 가는 길/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박철균 ● 너에게 가는 길 한국에 두 개의 당사자 부모 운동이 있다. 하나는 장애인 부모운동이고, 또 하나는 성소수자 부모 운동이다. 전자는 장애인 운동에서 활동하면서 지금도 계속 함께 하고 있는 "나의 운동, 우리 모두의 운동"으로 생각하는데, 후자는 사실 퀴어 퍼레이드나 해당 부모모임에 활동하는 활동가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그 동지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잘 몰랐던 성소수자 부모 운동의 이야기가 90분 내내 너무 절절하게 볼 수 있었다. 장애인 부모운동이든, 성소수자 부모운동이든 함께 하는 가족이 배제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행동하고 때로는 투쟁하는 모습들이 모두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영화 "학교 가는 길"에서 우리 동네에 .. 2021. 11. 29.
[박노자] 혐오의 뿌리: 한국적 근대와 "혐중"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한국의 "혐중" 파도를 보면 저는 어떤 면에서는 그다지 놀라지도 않습니다. 올 게 왔다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중국이 다시 지정학적 행위자가 되고, 중-미 갈등이 첨예화되면 대체로 이런 반응은 사실 충분히 예상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만큼은 "혐중"은 한국의 근현대 대외인식사에 내재돼 있는 것이고, 그 만큼 1880년대의 개화파의 대중국 인식부터 시작해서 이미 그런 요소들이 많이 과시돼 왔습니다. "혐중의 뿌리"는 단행본 하나 쓸 만큼 아주 거.. 2021. 10. 3.
동지의 아쉬움을 어떻게 토론하고 함께 발전할 것인가 김지수 지난 화요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의 이름으로 민중가수 백자 동지의 '나이스 쥴리'라는 노래에 대한 입장문을 냈었다. 그 뒤로 여러 사람들은 백자 동지의 노랫말이 여성혐오를 드러내고 성노동자들을 조롱하는 내용이라며 백자에게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냈다. 반면 다른 일부 사람들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입장문이 동지에게 하는 비판이라기 보다는 고용주가 노동자에게 하는 언어와 유사한 점을 지적하며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 대해 비판했었다. 나는 윤석열 일가의 돈과 권력 지향적인 행적, 그와 엮인 권력 남용과 비리를 비판하는 데 있어 쥴리라는 표현을 쓰는 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등의 정치검사들이 관련 사건들에 개입한 흔적들과 검사와 피의자의 부적절한 관계가 불거지니(2012년 윤석열이 결혼할 당시에 .. 2021. 8. 17.
안산이 쏘아 올린 작은 공과 차별금지법 - 공정사회의 탈을 쓴 집단 괴롭힘에 균열을 내고,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박철균 7월 30일 양궁선수 안산이 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이것이 화제가 되었던 것은 한참 온라인에서 페미니스트니 남성혐오니 하며 금메달을 박탈시켜야 한다느니 등등 온갖 사이버 상 "남성"들의 온라인 폭력이 이루어지는 상황에도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사실 안산이 아니더라도 그 이전부터 여성에게 온갖 혐오를 뒤집어씌워서 매장하고 마녀사냥하는 성향은 존재했었다. GS25의 손가락 홍보물이든, 행여나 여성 연예인이 "오조오억"이나 "웅앵웅" 같은 단어를 쓰면 페미니스트니 메갈이니 하며 매타작을 하는 광경은 이미 2021년 상반기에 나타났던 상황이다. 해당 손가락 표현은 그 이전부터 쓰이던 관용구이든, 그렇게 호들갑을.. 2021. 8. 1.
차별금지법 제정 10만 국민동의청원에 함께합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행동] 국민동의청원 드디어 시작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인권의 상식이자 더는 늦출 수 없는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10만행동으로 함께 제정합시다! 차별금지법을 바라는 시민이 발의자가 되는 10만행동에 함께 하고, 주변의 동료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세요~! 📌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바로가기 : https://bit.ly/equality100000 차별금지법이 금지된 나라, 인권의 상식은 언제까지 '나중에' 시민 10명 중 9명 '나도 언제든 차별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차별 받은 사람 10명 중 7명은 대처하지 못해. 대처한 10명 중 7명은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 국가는 어디에 있습니까?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이후 1.. 2021. 6. 8.
이주노동자 차별과 낙인찍기는 코로나 방역이 아니다 박철균 1. 얼마전 강릉에서 이주노동자 확진자가 46명이 하루에 발생했다고 보낸 문자 내용이었다. 이주노동자는 외국인 확진자”에”로 표기하고 시민들은 “께서는” 으로 표기하고 있다. 많은 강릉시민들이 이 문자를 보고 놀라고 겁이 나셨을 거라 본다. 강릉에서 코로나가 지역 집단감염으로 더 커지지 않고 무사히 지나가길 바란다. 다만 저 문자에서 내포되는 외국인 특히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역시 읽어 주시고 문제가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어쩌면 가장 확진 위험에 놓인 사람들은 저런 식으로 함부로 낮춰 불러도 되고 시민 밑에 이주노동자가 있는 것처럼 적어 놓는 게 말이 되냐는 거다. 2. “외국인이 어쨌든 집단 감염이 된 거잖아요”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런 현상이 강릉 뿐.. 2021. 5. 16.
세상읽기 - 미얀마와 중국/ 혐오의 시대/ 재보선 이후 전지윤 ●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지원과 학살에 대한 방조를 중단하라 지난주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모임’은 미얀마 군부 테러 집단의 우두머리인 흘라잉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각국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여기엔 가지 못하고 그날 점심 시간에 중국대사관 릴레이 1인시위에 동참했다. 사실 미얀마 쿠데타와 중국의 구실은 단순하지는 않다. 중국이 쿠데타를 사주했고 군부를 조종한다고 본다면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중국도 쿠데타가 반갑진 않고, 군부와 관계도 좋지만은 않다. 반면 미국과 서방이 군부와 쿠데타의 일관된 반대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둘 사이엔 관계 개선 시도가 있어왔고 특히 서방 대기업들은 군부와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2021.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