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준(광주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활동가)
얼마 전 광주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도시 광주 백가쟁명>이라는 시민 문화정책 토론회에 다녀왔다. 문화가 숨 쉬는 하루를 보냈다. 문화 예술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면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그들만의 바운더리를 일단 깨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문제점과 비장애인 문화예술의 문제점이 모두 비슷한 맥락에 들어가 있지만, 장애인 분야를 따로 이야기한다면 문제점들을 도출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몸이 불편한 것이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고 모든 것들은 비장애인들과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비장애인들의 문화행사장에 가면 여러가지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줘야 하지만, 장애인들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인지 대부분 기본적인 것들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런 자리에 지속적으로 참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것이 바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허물을 깨는 첫 단추가 될 거라고 나는 자부하고 있다. 공론의 자리와 저녁 주제별 토론의 자리에 장애인은 한 사람 밖에 없었다. 장애인으로서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공간적인 문제가 크게 다가왔다.
연습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이런 장소들이 필요하지만,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얼마 되지 않아서 공기도 좋지 않은 공간에서 연습하고 그림을 그리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마주 봐야 될까? 두 번째 문제는 예술인들에게 경제적으로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장비들과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전시회를 하게 된다면 그들에게 들어오는 수입이 얼마나 되지 않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고민해 봤다. 또 다른 점은 무대와 전시장을 쓸 기회들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즉 장애인 편의시설들이 갖추어지지 않은 문화예술 공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배울 기회들도 많이 적다는 것도 맞지만, 그것을 충당할 수 있는 금액 부분도 많이 부담이다 보니 그냥 꿈을 포기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문화예술을 하는 장애인들이 적다는 것은 배울 수 있는 금액이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지게 있다 보니 데이터 상에서 적게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이번에 공론의 장 문턱을 넘고 들어가서 보니 청년들은 나를 포함해서 3명밖에 있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 광주 문화예술의 현실을 보여준 자리였던 것 같다. 저녁에는 시청으로 이동하여 또다시 문화예술에 대해서 제안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 10개의 조로 나누어서 분야별 주제 토론과 제안 설명, 광주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문화가 숨 쉬는 공간이라고 한다. 그러고 광주는 아시아 문화전당이 있다. 여러 공간들이 충분히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법으로 조례로 제대로 제정되어서, 강기정 시장의 슬로건처럼 ‘내일이 빛나는 광주’ 시대를 청년들과 문화예술인들에게 열어줘야 한다.
광주는 문화부 시장이 있고 문화 교육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해야 하고, 제대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모두가 건강하고 모두가 안전하고 모두가 편한 문화예술 향유권의 보장을 위해 기꺼이 힘써 나가겠다.
(기사 등록 202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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