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이재용 구속이 이토록 기쁘고 반가운 이유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촛불혁명'이 마침내 이재용이라는 한국사회 수많은 적폐들의 몸통을 구속시키는 성과를 낳았다. 아래 글은 이재용이 저지른 범죄가 무엇인지 조목조목 밝히며 왜 구속돼야 마땅했는지 말해주고 있다. 어제 저녁 이재용 구속을 촉구하며 법원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오는 3월 6일은 삼성직업병 첫 제보자이자 사망자인 고 황유미님의 10주기입니다. 3월 6일 강남역 8번출구 삼성본관 앞에서 있을 추모문화제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됩니다. 그리고, 그 긴 세월 동안 삼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은 직업병을 인정하지 않고, 축소 은폐해 왔습니다. 황유미 한 명 뿐이다. 6명 뿐이다. 13명 뿐이다. 반올림에 제보된 숫자 외에는 없다고 우기다가, 피해제보자가 100명을 넘어서니 아예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자도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해자를 돈으로 은폐하는 삼성의 버릇이 결코 바뀐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황유미의 산재처리를 막고 퇴사까지 얻어내자마자, 삼성은 500만원을 건네며 없었던 일로 만들려 했습니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려 했던 황상기 아버님의 노력이 없었다면, 삼성직업병 문제는 어쩌면 ‘없었던 일’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가 막힌 일이지만 삼성직업병 피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은 가장 오랫동안 산업재해가 없는 무재해 사업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산업재해를 은폐해 온 노력을 삼성은 산재보험료 감면으로 돌려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에 감면받은 보험료만 천 억원이 넘습니다. 정말 후안무치 하다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유해화학물질 정보와 작업환경 정보를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며 은폐하고 있는 것도 여전합니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쓰이는 화학물질의 3분의 1 이상이 영업비밀로 가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는 발암물질이나 생식독성물질처럼 영업비밀이 될 수 없는 물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삼성은 심지어 법원과 국회에 제출하는 안전보고서까지 조작해서 지난해 말 반올림이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직업병 피해자들은 병으로 고통 받고, 엄청난 치료비 때문에 고통 받고,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생계비로 또 다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뇌종양으로 두 번의 수술을 받은 한혜경님은 시력, 언어, 보행 1급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치료비를 쓴 데다가 한혜경님을 돌보느라 어머니 김시녀 님이 일을 할 수가 없어서 혜경님 가족은 수급자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균형 감각을 회복하는데 승마치료가 좋다고 추천받았지만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낼 수 없었던 한혜경 모녀에게, 삼성이 정유라에게 수십억짜리 말을 건냈다는 소식은 정말 참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이런 참혹한 상황을 이용해서 삼성은 돈을 주고 입막음을 시도해 왔습니다. 지난 해 삼성이 실시했던 ‘보상’이 바로 ‘비밀유지’를 조건으로 돈을 건내는 것이었습니다. 


10년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피해자와 사망자 숫자일 것입니다. 지난 10년 간 꾸준히 늘어서, 피해제보자가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230명이 넘고, 그 중 79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삼성 계열사 전체로 확대하면, 피해자는 300명이 넘고, 이 중 113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무엇보다 죽음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지난 해 12월에 78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난 1월 14일 김기철님이 79번째 사망자가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조차 허용되지 않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끝없이 죽어가고 있지만, 삼성 경영진은 처벌받은 적이 없습니다. 노동자의 피땀으로 번 돈을 뇌물로 건네고, 그 대가로 이재용은 수 조원의 부당이득을 얻었습니다. 이 범죄수익을 반드시 환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까지 손을 대서 5천 9백억의 손실을 끼친 이재용은 처벌받아야 합니다.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되었습니다. 이미 죄가 차고 넘치지만, 죄목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이재용은 430억 뇌물을 건낸 범죄자입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돈 300억을 횡령한 범죄자입니다. 횡령한 돈을 신고 없이 국외로 빼돌린 재산국외도피 범죄자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최순실에게 건냈던 범죄수익을 은닉하려 했던 범죄자입니다. 온 국민이 지켜본 청문회에 나와, 이 모든 범죄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심지어 최순실도 몰랐다고 거짓증언을 한 범죄자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려 돌아가신 79명의 죽음을 방치한 기업살인의 책임자입니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의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 도청과 납치까지 가리지 않았던 노조탄압 범죄까지 세습하고 있습니다.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을 계속하고 있는 범죄자입니다. 법원과 언론을 회사돈으로 매수해서 이 나라를 삼성공화국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친정부, 친재벌 집회에 동원되는 극우단체에 수십억을 지원하는 일에도 앞장 서 왔습니다.


이 모든 범죄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우리사회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재용의 구속영장이 발부될지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2400원을 실수해서 해고당한 노동자에게는 엄격했던 이 나라의 법이, 배가 고파서 5200원을 훔친 가난한 청년에게는 한없이 냉정했던 이 나라의 법이, 수백억 뇌물을 주고 수 조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이재용에게는 생활환경까지 걱정해주던 적나라한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이 나라의 법과 상식을 조롱하고 있는 것은 누구입니까? 오늘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 법원이 답변해야 할 것입니다. 법 위에 군림하며 온 나라를 조롱하고 있는 박근혜와 이재용에게 굴복할지, 천 만 넘는 촛불로 광장을 밝혀온 국민들과 함께 정의를 바로 세울지 결정할 시간입니다.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국민들이 불의한 결정을 그냥 보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법원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재용을 구속하라! 

삼성직업병 해결하라!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투명하게 보상하라! 



(기사 등록 2017.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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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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