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운동의 전통적 조직화 전략을 평가하며 새로운 조직화 전략을 제시하는 인터뷰이다. 여기서 인터뷰한 에릭 블랑Eric Blanc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다. 미국에서 교사파업 등에 연대하고 새로운 좌파적 정치대안을 건설하는 문제에도 매우 활발하게 개입하고 있다. 역사사회학자로서 <혁명적 사회 민주주의: 러시아 제국의 노동계급 정치 1882-1917> 등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다양한 신화를 해체하는 논문과 저작, 글을 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글이 길어서 두 번에 나누어서 싣는다. 이 글은 첫 번째이다.(번역: 두견)
출처: https://laborpolitics.substack.com/p/how-can-labor-win-at-scale
* 곧 출간 예정인 당시의 책, <우리는 노동조합이다: 노동자에서 노동자로 조직화는 어떻게 노동운동을 활성화하고 큰 승리를 거두는가>(캘리포니아 대학 출판부, 2025년 1월)는 새로운 조직화 모델인 ‘노동자에서 노동자로’worker-to-worker 조합주의에 관한 책이다. 이 모델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이 모델과 대조적인 노조 조직화 모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간부 집중적staff-intensive 모델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무엇이 문제인가?
간부 집약적 노조주의는 승리를 위해 많은 노조 간부에게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다양한 유형의 운동을 일컫는 포괄적인 용어이다. 1980년대부터 미국의 조직화 중심적인 노조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는 이 유형의 접근 방식은 노조로 조직하려는 노동자 100명당 약 1명의 노조 간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1-100 비율은 일반적으로 모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모델의 기본적인 문제점은 규모의 확장, 즉 필요한 가장 광범위한 수준에서 승리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다.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모두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 이런 방식으로 수천만 명의 노동자를 조직하기에는 충분한 노조 직원을 고용할 수 없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노조는 일반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충분한 직원을 신속하게 교육하여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나는 이 모델의 결함을 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간부 집중형 조직화는 최상의 경우에 평조합원 리더를 양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많은 노동자들이 이러한 유형의 조직화를 통해 삶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했다. 문제는 이 모델이 수십 년에 걸친 노동운동의 쇠퇴를 되돌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노동자에게 도달하거나 참여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간부 집중형 모델에서의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노동자에서 노동자로’ 모델은 무엇인가?
새로운 모델인 노동자에서 노동자로 노조주의는 간부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노동자에게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확장 가능한 조직 유형이다. 이는 간부 중심 조직의 가장 우수하고 평조합원 지향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유급 전업상근자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를 노동자가 맡을 수 있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데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기본적으로 이 새로운 모델은 지난 몇 년 동안 일부 노조가 이러한 노동운동의 순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실험하면서 필요에 의해 등장했다. 조직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노동자가 몇 명이 아니라 수백, 수천 명에 달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연락을 취하는 모든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할지, 그리고 직원이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
현실 세계에서 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 고등교육 운동의 물결, 뉴스길드NewsGuild[미국의 신문통신업체]의 회원 조직화 프로그램, 특히 개혁된 UAW가 앨라배마에 있는 메르세데스 같은 공장에서 가장 최근에 보여 준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간부 집중형 조직화 운동에서는 일반적으로 간부가 노동자 리더를 교육하고, 노동자 리더는 동료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노동자에서 노동자로 노조주의는 이것을 바탕으로 “노동자는 간부가 일반적으로 하는 일 중 일부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를 교육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스타벅스나 뉴스길드에서는 조직화 담당 간부가 노동자 조직화 위원회를 교육하고 안내하는 대신, 다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줌Zoom을 통해 다른 노동자를 교육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매장 조직화 경험을 한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에게 그 교훈과 교육을 주로 온라인(때로는 직접 만나서)으로 전수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은 노동자에서 노동자로 노조주의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종종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간부 중심의 캠페인에서는 아웃리치[봉사지원 활동], 일대일 대화, 지도화, 접촉 등 체계적인 조직화는 간부가 노동자를 만나 안내를 시작한 후에야 시작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전국적으로 터져나오는 많은 캠페인에서는 노동자들이 먼저 집단적으로 조직화를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독립적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기존 노조와 제휴할지를 놓고 투표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존 노조와 제휴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자원을 원하고 추가적인 조직화 지원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스스로를 추스르기 시작한 후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조직의 역동성과 기존 노조와의 관계를 정말로 변화시킨다. 간부 집약적인 드라이브에서는 종종 간부를 존중하고 간부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이미 스스로 조직을 구성하기 시작했을 때, 진정한 파트너십과 주인의식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앨라배마에 있는 큰 메르세데스 공장에서, 한 그룹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있었고, 그들은 작년 가을에 UAW와 만나서 그들이 지부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조건을 제안받을 때까지 독립을 생각하고 있었다 — 그들은 자신들의 노력에 있어서 모든 주요 결정에 대해 결정적인 발언권을 갖기를 원했다(과거 UAW의 주도 속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새로운 UAW도 이에 동의하면서, 노동자들이 정말로 전략에 대해 결정적인 발언권을 갖는 상향식 역동성이 가동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새 모델의 세 번째 부분이다. 간부 집약적인 최상의 조직에서는, 노동자들이 중대한 모든 쟁점에 대해 결정적인 발언권을 갖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내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이유로, 이런 경우는 드물다. 새 모델의 경우, 이런 경우가 일반적이다.
* 당신의 주장의 일부는 디지털 도구로 조직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 요즘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소셜 미디어가 우익을 조직적으로 돕고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대중 운동이 일시적인 시위를 조직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조직을 구축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영향력 있는 주장도 있다. 내 책이 하는 일 중 하나는 기술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파멸론이나 우울한 시각에 반박하는 것이다. 회의론자들과는 달리, 미국에서 디지털 도구는 지속 가능하고 강력한 노동자 계급 조직을 구축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는 훌륭한 조직가들이 옹호하고 실행하는 깊이있는 일대일 관계 구축의 관행을 기술이 대체하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15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규모에 맞게 자기 조직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본적으로, 소셜 미디어나 줌과 같은 도구들은 조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데, 이는 평조합원들로 하여금 기존 노조의 지원 없이도 조직화를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활기찬 페이스북 그룹들이 2018년 ‘레드 스테이트’[미국에서 공화당이 주도적인 주] 교사들의 파업을 시작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 생각해 보라.
또한 기술을 통해 역사상 최초로 노동자에서 노동자로 노조주의적 활동이 지역 수준을 넘어 확장될 수 있다. 줌과 같은 것들이 있기 전에는 노동자이면서 다른 노동자의 활동을 지원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같은 지역에 있는 누군가와만 그 일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기존 노조는 새로운 활동을 훈련시키기 위해 어딘가로 비행기를 타고 가기위한 간부에게 돈을 지불해야 했고, 지역 및 국가를 조정하는 것은 간부의 몫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 버팔로의 스타벅스 직원이 애리조나주 메사의 스타벅스 직원을 교육하게 할 수 있다. 대학원생 노동자들이 전국에서 서로를 교육하게 할 수도 있고, 이 모든 노동자들이 매주 서로를 만나 전략을 세우게 할 수도 있다. 이것은 새로운 일이고 새로운 기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 하지만 당신의 요점은 노동자들이 자원과 간부들의 지원 없이도 대규모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맞다. 기존 노조의 자원과 간부들에 맞서 평조합원의 힘을 대립시키는 것은 실수이다. 나는 기금과 간부를 경시하거나 평조합원 활동을 낭만화하는 일부 좌파의 상향식 노조주의에 대한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 간부 중심의 노조주의의 실제 문제는 확장성이 없다는 것이지, 숙련된 전임 조직가와 풍부한 노조 자금이 부차적으로만 중요하다는 것(또는 이들이 반드시 평조합원들의 활동을 저해한다는 것)이 아니다.
노동운동이 현재의 시점에 부응하고 특히 현재 경제가 얼마나 분산되어 있는지를 고려할 때 노조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려면 새로운 조직화에 전념하는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전미자동차노조(UAW)가 4천만 달러를 들여 남부 전역의 자동차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 뉴스길드가 하고 있는 일,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이 하고 있는 일을 따라하는 노조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조직화를 위한 자금의 절대적인 증가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각 캠페인의 비용은 상대적으로 줄이면서 노동자들의 새로운 노력을 교육하고, 스스로가 캠페인을 시작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
(기사 등록 202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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