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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과 보고

샌프란시스코의 인종차별 반대 집회 참가기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4. 4. 16.

Sarah Jo

 

지난 몇 년간 미국에 살면서 자주 듣게 되는 슬픈 뉴스 중 하나는 오늘 또 누가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래로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뉴멕시코 주의 한 도시인 앨버커키에서만 23명이 부당하게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런 폭력 경찰들의 만행은 뿌리 깊은 미국의 인종 차별주의와 떼어 놓고 보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아프리칸 아메리칸이거나 라티노 아메리칸이다. 뉴욕만 보더라도 경찰 총격 희생자 중 74%가 흑인이고 21.5%는 히스패닉이라고 한다. 미국의 지배자들은 오늘날 인종 차별을 지탱하기 위해 흑인과 라티노 아메리칸을 잠재적인 범죄 집단으로 치부하는 논리를 체계적으로 사용해왔다. 경찰의 만행은 미국 인종주의의 단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다.

 

지난 3월 21일 저녁, 라티노 아메리칸인 28살의 알렉스 니에토가 내가 머무는 도시 근방의 센프란시스코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알렉스는 센프란시스코 시티 칼리지를 다니며 최근 교육 예산 대폭 삭감에 맞선 학내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던 학생이었다. 총격을 당하던 당시에 그는 한 나이트클럽의 보안 직원 일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알렉스는 출근해야 할 가게 근처에 서서 저녁으로 브리또를 먹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테이져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당연히 전기 총은 그의 직업 상 요구되는 사항이었다. 멀리서 그를 주시하던 한 주민은 경찰에 신고를 했다. 누군가 총을 들고 서서 뭘 먹고 있다고 말이다. 신고를 받아 출동한 경찰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알렉스를 향해 14번이나 총을 쏘았고, 그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3월 29일 500여명의 시위대가 샌프란시스코의 한 중심지의 거리로 나왔다. (이 정도 규모의 즉흥적 거리 시위는 미국에서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나도 그 전날,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라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이미 수백 명의 사람들이 차도로 나와서 손으로 만든 팻말과 배너를 들고 있었다. 시위대의 상당수가 라티노 아메리칸 젊은이들이었다. 한 ISO (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활동가에 따르면, 2011년 샌프란시스코 점거 행동(Occupy)에 참여해 왔던 개인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시간이 넘도록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행진하면서 경찰의 인종 차별적 만행을 알렸다. 거리를 지나가던 행인들도, 거주자들도, 상점의 상인들도 나와서 손짓 · 발짓으로 지지를 보내주었다. 집회에서 알렉스의 친구로 자신을 소개한 벤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전환 단계에 있다. 우리는 매우 긍정적인 힘을 얻고 있다. 우리는 누구에게 해를 키칠 의도가 전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우리는 죽은 알렉스를 위한 정의를 원한다.” (“We’re at a new stage, we have a very positive momentum. We’re not trying to hurt anyone, we just want the truth. We want justice for Alex.”)

 

벤이 언급한 것처럼, 이 날의 거리 시위는 매일같이 마주하는 인종 차별적 폭력 앞에서 우리가 위축되지 않고, 함께 행동함으로써 폭넓은 지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이 날 수많은 젊은 히스패닉 청년들의 눈빛을 마주하면서 이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 날 거리 행진을 통해 지나가는 수많은 행인들의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차별에 맞서 싸울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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