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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과 보고

퀴어 퍼레이드 참가기 "사랑은 혐오를 이길 것이다"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4. 6. 13.

전지윤

 

△ 사진 출처 : 민중의소리(vop.co.kr)

 

 

67일 여러 동지들과 함께 퀴어 퍼레이드에 갔다 왔다.  행사는 다채로웠고 풍성하고 흥미있었다. 사람들도 정말 엄청나게 많았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우파의 방해가 심각했다. 방해는 특히 행진 때 가장 심각했다


하지만, 퀴어 퍼레이드를 막아선 기독교 우파에게 경찰은 내가 본 것만 여섯 차례나 해산명령만 내리고 있었다. 반정부 집회 때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퀴어 퍼레이드는 끝까지 진행됐다! 수고한 모든 동지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


이 사회에서 우파의 동성애에 대한 공격이 갈수록 공세적으로 변하고 있어 우려된다. 누군가에게 혐오를 당하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도 그것을 근래 겪어봤고, 그것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을 가까이서 지켜봐서 그걸 잘 안다. 그래서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는 구호가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지금은 더욱 더 우리 계급 내의 부문과 정파와 차이를 넘어 연대할 때다. 좋은 소식도 있다. “지난 6년간 전국민의 21% 동성애 지지자로 돌아섰다. 30~40대는 절반 정도가(48%), 20(18~29)는 무려 71%가 동성애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했다.”(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8342)


그런데 퀴어 퍼레이드를 갔다 온 다음 날 나는 SNS에서 공방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됐다. 진보진영의 활동가들마저, 퀴어 퍼레이드의 무대차 위에서 속옷을 입고 춤을 추고 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한 게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거부감과 오해를 불러온다는 것이었다. 진보적이라는 사람들마저도 편견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나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공방에 뛰어들어 내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내가 이 공방에서 주장한 것이다.


어제 저도 가봤지만 소위 팬티는 퀴어 퍼레이드의 극히 일부 측면이었어요. 온갖 진지한 주장과 홍보와 행사들이 있었죠. 1년에 한번 유일하게 벽장에서 나와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해방감을 느끼는 자리였죠. 게다가 팬티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어요. TV에 맨날 나오는 걸그룹이나 복근남의 그런 상업적이고 관음적인 게 아니라 가식과 억압을 거부하는 행위였죠


게다가 동성애는 성적취향이지 학문적, 종교적 취향이 아닙니다. 만약 종교 퍼레이드라면 예수 복장 코스프레가 있겠죠. 이것을 발산하는 축제에서 그런 퍼포먼스를 문제삼으며 색돌이, 테러, 새디스트이런 막말을 하시니 철회하시는 게 옳다고 봅니다. 축제가 뭔지 모르시는 게 아니면

 

모욕과 차별

 

“‘이성애자들은 왜 서로에게 눈에 띄려고 화장을 하고 성형을 하고 자신을 드러내려고 노출된 옷을 입나요하고 묻는 거와 마찬가지로 단편적인 질문이시네요. 동성애자는 무슨 변태가 아닙니다. 사생활을 이 체제와 국가가 억압하고 골방으로 내몰고 수천명이 자살하도록 모욕, 차별, 왕따하기에 그것에 저항하는 행위가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 진보를 추구하고 투쟁하시는 분이라면 제발 사상 때문에 탄압받는 사람들을 방어하듯이 성적 취향 때문에 억압받는 사람들을 방어해 주세요. ‘종북과 마찬가지로 변태란 말은 심한 모욕이고 그 분들을 절망에 빠지게 할 것입니다.


그 성적 취향을 드러내고 표출하고 공개하는 것을 철저히 봉쇄당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변태이고 질병이고 지옥갈 죄라고 비난받아서 혼자 괴로워하다가 절망하고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발 잘 알지 못하면서 이 체제가 우리에게 주입한 편견에 가득찬 눈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지 마세요.


안타깝네요. 계속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시네요. 동성애자는 모르는 사람에게 옷 벗고 덤벼드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1년에 한번 있는 축제 행진 때 무대 위에서 일부 사람이 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과장하나요? 님이 보기엔 걸그룹은 맨날 비키니입고 모르는 남자들에게 접근할 것처럼 보이나요? 왜 이성애자들이 하는 행위와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나요


동성애자들의 자긍심과 해방감을 드러내는 행진을 팬티 행진이라고 부르는 것은 기독교 우파이고 그들은 심지어 종북 게이라며 마녀사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에 대해 눈과 귀를 열고 알아보시길 권합니다.


동성애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것이죠. 문제는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를 억압하는 이 사회입니다. 이 사회에 맞서는 데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겠죠. 나치가 먼저 잡아간 것은 유대인, 장애인, 동성애자였고 결국은 공산주의자로, 노동조합원으로 공격이 확대됐던 거잖아요. 지금 이 사회에서도 종북, 동성애가 먼저 공격받고 있어요. 서로 오해하고 비난하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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