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한상균 위원장과 민주노총 파업의 불씨를 지켜내자

1·2차 총궐기의 성공을 발판삼아

한상균 위원장과 민주노총 파업의 불씨를 지켜내자  


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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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분들이 계시는 거 보니까 희망이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안 납니다. 아버지가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실 것만 같습니다.”

 

1252차 민중총궐기의 마지막 순서에서 백민주화 씨(백남기 님의 둘째 따님)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한 말은 참가자 대부분의 심정을 대변했다. 1차 총궐기 이후 3주간 벌어진 상황을 빼놓고는 그 벅찬 심정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 기간 동안 정권과 언론의 막말, 탄압, 협박이 우박처럼 쏟아졌다. 1차 총궐기 참가자들은 도심난동 세력’, ‘헌법가치 부정 세력을 넘어 이슬람국가(IS)에까지 비유됐다. 무려 15백여 명을 수사대상으로 한 소환장 발송,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긴급체포 등이 이어졌다.


진보당 해산의 일등공신중 하나라는 신임 검찰총장 김수남의 취임 일성은 체제 전복 세력이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옷이 다 찢겨지는 수모를 겪으며 연행될 뻔 했다. 2차 총궐기는 전면 불허됐고, 참가자 전원 검거와 백골단(사복체포조) 부활이 선포됐다.


백골단 부활은, 곤봉과 방패를 차벽과 물대포로 대체했던 권력이 더 강공으로 나아가려는 신호이기도 했다. 마치 이라크에서 지상군을 드론 폭격으로 대체했던 미국이 다시 지상군 투입 카드를 꺼내들듯 말이다.



물대포를 살상무기처럼 쓰며 격한 반발을 유도해 불법폭력의 딱지를 붙이더니, 그걸 핑계로 2차 총궐기를 불허한 자들은 이런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누구도 이 불법폭력 집단의 손을 잡길 꺼리고 민주노총과 총궐기 투쟁본부는 고립된다. 불허된 2차 총궐기에 위축된 많은 사람들이 불참하고 참가한 소수는 차벽과 물대포에 막혀 반발하다가 백골단에 연행된다. 이어서 곧바로 불법폭력이 재확인됐다는 구실로 한상균 위원장을 조계사에서 끌어내며 민주노총 파업의 불씨를 제거한다. 새민련도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맘 편히 노동개악을 눈감아 준다.’


하지만 보다시피,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졌다. 50여개 단체가 함께 한 총궐기 투쟁본부는 100여개 단체가 참가한 백남기 대책위와 손을 잡았고, 1차 총궐기에는 불참했던 시민사회연대회의와 종교계의 지지·엄호도 얻어냈다. 여론의 압박 속에 법원은 집회를 허가해줬고, 경찰은 준비한 차벽과 물대포를 뒤로 치워야 했다.


온건한 시민사회단체들조차 박근혜 퇴진요구 집회에 함께했고, 새민련 지도부는 그런 집회에 와서 마이크도 못 잡고 주변에서 얼쩡거렸다. ‘적어도 2~3만은 모여야 한다는 우려를 깨고 집회 규모는 5만을 넘었다. 선두가 대학로에 도착할 시간에 마지막 대오가 시청을 출발할 정도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다양한 가면과 팻말 등을 준비해 온 사람들의 주체적 참가라는 점에서는 1차 총궐기를 뛰어넘었다.


따라서 총궐기의 목적과 요구가 사라지면서 가면놀이와 거리응원으로 전락했고 참가자 수도 1차보다 많이 줄었다는 일부의 평가는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다. 과연 그날 많은 사람들이 느낀 벅찬 감동은 신기루였을까? 해외 주요 언론까지 노동 탄압과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권에 반대한 시위라고 보도했는데 목적과 요구가 사라졌는가?


이런 평가는, 수만 명이 거리로 나오기까지 지난 몇 개월 동안 거리와 작업장, 각종 공간에서 펼쳐진 제안, 토론, 조직을 놓치고 있다. 탄압 속에서도 고군분투한 활동가들의 땀방울을 못보고 있다. 무엇보다 그날 그 많은 사람들은 정권의 프레임을 수용하는 게 아니라 용기있게 거부하면서 나왔고, 그것이 집회 허가를 얻어내고 차벽과 물대포를 치우게 만든 진정한 힘이었다는 것을 놓치고 있다.


물론 그런 평가를 하는 동지들의 전투성과 급진성은 높이 평가돼야 하고, 더 강력한 투쟁에 대한 열정은 소중한 것이다. ‘왜 우리가 평화 프레임이 갇혀야 하는가? 시민단체와 종교계, 민주당은 중재한다면서 우리를 통제하려 한다는 우려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분명 그 많은 사람들이 그 좁은 공간·도로에서 집회·행진을 하는 것은 부당했고 갑갑함을 일으켰다. 하지만 결의된 소수보다 다수대중의 행동이 더 중요하고 강력한 것은 분명하며, 이를 위해서 이번에 시민사회, 종교계 등의 손을 뿌리치기는 어려웠다.


사실, 결의된 소수를 단단하게 만들면서, 그렇지 않은 다수를 더 넓게 끌어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가지는 모순·대립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시민사회, 종교계의 동참은 외연 확대이면서 동시에 우리 편을 통제하는 양날의 칼일 것이다.


하지만 2차 총궐기 건설 과정에서 두드러진 것은 양 날중에서 운동에 대한 박근혜의 몽둥이질을 막아서는 측면이었다. 한편, 끝없이 변화·발전하는 상황 속에서 박근혜에 대한 운동의 저항을 통제하는 측면도 잊지는 말아야 한다.


이미 일부에서 한상균 위원장의 자진출두를 권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권은 1차 총궐기에 대한 소요죄적용 추진과 불법시위 참가 시민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삭감등을 통해 이런 목소리를 키우고 싶을 것이다.


종교계의 화해호소도 언제든지 강자의 탄압을 막아서는 측면보다, 약자의 저항을 말리는 측면이 커질 수 있다. 이미 조계종은 한상균 위원장의 퇴거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보수적 신도들의 압력뿐 아니라 1600억에 달하는 정부지원예산도 신경쓰일 것이다.


무엇보다 문재인과 새민련이 한상균 자진출두를 주장하고 나섰다. ‘경제 살리기의 골든 타임을 놓칠 것이냐라는 지배계급의 압박 속에 야합의 걸림돌이 치워지길 바라는 것이다. 자유주의 야당은 아래로부터 압력에 반응하지만, 결국 그 압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지배계급의 '플랜B'로 인정받을 수 있는 운명이다.


따라서 새민련의 노동개악 저지 약속을 믿고 자진출두하자는 주장은 조금도 설득력이 없다. 이미 노동5법중 3법만 우선 처리로 말을 바꾼 이 뒤통수 전문당을 어찌 믿겠는가. 사실 1·2차 총궐기가 만들어 낸 압력이 아니었다면 새민련은 임시국회로 미루지 않고 정기국회에서 진작에 노동개악에 야합했을지 모른다.


결국 1, 2차 총궐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숨 돌릴 상황이 아니다. ‘내란죄에 이어서 소요죄까지 30년 만에 무덤에서 부활하고, 민주노총 위원장 한 몸 편하게 누울 곳이 사라진 민주주의가 지금의 현실이다. ‘신도라는 사람들이 노동자 대표를 모욕·폭행하며 납치해서 경찰에 넘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떨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 총선 국면과 준비로 넘어가자고 한다면 섣부를 것이고, 심지어 일부 사람들처럼 전략적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도 않다


한상균 위원장을 끌어내고, 민주노총 파업을 무산시키고, 민주당의 부담을 덜어줘서 노동개악을 완성시키는 것이 지금 박근혜의 지상 최대과제가 돼 있다. 우리의 과제도 명백하다. 한상균 위원장을 엄호하고, 민주노총 파업의 불씨를 살려서 큰 불길로 만들며 노동개악을 반드시 막아내는 것이다.


1,2차 총궐기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진보민중진영의 단결, 기층에서 주장하고 건설하기, 더 넓은 지지와 연대의 건설이 계속되고 강화될 수 있다면 그것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공동의 투쟁 건설 속에서 신뢰를 쌓아나가고, 탄압에도 서로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면 역전의 드라마는 3차 총궐기에서도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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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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