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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멋대로 쉬운 해고’를 막기 위한 단결과 투쟁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6. 2. 4.

전지윤



쉬운 해고등을 가능케할 정부의 양대지침 강행은 우리 모두에 대한 정말 심각한 공격이다. 이제 정부와 기업주들은 이 지침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더욱 쉽게 부려먹고 멋대로 짜르려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근로기준법, 심지어 헌법과 충돌하는 것이지만 정부와 기업주들에게 그것은 별로 중요치 않을 것이다.


이번에 MBC 녹취록을 통해서 드러났듯이 근거도 없고 재판에서 질 수도 있지만 일단 짜르고 소송과 법적 다툼을 질질 끌면 된다는 게 저들의 생각일 것이다. 노조나 단협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더욱 더 쉽게 이런 공격에 노출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에 맞서 파업을 선언한 상황이지만, 파업은 이미 공표된 양대지침을 뒤집을 정도로 힘 있고 실질적으로 벌어지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법에도 어긋나는 지침을 노사정 합의까지 깨면서 밀어붙인 것은 두고두고 이 정부에게 부담으로 남을 것이고, 노사관계의 불안정과 현장에서의 온갖 갈등과 충돌을 낳을 것이다. 이런 행정독재는 법적 근거만이 아니라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의 뒷받침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왜 박근혜 정부는 이런 무리수를 둬야 했을까. 그동안 정부가 주력해 온 것은 비정규직 악법의 통과였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위해서도, 민주노조의 분열지배를 위해서도 기간제와 특히 파견제를 늘리는 것이 사활적이라고 봤을 것이다. 그래서 원래 정부는 노사정 합의의 명분 아래 비정규직 악법들을 통과시키고, 이어서 대기업 노조들도 고통분담해야 한다며 일반해고 지침 등을 처리할 계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악법 통과가 쉽지 않아지면서, 지침을 서두르게 됐고, 그것이 반발을 낳으면서 한국노총도 빠진 일방적 지침 강행이라는 무리수로 가게 된 것이다. 이제 박근혜가 직접 거리 서명에 동참하면서까지 비정규 악법 통과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의장 정의화는 주저하고 있고, 민주당도 쉽게 합의해주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는 이미 기간제법은 포기한 상황이고 파견제법마저 대기업 파견은 금지하겠다는 절충안까지 들먹이고 있다. 그러자 친기업 우익들은 이런 식으로 알맹이들이 빠지면 차라리 법 개정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하며 반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낳은 요인에는 한국경제의 위기와 그 해법에 대해 지배자들의 혼란과 이견도 있을 것이다. 총선을 앞둔 권력다툼에, 박근혜의 무리수가 반발을 낳은 측면도 있어 보인다. 민주당의 굴복과 안철수당의 협조를 얻어 조만간 날치기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하지만 지난 연말 민중총궐기와 민주노총의 투쟁을 빼놓고는 현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그 압력이 없었다면 골수우파 정의화, 박근혜 당선 일등공신 김종인을 받들어모신 민주당, 이승만이 국부라던 안철수파 등은 진작에 박근혜의 손을 잡았을 것이다. 한국노총 지도부가 노사정 야합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는일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민중총궐기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거기에 참가하고 지지를 보냈던 수십만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닐 것이다. ‘민중총궐기가 법안 저지에는 큰 기여를 못했지만, 정의당의 정치적 부상에는 작용했다의 일각의 평가도 잘 납득가지 않는다. 민주노총 파업이 잘 되지 못한 것은 아쉽고 평가가 필요한 일이지만, 파업만을 절대시하고 나머지 부문과 투쟁들을 거기에 종속시키는 것도 타당치 않다.


파업 선언이나 노조 지도부에 대한 압박만으로는 파업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민중운동 진영이 그동안의 분열을 넘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공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한 대중행동을 건설한 것은 효과적이었다.


이것은 종북몰이와 진보당 해산의 역설적 효과이기도 했다. 이 정부는 제도정치와 사회적 타협의 장에서 민중운동의 다수파 진영을 강제로 몰아내버렸는데, 그것은 거리 정치를 부추기고 제도권 내 타협의 여지를 좁히는 효과를 냈다.


기층의 불만과 분노는 제도권 내에서 타협과 합의를 통해서 흡수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법률안 국회 통과율이 50%로 떨어져, 노무현 정부(81.8%)나 이명박 정부(71.1%)에도 못 미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물론 정부는 더욱 강력한 탄압을 통해서 이 상황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정부와 경찰은 집회·시위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선언했고, 민중총궐기에 대해 36천만 원 손배 소송도 제기한다고 한다. 또 총선 이후 과반 의석 확보를 바탕으로 개악의 강행을 노리고 있다.


현재 총선의 전망은 밝지 않다. 민주당과 안철수당은 야당다운 선명성을 경쟁하고 있다기 보다는 동반 우경화하고 있다. 유승찬 스토리닷대표는 진보가 사라진, 보수 3당 대결구도속에 새누리당 출신들이 주요 3당 선거를 모두 지휘하는 기이한 상황을 지적한 바 있다. 진보의 사분오열이 여전하다는 것은, 민주노총의 노동진보선거연합이 무산된 직후에 정의당이 민주당과 야권연대 전략협의체 구성을 합의한 것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총선까지도, 그 이후에도 더 강력한 대중투쟁을 기본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민주노총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의 방향은 타당하다. 공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4, 5차 총궐기를 건설해 나가고, 총선에서도 민중 단일 후보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방향도 말이다.


선거에서도 투쟁에서도 가장 피해야할 것은 각자가 눈 앞의 작은 이익만 우선하며 또다시 분열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민주노총을 내쫓고 보건의료노조를 넣겠다는 정부의 시도에 말려드는 보건의료노조 지도부의 태도는 안타깝다. 각자가 자기 부문의 눈 앞의 이익만 봐서는, 항상 길고 넓게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보면서 우리를 각개격파하려는 저들과 싸워서 백전백패라는 점을 봐야 한다.


그런 협소한 시각의 가장 극단적 형태를 보여 준 것은 새누리당 김석기를 지지 방문한 한국공항공사노조 지도부였다. 김석기가 공항공사 사장으로서 노조의 현안과 이익을 챙겨줬을지는 몰라도 그가 용산참사 주범으로서 민중운동의 공적이라는 점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용산참사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줬다.  


지난달 용산참사 7주기 집회에서 용산 유가족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미안해했고, 세월호 유가족은 용산 유가족과 백남기님 가족에게 미안해했다. 참가자들은 그것을 보면서 더 미안했다. 백남기님 따님은 한 인터뷰에서 세월호 가족, 소녀상 지키는 학생,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우리가 잘싸우지 못해 이렇게 됐다며 내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더라고 했다.


얼마전 세상을 떠나신 고 신영복 선생님은 우리가 서로 공감하는 이유는 나무처럼 서로 뿌리가 땅 속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가슴보다는 발로써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을 바탕으로 우리가 소통하고 토론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부족한 단결력과 투쟁력은 다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백남기 어르신을 저렇게 만든 자들이 처벌받고, 한상균 위원장이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정부의 양대지침이 무력화되는 날을 앞당길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노동자 서민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

https://docs.google.com/forms/d/1GCJpEA93aDq3iiVQMk2-B9O_iQ_eKjS5kGSWOziTxR8/viewform 

 


 

 

북한 위성 발사 예고 - 한미일 동맹의 자업자득

 

북한이 4차 핵시험에 이어서 조만간 위성(로켓)을 발사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핵시험 이후 미국, 일본, 한국의 압박과 무력시위가 낳은 누구나 예상할만한 결과다. 핵 폭격기 등 전략무기들을 한반도에 단계적으로 들여보내서 북한에 대한 핵 선제공격 능력을 과시하고 사드 배치를 추진한 것이 반작용을 낳고 있다.


배가 고프다고 울고불며 방안을 어지럽히는 아이에게 식칼을 보여주며 위협하면 울음을 그치고 배고픈 게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면 어리석은 게 명백하다. 오바마 정부가 2014년부터 1조 달러를 투입해서 실전 투입이 용이한 개량형핵무기들을 생산하려 한다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가만히 공격받을 날을 기다릴 것이라고 봤다면 순진한 것이다.


물론 이 나라 지배자들은 순진하긴커녕 살기등등하다. <조선일보> 고문 김대중은 핵무장에 관한 논의부터 시작하자. 불가피하다면 비핵화 선언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도 각오하자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핵무기를 줄 수 없다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자체를 꼭 집어 '외과적 폭격'으로 제어하는 과단성 있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처럼 한반도와 그 주변의 지배자들이 비이성적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논리로 빠져드는 상황에서 이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북한 4차 핵시험 직후에 국회에서는 정의당까지 포함해 어떤 정당의 반대도 없이 초당적 협력을 통해 만장일치로 북핵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미국의 핵 선제공격 위협과 한반도 전쟁연습 규탄 결의안일텐데 말이다.

 

 

세월호의 진실을 누가 덮으려고 하는가

 

진실은 감추어도 결국 송곳처럼 삐져나올 수 밖에 없다.’ 몇주 전 <김어준의 파파이스> 81회에서 세월호 침몰에 대한 김지영 감독의 설명을 보고 들으면서 이 말이 생각났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26406.html


18개월만에 소름끼치는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김지영 감독은 세월호가 닻을 내린 채로 병풍도 근처로 바짝 붙어서 운행했고, 그러면서 지그재그와 급작스런 멈춤 등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반 넘게 김지영 감독의 집요하고 치밀한 추적을 따라 온 사람은 누구도 이것을 단순히 음모론이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각각의 분석을 하나로 종합하자 무서운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시사인><미디어오늘>이 밝혀낸, 세월호를 인양하기도 전에 닻부터 제거했다는 사실, 해경 123정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청와대 요구에 따라 카톡으로 사진과 영상을 전송했다는 증거도 이것과 연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수백 명의 생명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는 누구도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그럴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먹먹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처럼 계속 진실을 숨기고 진상규명 활동을 가로막기만 한다면, 처음부터 그런 목적을 정해놓은 것과 다를 게 무엇인가.


지난달 ‘416가족의 밤에서, ‘화인을 부르는 416가족 합창단 부모님들의 표정은 너무나 맑았다. 그래서 차마 정면으로 쳐다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무대 바로 앞에서 공연을 보면서 눈물 흘리는 한 어머님과 우는 엄마를 꼭 안아주는 아이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이런 분들의 투쟁이 결국은 침몰했던 진실을 인양하기 시작했다는 게 <파파이스>81회를 보며 든 생각이다. ‘416가족의 밤에서 예은 아버님은 올해는 더 힘들고 무섭고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고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신 게 기억난다


함께 합시다  ->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 특별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

https://docs.google.com/forms/d/12wFEU8xCJ47vsEZ3_OXZOiYjTqgQhVQ5oCu4-lYs52c/viewform?c=0&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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