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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사드 배치 결정 - 한반도를 불구덩이로 몰아 갈 신호탄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6. 7. 9.

전지윤




[관련기사: 사드 논란 재앙을 향해 가는 치킨게임을 멈춰라 http://anotherworld.kr/157


수많은 문제점 때문에 커다란 우려와 반발을 일으켜 온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전격 결정됐다. 이번에도 핑계는 북한의 위협이다. 특히 지난 622일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중요한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게 드러났고, 미군의 괌 기지 타격 능력까지 보여 줬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후 미국이 김정은 개인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는 근거가 됐다. 이로써 김정은은 후세인과 카다피의 반열에까지 올라서게 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결국 미국의 침략과 폭격 속에 살해당한 국가 지도자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제 사드 배치까지 전격 결정됐다.

 

물론 북한 무수단 미사일이 괌 기지 타격 능력을 갖추었다면 위협적일 순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반도 불안정의 원인과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사실이 달라질 수는 없다. 북한의 무수단 발사를 며칠 앞두고 나온 한 보도야말로 사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했다.

 

그것은 미국의 안보 전문 정보회사인 스트랫포가 발표한 북한 정밀 타격 작전 시나리오였다. 그 내용은 폭격 시 동원할 폭격기, 미사일, 유도폭탄을 나열하며 “B-2 스텔스 폭격기 10대 이상과 F-22 스텔스 전투기 24영변 핵 단지를 비롯한 주요 군사 시설을 폭격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북한의 미사일·공군기지 등을 파괴하고 북한 핵시설과 주요 군사시설을 단번에 초토화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보도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스트랫포'가 미국 지배자들이 아주 신뢰해서 그 의견을 수용해 온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대선에서 진정한 매파로 불리는 힐러리가 되고 한반도는 더 큰 위험에 직면할 거라는 경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보고서에 그치지 않았다. 미군은 지난 6월말에 한반도 근처에서 전략폭격기인 B-52 두 대를 동원해 북한 폭격 훈련을 실시했고, 같은 시기에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해병대도 북한 상륙 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훈련은 B-52가 북한 지도부의 지하 벙커와 핵·미사일 기지 같은 핵심 시설을 폭격하고, 7공군의 지상공격기 A-10이 공습을 한 후, 3해병 원정대가 북한에 진격하는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사실 단지 북한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봉쇄와 압박이다. 사드의 핵심은 미국이 중국의 핵심부를 손바닥보듯이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기능에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것은 이 지역에서 군사적 균형을 파괴하고 미국의 전략적 우위를 확실하게 만들 것이다. 이 지역의 군비증강과 군사적 불안정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것이다.

 

한미일 동맹은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더욱 공격적 군사동맹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미 일본은 한반도 평·전시 무력 충돌을 존립위기사태로 간주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고, 대북 선제공격까지 불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왔다. 유럽, 중동, 동아시아에서 미사일방어체제(MD)를 구축해 온 미국은, 사드 배치로 동아시아 MD와 지역 군사동맹을 확실히하며 이제 세계적 군사동맹과 세계 MD를 더 확고히 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특히 중국의 반발이 매우 두드러진다. 사드 배치를 유방을 노리는 항장의 칼춤’[북한을 핑계로 중국을 노리는 미국의 칼춤]으로 규정했던 중국은 동북지역에 인민해방군 병력과 전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발까지 잠기면 누군가는 허리 혹은 목까지 잠길 것이라고 했고 원점 타격까지 운운해 왔다. 여기서 말하는 누군가원점은 무엇을 뜻할까? 그것은 바로 한반도 남쪽이다. 얼마 전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에는 개전시 중국 공군은 폭격기를 발진시켜 1시간이면 한국의 사드 기지와 일본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한반도가 다시금 열강의 충돌 속에 전쟁의 불구덩이로 빠져드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한반도 평화만 위협하는 게 아니라 세월호 참극과도 관련있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무조건 반대하진 않겠다는 민주당은 그럴 의지가 없어 보인다. 여소야대라지만 원내에서는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이라크 반전 운동과 평택 미군기지 반대 투쟁 등에서 저력을 보여줬던 진보진영의 반전평화 운동은 진보의 사분오열과 종북몰이, 진보당 해산을 거치며 예전만큼의 단결력과 행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사드 배치 반대라는 공동의 과제를 중심으로 강력하고 폭넓은 단결과 투쟁을 건설하며, 중국, 일본, 미국의 반전평화 진영과 국제적 연대를 구축하며 이 비상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토론해 봅시다http://anotherworld.kr/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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