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계급 투쟁의 새로운 전쟁터

 

[킴 무디(Kim Moody)가 세계 자본이 계급투쟁의 지형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노동자들이 여기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킴 무디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노동운동 저널인 <레이버노트Labor Note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신자유주의와 노동운동에 대해 깊이있게 분석해 왔다. 다양한 책의 저자이며, 한국에도 <신자유주의와 세계의 노동자>가 번역된 바 있다.](번역: 두견

 

출처: https://www.redpepper.org.uk/new-battlegrounds-in-the-class-war/

 




 

20185월 중순의 따스한 이틀 동안, 다겐햄 테스코(Dagenham Tesco)의 유통센터 직원들은 파업에 들어갔다. 그들은 39년 전 자동차 노동자들이 당시 거대했던 포드 공장의 '해고'에 대항해 점거했던 곳에서 단지 조금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이에 따라 생산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노동과 임금이 중단되었다.

 

‘BetterRetailing.com’(유통소매 관련 조사기관)은 이번 파업으로 '런던과 그 주변의 테스코 익스프레스 점포의 80%'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고를 통해 인력을 감축하면서 만들어진 적시생산방식’(Just-in-time)에서는 작은 지연이 연속적으로 공급사슬을 무너뜨릴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포드에서부터 테스코까지 변화에 대한 역사와 오늘날의 징후에 관한 가장 최근의 작업은 킴 무디의 <새로운 지형: 자본은 계급전쟁의 전쟁터를 어떻게 다시 만들고 있는가>이다. 아래의 인터뷰에서 무디는 오늘날 영국에서 조직화의 가능성에 대해 토론하기 전에 그 역사에 대한 감각을 제공한다.

 

 

: 당신 책의 첫 부분에서, 당신은 미국에서 제조업 노동자들의 수가 1979년 이래로 570만 명이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당신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가 현 정부가 주장하듯이 수입품들 때문이 아니라, 제조업 자체에서 노동과 자본의 관계가 변화한 것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한다. 1970년대 말 이후 그러한 변화들의 의미에 대한 설명해줄 수 있는가? 그것의 국제적인 추동력은 무엇이었는가?

 

: 물론 수입품들은 섬유, 의류와 일부 전자기기와 같은 미국의 많은 산업에 영향을 끼쳤으며, 중간재 부품의 수입 증가는 많은 산업에서 고용에 어느정도 손해를 끼쳤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제조업 일자리가 극적으로 줄어든 것은, 한편으로는 세계 경제의 변덕스러움, 특히 되풀이되는 경기침체의 결과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들의 와중에 제조업에서 중요하고 심지어 커다란 생산성의 증가가 있었는데, 이것은 대부분 린(lean: 유연) 생산방식의 결과물이었다. 이 두 과정 사이에는 연관이 있다. 1980~82년 불황으로 약 250만 명, 1990~92년의 불황으로 또다른 869000여명, 2000~2002년 불황으로 약 200만 명, 2008~2010 불황 때는 심지어 그 보다 더 많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러한 불황들 사이에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은 연간 3~4%를 기록했는데, 이는 불황 중에 사라진 일자리의 회복을 막기에 충분했다. 트럼프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강력한 보호주의적 노력에 나서고 있는 철강산업에서도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전체 매출의 약 25~30%에 불과하다.

 

더 효율적인 국내 '소규모 공장'들의 증가는 현재 미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담합해 온 메이저 철강회사들은 그들 시장의 대부분을 이들 국내 경쟁자들에게 빼앗겼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주범은 자본주의의 난맥상, 그리고 린 생산방식과 노동자 감시통제 기술의 성공적인 도입, 일자리(특별히 노조가 있는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형태의 노동강도 강화 등이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국제적 추진력'은 중국과 브릭스(BRICs)의 부상이라는 세계화의 주요 효과가 선진 경제들간의 경쟁을 격화시킨 것에 있었다. 그것은 결국 이에따라 많은 국내적 변화들을 가져왔다.

 

이제 자본주의의 변덕스러움은 중국에까지 도달해 제조업 분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동시에 이러한 다양한 문제의 악화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러한 자본 축적의 힘은 다른 나라들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야기하는 사회적 위기는 비록 여전히 불균등할지라도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 '형식적 포섭'이란 노동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노동일을 연장하거나 노동력을 확충하거나, 또는 둘 다에 의해서 자본이 자기 증식하는 과정이다. '실질적 포섭'이란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든 조직을 통해서든 생산성 향상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서 가치 증식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당신의 설명에 따르면 두 가지 과정은 모두 철강산업에서 일어났으며,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변화된 생산공정으로 인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됐으며, 결과적으로 일자리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다른 산업에서도 '퇴보''전진'의 이런 혼합된 변화를 보고 있는가?

 

: 단지 미국, 영국 또는 EU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자본은 형식적 포섭과 실질적 포섭 모두를 적용했다. 휴식시간을 줄이거나 심지어 대체 근무 일정같은 방법을 통해서 노동일은 연장된 반면, 동시에 산업 전반에 걸쳐 자본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러한 '과학과 기술의 직접적인 응용'은 노동력을 감시하면서 대체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여 년 동안, 자본은 창고를 변화시켰다. 창고들은 낮은 기술의 보관 장소에서 거대한 구조물로 발전하여 로봇공학, 추적 기술, 회계 IT 등을 채택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창고와 유통 센터의 기능은 흔히 도로, 선로, 항공, 해상 화물 등의 조직화와 교차 도킹을 통해 상품을 가능한 한 빨리 안팎으로 옮기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새롭고 훨씬 더 큰 창고와 유통 센터의 수가 2.5배나 증가했다. 2017년까지 비관리직 노동자의 수는 거의 100만 명으로 1.5배 증가했다. 시간은 경쟁력의 더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전자 상거래는 이 과정을 가속화했다. 그래서 노동과정에 대한 자본의 지배력을 높이는 실질적 포섭이 한때 쇠퇴하던 산업으로 다가오고 있다.

 

동시에 '유연성'이라는 명목으로 물류를 간소화하려는 노력은 노동과정의 '표준화'를 증가시킴으로써 성취된다. 경영 조사에서 우선 순위가 높은 단어인 '표준화'는 가장 단순한 것으로 업무량의 축소를 의미한다. 그래서 창고 직원들은 그들의 팔에 디지털 스캐너를 착용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상자를 집어들고 밀면서 점점 더 자본이 설정한 속도대로 가고 있다. 첨단 기술과 '추상 노동'에 가까운 것은 공장에서 창고, 소매업, 병원과 호텔과 같은 서비스로 설정되는 부문까지 손에 손을 잡고 가고 있다.

 

: 그것은 서비스 부문과, 당신이 묘사한 이러한 경향에 맞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나의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지난 5년간 민간 서비스 부문에서 노동자들을 조직하려는 시도가 잇따랐지만, 산업 차원의 어떤 돌파구도 마련하지 못했다. 이 일들에서 조직화를 가로막는데 작용하는 뭔가가 있는가?

 

영국독립노동자연합(IWGB)의 우버(Uber) 노동자들, 국제노조연합(UVW)의 청소부들, 제빵식품노동자연합(BFAWU)의 맥도널드 파업, 영국공공노조(Unite)TGI프라이데이 직원들의 활동들은 이 분야에서 파업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주 작은 규모에서 규칙에 대한 예외만을 보여주는가? 그러한 노동자들이 '조직화될 수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유별나게 힘이 없는 것인가?

 

: 나는 '조직할 수 없는' 노동자들은 매우 적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위 서비스 직종에서 노동자들의 상대적인 힘의 차이는 있다. 한편으로 병원, 호텔, 창고 등 대규모 작업장에 집중돼서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은 많은 점에서 '산업 노동자'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조직되었거나 조직되고 있다. 심지어 대형 빌딩에서 조를 짜서 일하는 청소부들도 미국에서는 노조로 조직됐고, 콜센터 직원들도 일부 있다.

 

이제, 영국에서 조직화되고 있는 배달부나 청소부들과 같이, 덜 분명한 힘을 가진 노동자들을 볼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IWGB나 청소부와 연합 노동자들의 독립노조와 같은 대안적 노조에 의해 조직화되고 있다. 이러한 더 새로운 조직화 활동이 '산업적 조직화의 물결을 예고'하는지 아니면, 또는 단순히 그러한 조직화되기 어려운 노동자들이라는 규칙에 대한 예외'인지에 대해서는, <새로운 지형>'다가오는 상승?' 제목의 챕터를 참조할 수 있다.

 

여기서 '물음표'는 일어날 수 있는 계급투쟁의 대격변을 이끌기에는 너무 파편화돼 있다고 생각되는 노동자 집단의 조직화, 파업, 정치화의 새로운 '물결'이나 격변이 언제 일어날지 우리가 거의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성냥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영국에서 19세기에 투쟁 상승기를 촉발했던 부문), 항만 노동자들? 웨스트버지니아의 교사 노동자들? 이 챕터는 노조와 노동자 계급 운동이 단지 '올라가는 비탈길'처럼 성장하지 않으며 단순히 경제적 변화의 결과도 아니라는 에릭 홉스봄(Eric Hobsbawm)의 통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들은 '압박' 아래 있다가 '인화성 물질들'이 축적된 결과로서 폭발했다. 다시 말해서, 어떤 노동자 집단이 먼저 행동을 취하든지 간에, 노동계급을 위한 운동이 전진하는 시기는 대체로 대격변처럼 온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오기에 앞서서 차이를 만드는 풀뿌리 행동주의는 중요하다.

 

: 최근 중단된 연금 분쟁 때 대학과 전문대 노조(University and College Union: UCU) 지도부가 결코 민주적이지 않은 실적을 거둔 것에 이어서, 조합원들은 어떻게 자주적인 힘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때때로 서로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의 평조합원 노동조합주의와 '전투적 소수파' 모델에 대해서 당신의 생각을 말해줄 수 있는가?

 

: 평조합원 운동과 전투적 소수파의 차이는 극복될 수 있다. 이것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다. 평조합원주의는 조합원에 의지하며, 실천에서 활동적인 조합원을 말한다. 미국의 노동조합에서 보수적이고 뿌리내린 지도부에 대한 평조합원들의 반란은 주로 지부 수준에서 발생하지만 반복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6년 팀스터 노조 선거의 경우처럼, 지난 몇 년 동안 소수의 사람들이 국가 또는 국제적 노동조합의 지도부 자리를 장악하거나, 거의 장악해 왔다. 그러한 반란은 새로운 노조 지도부 후보 집단이 등장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들은 작업장이나 관련된 이슈에 대한 투쟁에서 지도부의 대응이 부적절하거나 전체적으로 부족한 경우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보통 노동조합 민주주의, 더 강력한 작업장 조직, 나아가 전투성과 같은 목표들을 통합시킨다. 오늘날, 그들은 인종과 젠더에 대한 평등의 요구들 또한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좌파들이 이끌지만, 이런 반란은 흔히 정치적 경험이 거의 없는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일부는 실패하거나, 부분적 성과만 달성하거나, 새로 노조 지도부에 취임하여 자본, 국가, 노조의 오랜 관료 등 그들에 맞서는 세력들에 압도당하곤 한다. 이것이 '전투적 소수파'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 용어는 100여년 전에 미국과 영국의 신디컬리스트들에 의해서, 당장의 충돌을 넘어서 체제로서 자본주의를 분석하며 끝내는 급진적 사회변화를 이루고자하는 정치화한 노동자 계층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것은 그들을 더 효과적인 리더들로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평조합원 반란의 등뼈였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 미국에서 산별노조를 건설해갔던 이 정치화된 활동가 계층은, 1950년대에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요인들(증가하는 관료적 기업별 노조주의, 매카시즘을 통한 좌파 청소, 그리고 1960년대까지 이어진 상대적 경제번영)에 의해 파괴되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광범위한 사회적 대격변의 일부였던 평조합원 운동의 공세는 노동조합을 변화시키는데는 크게 실패했는데, 부분적으로 그것은 일관성 있는 '전투적 소수파'의 결여 때문이었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노조들에서 작은 규모로 평조합원 반란의 물결이 일어났지만, 그것이 일반화된 상승기로 나가지는 않았다. 보다 최근에, '전투적 소수파'의 부류들이 미국에서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 그것은 '레이버노트'(Labor Notes)의 작업 덕분이다. 레이버노트는 노조 활동가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2년마다 회의를 열고 지역 '하루학교'들을 개최하는 독립 출판사이며, 교육훈련과 네트워크를 추구하는 센터이다.

 

이러한 행사들에서는 노조와 그 활동에서 노동조합 민주주의와 젠더, 인종 평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장에 기반한 전략과 조직화가 강조된다. 높은 다양성을 지닌 네트워크로서 레이버노트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손을 뻗쳤다. 레이버노트의 회합은 수백에서 지금은 수천 명의 노조 투사들, 반체제 인사, 활동가들이 결집하는 장소가 되었다.

 

시카고에서 열린 지난 20184월 회의는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 노동운동의 구석구석에서뿐 아니라 다른 24개 국가에서까지 3,000명 이상의 활동가들을 끌어 모았다. 영국에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나 중심이 없다는 것은 이 나라에서의 평조합원 반대파 운동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노력들은 대부분 과거의 '광범한 좌파'(Broad Lefts)나 오늘날의 '통합 좌파‘(United Lefts)와 같은 많은 부분 선거를 위한 조직 구성에 국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만약에 새로운 평조합원 운동의 물결이 UCU에서 시작된다면, 그들은 더 많은 견인력을 얻기 위해 작업장에서의 힘 형성, 수많은 조합원들이 걱정하는 이슈에 대한 적극적 관여, 그리고 보다 민주적인 형태의 노동조합주의를 기획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실제로는 그 뿌리가 1차세계대전 이전 시대에서 비롯한, IWGB와 같은 작은 신참자들은 우리에게 민주주의, 포용력, 그리고 직접행동에 대해 뭔가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다.

 


(기사 등록 2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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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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