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언제가 될까. 해방이 일상인 것처럼 되는 세상이

박철균






이희호. 항년 96. 가히 1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온갖 한국사의 질곡을 경험했었으리라.

그리고 옆지기가 죽고 난 후 10년의 세월을 더 살면서 이 사회의 변화, 움직임, 운동을 또 경험했으리라. 그럼에도 그 편치 않았고 자갈밭 같으셨을 인생 고생 많으셨습니다. 편히 쉬시길. 지금은 명복을 빌겠습니다.

 

고인이 활동하던 1950년대 여성 운동의 주요 모토가 "혼인신고를 합시다"였다는 것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상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제도가 60년 전에는 그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활동과 목소리가 있었을까. 그리고 그 하나를 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차별적 언어를 들어야 했을까. 그 당시에도 누군가는 "남성이 두 여자를 거느릴 수 있지." "첩이 잘하면 본부인 되는 거고, 본부인이 행실이 못나서 쫓겨나는 건데 왜 난리냐"식의 엄청난 말을 쏟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운동은 그 당시엔 일반화되어 있지만 결국 평등하지 못한 차별을 바로 잡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혼인신고 운동은 그렇게 가족법 개정 운동으로 넘어갔고, 또 그것은 나아가서 호주제 폐지 운동으로 나아갔고, 또 이제는 반성폭력 운동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우리도 모르게 보다 나은 세상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언제가 될까. 지금 반성폭력 운동의 목소리를 외치면 "메갈"이니 "워마드"니 하면서 험한 차별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일상인 것처럼 되는 세상이.

 

또 언제가 될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주는 사람 기준이 아니라 맞춤형 복지를 얘기할 때 그것은 아직 시기상조니, 국고를 갉아먹는 주범이니 하는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일상인 것처럼 되는 세상이.

 

또또 언제가 될까.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겠다고 하는 것이 장애인이 어떻게 위험한 사회에서 사냐고 힐난을 받고 일부 가족들이 인권단체에 전화를 걸어 "당신들 때문에 장애인 가족을 시설에 보낼 수 없게 됐다"고 항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일상인 것처럼 되는 세상이.

 

또또또 언제가 될까.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고 혼인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에이즈의 온상"이니, "남자 며느리, 여자 사위" 등의 존재 자체의 혐오를 퍼붓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일상인 것처럼 되는 세상이.


(기사 등록 2019.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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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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