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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논쟁

논쟁 - 정의기억연대 논란에 관해 어떻게 볼 것인가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0. 5. 21.

[이용수 선생님의 기자회견 이후 언론과 정치세력, 나아가 검찰까지 개입하면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뜨거워지고 있다. 이 문제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진행된 토론과 논쟁을 두 가지 글로 묶어서 소개한다.]


 


 

정의기억연대 논란에 대한 나의 개인적 생각

 

박철균

 

1. 이제야 집에 들어와서 이용수님의 입장문을 본다. 기자회견과 비교해서 많이 다듬은 것 같다, 누가 손 봐준 것 같다 등 온갖 깎아내리기성 발언(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부디 주류 언론이 정의기억연대의 오피셜 발언을 깎아내리고 폄하하는 태도에 화를 내지 않길 바랍니다. 내로남불과 진영논리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잃게 합니다.) 댓글들이 눈을 아프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글에 실린 모든 입장은 이용수님이 앞으로 올곧이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주류언론이 전혀 본질과는 다른 것으로 정의기억연대를 공격하는 것에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때다 하고 공격하는 주옥순이나 류석춘 같은 교수가 화가 나게 하고, 반대로 정의기억연대를 방어하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 이용수님이든 정의기억연대에 비판적 입장을 하는 진보진영 사람들이든 마치 친일로 몰아 세우고 시민사회단체의 섭리(회계 등)에 몰이해한 사람으로 몰아 세우는 것에 불편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용수님은 그런 진영 논리가 관련 사건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얘기한 것이 좋았다.

 

무엇보다 정의기억연대의 운영 방식이나 박근혜 시절 위안부 합의에 대한 소통이라든가 이용수님이 문제제기하는 본질에 좀 더 다가가서 양측이 소통했으면 좋겠다. 어느 조직이든 문제가 생기지 않을리가 없는데, 그런 문제 발생시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나중에 조직을 더 튼실하게 만들 수도 아니면 오히려 더 쇠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의 여성인권운동가란 마무리엔 온갖 감정이 교차했다. 그동안 소녀, 할머니란 명칭만 일상적으로 더 많이 쓰여졌던 일본군 성폭력 피해자 인권 운동에서 그 당사자가 여성인권운동자로 자신을 규정하고 마무리 짖는 것은 이 상황 이후 이 운동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정의기억연대가 30년 넘게 일본군 성 노예 문제에 있어서 한국 인권역사에 있어서 기여한 바를 똑똑히 기억한다. 다만 그 역사가 계속 전진하기 위해선 이제는 문제를 대의를 내세우며 쉬쉬 덮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직면해서 해결했으면 좋겠다.

 

2. 지금 상황은 한편으론 더불어민주당이 명분도 없는 비례위성정당을 자유한국당으로 정당화하며 급조해서 만들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민사회단체에서 기성 국회의원을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그 공동체 구성원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할 텐데, 한편으론 그런 소통이 정의기억연대에서 서로가 잘 되지 않은 결과물이 지금 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단순히 이것만으로 이 상황이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서로간의 불신이 윤미향의 국회의원 출마 및 당선이 도화선이 되었다고 본다.

 

3. 냉정하게 얘기하면 나는 대중과 시민이 시민사회단체로서 기대하는 바와 국회의원으로서 기대하는 바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시민사회단체로서 어떤 스탠스는 시민사회단체니까 용인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는 용인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

 

시민사회단체가 아래에서의 저항으로 힘이 생긴다면, 국회의원은 주류 사회에서의 시스템으로 인해 힘이 생기기 때문에 그 근원이 매우 대조적이다. 그래서 후자 같은 경우는 너무나 지나칠 정도로 완벽함과 꼼꼼함, 혹은 도덕적인 바를 기대한다. 그래서 후자와 관련된 부분은 시민사회단체가 김진태나 이언주, 민경욱, 나경원의 파렴치함을 공격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주체가 시민사회단체가 된다면 반대로 공격당하는 상황으로 반전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그 금뱃지가 비례연합정당을 거쳐 주류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177석 중 하나인데다, 비례연합정당이란 정치 막장맞불이 일어나면서 사실은 누가 출마했고 누가 어떤 정책을 하는지에 대한 검증 내지 탐구가 힘들었던 21대 총선이 끝난 상황이라서 파급력이 더 커져 버렸다.

 

4. 그래서 나는 정의기억연대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문제제기되는 부분을 직접 격파하며 나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감정적인 혹은 조직의 대의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쉽게 이 국면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사장이 언론 생방송에서 빌미가 잡힐 "지난 일에 대해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다"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이용수님이 문제제기 하는 지점에 대해 명확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보다는 "이게 다 일본이 제대로 사과를 안 하고 지금까지 왔기 때문이다."로 모든 이야기를 죄다 귀결시키며 다른 의견을 사실상 가로 막는 것, 지난 시기 국가보안법으로 고생했으며 그렇기에 낙인이란 뭔지 누구보다 잘 알 윤미향 대표의 남편이 "이용수 할머니가 태도를 바꾼 것은 목돈을 물려 주기 위한 것이고, 할머니 옆에 수상한 괴뢰단체에서 파고든 것 같다."는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가 쓴 낙인찍기식 글(마치 일본이 그동안 일본군 성폭력 피해자를 공격할 때 쓰던 배후조종설을 그대로 입장이 달라진 이용수 할머니에게 쓰는)을 인터넷매체에 올렸다 삭제한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정의기억연대를 더 위기로 몰아세우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5. 그렇기에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언어와 행동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활동가들이나 지지자들에겐 기존의 말과 호소가 닿을 수 있지만, 이젠 국회의원이란 범위까지 닿은 상황에서 만나는 너무나 다양하기 짝이 없는 대중에겐 닿을 수 없다. 모든 것은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하고,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부당한 기성 언론의 공격엔 펙트를 대는 것은 많지만, 기성언론과 싸우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수님과의 면담, 소통, 대화를 계속해서 만들어 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제일 주요한 둘 사이의 갈등 해소가 제 아무리 언론이 곡해해도 뚫을 수 없는 방패를 만드는 가장 큰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6.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온갖 극우단체와 기성 언론의 부당한 혐오와 공격이 중단되기 바라고, 정의기억연대로 투영해서 한국의 시민사회인권단체까지 그 화살이 쏟아지려는 시도에 반대한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당선자 그리고 이용수님 사이의 갈동이 잘 해결되고 정의기억연대가 다시 조직을 재정비해서 마침내 일본군 성폭력 피해자 인권운동의 목표를 이루길 진심으로 바란다. 부디 이 기나긴 글이 친일 반민족적인 사람의 글로 곡해되지 않길 바란다.

 


이것은 합리적 의혹 제기가 아니라 집단적 린치다

 

전지윤

 


지켜보면 볼수록, 이것은 공인에 대한 정당한 검증과 합리적인 의혹 제기가 아니다. 윤미향은 까도까도 또 나오는 양파라고? 아니다. 저들이 지금 사람의 인격과 영혼을 면도날로 끝없이 벗겨내고 있는 것이다. 피가 줄줄 흐르고 있는 데도 살을 발라내고 뼈를 조각내며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수많은 의혹들이 대대적으로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가만있으면 의혹은 사실이 되고, 범죄가 된다. 해명하면 피해자와 싸우는 사람이 되고,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된다. 하나를 해명하면 또 하나가 제기되고, 하나를 반박하면 그것이 다시 공격받는 빌미가 된다. 남편이, 딸이, 아버지가 끌려나온다.(가족인질극) 무간지옥에서 허우적대며 계속 해명하고 있으면, 일단 사퇴해야 하는 뒤가 구린 사람이 돼 있다.(민주당은 역시나 손절을 준비하는 듯하다.)

 

이미 강력한 프레임이 설정돼서 벗어날 수 없는 수렁이 됐다. 대표적으로 쉼터 문제를 보자. 왜 그 위치에 구했는지, 왜 그 가격에 팔았는지, 왜 거기서 워크샵을 하고 뒤풀이를 했는지, 심지어 뒤풀이에서 왜 그 과자를 먹었는지... 모든 것을 의혹과 문제로 만들어서 끝없이 제기한다. 해명을 아무리 해도 제대로 보도하지도 않는다.

 

가장 기가막힌 게 아버지에 대한 공격이다. 의미있는 일을 하는 딸을 돕기 위해 아버지가 직장도 관두고 컨테이너에 숙식하면서 주야간 경비와 건물관리, 청소, 수리, 조경, 텃밭관리까지 다하며 몸을 망치고 한 달에 최저임금도 못 받아 온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최악의 노동조건을 감수하고 암까지 얻으며 고생한 아버지는 이제 친인척 비리특혜를 받은 사람이 됐다. ‘에 맡기고, 7580만원 지급’? 이 제목을 단 조선일보에 묻고싶다. 7년 동안 7580이면 한 달 임금이 평균 얼마라는 게 계산이 안 되는가?

 

사랑하는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아버지가 아니고는 누구도 이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다른 사람이 이런 조건에서 일했다면 아마도 조선일보는 노동자 권리 말하더니 한 달에 80만원 주고 초착취, 강제징용보다 더하다고 제목을 뽑았을 것이다.

 

내가 속한 단체에 이런 빠져나올 수 없는 무한궤도식의 프레임을 적용해 봤다. ‘사회운동하라고 회비와 후원금을 줬더니 모두 상근비로 지급했다!’, 재정이 워낙 열악해 상근비도 최저임금의 절반도 못준다고 하면? ‘사회변혁을 말하더니 상근자를 초착취하며 운영했다!’

 

따라서 지금, 악의를 가진 보수언론과 속보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기성언론의 검증없는 의혹 제기를 걸러듣고, 당사자들의 해명을 교차 확인하고 기다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윤미향과 정의연이 이용수 선생님을 배후세력의 조종을 받는 치매 노인으로 몰면서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모두 친일파라고 했다는 보수언론의 공격을 보자.

 

이것은 하도 대대적으로 반복돼서 기정사실화됐는데, 엄밀히 확인해 보면 사실이 아니다. 당사자도 아닌 일부 지지자들의 오버와 말실수를 짜깁기하거나, 일부 언급을 왜곡 과장해서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당사자도 악마의 편집이라고 항의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지모임을 하면서 가해자들이 피해자나 내가 하지도 않은 말과 맥락에서 떼어내 짜깁기한 말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 얼마나 억울해서 환장할 일인지 경험했다.

 

지난주 조선일보 사설을 보면 아주 혀를 내두르게 되는데, 하지도 않는 말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윤미향을 말바꾸며 이용수를 공격하는 사람’, 이용수를 피해자인지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몰면서 이간질하고, 이런 사람들이 억지로 반일을 조장해온 것이 위안부운동이라는 식으로 모조리 싸잡아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설사 보수언론의 일부 제기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찜방에서 위생 관리가 불철저하다는 보수언론들의 보도는 일부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시점, 어떤 맥락에서 그 문제를 제기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성소수자 마녀사냥의 도구가 된다. 물론, 지금 나오는 모든 비판의 목소리들이 전부 악의를 가진 보수언론과 우파들의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 쪽에서도 정의기억연대의 운동 방향에 대해서 다양한 지적들을 하고 있다. 위상에 걸맞게 더 철저하고 투명한 회계관리를 해야 한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 문제를 반일과 친일로 단순화시켜서는 안 된다, 운동의 대의를 내세워서 다양한 의견과 비판들을 억눌러서도 안 된다, 지금의 사태도 성찰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증언자 이후의 운동을 준비해야 한다...

 

모두 충분히 공감할만하고 일리있는 지적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를 덧붙일 수밖에 없다. 하나는 그동안의 정의연의 운동과 활동가들이 이런 고민과 문제의식이 없었거나 이 문제들에서 잘못된 대응만을 해 왔다고 본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30년 운동의 역사와 현실을 너무 납작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 운동은 단순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적 연대를 통해 발전해 온 운동이고 수많은 논쟁과 고민을 겪어내며 발전해온 운동이다.

 

둘째, 우리가 이런 고민과 문제의식들을 함께 더욱 더 치열하고 깊이있게 논의하기 위해서도 먼저 지금의 보수언론과 우파세력의 토끼몰이식 마녀사냥을 분명하게 반대하고 막아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들이야말로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해 온 자들이고, 이 문제를 반일과 친일로 단순화시켜온 자들이고, 운동의 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성찰은커녕 이 운동을 소멸시키려고 해온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너무 당연한 것을 반복하고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도 모르게 그것을 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며칠 전, 그동안 보수언론들이 이용수 선생님을 과거에 뭐라고 비난해 왔는지 한번 찾아보았다. “거짓말 할머니”, “위안부 사기꾼”, “반미”, “종북”... 이랬던 세력이 지금은 이용수 선생님의 일부 발언을 악용하고 왜곡, 확대해서 윤미향과 정의연에 대한 집단 린치 수준의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운동의 방향에 대한 이견과 비판적 지적은 언제 어디서든 가로막혀선 안 되지만, 그것을 누구를 향해서 어떻게 제기하느냐는 항상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가 된다. 우리의 문제제기가 보수언론이 쏟아붓는 돌무더기에 섞여서 그 일부가 될 수 있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에게 물 밖에서 팔짱끼고 훈수두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2~13년 종북 마녀사냥이 극에 달했을 때를 돌아보면, 지금보다도 더 했다. 이석기 의원과 경기동부연합에 대해 온갖 의혹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면서 그들은 종북’, ‘간첩에 온갖 비리를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들로 매도하고 있었다. 융단폭격처럼 쏟아지는 마녀사냥 속에 당황하고 위축된 사람들은 온갖 말실수를 하고 빈틈을 보이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진보진영에서도 NL진영이 어떠한 사상적 문제점과 실천적 오류를 범해 왔는지 지적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운동 과정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통해서 NL활동가들이 범한 잘못에 대한 '증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종복물이에 맞서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와 빈틈에 대한 지적과 비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비판과 지적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타당하고 사실에도 부합했다. 문제는 그것이 보수언론의 집단폭행을 당하고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는 쏟아지는 돌덩이들 중에 하나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마운 충고가 아니라 더 아픈 상처가 됐다. 따라서 그 비판이 타당하고 사실에 근거한 것이냐는 핵심이 아니다.

 

똑같은 주장과 사실도 누가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효과가 난다는 것을 나는 성폭력 피해자 지지모임을 하면서도 배웠다. 지지모임 내부에서 해결해야할 문제점, 토론하면서 나온 내용을 가해자 편이 알아내서 멋대로 공개하고 피해자 쪽을 공격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덮는데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쏟아지는 돌덩이를 맞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우산을 펴고 우박을 같이 맞으면서 그 우산 속에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또 물 속에 뛰어 들어가서 같이 헤엄치면서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더 나갈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럴 때 진정으로 이 운동의 발전을 위한 생산적 토론의 장이 열릴 수 있다.

 

제국주의와 가부장제와 국가주의에 대해서,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해서, 피해자의 주체성을 인정하면서 경청하고 소통하는 방법에 관해서, 2015 한일합의를 넘어서 나갈 길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고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누구 못지않게 이 문제에서 이견과 토론할 쟁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것은 정의연 운동이 특별히 문제가 많아서도, 내가 특별히 고민이 많은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우리는 당연히 누구나 어떤 문제에서도 생각이 다양하고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반일 종족주의론을 펼쳐온 이영훈이나 일부 <제국의 위안부> 지지자들처럼 지금을 자신들의 기회라고 본다면 어쩔 수 없다. 사실과 논리로는 논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고 상대방을 공존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코너에 몰려서 반박은커녕 숨쉬기조차 어려운 순간을 기회로 보기 마련이니 말이다.

 

잊지 말자. 지금의 국면은 정의연과 시민사회단체들의 회계투명성을 높여주고, 이 운동의 더 많은 성찰과 발전을 돕기 위한 의도에서 보수언론과 우파세력이 만들어 준 공간이 아니다. 내가 이 운동과 정의연에 대해 가진 나름의 진지한 이견과 비판을 절대 이런 쓰레기더미에 섞이게 나둘 수는 없다



(기사 등록 20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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