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정의당 지도부 선거 돌아보기

정의당 6기 당직자 선거 - 과도기 상황에서 진보적 방향이 선택되다

 

박철균




 

1.

한달동안 진행되었던 정의당 당직 선거가 끝났다.

이번 정의당 선거는 21대 총선 전후로 일어났던 정의당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의당이 어떤 정치적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선거는 끝났고, 정의당 6기 대표는 김종철 선임대변인이 대표로 당선됐다.

 

2.

사실 정의당의 과도기적 상황은 정의당이 만들어지던 시절부터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노회찬/심상정을 중심으로 한 통합정당 추진세력, 그리고 국민참여당 계열이 모두 모여 만들어진 것이 통합진보당이었고, 그 통합진보당이 19대 총선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당내의 분열이 일어나 만들어진 것이 정의당이다. 그러다 보니 당의 구성요소가 예전 민주노동당보다 더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같은 당 안에서도 비판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을 훔치는 사람이 있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과 관련해서도 비판과 연대의 수위를 다르게 판단하고, 소위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달랐다.

 

이런 다양한 성향들은 정의당 내에서 초반부에는 같은 당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타협(대표적으로 당내 행사에 국민의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같이 공존하는)하는 형태를 띄며 나아갔다. 또한 2017년까지는 박근혜 정권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정의당 역시 박근혜 정권에 맞선 활동들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었다.

 

3.

그런데,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이에 대한 당의 진로에 대한 이견이 있고 여전히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민주당과 사실상 연정하여 국민의 힘(, 미래통합당)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쪽과 문재인 정권의 실책에 대해 명확히 얘기하고 진보정당의 독자성을 얘기해야 한다는 쪽의 이견이 점점 커져갔다. 이런 이견은 2010년대 말부터 크게 부상하기 시작한 페미니즘에 대한 이견차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자는 대체로 페미니즘을 과도한 여성들의 운동으로 간주했고, 후자는 대체로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그 목소리에 연대하고 함께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런 서로간의 이견이 21대 총선에서 비례연합정당 합류 여부 논쟁, 당내투표에서 비례투표 1,2번으로 뽑힌 여성이자 청년인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이 여성/청년/장애인/성소수자 등 다양한 가치를 위시로 한 목소리와 행동을 펼치면서 폭발했다. 한쪽은 정의당이 민주당과 선을 그으며 고립을 자초한다며 비판했고,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의 목소리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심지어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사건 때 두 사람이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하기 위해 장례식에 가지 않는다고 할 때 비난을 가했으며, 류호정의 원피스 국회 출근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다른 한 쪽은 정의당이 민주당과 국민의 힘과는 다른 선명성을 더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이 보여주는 파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모습, 그리고 장례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2차 가해에 직면했던 박원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연대하는 모습을 찬성하고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속에서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당을 탈당을 하기도 했고, 그중 몇몇 이들은 류호정 의원에 대한 당원소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4.

그래서 6기 당직선거는 정의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대표단 및 각 지역에서 출마했던 사람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다른 시각으로 선거에 출마했다. 민주당에 보다 우호적인 성향 2020년 동안 보여 준 당의 모습은 다양한 사람들을 떠나 보냈다고, 다시 당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대표단 선거에서는 대표로 출마했던 박창진 후보가 이런 경향을 대변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얘기하면서 현재 당에서 활동하고 있고, 그 진보적 가치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을 등한시하거나 혹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만들었다.

 

또한 당내의 "과도한" 성향에 대해 비판은 많이 보였지만, 현 문재인 정권이나 민주당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이런 목소리가 외적으로 외연을 확장한다기 보다는 당을 내부적으로 협소하게 만들 수 있었다. 박창진 후보가 해명을 했지만, 의료파업을 비판하면서 노동자의 노동권을 비하하는 것처럼 보여줬던 언론 인터뷰는 이런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기도 했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정파정치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 마치 20년 전 총학생회 선거에서 비운동권 후보가 운동권을 비판하여 정치혐오를 일으켜서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과 유사해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특히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중 정당에서 이런 식의 주장은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고, 본인들 또한 함께 세력을 만들어서 정치를 한다는 점에서 자기 부정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1차 투표에서 낙선한 박창진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정파정치의 주요 핵심에 있는 배진교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한 술 더 떠서 대놓고 다양성의 정치를 과도하게 혐오하는 사람이 버젓이 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대전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과도함"이란 단어를 써 가며 온갖 혐오성 용어를 써가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있었고, 충청남도에선 "자기는 종교적 이유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면서 바로 옆 성소수자 전국위원 후보 앞에서 대놓고 얘기한 전국위원 후보가 있었다. 이는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상당히 훼손시키는 바이기에 차후 관련된 조치가 필요할 듯싶다.

 

5.

사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은 쪽은 민주당과 국민의힘과는 다른 독자적인 진보정당의 목소리를 내고, 여성/장애인/성소수자/빈민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들이 등한시되지 않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경향이다. 대표 선거에서는 김종철 후보, 김종민 후보, 배진교 후보가 이런 경향이었다. 다만, 그 안에서도 고저가 있었는데, 배진교 후보는 그러면서도 좀 더 유화적이고 국회 중심적이고 필요하면 민주당 등의 사람들과 연정이 필요한 포지션이었고, 김종철 후보과 김종민 후보는 좀 더 분명한 진보적 가치를 선명하게 내세우자고 주장한 포지션이었다.

 

6.

선거기간 동안 많은 논쟁과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원들은 보다 독자적이고 진보적인 노선을 선택했고,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 가치(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빈민 등)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함께 얘기하고 변화시키겠다는 선택을 했다. 당원들의 이러한 선택은 모습에서 원내의 책임있는 진보정당으로 나아가길 바람이 담긴 결과로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이라 하겠다.

 

김종철 대표는 오랜 세월 지역에서부터 국회까지 열심히 활동했고 그 속에서 신뢰와 지지를 많이 받아온 사람이다. 선거 결과의 바람대로 보다 더 진보적이고 인권적인 정의당이 되길 바란다.

 

(기사 등록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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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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