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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논쟁

이준석의 혐오선동과 싸워 온 사람이 이준석 초청을 변명하는 사람에게 드리는 글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3. 4. 29.

박철균

최근 정의당 관련해서 페북에 최대한 개인 의견을 말하는 것을 삼가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개인의 의견이라 얘기해도, 제가 활동하는 전장연 전체의 의견처럼 비춰지고 말해질까 봐 걱정이 많이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괜히 내가 어쭙잖은 의견을 얘기할까 봐 장애인 운동 곳곳에서 정의당과 관련된 정책 및 연대 활동을 하는 분들께 지장을 주고 누가 될까 봐 입이다.

그래서 좋은 일이든, 불편한 일이든 제 의견이 있음에도 그저 마음속 일기장에 적어 두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불편함을 참을 수 없어 꾹꾹 참았던 한마디를 하게 됩니다. 바로 이준석과 관련된 정의당 몇몇 인사의 행동과 그에 대한 말이 너무나 인내를 넘어서게 만듭니다.

정치는 분명 설득과 토론의 과정인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대되는 사람이라도 때로는 함께 일을 하는 것인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반대되는 사람과 일하기 위해서 반대되는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거나 배제받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장애인 운동을 30대 내내 하면서 가장 내 맘을, 장애인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맘을, 여성운동을 비롯한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의 맘을 가장 후벼 팠던 사람 중 하나가 이준석입니다. 이준석의 혐오발화는 인터넷에 혐오 물결을 부추겼고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틀어 막았던 사람이 이준석입니다.

실제로 이준석이 페북에 전장연 운동을 혐오선동하면서 인터넷 혐오악플이 급증했습니다. 끔찍하게도 그 혐오선동의 정치는 전장연 사무실 앞에까지 와서 장애인 당사자에게 협박을 하거나 전장연 대표를 미행하며 몸캠으로 촬영을 하는 현실 폭력으로도 다가왔습니다. 특정 당사자의 가족 이력까지 공개하면서 지금까지도 관련 가족을 고통으로 몰아 넣은 것도 이준석입니다.

여성운동-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는 또 어떤가요? 이대남이니 어쩌니 하면서 사회 여론을 페미니즘은 마치 고약한 것, 문제 있는 것으로 백래시로 몰아넣은 주 장본인이 이준석이 아닌가요? 이래저래 사회적 소수자가 숨쉬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 것이 이준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해당 글에 대해서 크게 놀랐고, 특히나 마지막 문장 "나와는 다르지만 배울 게 있는 정치인이어서 초청했다. 그게 전부다."에선 숨이 막혀 버렸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배우고 싶던가요? 교묘하게 궤변을 늘어놓으며 사회적 소수자를 더 소외되게 만들고 혐오 폭력에 더 노출되는 법을 배우고 싶던가요?

필요에 따라선 달을 가리키는 사람의 손가락이 더럽다고 하면서 무언가 달을 가리키며 말하는 사람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법을 배우고 싶던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 행동은 정당화하면서 책이든 텍스트든 혐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그 뻔뻔함을 배우고 싶던가요?

솔직히 저 분께서 얘기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저는 이해가 안 되고 이해를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논란에서 저 분께서 하셔야 했던 것은 이준석을 초청한 것에 대한 구차한 변명이 아니라 그 행위로 인해 진보정당조차도 배제되고 소외되는구나 느낄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사과가 먼저입니다. 어떤 미사여구보다 그것부터 먼저 챙기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 분의 의견은 그저 정의당 내 한 정파의 의견이라 얘기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틀렸습니다. 저 분뿐만 아니라 정의당 내놓으라 하는 주요 국회의원 두명까지 함께 했던 그 문제의 손잡기 행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그걸 정의당 일부의 얘기라고 하지 않습니다.

정의당이 참으로 문제가 있고 내년 총선에 뽑을지 자신이 없다고 하거나 총선 때 뽑지 않겠다고 얘기합니다. 그저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치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정부, , 경찰, 법원 등 온갖 곳에서 두들겨 맞고 탄압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한국의 인권활동가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서 저 분은 부디 경각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 함께 했던 정의당 이름 있는 두 국회의원 분들도요. 이준석처럼 변명하지 말고, 이준석처럼 말장난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관련해서 사과부터 하고 제대로 된 대안을 얘기하시길 바랍니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한 치의 변화도 없다면 나는 님과는 다른 길을 걷겠습니다. 님의 정치로 잃어 버릴 수 있는 한국의 인권을,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운동을 나는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기사 등록 202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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