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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이스라엘/ 윤석열/ 트럼프 관세/ 진보와 중도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5. 4. 15.

전지윤

끝없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와 집단학살

이스라엘이 가자로 가는 모든 음식, , 지원을 끊은지 한달이 훨씬 넘었다. 트럼프의 가자 주민 추방과 접수 발언이 '이미 15개월 동안 학살과 폭격에도 실패한 전략이고, 미국의 동맹국들뿐 아니라 아랍의 왕정과 독재정부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법이기에 실현 불가능한 블러핑'이라고 본 내가 틀렸고 어리석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훨씬 더 극단적인 시온주의 천년왕국의 광신도이자 전쟁광 살인마들이었고, 서방 정부들과 아랍 정권들은 훨씬 더 비겁하게 침묵 방조하며 복종할 준비가 돼 있었다. 가자 주민들이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만이 타당했다.

네타냐후는 가자지구의 66%를 출입금지 구역으로 만들고 계속 주민들을 인종청소하고 대량학살하고 있다. "가자지구에는 갈 곳이 없다. 그들은 가자지구의 모든 사람들을 서서히 살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하루 평균 40~50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전세계를 뒤흔들면서 계속 모든 언론의 헤드라인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정부와 언론은 그냥 침묵하고 있다.

"가자 지구에서 50,000명이 사망했습니다. 114,00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사상자의 3분의 2가 여성, 어린이, 노약자입니다. 전체 인프라가 파괴되었습니다. 이러한 파괴의 대부분은 네타냐후의 전쟁 기계에 공급된 미국의 폭탄으로 이루어졌습니다.“(버니 샌더스)

윤석열 파면과 '빛의 혁명'은 어디로

1. 마침내 윤석열은 파면되고 12.3 쿠데타는 가까스로 진압되고 있다. 자신이 역사상 최초로 '비폭력 평화 계엄'을 했다는 '계몽주의' 철학자 윤석열의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거듭 말하지만 12.3 쿠데타는 이미 탄핵으로 몰리고 있던 윤석열의 선제공격용 계엄이었다.

2. 순순히 탄핵을 맞이하느냐 쿠데타로 판을 뒤집냐의 갈림길에서 윤석열은 도박을 걸었다. 계엄을 검토만 하며 주저하다 기회를 놓친 박근혜처럼 되기 싫었던 셈이다. 당시 기득권 카르텔은 권력의 기반은 보존하면서 박근혜를 꼬리자르고 다음 반격과 부활의 기회를 노렸다.

3. 그런 설거지를 맡았던 것이 바로 윤석열 특검이었다. 그 과정에서 윤석열은 기득권 카르텔의 새로운 지도자로 떠올랐다. 이들 모두는 8년전처럼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꼬리 자르기는 없었고, 기득권 카르텔은 대부분 똘똘 뭉쳐 윤석열을 지키려 했다.

4. 이들이 준비한 무기는 광화문을 장악한 태극기부대였고, 이재명포비아였고, 중국과 소수자 혐오였고, 젠더 갈라치기였다. 8년 전에는 잘 볼 수 없거나 막판에나 등장했던 현상이다. 그래서 쿠데타 진압은 더 힘들었고 계속 걸림돌에 직면하면서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다.

5.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이 힘을 합쳐 윤석열을 탈옥시켜준 것도, 헌재가 계속 시간을 끌면서 우리의 피를 말리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기득권 카르텔은 실제로 윤석열 복귀와 제2의 쿠데타를 기대했다. 그것은 끔찍한 피바다를 낳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6. '명문'으로 찬양받는 헌재 결정문에도 그 흔적은 남았다. 이 결정문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치 기득권 우파를 향해 '이런 저런 이유로 기각은 어려웠다'고 변명하고 설득하듯이 쓰여져 있다. 심지어 소수파를 무시하고 탄핵을 남발한 다수 야당의 전횡'을 지적하고 있다.

7. 실제 벌어진 것은 야당을 탄압하던 윤석열의 전횡이었고, 야당의 탄핵은 그에 맞선 방어적 수단이었는데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어 있다. 12.3이 독재와 학살을 위한 파시즘적 시도였다는 지적도 찾기 어렵다. 8년전 헌재 결정문에 세월호가 없었듯이 이번에도 이태원은 없다.

8. '소수 여당을 존중하지 않는 다수 야당도 문제였고 윤석열의 고심도 이해는 가지만 계엄은 너무 심했다'는 양비론적 해석에 열려있다. 이런 양비론을 적극 주장해 온 것은 한동훈, 이준석, 이낙연 등이다. 이들 모두는 지난 4개월 동안 거리와 광장에 나온 적이 없다.

9. 특히 말로만 비판하고 막상 쿠데타 진압을 위한 투쟁에 불참한 이준석당, 이낙연당은 '야당'으로 볼 수 없다. 지켜보다가 쿠데타의 성패에 따라서 얼마든지 어느 쪽으로든 올라탈 수 있는 믿지못할 세력으로 봐야 한다. 박정희, 전두환 쿠데타 때도 그런 '야당'은 많았다.

10. 그렇기에 '국힘과 민주당은 적대적 공생 관계이고 둘 다 잘못했다'는 중립적 지식인들의 기계적 양비론은 틀렸다. 민주당이 쿠데타 진압에 중요한 구실을 한 것과 이재명 2심 무죄 판결이 기득권 카르텔의 반혁명 시도에 김을 빼는 데 중요한 계기로 작동한 것은 사실이다.

11. 민주당 지지자들은 거리와 광장에서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물론 거리와 광장에는 진보정당과 지지자들, 민주노총과 노동자들, 여성과 소수자들도 많았고 핵심적이었다. 이들은 서로 겹치기도 했는데 반혁명 시도를 분쇄하고 쿠데타 진압에 성공한 진정한 힘은 여기서 나왔다.

12. 보수논객 김진도 지적했듯이 이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는 '민중혁명을 막기 위해서' 헌재는 결국 헌정질서 내부에서의 해법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광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하나였지만 동시에 무지개처럼 다양한 요구와 정체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3. 빛의 혁명이 단순히 (아마도) 민주당으로의 정치권력 교체라는 '정치혁명'을 넘어서,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혁이라는 '사회혁명'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러한 다양성을 어떻게 다시 이번 쿠데타 진압과 윤석열 파면 때처럼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14. 무엇도 결정돼 있지 않고 쉽지도 않을 것이다. 당장 국힘같은 세력과 '공존, 화해, 용서'에 대한 압박이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지식인과 언론들은 '문재인처럼 적폐 청산과 검찰, 언론 개혁에만 매달리면 안된다'는 말을 꺼내고 있다. 진실은 그 반대인데도 말이다.

15. 이번에 기득권 카르텔이 사용한 무기들(극우 행동대, 이재명포비아, 중국 혐오와 각종 갈라치기 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연금으로 세대 갈라치기에는 민주당 일부도 동조하고 있다. 이재명포비아는 워낙 뿌리깊기에 테러나 탄핵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16. 진보정당들이 분열과 약화를 넘어서, 민주당의 개혁 추진을 압박하거나, 민주당의 개혁 실패에 실망한 지지자들을 흡수하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또다시 민주당의 개혁 실패로 인한 반사이익이 더 위험한 신극우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17. 윤석열이 국제적 신극우 파시즘 운동의 일부였기에, 우리의 이번 투쟁과 승리가 미국 트럼프를 정점으로 한 신극우 정권들에 맞서는 전세계 곳곳의 투쟁들에 자신감을 줄 수 있고, 역으로 그 투쟁들의 성패가 다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봐야 한다.

18. 따라서 트럼프-네타냐후 동맹에 맞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것 등은 인류의 의무일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과제가 된다. 과연 이제 중요한 고비를 넘은 '빛의 혁명'8년전 '촛불혁명'이 제시했지만 이루지 못한 과제를 마무리하면서 그것을 더 넘어서서 나아갈 수 있을까?

트럼프와 관세 폭망

트럼프는 갈수록 우스워지고 있다. '관세는 아름다운 것이고 절대 후퇴는 없다'더니 관세 적용 90일 연기에 이어, 휴대폰과 컴퓨터와 전자기기에 대한 관세는 없던 것으로. 이것은 누가 봐도 트럼프가 기다리는 전화도 안하며 튕기는 시진핑과 중국, 테크 자본가들에 대한 굴복이다.

쌍둥이 적자 해소는커녕 미국 경제의 대혼돈 속에 중국의 힘만 재확인해주고 있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 중에 하나이면서, 중국 경제는 미국 수출에 의존도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제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트럼프 정권 내부에서 극우 파시스트 스티브 배넌과 극우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권력 다툼에서 일단은 머스크가 이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가 급등락 속에 하루에 4조원이나 번 트럼프 측근들도 승자다.

미국 경제는 지금 자유낙하 중이지만 관세 유예 발표 직전에 트럼프는 '지금이 부자될 기회'라고 했고, 하루 하루 바뀌는 주가 급등락 속에 트럼프 무리는 떼돈을 벌고 있을 것 같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도이치 주가조작,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그 패턴과 방식이 똑같다. 신극우 파시스트들인 트럼프와 윤석열은 정말 미국과 한국을 '다시 위대하게' 말어먹는 판박이들 같다.

지난해 파업으로 의미있는 성과와 승리를 거두고 미국 노동운동의 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는 트럼프 관세에 대한 단순 거부가 아니라 일종의 '조건부' 지지 입장이다.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이 된다면 좋지만, 반동적 프레임과 내용들은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나프타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희생돼 온 미국의 노동자들이 자유무역 협장의 파기와 보호주의를 공감하고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반동적 민족주의를 지지하기도 어렵고 전술적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관세를 피해 자본이 공장을 대거 해외로 이전하면서 일자리가 타격받을 한국도 비슷한 고민 지점들이 있을 것 같다.

트럼프의 관세 급브레이크는 계산된 그림이나 '협상의 기술'이 아니라 반대파만 아니라 지지층, 월가, 대자본 모두의 반발이 낳은 후퇴로 보인다. 지지율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하락중(아래 유고브 여론 조사)이다. 관세 장난은 미국 제조업의 부흥,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미국 달러와 채권에 대한 '신용' 붕괴만 낳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판 조선일보같은 폭스뉴스조차 요즘 '반트럼프'로 변신한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채권시장이 흔들리자 트럼프는 후퇴하고 굴복했다. 하지만 '최후의 안전자산'이라는 미국 달러와 채권의 신용은 무너지고 있다. 트럼프는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니라 '세컨드'로 만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아니라 '무너지게'로 만든 정치인으로 기억될 듯하다.

이것은 미국의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이 헛발질만 하고 있던 민주당을 넘어서면서 반트럼프 투쟁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 45일 반트럼프 전미국 행동의날에 뉴욕에서만 수십만이 모였고, 트럼프와 머스크에 맞서 미국 50개 주에서 총 1백만명이 모인 1,400여 개의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의 권리와 일자리, 복지에서] 손 떼!'라며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 복지 축소,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언론 탄압, 기후 정책 후퇴 등을 규탄했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폭탄 발표와 미국 증시의 기록적 폭락이 더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물가 폭등, 무역 적자,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가 폭락한 미국 대자본가들도 당황하고 반발하는 것 같다. 최근 한국의 윤석열 파면을 보고 미국인들은 SNS'우리도 할 수 있다'고 댓글을 올렸다. 지금 상황은 지난 반윤석열 투쟁이 신극우 파시스트들에 맞선 전세계적 반격의 일부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승리의 첫발은 우리가 시작했지만, 윤석열 다음은 트럼프, 네타냐후였으면 좋겠다.

차별금지법과 국가보안법, 그리고 진보정당

최근 진보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와 간담회를 했다고 한다. 아마 곧 발의할려는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국사회 민주주의 위한 핵심 과제중 하나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다. 이번에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이라는 윤석열 쿠데타와 전쟁 촉발 시도, 극우 결집의 명분과 논리를 봐도 보안법 폐지의 중요성은 절실하다. 종북몰이와 강제해산의 피해 경험도 있는 진보당이 보안법 폐지도 발의하길 기다린다. 물론 무조건 '빨리'보다는 적시에 효과적으로.

왜냐하면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은 벌써 15번 넘게 발의됐지만 통과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차별금지법의 2배다) '우리는 암튼 발의했다'고 자족할 게 아니면 이번에는 꼭 통과를 위한 충분하고 철저한 준비, 지난 실패에 대한 평가, 원내외 동맹 구축, 여론 조성에 힘써야 한다. 보안법으로 감옥도 간 적이 있고 지금도 자기 검열에 시달리기에 민주주의에 대한 타는 목마름으로 기다린다.

사실 차별금지법 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의 문제는 너무 비슷하다.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서서 보안법 폐지를 막는 대표적 논리이기도 했다. 둘 다 누군가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이고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하지만 두 과제의 지지자와 운동은 잘 결합하지도, 두 가지를 잘 연결시키지도 못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보안법 폐지는 진보당의 이슈, 차별금지법 제정은 정의당의 이슈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진보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열의가 없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사실 보안법 피해자가 훨씬 많은 진보당 지지자들은 보안법 폐지 발의는 언제 하냐고 욕할만하다.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며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이슈는 너무나 깊이 연결돼 있고, 모두 다 같이 관심을 갖고 함께 싸울 문제다.

하지만 정의당 장혜영 전 의원은 SNS에 진보당과 김재연 대표가 '원내에 있으면서 차별금지법 발의를 미루고 있다'고 비웃는 글을 올렸다. 김재연은 2012년 통합진보당 시절에도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장본인이고 종북몰이 끝에 당이 해산당하고 의원직도 박탈됐었다. 차별금지법 발의 같은 것을 못하게 하려는 것도 이런 폭력적 탄압의 목적이었음은 물론이다.

장혜영도 2020년에 차별금지법을 발의했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둘 사이의 동지적 협력은 찾을 수 없는 이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왜 한국정치에서 진보정당은 여저히 갈라져 있고 힘이 약하고 그 규모와 힘에서 민주당을 한참이나 못 넘어서고 있는지 여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정치에서 극우보수를 쫓아내고 민주당을 넘어서 진보정당이 미래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다양한 진보정파들의 연대는 필수적이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이것을 막기위한 갈라치기의 절정이었다. 그런데 '종북몰이'와 외부적 탄압만이 아니라 내부적 불신과 반목, 갈등도 심각하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진보정당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벌써 8번 넘게 발의했다 실패한 차별금지법은 무조건 빨리 발의가 답이 아니다. '우리는 어쨌든 발의했다'라고 자족하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충분한 지지를 모아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타이밍에 발의하고 무엇보다 이번에는 반드시 제정해야만 한다.

그러려면 (국힘이 중심인) 반대세력을 타격 고립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동요세력을 압박 견인하고, 진보정당이 중심인 지지세력을 결집 강화하며 원내외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김재연과 장혜영은 서로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얻는 교훈을 이야기해주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 속에서 어떤 걸림돌에 부닥쳤고, 우리 편에서는 어떤 시행착오와 부족함이 있었는지 머리를 맞댈 수가 있다. 나는 종북몰이와 강제 해산 과정이 낳은 불신과 상처가 너무나 심각한 선배 세대가 아닌 청년 세대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현실은 별로 그렇지가 못하다....

중립, 중도, 양비론의 문제

요즘 금태섭이 '손석희의 질문들'에 자주 출연해서 '나는 중도를 대변하는 사람인데 국힘과 민주당 모두 잘못했다고 본다'는 식의 주장을 수시로 반복하고 있다. 윤석열과 손잡았다가 권력잡고 나서 자리를 안주니까 이준석과 손잡은 게 '중도'인가?

물론 박근혜 정권 말기에 검찰과도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 윤석열'에 속았던 사람은 많았다. 그런데 금태섭이 더 고약한 것은 그럴 때는 오히려 잠잠하다가, 윤석열이 극우 반동적 본색을 드러내면서 검찰 개혁을 막아설 때부터 오히려 윤석열을 편들고, 결국 국힘과 손잡고 대선 때는 같이 윤석열 선거운동까지 했다는 점이다.

그러더니 이제와서 자기가 '중도'라고 한다. 정치인의 변신은 흔한 일이기는 하지만, 변신을 하더라도 극우 검찰 독재와 이준석의 혐오정치에 부역한 것을 반성부터 좀 해야 한다. 이준석당도 정치적 견해가 달라서 탈당한 게 아니라 변협회장에 출마하려고 탈당한 것 아닌가?

퀴어축제 참석하면서 차별에 관심있는 척하더니, 차별금지법을 가장 앞장서 막고 있던 국민의힘과 손잡더니, 나중에는 여성혐오와 혐오정치의 선두주자 이준석과 손잡고 당을 만들던 황당한 장면을 잊기 어렵다.

이처럼 '중도와 양비론' 펼치던 지식인들은 이번 쿠데타 속에 윤석열과 '손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여전히 '중립과 양비론 자체는 옳다'고 주장하는 강준만 교수가 있다. 하지만 금태섭, 강준만 등이 중요한 순간에 윤석열에게 힘을 실어준 과거는 지울 수 없다. "모든 전쟁에서 중립을 선언하는 자는 결국 승자의 편에 선다."(하워드 진)

 

(기사 등록 202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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