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베르 아슈카르Gilbert Achcar
번역: 두 견
구파시즘과 비교하면서 신파시즘의 역사적 특징을 설명하고 분석하는 이 글은 지난 12.3 쿠데타와 1.19 폭동을 통해서 충격적으로 드러난 신우파의 위험성을 목격한 한국 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이 글의 필자인 질베르 아슈카르는 급진적 사회주의와 반제국주의 사상가로서 SOAS 런던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지은 책으로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촘스키와 아슈카르, 중동을 이야기하다> 등이 있고 최근에도 각종 매체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을 중심으로 정세를 분석하고 개입을 촉구하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https://gilbert-achcar.net/age-of-neofascism
최근 몇 년 동안 날이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면서,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 사이에 파시스트 세력이 부상했던 시대와 유사하게 극우 세력이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새로운 시대를 우리가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신파시즘'이라는 용어는 지난 세기에 목격했던 파시즘의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 더 이상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용납될 수 없다는 인식 속에서, 우리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적응한 현대 극우파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신파시즘은 각 신파시스트 통치자의 실제 인기 수준(따라서 선거를 조작할 필요성의 여부)과 그와 반대자 사이의 힘의 균형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실제 정치적 자유를 약화시키며 민주주의의 내용을 공허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들의 선배들처럼 적나라한 독재 정권을 세우는 대신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존중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신파시스트적 폭정의 정도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경우처럼 거의 절대적인 것부터 도널드 트럼프와 나렌드라 모디의 경우처럼 여전히 정치적 자유주의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신파시즘은 중국 정부나 대부분의 아랍 정권과 같은 전통적인 독재 정권이나 권위주의 정권과 달리, 지난 세기의 파시즘과 마찬가지로 그 선배들의 특징과 유사한 이데올로기적 기반 위에 대중의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동원에 기반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기반에는 민족주의와 인종적 광신주의, 외국인 혐오, 노골적인 인종 차별, 독성적인 남성성, 계몽주의와 해방적 가치에 대한 극단적 적대감 등 극우적 사고의 다양한 구성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구파시즘과 신파시즘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첫째, 신파시즘은 구파시즘의 특징이었던 준군사적 세력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이 없다기 보다는 이전과 달리 현상의 배후에서 예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에 특징이 있다. 둘째, 신파시즘은 이전 버전처럼 '사회주의'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 기구와 국가의 경제적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자본을 위해 국가의 경제적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 사고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인 전쟁의 필요에 따라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처럼 필요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20세기 파시즘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심각한 경제 위기의 맥락에서 성장하여 '대공황'으로 절정에 달했다면, 신파시즘은 신자유주의의 위기, 특히 2007~08년 금융 위기로 인한 '대침체' 이후 악화되는 신자유주의의 맥락에서 성장했다.
지난 세기의 파시즘이 식민지 국가에서 벌어진 극악한 인종주의적 관행을 배경으로 유럽 대륙의 중심부에서 만연했던 국가적, 민족적 적대감을 지지했다면, 신파시즘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이민의 증가 또는 국제 체제 규칙의 붕괴와 함께 발생한 전쟁으로 인한 인종주의적, 외국인 혐오적 분노의 배설물 위에서 번성하고 있다.
미국은 냉전 종식 후 규칙에 기반한 국제 시스템의 발전을 가로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결과 전 세계는 빠르게 신냉전으로 빠져들었다. 신파시즘은 준군사적 외형에 기반하지 않고 핵 억지력으로 인해 새로운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전보다 덜 위험해 보일 수 있다(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심지어 소련 시절 냉전이 한창일 때보다도 더 세계가 새로운 세계대전의 가능성에 더 가까워진 사건이었다).
하지만 신파시즘은 어떤 면에서 구파시즘보다 더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20세기 파시즘은 세계 지배의 꿈을 실현할 객관적 능력이 없었던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삼각 세력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소련과 세계 공산주의 운동(후자는 파시즘과 정치적,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외에도 미국, 영국 등 경제적으로 우월한 세력에 맞서 싸웠다.
신파시즘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가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더 신파시즘에 가까운 모습으로 미국 대통령직에 복귀하면서 전 세계에 대한 지배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세계적으로 강력한 경제 및 군사 강국인 러시아, 인도,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헝가리 및 기타 국가의 다양한 정부가 수렴하는 신파시즘의 선봉에 서 있으며, 특히 중앙 및 동유럽의 소규모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이탈리아에 이어서 프랑스와 독일, 영국에서까지 주요 유럽 국가에서 신파시스트 정당이 집권 할 가능성이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세계대전의 가능성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의 세계는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라는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보다 더 위험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신파시즘의 대부분의 파벌들은 필수적인 환경 조치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으로 세계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특히 세계에서 그 수에 비례하여 가장 많은 오염을 일으키는 사람들, 즉 미국 국민에 대한 권력을 신파시즘이 장악하면서 환경의 위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날개를 가진 노동자 운동과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좌파 세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위축되어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신자유주의의 도가니에 녹아들어 사회가 보기에 더 이상 현상 유지(status quo)에 대한 대안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아니면, 그들은 우리 시대의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20세기 좌파의 결함을 재현하여 역사적 파산으로 이어진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위의 모든 것은 네오파시즘의 시대가 과거의 시대보다 어떤 면에서 더 위험하다는 점을 우리가 주장하게 만든다. 새로운 세대는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의 초점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시온주의 집단학살 전쟁에서 드러난 인종차별에 대한 거부와, 모든 종류의 권리 평등을 옹호하며, 물론 환경 보호에 대한 그들의 지지를 보여주었다.
전 세계적으로 네오파시즘의 부상에 맞서, 민주주의, 환경, 젠더 및 이주민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가장 광범위한 임시적 동맹(ad hoc alliances)을 결성하여 이에 맞서는 것이 필수적이고 시급한 과제이다. 이러한 목표를 수용하는 다양한 세력과 함께,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사적 이익의 지배에 맞서 공공 이익을 수호하는 국제적 흐름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사 등록 202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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