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하니에(Adam Hanieh)
번역: 두 견
아담 하니에(Adam Hanieh)는 엑서터 대학교의 정치경제 및 세계 개발학 교수로, 그의 연구는 중동의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최신 저서는 <원유 자본주의: 석유, 기업 권력, 그리고 세계 시장의 형성>이다. 이 광범위한 인터뷰에서, 하니에는 제국주의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치 이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울 필요성, 세계 화석 자본주의에서 이스라엘의 역할, 그리고 걸프 국가들의 영향력 증대를 탐구한다. 분량상 앞부분을 일부 생략했고 세계 제국주의 질서 재편과 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에 관한 부분을 중심으로 번역했다. 두 번에 나누어 연재하고 이 글은 첫 번째이다.
앞부분 생략
많은 이들이 냉전 이후 세계 정치가 미국/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지배되었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적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심지어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더 작은 국가들이 국경 너머로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상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세계 제국주의 체제 내에서 작용하는 역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는 미국 외부에 새로운 자본 축적의 중심지가 부상하는 것을 보아왔다. 중국이 그 선두에 서 있다. 이는 처음에는 세계 가치 사슬 재편의 일환으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목적으로 중국과 더 넓은 동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된 해외 직접 투자의 흐름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중국의 부상은 심오하고 심화되는 세계적 위기의 맥락 속에서 미국 자본주의의 상대적 약화와 연관되어 왔다.
미국 권력의 이러한 상대적 침식은 다양한 지표에서 확인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핵심 기술, 산업, 인프라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은 약화되었다. 한 가지 징후는 1985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서 약 26%로 하락한 것이다. 세계 최대 자본주의 기업들의 소유권과 통제권에도 상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의 수는 2018년에 미국을 추월했고, 지난해 미국이 다시 선두를 되찾을 때까지(미국 기업 139개 대 중국 기업 128개) 그 상태를 유지했다. 이 목록에서 중국의 기업 수는 2000년 단 10개에서 크게 증가했다. 중국의 부상은 주로 일본과 유럽 기업들을 희생시킨 결과였지만, 거대 자본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 또한 하락했다. 지난 25년간 글로벌 포춘 500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9%에서 28%로 떨어졌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대적 미국 쇠퇴의 징후들이 국내적으로도 반영된다는 점이다. 미국 자본주의는 기대 수명 감소, 대량 투옥, 노숙자, 정신 질환, 그리고 필수 인프라 붕괴와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들로 고통받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극심한 부의 양극화는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024년 허리케인 시즌과 2025년 1월 로스앤젤레스 화재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 위기에 대응하는 미국 국가의 능력을 거세해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힘의 '상대적' 약화를 강조해야 한다. 나는 미국 지배력의 임박한 붕괴가 예정되어 있다고 믿지 않는다. 미국은 여전히 경쟁국들에 비해 엄청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달러의 중심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후자는 미국이 경쟁국들을 미국 금융 시장과 은행 시스템에서 배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특히 9/11 이후 명백해졌다) 미국 권력의 주요 원천이다. 미국의 지정학적 힘의 상당 부분은 그 금융 지배력을 통해 분명히 나타난다. 이는 우리가 제국주의를 단순히 군사적 형태를 넘어서 고려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러한 세계적 경쟁에는 우리가 강조해야 할 더 큰 그림도 있다. 바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다중적이고 상호 연결된 위기들이다. 우리는 이를 이윤율 정체와 가치 증식을 추구하는 거대한 잉여 화폐 자본의 축적, 공공 및 민간 부채의 막대한 증가, 많은 경제 부문에서의 과잉 생산, 그리고 기후 비상사태의 냉엄한 현실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세계 제국주의 체제의 역학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것은 단순히 국가 간 경쟁과 미국의 힘을 다른 자본주의 강대국들과 비교 측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헤쳐나가려 애쓰는 더 장기적인 체제적 위기 안에 이러한 갈등들을 위치시켜야 한다.
이 모든 상황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일부 자유주의 논평가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는 종종 억만장자 우익 극단주의자들에게 장악당했거나(혹은 러시아에 의해 비밀리에 운영되는) 행정부를 감독하는 일종의 미치광이 이기주의자로 묘사된다. 나는 이 관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개인적 나르시시즘과 상관없이, 그는 내가 방금 개괄한 일반적인 문제들, 즉 세계 자본주의가 직면한 더 큰 체제적 위기의 맥락에서 미국의 상대적 쇠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씨름하는 명확한 정치적 프로젝트를 대표한다.
그의 경제 자문가들 사이의 논의를 따라가 보면 이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있다. 특히 드러나는 사례는 트럼프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으로 막 인준된 경제학자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이 2024년 11월에 쓴 장문의 분석이다. 미란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경제가 세계 GDP 대비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커져가는 국가 간 경쟁에 맞서 세계의 “국방 우산”을 유지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정적으로, 그는 미국 달러가 국제 기축 통화로서의 역할 때문에 과대평가되어 있으며, 이것이 미국의 제조업 역량을 잠식해왔다고 말한다.
그는 관세 위협을 이용해 미국 동맹국들이 제국 유지 비용의 더 큰 몫을 부담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미란은 이것이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전쟁 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그는 이 계획이 가져올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제한하고, 희망하는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를 지배적 통화로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제안한다(그는 미국의 힘을 투사하고 확보하는 데 있어 미국 달러의 중요성을 명시적으로 지적한다). 이런 종류의 관점은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핵심은 이 계획이 효과가 있는지, 혹은 경제적으로 타당한지가 아니라, 그 배후의 동기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명백하게 미국과 세계 자본주의가 직면한 문제들을 다루고, 그 비용을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전가함으로써 미국의 세계적 우위를 재확인하는 수단으로 구상된 것이다.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는 다른 해결책을 제안했지만, “전략적 경쟁”의 심화와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에서 핵심 우위를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동일한 문제들과 씨름했다.
따라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를 일관된 프로젝트를 가진 행위자들로 접근해야 한다. 분명히 이 프로젝트에 의해 생성된 수많은 내부적 모순과 긴장이 있으며, 미국 자본의 일부 부문과 오랜 해외 동맹국들로부터의 명확한 반대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긴장들은 현재 세계 자본주의의 매우 불안정한 본질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위기의 시기에 흔히 그렇듯이, 이 프로젝트의 국내적 표현은 희생양 삼기, 악성 인종차별주의와 반이민 정서, 반과학적 비합리주의, 기후 부정, 그리고 초보수적인 젠더 및 섹슈얼리티 정치 위에 구축된다. 이런 모든 종류의 이데올로기적 상징들은 민족주의, 군국주의, 그리고 포위된 국가라는 감각을 조장하는 데 기여한다.
그것들은 더 많은 국가 탄압과 사회 지출 삭감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이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러한 극우 이데올로기의 세계적인 재등장은 우리가 모든 자본주의 국가들이 씨름하고 있는 더 큰 체제적 위기를 다루고 있다는 추가적인 징후다.
나는 기후 비상사태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환경 규제를 파기하고 국내 석유 및 가스 생산을 가속화하려는 방식을 (에너지 비용을 낮춤으로써) 미국 자본주의의 힘을 재확인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연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기후 붕괴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또한 매우 분명하다.
우파는 기후 변화의 현실을 부정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궁극적으로 자본주의가 그 어떤 것도 축적에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 문제는 점점 더 모든 것을 관통할 것이므로, 우리는 오늘날 우리의 정치에서 기후 문제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을 미국/서구 제국주의가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상충하는 설명이 제시되었다. 당신의 견해는 무엇인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정상화 과정은 여기에 어떻게 부합하는가? 그리고 10월 7일과 가자 집단 학살은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우리는 미국-이스라엘 관계를 팔레스타인 국경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나 개별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동기라는 렌즈를 통해서만 볼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지역의 맥락 안에서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제국주의와 세계 화석 자본주의에 대한 이 지역의 중심성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미국이 지배적인 자본주의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20세기 중반 석유가 주도적인 화석 연료로 전환된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세계 석유 수출의 중심지이자 에너지 생산의 결정적 지대인 중동에 미국의 세계 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
중동 내에서 이스라엘은 미국 영향력의 핵심 기둥이었으며, 특히 19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이후 아랍 민족주의 운동과 반식민 투쟁을 격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그 역할이 더욱 커졌다. 이런 의미에서, 이 관계의 주도권을 쥔 것은 항상 미국이었지, 이스라엘이나 이스라엘 로비가 결코 아니었다.
중동에서 미국 권력의 또 다른 기둥은 걸프 국가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였다. 20세기 중반부터 미국은 걸프 군주국들이 미국의 더 넓은 지역 동맹 체제 내에 머무는 한, 그들의 생존을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며 특권적인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는 석유가 세계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보장하고 석유가 결코 "무기"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걸프 국가들이 석유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조 달러가 대부분 서구 금융 시장으로 재순환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세계적 지위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에서의 미국 지배력은 지난 20년간 침식되어 왔다. 이는 이 지역에서 다른 외국 국가들(중국, 러시아 등)의 역할이 커지고, 지역 강대국들(예: 이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분투하는 데서 반영된다. 중요하게도, 걸프 지역의 석유 및 가스 수출이 서방 국가보다는 주로 중국과 동아시아로 흐르는 동방 이동도 있었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은 걸프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두 핵심 지역 동맹을 결속시키려 노력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90년대 오슬로 협정(Oslo Accords) 하에서 강화되었다. 더 최근에는 2020년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을 통해 이스라엘이 UAE 및 바레인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보았다. 그해 이스라엘은 수단 및 모로코와도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러한 중대한 조치들에 이어 2022년에는 UAE와 이스라엘 간의 자유 무역 협정이 체결되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행동과 가자에서의 집단 학살을 바로 이 렌즈를 통해 읽어야 한다. 10월 7일과 집단학살 이후, 그리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그들의 땅에서 더욱 추방하려는 논의 속에서도, 미국의 목표는 이 지역에서의 우위를 재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로 남아 있다.
2편으로 이어짐
(기사 등록 202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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