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TV 속 무자비한 착취 구조의 전복을 위해

- ‘혼술남녀' 조연출 사망사건으로 돌아본 방송콘텐츠산업 노동유연화의 방향과 노동자운동의 과제

 

이만재 (노동조합 활동가)

 



 

들어가며 : 55일 동안 쉰 날은 단 이틀? 방송콘텐츠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자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 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

 

작년 1026, CJ E&M에 재직 중이던 신입 조연출 이한빛 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의 일부다. 이한빛 님은 대학 시절 학생회 집행부를 하면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활동을 하였고, PD가 되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CJ E&M에 입사한 후에도 여러 달 치의 급여를 4·16연대, KTX에서 해고된 승무원, 빈곤사회연대, 사회진보연대 등에 기부했을 정도로 평소에 비정규직 노동자 및 사회적 약자의 현실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이토록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청년은 졸업 후 첫 직장에 입사한지 고작 9개월, “나를 버티게 했던 동력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으니 남은 선택이 없다는 말을 남기며 싸늘한 시신이 되어 가족들 품에 돌아왔다. 그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tvN ‘혼술남녀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418, 기자회견을 통해 이한빛 님이 제작에 참여했던 드라마 혼술남녀촬영현장에서 그간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폭로했다. ‘혼술남녀CJ E&M의 반() 사전제작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예정일의 2개월 전부터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책임 PD의 촬영·조명·장비 담당 외주업체 및 소속 스텝의 교체결정(실질적 해고)으로 인해 실질적인 제작기간이 예상보다 대폭 축소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이한빛 님은 무엇보다도 과도한 업무부담과 심각한 노동강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촬영이 재개된 지난해 827일부터 마지막 촬영일인 1021일까지 55일 동안 쉰 날이 단 이틀에 불과했고, 촬영기간 동안 휴대전화 발신통화 건수만 1,547건에 이르렀는데, 대부분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한빛 님의 죽음은 방송제작환경에서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군대식 조직문화가 청년 노동자의 꿈과 열정을 파괴하고 삶의 의지를 박탈한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 E&M은 사건이 일어난 지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미온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한빛 님의 근무태도 불량과 팀 내 불화 등 지속적으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해 왔다.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통해 수많은 언론들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마지못해 유가족의 아픔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 임할 것이라며 대책위의 요구인 회사 측의 책임 인정 및 공식 사과관련 책임자에 대한 징계 및 재발방지책 마련은 여전히 무시하고 있다.

 

당연히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CJ E&M이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징계,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대책위의 두 번째 활동 목표인 드라마 제작환경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제도개선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CJ E&M[각주:1]의 책임과 드라마 제작환경[각주:2]의 문제점을 넘어서는 접근 역시 필요하다. 지난 2002KBS 파견계약직 조연출이 제작현장에서 과로사한 사건이나 2008SBS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던 막내작가가 과중한 업무 부담 끝에 새벽에 방송사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처럼 비극은 특정 방송사의 노동구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교양·다큐·보도 장르나 연예·오락 장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스탭들 역시 드라마 장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스탭들처럼 고강도의 장시간·야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각주:3]즉 특정 방송사와 특정 장르를 막론하고, 자본이 프로젝트형 노동시장[각주:4]을 통해 노동자들은 단기계약 비정규직, 외주 프리랜서 등으로 외부화하고, 노동자들이 만들어내는 수익은 내부화하는 방송콘텐츠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방송콘텐츠산업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마주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우리의 과제가 제시되어야 한다.

 

 

방송콘텐츠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누구인가

 

엄청나게 투자된 제작비와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 그렇게 방송콘텐츠는 화려한 영상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송콘텐츠를 제작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과정은 우리들의 시선 밖에 은폐되어 있다.

 

본사 데스크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습니다. 또한 막내작가로 일할 때에는 근무시간에 비해 적은 급여를 받아 생계에 지장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1년 넘게 한 프로그램에서 일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일하지 않아도 그 자리를 채울 다른 누군가가 넘쳐난다는 이유로 소모품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동자로서 방송작가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합의가 되면 많은 작가들이 보다 양질의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언론노조에서 조사·발표한 <2016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에서 한 방송작가가 밝힌 의견이다. 여기에 우리들의 시선 밖에 은폐되어 있는 방송콘텐츠제작 노동자들의 진실이 있다.

 

방송콘텐츠제작은 크게 자체제작과 외주제작으로 나눌 수 있는데, 1991년부터 시행된 외주정책에 의해 방송사들은 채널 별로 방송시간 기준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외주제작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한다. 2015년 기준으로 지상파방송사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구매비에서 외주제작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1.8%[각주:5]에 이를 정도로 방송콘텐츠제작에서 외주제작사가 담당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방송사는 외주제작의 경우에도 제작과정 중 일부를 외주제작하게 하고 방송사가 제작과정을 관리한다. 즉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가 비록 형식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방송사 내부의 분업구조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네트워크로 분산되고 방송사에 의해 지휘·명령이 관철되는 것이다.[각주:6] 따라서 방송사가 본사인 것이고, 위 글을 쓴 방송작가는 외주제작 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방송콘텐츠를 제작하는 노동력은 자체제작부문과 외주제작부문을 불문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혼재되어 있는데, 철저한 이중노동시장의 특성을 띠고 있다. 정규직은 방송사 내부에 존재하면서 일반적으로 근속년수에 따라 승진·승급이 이루어지며 임금 수준도 상승하지만 방송사 내·외부의 비정규직은 방송사 내부로의 이동이 철저하게 차단된다. 비정규직은 주로 프리랜서와 용역 및 파견업체를 통해 충원하고, 기타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인턴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여기에 장비대여업체와 부문별 협력업체(조명, 음향, 후반작업 등) 노동력이 결합한다. 외주제작의 경우에도 외주제작사가 순수외주제작형태로 방송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방송사의 용역업체 역할을 한다. 따라서 외주제작사에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된 프리랜서가 방송사에 종속되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각주:7]즉 위 글을 쓴 방송작가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조차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방송콘텐츠제작현장에는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을까? 지난 2011, SBS에서 방영된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의 제작스태프 구성을 들여다보자. 크레딧 분석을 통해 연출, 촬영, 조명, 장비, 미술, 음악/음향, 후반작업 등으로 구분하였을 때, SBS 본사의 정규직이 담당하고 있는 것은 연출 정도에 불과하다. 넓은 범위의 연출 직무에서도 연출을 제외한 조연출, FD 등은 대부분 프리랜서가 담당하고 있다. 미술(의상, 분장, 미용, 컴퓨터 그래픽)과 촬영, 후반작업 등을 SBS 자회사가 담당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다수는 비정규직이 담당하고, 나머지 조명, 장비, 음악/음향 등은 외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구조다.[각주:8] 스튜디오 촬영 비율이 높은 일부 교양·보도 장르를 제외하면, 방송콘텐츠제작현장의 80 ~ 90% 이상은 방송사 외부의 노동자(대부분 비정규직)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러한 방송사 외부 노동자들의 정확한 규모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다수가 프리랜서 계약형태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실태조사를 통한 업계 종사자 통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방송콘텐츠산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채널사(방송채널사용사업자), 방송영상독립제작사의 노동시장의 규모는 2015년 현재 36,830명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전체 콘텐츠산업 노동인력의 5.9%.[각주:9] 하지만 이들 부문이 전체 콘텐츠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4%에 이르는데, 단순히 적은 비중의 인력 구성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방송작가만 하더라도 대략 1만 명은 넘을 것이라고 추정[각주:10]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적 노동자들이 적어도 수 만 명에 이르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방송사 외부 노동자들의 노동실태에 있다. 신입 및 경력직 공채를 통해 방송사 내부의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정규직 노동자들과는 달리 방송사 외부의 노동자들은 주로 대학의 방송 관련 학과, 사설 아카데미, 기획사 등을 통해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는데, 미디어-콘텐츠산업 전문 파견업체를 통해 방송사 내부에서 몇 년 간 파견계약직으로 일하게 되는 일부 직종을 제외한 대부분은 프리랜서 계약형태로 평생을 일하게 된다. 동시에 복수의 방송콘텐츠제작에 참여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는 방송사나 외주제작사에 종속된 형태로 일을 하고 있지만, 계약체결은 근로계약이 아닌 프로그램별 계약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마저도 제대로 된 서면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계약기간 내 일방적 계약해지(실질적 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보수의 문제와도 직결되는데, 방송사나 외주제작사가 제 멋대로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다 보니 지급 받는 보수의 형태도 월급이 아니라, 프로그램 회당(건별) 형태인 경우가 많고, 방송제작 및 방영 취소 시에는 한 푼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것도 다반사다. 단순히 지급받는 보수 문제만 하더라도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한 신입 노동자들의 월 평균 보수는 10여 년째 100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이렇게 적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제작현장에서는 주당 평균 50 ~ 60시간이 넘는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4대 보험조차 제대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상해 사고가 벌어져도 노동자가 개인의 비용으로 감내해야 한다. 한마디로 고용불안에 열정페이는 기본이고, 나아가 사회안전망에서조차 배제되어 있는 셈이다.

 

대체 왜 방송사 외부의 노동자들이 방송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이들의 노동환경은 이토록 열악한 것일까? 그리고 언제쯤 이런 처참한 노동조건이 개선되어 오늘날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방송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변동과정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산업과 노동은 동전의 양면이다. 노동조건은 산업의 구조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데, 아래에서는 구체적으로 방송이 자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산업구조의 확장과 자본 간 경쟁을 통해 어떻게 노동이 분절되고 유연화 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자본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방송콘텐츠산업 노동의 불안정화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에 대한 단초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방송작가 파견계약직 채용 공고 

 


방송산업 구조변동에 따른 노동의 분절과 유연화

 

우리가 TV를 통해 하나의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부문별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제작한 방송콘텐츠가 방송사에서 특정한 요일과 시간대에 방영하는 방송프로그램으로 편성된다. 그리고 방송사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을 수신한 유선방송사나 위성방송사, 혹은 IPTV(이하 유료방송)가 채널을 편성하고 방송프로그램을 송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방송통신부문 설치·관리 노동자들을 통해 유료방송에 가입하고 수신기를 설치해야 비로소 TV에서 방송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방송산업은 지상파방송사의 네트워크 내에서 방송콘텐츠의 생산과 송출이 모두 이루어지는 수직통합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즉 사실상 시장 경쟁 상황에 놓여 있지 않아 공적 서비스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각주:11]하지만 이제는 이윤을 창출하는 자본의 형태로 전화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방송산업을 둘러싼 정책과 입법의 문제를 넘어, 세계적 규모로 전개된 자본 간 경쟁과 유연화 공세가 기술의 혁신과 더불어 한국 방송산업에서 노동에게 어떻게 관철되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 국가의 산업정책은 결국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는 자본의 흐름에 좌우될 수밖에 없으며, 산업변동과정에 있어서의 유연화 공세 역시 노동의 대응, 즉 계급 간의 갈등에 커다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970년대 세계공황의 국면을 극복하기 위한 자본축적전략의 변화는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공간적으로 탈 집중화된 생산 시스템 채택, 하청체계 구축, 내부 직무 개편 등의 노동유연화 공세를 야기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자본축적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했고, 1987년 이후 노동자들의 투쟁이 분출하였기 때문에 자본이 노동에 비해 압도적인 힘으로 유연화 공세를 강제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1990년대에 들어서야 세계화담론과 외환위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유연화 공세가 강제되었다.

 

방송산업에서는 1990년대 초반 민영방송(SBS와 지역민영방송 네트워크)과 외주제작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양대 지상파 공영방송의 조직된 노동에서 공간적으로 벗어나고자 했던 유연화 공세의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방송산업의 숙련된 노동자들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95년 케이블TV가 도입되면서 그동안 공짜로 제공되던 방송콘텐츠가 이윤을 창출할 상품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방송이 아닌 다른 산업 분야의 자본이 케이블TV 사업에 진출하면서 지상파가 아닌 새로운 채널(방송채널사용사업자)이 생겼고, 전국적인 유선TV망이 필요했기 때문에 유선방송사업이라는 새로운 방송콘텐츠 유통자본이 등장했다. 새로운 채널이 생긴 만큼 외주제작 프로그램 시장도 넓어져 다큐나 교양 장르를 중심으로 외주제작사도 속속 등장하면서 방송사 외부의 비공식적 노동자들의 수도 이전과는 다른 규모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방송콘텐츠산업 예비 노동자들의 양성소인 사설교육기관(이른바 아카데미)도 등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사회 전체의 노동과 자본 간의 관계 재편을 통한 산업구조변동을 가져왔는데, 방송산업도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 1차적으로 한국 자본들의 이윤이 급속히 축소되면서 방송사의 가장 큰 수입원인 광고비의 급감을 불러와 정리해고와 같은 강력한 노동유연화 공세가 강제되었는데, 지상파방송사만 하더라도 이 시기에 10% ~ 29%의 정원이 감축되거나 자회사로 분사되었다. 또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정부 차원에서 노동의 외부화를 통한 불안정노동의 양산을 승인하였다


그 결과, 이 법이 시행된 지 2년 후인 2000년에는 방송차량 운전사, 카메라 보조, 오디오맨, 웹디자이너 등 7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더불어 탈규제 정책으로 인해 케이블TV에 진출한 자본 간의 인수·합병이 가속화되면서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 등 거대 자본 탄생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는 디지털 6mm 카메라와 ENG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이 방송콘텐츠산업에도 적극 도입됨에 따라 방송사 외부의 계약직, 프리랜서 PD라는 값싼 노동력 양산을 통한 외주제작부문이 성장하여 비로소 방송콘텐츠산업 노동의 외부화가 본격화 되었다.[각주:12]

 

방송산업에서 노동과 자본 간의 일방적 관계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2000년대 이후에도 콘텐츠제작부문의 분리는 가속화되어 이제는 콘텐츠제작의 대부분을 외주제작사 인력 등 방송사 외부의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는데,[각주:13]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제 방송사 매출구조가 변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혁신으로 인한 인터넷 사용의 확대는 온라인광고의 성장과 방송광고의 정체로 나타나고 있다.[각주:14] 방송광고시장 내부에서도 유료방송의 성장[각주:15]으로 인해 지상파방송사가 방송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각주:16] 따라서 방송사는 전통적으로 높았던 광고매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재전송료나 프로그램 판매, 판권 판매 등 방송콘텐츠 저작권 기반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각주:17] 즉 방송광고상품의 매력도를 높이고 다양한 플랫폼에 방송콘텐츠를 제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방송콘텐츠제작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방송콘텐츠제작경쟁력 강화 시도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광고시장의 위축과 방송콘텐츠제작단가의 지속적인 상승 등으로 인해 실제 방송사가 방송콘텐츠제작비에 투자하는 규모는 2012년 이후에는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 2012년 지상파방송사가 11,926억 원, 케이블채널사가 16,706억 원이었던 투자 규모는 2015년에는 지상파방송사가 1656억 원, 케이블채널사가 14,332억 원으로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따라서 방송사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체제작을 축소하고 외주제작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자체제작부문 역시 방송사 외부의 노동력에 대한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즉 부문별 방송자본 간의 격화된 경쟁구조에서 수익창출을 위해 방송콘텐츠제작경쟁력 강화를 꾀하지만 구조적인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제작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는 셈이다.

 

더욱 안타까운 이야기는 이러한 경향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OTT시장 가입자 수가 2,500만 명을 넘어섰고 모바일TV 유료가입자 수도 1,100만 명에 달하는 등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방송콘텐츠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지만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의 증가는 결국 아직까지는 한정적인 시장 내에서 시청률 경쟁을 가속화시킬 뿐이다. 또한, 한미 FTA와 한중 FTA 발효로 인한 방송시장의 개방은 해외자본을 통한 방송콘텐츠 생산의 증대로 이어져 산업의 특성인 구조적인 시장 불확실성과 맞물려 유료방송과 지상파방송사, 복수채널사용사업자, 해외 OTT자본 간의 경쟁 격화와 개별 자본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콘텐츠산업에는 자본의 유연화 공세에 대항할 노동의 힘조차 매우 약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착취구조가 이른 시일 내에 극복될 리는 만무하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가 만들어내는 조건

 

그렇다면 콘텐츠 진흥이라는 청사진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노동의 불안정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방송콘텐츠산업에서는 한 세대의 기간에 걸쳐 자본의 주도 하에 기술혁신과 더불어 조직 노동을 우회한 유연화구조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상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앞으로 중장기적인 자본의 유연화 방향을 파악하고 이러한 자본의 공세가 만들어낼 노동의 특성을 제대로 포착할 필요가 있다.

 

방송콘텐츠산업과 관련하여 자본의 방향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loT), 인공지능(AI), 로봇공학의 획기적 발전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을 이용하여 기계에 의한 생산방식을 확립한 1차 산업혁명, 19세기 후반 전력과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활용하여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0년대 이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이 구축된다는 된다는 이야기다. 최근의 기술변화는 분명 이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정말 앞서 벌어진 산업혁명처럼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산방식의 전환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최근의 흐름이 산업혁명이냐 아니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식의 산업 구조 변동을 야기해 노동에 무슨 영향을 미칠지는 전망하는 데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노동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노동의 종말이 현실화되느냐가 가장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2013년 옥스퍼드대학교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본은 미국의 일자리 중 47%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였고,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불과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의 영향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51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즉 일자리가 극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제조업에서도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향후 10년간 독일 제조업에서만도 39만 명의 고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였고, 전체 일자리 중에서 자동화로 소멸할 수 있는 일자리는 9퍼센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가 OECD에서 나오는 등 일자리의 극적인 감소와 같은 전망을 부인하는 견해도 존재한다


하지만 노동의 종말이 현실화되지 않는다고 해도 4차 산업혁명을 자본에게만 맡겨둘 경우, 노동에게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미 지난해 8,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과 사회보장>이라는 보고서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을 모두 제시하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업은 더 유연한 노동시장을 찾아 투자할 것이며, 고용형태는 더 다양해지고 노동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이미 20세기 후반부터 IT의 발달은 자본의 노동유연화 공세에 일조해왔다. 불확실성이 증가한 경제 상황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를 통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다양한 작업 상황들이 실시간으로 집중되어 복잡한 흐름들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확립이라는 기술의 발달은 자본이 예전처럼 기업규모를 늘리는 대신 핵심적인 조직 중심으로 압축하고 기업 활동의 많은 부분을 외부화하는 전략을 가능케 한 것이다.[각주:18] 문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최근의 기술 발달이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점이다. 금속노조가 지난 3월에 발간한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신기술의 도입은 제조업에서마저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고 사후 서비스 영역에 진출하는 등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에서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IT가 중요해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고 사후 서비스 영역에 대한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한다. [각주:19]이미 이 과정에서 미래자동차를 위한 부품과 설비는 대부분 외주화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부문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실 이런 흐름의 최첨단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콘텐츠산업이다. 콘텐츠는 문화와 예술을 활용하지만 ICT와 결합하여 대중에게 전달되는 상품을 일컫는 말이다. 콘텐츠와 ICT의 절묘한 결합에 힘입어 콘텐츠산업은 단기간에 100조 원(2015년 기준 매출액)이 넘는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콘텐츠산업은 이미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창조경제를 띄울 대표적 산업으로 지목되었고, 이제는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융합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콘텐츠가 국가적인 이윤창출전략으로까지 적극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콘텐츠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혁명이 잘 이루어진 분야이기 때문에 기술 중심 플랫폼이 개인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상황에서 다양하고, 개인의 감성을 자극할 콘텐츠가 오히려 이윤창출을 주도할 열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콘텐츠산업에서 ICT의 발전을 동반한 자본의 이윤추구방향은 노동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무엇보다도 산업 간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노동자들의 출현이 가속화될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면서 미디어산업의 빅뱅이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방송, 통신, 인터넷 등에서 산업 간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인데, TV, 신문, 출판, 라디오 등의 전통 콘텐츠 매체에서마저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미디어-콘텐츠자본의 매체 간의 벽을 넘어선 사업 확대 추구 경향은 기업 내부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정성과 함께 작용하여 전통적인 콘텐츠 생산 직종이던 PD, 작가, 기자, 기획·편집자들의 다른 매체로의 이직을 확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CT와의 결합은 온라인·모바일 등 새로운 플랫폼 개척을 활성화시켜 ICT 직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대거 유관 사업의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종이매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전통적인 콘텐츠에서마저 이러한 추세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콘텐츠 매체 간을 넘어선 이직만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콘텐츠산업에 존재하지 않던 직업군들도 생겨나 매우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자유롭게이동하는 노동시장이 확립될 것이다.

 

다음으로 노동의 실질적 포섭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산업 생태계 내 콘텐츠와 플랫폼 간의 결합은 더욱 강화될 것인데, 이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지상파방송사가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사업과 더불어 콘텐츠제작사를 설립하는 것처럼 전통적인 콘텐츠제작만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거대 자본이 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개인의 플랫폼 이용습관에 맞춘 콘텐츠의 생산이 늘어날 것인데, 한류 콘텐츠가 MCN[각주:20]이라는 새로운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콘텐츠 생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1인 크리에이터와 소형 콘텐츠제작사 등의 확산을 가능케 해 준다. 이미 서구와 미국에서는 자본의 양극화가 방송콘텐츠산업만이 아니라, 출판 등 다양한 콘텐츠산업에서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각주:21]뿐만 아니라, 송출은 스트리밍으로, 편성은 큐레이션으로, 시청률은 빅데이터로 변하고 있는[각주:22] 시대에서 자본이 내부화하는 것은 마케팅과 수익 창출의 관점에서 콘텐츠라는 상품을 기획할 노동력이지, 콘텐츠를 실제로 제작할 노동력이 아니다. 요컨대 노동시장의 극단적인 이중구조화가 이루어지고 프리랜서와 같은 특수고용만이 아니라, 경제적 종속성을 가진 자가고용 등 자영노동이 확대될 것이다.[각주:23]

 

이러한 변화는 매우 우려스럽게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1차적으로 다른 산업과는 구별되는 콘텐츠 노동의 특성으로부터 설명될 수 있다. 지식의 범주 속에서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상품의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은 사회적으로 다른 직업군과 비교했을 때, 콘텐츠 생산자들은 텍스트를 창조하는 역량을 가진 노동자로 볼 수 있다. 그들이 만들어 낸 텍스트는 흔히 미디어라고 표현하는 기관이나 기술적 요소들을 통해서 매우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통용되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콘텐츠 노동자들은 스스로 특별한 지식 노동을 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때 지식노동의 의미는 단순히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직업군 내부의 주관적 경험에 의해 평가되어[각주:24] 특정 직업군을 중심으로 한 강한 정체성이 확립된다. 즉 콘텐츠산업 노동자가 아니라 PD, 방송작가, 출판 편집자, 영화 조명감독, 웹툰작가,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라는 특정한 전문가적 직종 정체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들은 제한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기업 내부 노동시장에서 고용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콘텐츠 제작경력을 축적하는 데 더 관심을 가지는데[각주:25], 이를 통해 직종 내 위계구조의 상부에 진입하거나 소규모 창업과 같은 자가고용이 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라는 상품의 연쇄구조변화에서 자본의 지대수익 추구 경향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관철케 해주는 지식재산권 확보와 제작과 유통 간의 불공정 문제를 둘러싸고 콘텐츠와 플랫폼 자본을 넘어서 각 부문 노동자들 간의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방송산업에서는 외주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제작비 현실화와 저작권 양도 문제를 시작으로 방송사와 유료방송 간의 재전송료 문제가 대두된 지 오래되었고, 출판산업에서는 출판사와 유통사 간의 공급률 갈등을 시작으로 중고서점 규제에 대한 문제가 급속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콘텐츠에 대한 자본의 소유 및 유료화가 강화되고 있다. 문제는 흥행 여부에 따라 높은 수익 혹은 높은 위험을 떠안게 된다는 콘텐츠산업의 특성으로 인해 노동이 자기 종사 부문 자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기술의 혁신과 함께하는 자본의 이윤추구방향은 노동자라는 정체성의 약화를 가속화시키고 고용형태와 직종과 산업을 초월한 콘텐츠산업 노동자들의 연대가 가능한지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착취 구조의 전복이 가능할지 의심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새로운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의 유연화 공세가 항상 자본의 일방적인 우위로만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노동의 대응이라는 계급투쟁이 새로운 계급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껏 역사 속에서 무수히 보아 왔다. 요컨대 무자비한 착취구조로 인한 계급 간 모순의 극대화가 무조건적으로 거대한 계급투쟁을 만든다는 결정론적 관점이 오류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자본의 지배는 극복 불가능하다는 논리 역시 비판되어야 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현실의 조건과 미래의 전망을 바탕으로 노동의 주체적 과제에 대한 강조이다. 아래에서는 기본적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콘텐츠산업 착취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자운동의 과제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노동자들의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1만원의제가 최근 사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것이나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대선 후보들이 최소한의 목소리라도 내게 된 데에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노동의 조직적인 대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정책적, 제도적 대안조차 노동자들에게 시혜와 같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착취구조와 노동의 불안정화에 대한 사회적 의제화를 넘어 노동자들의 대중적인 조직화가 필요하다. 이슈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의제화만으로는 개별 노동자들의 삶이 바뀌는 착취구조의 극복과 노동조건의 개선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삶과 일터의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힘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의 조직적 주체화를 통해 자본이 아닌, 노동의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방향이 현실화될 수 있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필요하다.

 

첫째, 노동과 노동권 개념의 확장이 필요하다. 콘텐츠산업에서 노동에 대한 자본의 실질적 포섭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프리랜서와 자가고용 등 자영노동이다. 자영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형식적으로는 고용관계에서 벗어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고용관계의 외부화와 노동과정의 종속성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의미하며, 기존의 법과 제도로는 자본의 이러한 유연화공세를 규제하기 어렵다. 자영노동자들은 형식적으로는 노동력을 판매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일부는 생산수단을 스스로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자본의 이윤창출과정에서 시공간적으로는 일부 자유로울 수 있으나 실제로는 경제적으로 종속된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노동자운동의 내부에서조차 법적인 형식을 기준으로 하는 계급분류개념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형식적 분류에 따라 자영노동을 손쉽게 노동의 외부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자본의 이윤창출과정과 이를 위한 관계망 속에서 파악하여[각주:26] 노동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노동권 개념의 확장도 필요하다. 자본은 이미 형성된 법이나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노동유연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운동이 기존의 제도적 틀에서 그것을 이용하려는 전략을 넘어 노동권의 개념을 더 넓게 확장해야 한다. 단순히 고용보장과 부당해고 금지가 아니라 장시간노동 없이도 안정되게 살아갈 생활권과 사회권의 보장, 현재 제한적으로 보장된 노동3권보다는 자주적 단결을 통한 노동조건·생활조건의 결정권, 나아가 자본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각주:27]

 

둘째, 노동과 노동권 개념 확장을 기반으로 한 포괄적 조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사업장 단위의 조직화였고, 현재 노동자운동의 기본 조직 단위도 사업장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장 단위 조직화는 프로젝트형 노동시장이 일반화되어 있는 콘텐츠산업에서 자영노동의 배제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자본은 위험과 비용을 노동의 외부화 뿐만 아니라, 상품연쇄[각주:28] 구조조정을 통해 하위 자본으로 전가하는 구조를 강화하면서 자본 간 권력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즉 사업장 단위 조직화는 콘텐츠산업의 특성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고용형태냐, 어느 기업 소속이냐에 따른 노동자 집단 간의 권력 격차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각주:29] 따라서 고용형태와 기업 단위를 넘어선 초기업별 조직화 모델이 채택되어야 한다.

 

아울러 초기업별 조직화는 콘텐츠산업 내 개개 직종, 산업을 넘어서 방송, 출판, 영화, 게임 등 가능하면 콘텐츠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콘텐츠산업에서는 전통적인 콘텐츠제작 직종만이 아니라, ICT와의 결합으로 인한 다양한 직업군이 자유롭게이동하는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개개 직종별, 산업별 조직화는 변화하는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에 적합하지도 않을뿐더러 기존 노동조합이 사업장의 틀에 갇히고 있는 것처럼 노동자들을 직종별, 산업별 정체성과 실리주의에 빠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조직화는 상품연쇄상의 상위 자본보다는 하위 자본을 중심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상품연쇄상의 상위 자본의 축적은 결국 하위 자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강화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하위 자본 노동자들의 우선 조직화가 자본의 비용과 위험 전가, 노동자 분할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핵심 지점이다. 다행히 콘텐츠산업에서 하위 위계에 있는 자본들은 지역별로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방송은 여의도에, 출판은 파주 출판단지와 디자인·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가 조성되고 있는 마포에, 영화는 충무로에, 게임은 구로디지털단지와 경기도 성남에, 그리고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와 강남에 위치한 서울벤처밸리에는 IT와 융합한 각종 콘텐츠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다.

 

이미 방송, 출판,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산업에는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초기업별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는 시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각 분야로 나뉘어져 있는 노동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성해나가면서 아래로부터 조직적인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또한, 목적의식적인 조직화를 위해 산별노조나 총연맹 단위의 노동조합, 지역단체, 운동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 비록 노동자운동 내부에서 콘텐츠산업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양적으로도 매우 미약하지만 앞으로 전체 산업 규모에서 콘텐츠산업이 차지할 비중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인력과 재정을 투자할 이유는 충분하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술발전과 생산조직 변화에 따라 일자리 성격도 정규직 위주 고용구조에서 프로젝트형 고용구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각주:30]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이러한 일자리가 보편화되어 있는 콘텐츠산업 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투자는 노동자운동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셋째, 콘텐츠를 공공재로 확대시켜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복제에 드는 한계비용이 제로로 수렴하는 디지털 정보의 특성이 사적 소유의 울타리를 끊임없이 허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각주:31]도 있다. 하지만 자본은 정보상품의 가격이 하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지식과 정보를 끊임없이 독점하려 들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머지않은 미래에 기술의 혁신만으로 자본의 횡포가 저절로 없어지는 일은 요원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오늘날 거대 지식과 정보를 상품으로 만드는 자본은 이용자들의 상호작용 같은 노동이 아닌 활동들을 자신들의 이윤창출을 위한 활동으로 전화하고 있다


이로써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콘텐츠를 판매해 지대수익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 주도 경제 시스템에서는 외부효과를 포착해내는 것이 중요해지므로 새로운 영역에서도 지식재산권 강화가 자본의 이윤창출과정의 주요한 전략이 되는 셈이다. 한국의 콘텐츠산업에서도 부문을 막론하고 자본의 지식재산권 강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동이 자기 종사 부문 자본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취하게 될 경우, 콘텐츠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의 포괄적인 조직화와 노동의 대안을 건설하는 일은 까마득해진다. 또한, 무엇보다도 일터를 넘어서 삶에 대한 요구와 투쟁이 필요한 콘텐츠산업 노동자들이 이를 위해 시민들과 일상의 연대를 만들어나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대안은 시민들의 보편적 접근과 이용을 위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다. 도로, 철도, 상하수도, 전기 같은 사회간접자본이나 교육, 의료와 같은 사회서비스처럼 자본에 의한 시장화가 아니라,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할 요소로 콘텐츠를 인식하는 것이다. 콘텐츠는 지식과 정보 격차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감정 유발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능까지 담당하는 사회적 공기(公器)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무료보편적인 접근이 강조되는 것이 옳다. 더불어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고 주체로 형성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경제적 이해관계부터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고용형태나 산업부문을 막론하고 노동자들은 삶을 고민한다. 이웃들 속에서 인간답게 제대로 사는 삶을 갈구한다.[각주:32] 따라서 사회공공성에 대한 노동의 대안이 명확히 제시된다면, 콘텐츠산업 노동자들이 눈앞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진정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나가며 :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모으자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아 있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살아남은 자의 슬픔> 전문

 

혼술남녀제작에 참여하면서 이한빛 님이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책임 PD의 일방적인 통보로 프리랜서들이 대량으로 해고되는 것을 지켜보며 오히려 이들로부터 계약금을 환수 받아야 했을 때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비정규직의 애환을 모를 리 없는 이한빛 님이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아니라며 괴로워했을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다.

 

지금껏 무수한 죽음이 있었다. 운이 좋아서 조금 더 오래 살아남든가 혹은 떠나든가 슬픈 것은 매한가지다. “이 바닥은 원래 그렇다는 말을 이제는 더 이상 듣고 넘길 수 없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모아 이 바닥을 바꾸자. 다시는 어떠한 비극도 되풀이되지 않도록 아주 근본부터 철저하게 뒤집자. 그것이 바로 이한빛 님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이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의무일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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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Mason(2016), <Post Capitalism : A Guide to Our Future> [폴 메이슨(2017), <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더퀘스트]

 


(기사 등록 2017.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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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J E&M은 지상파 방송사나 종합편성채널과는 다른 독특한 제작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즉 실시간 시청률이 아니라, 타겟 시청자의 시청률을 더 중요하게 간주하여 타겟 시청자를 설정해 수익 전망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예산을 관리하면서 PD가 프로그램 소재 선택과 기획을 전담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 내러티브에 대한 통제권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주제작을 하는 경우에도 제작비를 CJ E&M이 대부분 부담하고 외주제작사에게는 연출만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른 방송사에 비해서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어야 하고 이에 따른 위험 부담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CJ E&M은 실적에 따른 확실한 상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무노조 경영원칙과 더불어 내부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으로]
  2. 드라마 장르 제작 시스템은 교양이나 예능 장르 제작 시스템에 비해 더 복잡하고 다양한 자본들이 결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작투자자금의 관리와 운용에 대한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인 문화산업전문회사, 협찬을 담당하는 마케팅사, 연예기획사,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업체 등이 얽혀 다른 장르에 비해 위험부담이 크고 출연료나 스탭들의 인건비가 미지급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본문으로]
  3.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수행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방송 산업 활성화를 위한 프리랜서 방송인력 실태조사 연구>(2016)에 따르면,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들의 주간 노동시간은 드라마 장르는 평균 60.3시간(야간 22.9시간 포함), 교양·다큐·보도 장르는 평균 58.8시간(야간 19.6시간 포함), 연예·오락 장르는 평균 57.8시간(야간 21.2시간 포함)에 이른다고 한다. [본문으로]
  4. 프로젝트형 노동시장이란 특정한 프로젝트, 즉 한 단위의 사업이 시작과 종결에 따라 고용계약이 성립되었다 완료되는 특성이 반복되는 노동시장을 말하는 것으로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실업과 고용을 주기적으로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본문으로]
  5.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2016), <2016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본문으로]
  6. 국가인권위원회(2011), <문화·예술·스포츠 분야 비정규직 인권 상황 실태조사 - 방송산업 보조인력 사례>. [본문으로]
  7. 국가인권위원회(2011), <문화·예술·스포츠 분야 비정규직 인권 상황 실태조사 - 방송산업 보조인력 사례>. [본문으로]
  8. 한국콘텐츠진흥원(2011), <방송영상 제작스태프의 근로환경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본문으로]
  9. 한국콘텐츠진흥원(2017), <2016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본문으로]
  10. 최현주(2014), <방송작가의 집필환경 현황 및 해외사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방송작가 표준집필계약서 도입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2014. 12. 10. [본문으로]
  11. 김동원(2015), <지상파방송 사회자본 형성사와 지금의 위기>, 문화과학사, 「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 : 한국 문화산업의 독점구조」. [본문으로]
  12. 김동원(2010), <한국방송산업의 유연화와 비정규직의 형성>. [본문으로]
  13. 지상파방송사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구매비에서 외주제작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4.1%에서 2015년 51.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본문으로]
  14. 전체 광고점유율 측면에서 보면, 2001년에서 2013년 사이에 온라인광고는 2.4%에서 25.7%로 급속하게 증가하는 동안, 방송광고는 44.5%에서 37.4%로 소폭 하락했다. [본문으로]
  15. 유료방송 가입자는 2004년 1,518만 명에서 2014년 2,983만 명으로 거의 2배나 늘어났다. [본문으로]
  16. 지상파 3사가 방송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65.5%에서 2013년 56.5%로 하락했고, 광고매출 총액도 같은 기간 오히려 2.5% 하락했다. [본문으로]
  17. 지상파방송사의 경우, 총 매출에서 광고 및 협찬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61.9%에서 2014년 49.7%로 감소한 반면, 프로그램 판매 및 방송수신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3.4%에서 2014년 32.2%로 증가했다. [본문으로]
  18. 장귀연(2015), <자본의 노동 포섭 형태 변화와 자영노동의 실질적 종속>. [본문으로]
  19. 김성혁(2017),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대응>. [본문으로]
  20. MCN(Multi Channel Network) : 다중 채널 네트워크 서비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가 많은 1인·중소 창작자의 콘텐츠 유통·판매, 저작권 관리, 광고 유치, 자금 지원 등에 도움을 주고 콘텐츠로부터 나온 수익을 창작자와 나눠 갖는 미디어사업. [본문으로]
  21. 영국의 방송콘텐츠제작부문에서는 소위 슈퍼인디라 불릴 정도의 명실상부한 거대 글로벌 미디어기업이 부상하는 등 20대 제작사의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79%를 점하고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22. 임종수(2015), <넷플릭스와 콘텐츠, 디지털 방송 플랫폼 시대의 콘텐츠 진화>, 한국방송협회, 「방송문화」 2015년 겨울호. [본문으로]
  23. 이러한 경향은 이미 콘텐츠산업 매출액과 고용규모의 추이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콘텐츠산업의 매출액은 2005년 57조 3,800억 원에서 10년 사이에 100조 4,900억 원 규모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동안 종사자의 규모는 57만 5,060명에서 62만 1,928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1인당 생산성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단기 프로젝트형 노동시장이라는 특성과 맞물려 사실상 프리랜서로 대표되는 외주화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콘텐츠산업을 마치 고용창출의 전위부대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고용규모가 정체·감소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의 창의산업모델이라는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본문으로]
  24. David Hesmondhalgh and Sarah Baker(2010), [데이비드 헤스몬달프 · 사라 베이커(2016), <창의 노동과 미디어 산업>, 커뮤니케이션북스]. [본문으로]
  25. 방송에서는 크레딧 명기, 출판에서는 판권 명기가 경력 축적의 준거가 되기 때문에 콘텐츠제작 참여자들임을 공식적으로 명시하는 것으로부터의 배제가 노동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26. 장귀연(2015). [본문으로]
  27. 장귀연(2011), <비정규직과 신자유주의 노동정책, 노동운동의 전략>. [본문으로]
  28. 상품연쇄 : 최종 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노동 및 생산과정의 연결망. [본문으로]
  29. 김철식(2009), <노동의 불안정화를 양산하는 자본의 전략 - 지배대자본 주도의 상품연쇄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본문으로]
  30. 한국노동연구원(2016), <일의 미래와 노동시장 전략>. [본문으로]
  31. Paul Mason(2016), [폴 메이슨(2017), <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본문으로]
  32. 이종탁(2014), <비정규 노동운동을 다시 생각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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