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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는사과하라 #Metoo #Withyou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9. 4. 30.

전지윤


 

포기하지 않고 문제제기할 것이다

 

최근에 참가하고 있는 세미나팀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 아주 흥미있고 유익한 모임이다. 그런데 처음 가보니 거기에 노동자연대 간부급 활동가가 참가한다고 왔다. 그리고 최근 노연 지도부는 성폭력 피해생존자를 잔인하게 가해하는 60쪽의 문건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함께 토론하고 인사하고 집에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건 피해생존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스스로가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제 세미나가 다 끝나고 문제제기를 했다.

 

제발 가해를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한때 동지였던 사람에게 이럴 수는 없다고, ‘내가 죽어야 노연의 가해가 끝날 거 같고,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피해생존자의 말도 전했다. 별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참담한 답이 돌아왔다.

 

조사하자는 데 거부한 게 그 사람이고, 너무 불쾌하다. 음해를 중단해라.’ ‘피해생존자의 미투에 대한 참세상 보도는 허위사실로 판정돼 기사를 내렸다고도 했다. 그리고 가버렸다. 어떤 미안한, 걱정의 표정도 말도 없었다. 당연히 진실도 없었다. 참세상은 기사를 내린 적도 없고, 소송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노연의 반론을 밑에 짧게 실어준 게 다였다.

 

2016년 한 토론회에서 나도 운동초기에 성폭력을 당한 적 있고, 운동사회도 성찰이 필요하다는 피해자의 청중발언에 노연은 곧바로 출석 조사를 강요하며 괴롭혔다. ‘우리 조직에서 당한 것처럼 들릴 수 있으니 밝혀야 한다는 거였다. 당연히 피해자는 그런 억지를 거부했다. 설사 사실이라도 안희정 사건 피해자가 민주당의 출석 조사 요구를 받아들이겠는가.

 

그러자 1년 후에 노연 지도부는 저 여성이 우리를 중상모략하고 음해하고 있다는 글을 홈피 대문에 올렸다. 피해자에게 정말 끔찍하게도 그 글을 쓴 사람이 바로 운동초기에 자신을 준강간한 가해당사자(노연 운영위원)였다.

 

노연 지도부도 그 사실을 알았지만, 가해자가 되려 피해자를 공격한 그 악랄한 글은 그 후 9개월 동안 그대로였다. 피해자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피해자는 2018년 초에 미투운동에 힘입어 고발에 나섰다. 그러자 당황한 노연 지도부는 자체조사를 통해 가해자를 꼬리 잘랐다. 글도 내렸다.

 

하지만 사과는 없었다. 조사 결과도 증거 불충분에 무혐의라는 면죄부였다. ‘우리 조직을 힘들게 만들었다는 게 가해자를 쫓아낸 이유였다. 그리고 나서 노연 지도부는 지금까지도 온갖 잔인한 논리와 방식으로 피해자와 연대자들을 계속 공격, 가해하고 있다.

 

최근에 노연 지도부가 피해자의 사생활과 신상정보들을 멋대로 까발긴 것은 최악이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았고, 가해자는 초짜”(운영위원이 초짜라고?)였고’... 그 내용 중에는 피해자가 결코 공개를 원하지 않았을 아픈 기억도 있었다.

 

결국 피해자가 동의한 적도 없었던 노연의 자체조사는 오로지 조직보위를 위해 가해자를 변호할 근거를 찾고, 피해자의 평판과 행실, 사적정보를 광범하게 수집해 더 잔인한 2차가해에 나서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

 

이번 글만이 아니라 노연 지도부의 많은 글에 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우리 많은 여성회원들이 모욕을 느끼고 있다는 논리다. 여성성을 자신들의 악행을 덮는데 이용하는 최악의 방식이고 거기서 배제, 삭제된 것은 바로 피해여성이다.

 

며칠 전 자한당의 세월호 막말이 큰 분노를 일으켰지만, 운동사회에서 활동가들이 정말 힘들고 상처받는 것은 지배계급과 우파의 공격이 아니다. 정말 비수가 되는 것은 동지였던 사람들의 공격이다. 또 뻔히 자신을 알고있는 동지들의 침묵과 동조이다. 비처럼 쏟아지는 공격 속에 허우적대는 자신을 못 본 척하는, 한때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이다.

 

물론 피해생존자는 그것을 견디고 이겨낼 것이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걸 지켜보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또 감동적이기도 하다. 삶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또 다시 기운을 차리게 해주는 일도 어둠 속의 빛처럼 다가오는 법이다.

 

그래서 정말 다시 거듭 호소하고 부탁하고 싶다. 이 일을 아는 모든 분들은 기억하고 나서서 발언해 주시라. 모르는 분들은 알려고 노력해주시라. 피해자가 운동사회에서 고립되고 배제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손을 보태달라.

 

여전히 진실공방과 법적다툼에 매달리는 김기덕 감독이 최근 모스크바 영화제에 초대된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 인권침해를 외면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규탄했다. 운동사회는 달라야 할 이유가 있는가.

 

노연 지도부가 진심으로 반성, 사과하고 피해생존자가 치유되고 운동사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결코 잊지 않고, 침묵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 문제제기하고 발언할 것이다.

 

사과를 요구했더니 2차가해로 답하는 노연 지도부

 

며칠 전 저는 노연 중앙간부인 정00 씨에게 성폭력 피해생존자에 대한 노연 지도부의 2차가해를 중단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가 묵살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00씨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제 페북에 댓글로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글을 올렸습니다.

 

당신의 조직이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을 사과하게 하고, 칼을 거두게 해달라고 했더니, 자신이 직접 칼을 들고와서 휘두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지난 글에서 내 호소에 어떤 미안함과 걱정의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고 야속함을 드러냈는데...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에 아무 관심도 없다는 태도가 이토록 노골적일 순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피해자를 괴롭히고 2차가해하는 그 댓글을 제 타임라인에서 삭제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 피해자와 저에게 위로를 해주신 다른 동지의 타임라인에 그 글을 올려버렸습니다. 2차가해와 공격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에 아무 관심도 없다는 분명한 선언입니다.

 

저는 정00 씨의 이름을 공개한 적도 없습니다. 피해자와 저는 심지어 아직까지 성폭력 가해자의 이름도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명예훼손 역고소도 우려해서지만, 누구든 개인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여겨서입니다.

 

문제는 구조와 조직에 있지 개인에게 있지 않다고 여겨서입니다. 제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마구 공격해온 노연 지도부에게는 관심도 없는 문제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정00 씨가 이렇게 직접 자기 이름을 밝히며 나섰습니다. 그러니 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노연 지도부와 정00 씨의 주장들이 왜 문제인지 다시 자세하게 반복하진 않겠습니다. 그것은 노동자연대는 사과하라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자세하게 설명해 왔습니다. 다만 노연 지도부가 지속하는 명백히 충돌되는 두 가지 모순에 대해 지적하겠습니다.

 

첫째, 노연 지도부는 우리는 피해자 J의 주장을 거짓으로 몰거나 피해자를 비방하거나 괴롭힌 적이 없다고 계속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00 씨의 글에서도 다시한번 피해자를 규율위반으로 징계받기 직전 노동자연대를 탈퇴한 뒤 우리 단체 비방을 해 온사람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참세상>이 보도한 피해자의 미투는 허위사실이며, “전지윤 씨 개인의 복수를 위해서이용되는 수단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본인 자신도 아니고 동료의 복수를 위해 성폭력 사실을 거짓으로 지어낸 꽃뱀이라는 것이죠.

 

특히 여기서 피해자가 규율위반으로 징계당할 예정이던 사람이라는 주장은 정말 놀랍고 어처구니없습니다. 지금 피해자는 노연 지도부가 자신을 이렇게 낙인찍은 것에 또다시 커다란 분노로 몸서리치고 있습니다.

 

피해호소를 못 믿게 하려고 피해자의 평판과 행실을 들먹이는 것을 넘어, 있지도 않은 과거를 만들어내 공격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근거가 있습니까? 이제와서 노연 지도부가 사실은 너가 탈퇴하기 전에 우리는 너를 징계할 생각이었다고 말하면 되는 것입니까?

 

둘째, 노연 지도부는 우리는 가해자 P를 변호하거나 비호한 적이 없다. 그랬다면 가해자에게 중징계를 내리고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했겠냐고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00 씨의 글에서도 또다시 노연 지도부는 증거가 불충분해 현재로선 범죄 사실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P를 감싸고 있습니다. 만약 P가 가해자라면 전지윤이 P를 자기 분파에 끌어들이려 했겠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안희정이 가해자라면 김지은 씨가 순두부를 사줬겠느냐보다 더한 억지입니다. ‘피해자다움을 넘어 피해자친구다움까지 강요하는 것이 어처구니없습니다. 더구나 전혀 사실도 아닙니다. 이제와서 전지윤, 너가 P를 분파로 조직할 마음이 있었던 거 아니냐고 우기면 사실이 됩니까?

 

그래서 다시 묻습니다. 도대체 노연 지도부와 정00 씨는 피해자의 피해호소와 미투에 대해 그것이 진실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인정합니까? 피해자의 고통이나 상처에 조금이라도 관심과 걱정의 마음이 있습니까? 조직보위에 대한 강박관념 말고 이런 인간적 고려와 감정이 조금이라도 존재합니까?

 

물론 그동안 언행과 태도를 보면 답은 분명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신뢰, 공감, 걱정, 미안함 따위는 1도 없었고 오로지 조직보위만이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토론회에서 청중발언을 하자마자, 어떠한 위로와 걱정도 없이 바로 우리 조직과 관련성을 밝혀야 하니 조사받으러 와라. 안오면 너의 진의를 의심할 것이다라는 협박성 공문을 보낸 것입니다.(첫번째 사진)



 


상식적이라면 그런 일이 있었다니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느냐. 혹시 우리 단체와 관련있고 당신이 원한다면 진상을 조사해보겠다고 했어야 합니다. 이런 강요를 당연히 피해자가 거부하자, 노연 지도부는 1년후 피해자의 주장을 중상모략이라고 규정짓는 글을 발표했습니다.(두번째 사진)

 



더구나 그 글의 필자는 바로 가해자였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15년도 전에 있었던 일을 진상조사도 하지 않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냐는 사람들이 가해자의 글을 9개월 동안이나 대문에 실어 놓았습니다. ‘신도 아닌데어떻게 피해자의 거짓과 가해자의 무고를 그토록 확신했던 것입니까?

 

나중에야 문제가 커지니까 가해자를 징계하긴 했지만 그것은 오로지 조사에 격하게 반발하며 비협조적이었다는 점때문입니다. 이것이 꼬리 자르기라는 것은, 가해자를 마지못해 해임하면서도 피해자의 목적은 우리를 중상모략하고 비방하는 것이라던 내부문건(세번째 사진)과 지금도 계속되는 노연 지도부의 피해자 비난과 가해자 옹호가 입증합니다.




 

피해호소인 J에 대한 접촉 금지령을 내리면 뭐합니까? 노연 지도부 자신이 나서서 피해자에 대한 가해를 조직적으로 계속하고 있는데? ‘너는 가만 있어라, 우리가 대신해서 피해자를 더 괴롭혀줄테니입니까?

 

저의 문제제기는 느닷없이나온 것이 아니라 이렇게 노연 지도부의 가해와 괴롭힘이 재개됐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 피해자를 2차가해하고 있는 것이 노연 지도부이기 때문에 노연의 중앙간부인 정00 씨는 이 문제와 연관도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더구나 이제 2차가해의 가장 적극적 행위자로 나선 사람이 할 말도 아닙니다. 그리고 폭력과 가해를 중단하라는 요구는 정당한 것이지 가해자에 대한 괴롭힘이 아닙니다.

 

노연 지도부와 정00 씨는 더 이상 진실공방으로 몰아가면서 물타기하지 말고, 피해호소를 처음부터 거짓으로 치부하고 가해자를 시켜서 피해자를 비난하도록 하고 끝없이 피해자를 괴롭힌 것에 대해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눈 앞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을 사과하라는 요구에 왜 때릴만했는지 진실을 밝히자는 식의 적반하장을 중단하십시오.

 

그러지 않는다면 저는 끝까지 문제제기할 것입니다. 00 씨 자신이 가장 앞장서서 2차가해에 나선 이상 이제 정00 씨는 직접 사과를 해야할 핵심당사자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관심과 도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노연 지도부와 정00 씨가 계속 피해자의 사생활과 신상정보를 멋대로 공개하며 인신공격하는 2차가해글들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폭력 피해자와 피해호소에 대한 입 막기

 

노동자연대 지도부와 중앙간부 정00 씨의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와 저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차가해와 공격을 중단하라고 거듭 호소하는데도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미안함과 인간적인 감정을 느껴달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않습니다.

 

00 씨와 노연 지도부는 계속해서 성폭력 피해자를 규율위반으로 징계당하려고 하자 노연을 나간 후에 전지윤과 함께 노연을 비방하고 다닌 문제있는 사람. 노연을 비방해놓고 조사를 거부한 사람. 지금도 전지윤의 복수극을 돕고 있는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성폭력이라는 허위사실로 노연에 복수하려는 부도덕한 비방자로 낙인찍고 있습니다. 이래놓고 언제 우리가 꽃뱀으로 몰았다는 것이냐며 오히려 화를 냅니다.

 

그럼, 안희정은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꽃뱀이란 단어를 썼나요? ‘김지은은 불륜을 저질러놓고 이별당하고 직위해제되자 앙심을 품고 성폭력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이 논리가 바로 꽃뱀론인 것이지! ‘꽃뱀이라는 단어를 쓴 바 없으니 문제없다? 이 무슨 기적의 논리입니까?

 

또 가해자가 직접 쓴 피해자 2차가해글에 대해서도 주로 전지윤을 비방한 글이고 피해자의 실명이 나온 것은 아니니 문제없다구요? 그런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옵니까?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의 주장을 중상모략이라고 공격했을 때 피해자가 느꼈을 그 끔찍한 고통이 조금도 상상이 안갑니까? 전지윤은 실명으로 마구 인신공격해도 된다는 면허증이라도 받았나요?

 

전지윤이 노연을 비방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구요? 또다른 성폭력 피해여성을 2차가해하는 글을 노연이 책으로까지 발간해, 그것을 규탄하고 있었던 것이 비방입니까? 그런 책을 수거하고 글을 내리라는 게 분서갱유적 발상이라구요? 노연 지도부가 피해여성을 2차가해하며 괴롭힌 글과 책이 무슨 인류의 문화유산입니까? 민주원씨의 글을 내리라는 안희정 대책위의 요구가 분서갱유요구입니까?

 

00 씨의 글을 통해 다시 명백해졌습니다. 노연 지도부는 피해자가 어느 단체에서 누구에게 그런 일을 당했는지 전혀 말하지 않았지만(제가 당시 페북에 올린 글에도 그런 것은 전혀 없었지만, 아래 사진), 조금도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 노연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조금의 암시도 조직보위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피해자와 그 주변인이 겪은 고통과 상처는 손톱만큼도 관심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거꾸로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면서 피해자와 주변인을 탓하고 잘못을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사회에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차마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있습니다. 노연 지도부의 논리대로면 그들은 성폭력 가해자를 비호하고 다른 여성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책임자들이네요. 말문이 막힐 따름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여성회원들이 안심하고 활동해야 하므로를 되뇌고 있습니다. 무슨 호시탐탐 성폭력 기회를 노리는 괴물같은 가해자로부터 여성회원들을 지키려는 가부장적 보호자같습니다. 그렇게 그런 일이 걱정된 사람들이 왜 가해자로 지목된 줄 뻔히 알면서도 9개월 동안이나 2차가해 글을 그대로 올려두고, 그 가해자를 운영위원과 조직국장 자리에 다시 임명해서 그대로 두고 있었을까요?

 

지금 노연 지도부의 행동이 회원이거나 회원이었던 여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너희가 어떤 피해와 고통을 겪었든 우리는 조직의 명예 말고는 조금도 관심없다. 너희가 오랜 과거의 피해를 말하고 나와서 조직의 명예에 흠집을 낸다면 우리는 절대로 믿지 않고 끝까지 너희를 괴롭힐 것이다. 너희의 사생활과 신상정보와 과거 행실을 낱낱이 파헤쳐 너희를 믿지 못할 사람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가해자를 시켜서라도 너희를 공격할 것이다. 너희가 조직을 나가도 끝까지 따라다니면서 괴롭힐 것이다. 너희를 돕는 사람도 그 누구든 우리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런 것을 견딜 각오가 없다면 어디서든 감히 너희들의 피해경험을 암시하거나 입도 뻥끗하지 말아라.’

 

정말 대단하고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걸 보면서 노연 회원이거나 회원이었던 어떤 여성이 성폭력 피해호소를 할 엄두라도 낼 수 있을까요. 이런 일을 계속 하면서도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 ‘한때 동지였던 저같은 사람도 때리면 아픈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달라고 하자, 오히려 저를 인신공격하면서 저보고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정00 .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입니다.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P에 대해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성폭력 사건에서, 15년 전에 피해생존자 동지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바로 작년까지 노동자연대 최고 지도부인 운영위원이자 조직국장이던 P이다. 나는 그가 결코 단순히 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에 대한 커다란 분노와 원망은 여전하지만 가끔 약간의 연민도 느낀다.

 

가부장적이며 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모든 사람은 성폭력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또 성폭력 피해자가 단지 피해자성으로만 설명될 수 없듯이, 가해자도 가해자성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그는 동시에 성실한 활동가였고, 누군가의 좋은 동료였고, 가해자성은 그의 인간성을 구성하는 다양한 측면 중의 하나였다.

 

그가 과거에 저지른 것은 명백히 잘못이고 폭력이고 나아가 범죄였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신입회원을 모텔로 데려가 동의도 없이 관계한 것은 법적으로도 준강간이다. 더구나 그는 오랜 남성 활동가이자 조직의 최고 지도부중의 하나였고, 여성은 이제 막 운동에 입문해서 모든 걸 배워나가던 사람이었다. 노연 지도부는 ‘P는 초짜(?)였고 피해자와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았다며 물타기에 애쓰지만 이 명백한 사실은 가릴 수 없다.

 

그것은 단지 그가 괴물이었기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진보진영도 크게 자유롭지 않았던 남성중심주의, 음주문화, 연애각본 등과 동떨어진 일이 아니었다. 또 그런 일을 남녀 사이에 좋아하고 쫓아다니고 하다보면 벌어질 수도 있는 일 취급하는 사회규범 때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어렵게 만들고, 피해호소를 불신하고, 공동체의 명예와 남성의 억울함부터 생각하는 사회와 조직 문화 즉 강간문화와 관련있는 문제였다.

 

따라서 괴물만 도려내고 이런 사회적, 구조적, 조직적 문제들이 그대로라면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또다른 가해자와 피해자는 계속 나타날 것이다. 너무 오래 전 일이고, 노연의 반응이 두려워 문제제기할 용기도 없었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 때문에 피해자는 토론회에서 청중발언을 하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운동사회의 성찰을 촉구했지, 어떤 단체에서 누구에게 그런 일을 당했는지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연 지도부는 즉각 우리 조직에서 벌어진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할지 모르니 와서 조사를 받으라며 피해자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그런 괴롭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지 한참 뒤, 이번에는 노연 홈페이지에 피해자의 주장을 중상모략이라고 매도하는 글이 실렸다. 그리고 그 글의 필자는 놀랍게도 바로 P 자신이었다.

 

피해자가 진정으로 분노한 것은 바로 이 순간부터였다. 적어도 그가 속으로는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피해자는 바로 P에게 전화해서 분노하고 절규하면서 따졌다. P는 당황해서 쩔쩔매면서도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그리고 P가 노연의 운영위원이자 조직국장의 자격으로 쓴 그 글은 그후로 9개월 동안 계속 대문에 걸려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연 지도부도 피해자가 P에게 항의 전화한 것을 즉각 알았다는 것이다. 통화 녹음 내용도 들었다는 것이다. 노연 운영위원의 성폭력 사건이 노연 지도부 차원의 조직적 가해 사건이 된 것은 바로 이 순간부터였다. 만약 P가 그런 글을 쓰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항의 전화를 받고라도 글을 내리고 사과했다면, 사건은 더 커지지 않고 피해자는 아마 받아들였을지 모른다.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누가 P에게 그런 글을 쓰라고 지시했던 것일까? 왜 노연 지도부는 P가 가해자로 지목된 것을 알면서도 그 글을 내리지 않았을까? ‘어떻게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냐는 그 슬픈 비명과 절규로 가득찬 통화 내용을 들으면서 노연 지도부의 누구도 양심이 흔들리거나 피해자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 반년 후에 미투운동이 벌어지고 피해자가 용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해서?

 

그리고 그 후 문제는 더욱 꼬이고 비극이 됐다. 피해자의 미투에 당황한 노연 지도부는 뒤늦게 P를 직위해제하고 이어서 중징계했다. 성폭력은 무혐의라면서도 우리 조직을 곤란하게 만든 죄를 물었다. 이 꼬리 자르기 과정에서 온라인에 P의 실명을 올린 것도 피해자가 아니라 바로 노연 지도부였다. P가 해임, 조사 등에 크게 반발하면서 비협조적이었다는 노연 지도부의 설명을 보면서 느껴지는 게 바로 연민이다.

 

아마도 P는 자신과 함께 피해자를 공격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신만 잘라내고, 실명까지 공개하고, 쫓아내려는 것에 반발감이 들었을 것이다. 더구나 성폭력은 아니라면서도 제명한다는 것이 납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소처럼 일해 온자신이 무혐의인데도 조직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게, 자신에게 그 글을 쓰게 하고 올린 장본인들이 자신을 징계한다는 게 억울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노연 지도부의 태도는 더욱 혼란스럽고 기괴할 정도다. P만 꼬리 자른 채 피해자에 대한 가해를 더 집요하고 조직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P초짜라고 부르다가 무죄라는 건 아니다라며 횡설수설한다. 최근에는 피해자와 전지윤은 P의 잘못을 알면서 왜 별 문제없이 같이 활동했냐고도 말한다. 이윤택 사건의 피해여성에게 왜 그런 남자에게 연극을 배우고 오랫동안 그 극단에서 같이 활동했냐고 탓할 기세다.

 

특히 기가 막힌 것은 전지윤은 왜 2013년에 P를 자신의 분파에 끌어들이려 했냐는 억지와 거짓이다. 그 당시 P는 운영위원이자 기자였고 나는 운영위원이자 편집자였다. 앞에 썼듯이 그에 대한 내 감정은 복잡했지만 좋을 리는 없었다. 나는 그가 한 짓을 알았지만, 조직의 반응과 돌아올 고통이 걱정돼 피해자에게 고발을 권할 수 없었다. 그 상태에서 P와 활동하는 것은 나에게도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P가 갑자기 쓰러져 생명과 관련된 큰 수술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도 같은 운영위원에 편집자로서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는 다른 운영위원들을 야속해하며 갔다. P도 고마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나 자신도 4개월 후에 공식분파를 만들게 되고, 결국 조직을 탈퇴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시기다.

 

그런데 이번 노연 지도부의 글에서 그것이 갑자기 ‘P를 분파로 조직하려던 것으로 둔갑해 등장했다. 하도 기가막혀 병문안 이후 반년 정도 지나서 내가 조직에서 쫓겨날 즈음에 P가 나를 비난하면서 썼던 글을 다시 찾아봤다. 거기서 P 자신조차 전지윤이 나를 분파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말은 안하고 있다.

 

지금, 노연 지도부는 성폭력과 가해자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구조적 측면에 대한 완전한 몰이해를 드러내고 있다. 그 그림 속에서 노연 조직은 성폭력이란 결코 용납할 수 없고 가해자는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한 공간으로 존재한다. 그러니 피해자의 청중발언에 부르르 떨면서 감히 우리 조직을 암시하며 그런 발언을 하다니, 당장 조사받으러 와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피해자가 조사를 거부하자 몰래 숨어있는 가해자를 그냥 둬서 우리 조직의 여성회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려 한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나중에 마지못해 가해자만 꼬리 자르고 나서는 자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은 성폭력에서 안전한 청정구역이고 여성해방을 위해 싸우는 혁명조직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P는 괴물이 아니며, 바로 노연의 조직문화와 잘못된 관행과 대응이 만들어낸 가해자다. 반성과 성찰을 거부하는 P와 노연 지도부는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가해에 또 다른 가해를 덧붙이며 애초의 잘못을 더욱 커다란 잘못으로 발전시켰다. ‘15명을 불러서 샅샅이 조사했다는 노연 지도부는 아직까지도 누구를 불러서, 무엇을 물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피해자에게 아무 것도 알리지 않고 있다. 얼굴과 이름도 공개한 적 없는 피해자는 지금도 도대체 노연 지도부가 누구에게 얼만큼 자신의 신상정보와 사생활을 멋대로 공개한 것인지 불안에 떨고 있다.

 

피해자가 원한 것은 P가 자신의 오래 전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너 나은 활동가로 거듭나는 것이었고, 노연이 신뢰할 수 있는 더 건강한 조직으로 발전하는 것이었다. 노연에 있는 옛 동료와 지인들이 자신의 고통과 상처에 귀를 기울이며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느냐,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을 믿는다고 답하는 것이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이, 아직도 노연 조직의 어디에서도 그런 희망의 불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노동자연대의 비극이다.

 

#노동자연대는사과하라 #Metoo #Withyou

 

* 피해자 지지모임의 페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jmetoowithyou

 


 (기사 등록 201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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