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상호교차성을 놓친 미국의 주류 성소수자 운동

앤디 태이어(ANDY THAYER)

번역: 미래

 


[이 글은 미국의 주류화된 성소수자 운동이 기성 양대정당중 하나인 민주당과 거액 기부자들에 의존하면서 어떻게 억압받는 성소수자들의 실제적 문제에서 소홀하게 됐는가를 다루고 있다. 이것은 성소수자 운동이 여전히 가혹한 억압 속에 투쟁과 연대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 하지만, 다양한 억압과 착취를 상호교차적으로 접근하는 관점의 중요성을 고민하게 한다. 여성주의 안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쟁은 계속돼 왔다. 이 글의 필자인 앤디 테이어는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미국의 직접 행동그룹인 게이해방네트워크’(Gay Liberation Network)의 공동창립자이다.]

 

미국의 추악한 비밀을 폭로한 위대한 트랜스여성 첼시 매닝 



출처:

http://www.counterpunch.org/2017/05/15/the-lgbtq-movement-is-an-intersectional-fail/

 

 

최근 몇 년 동안 상호교차성은 진보적인 공동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단어로, 활동가들의 집담회나 매체에서 자유롭게 유포되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주류] 성소수자 운동은 오랫동안 상호교차성 담론에 몰두하면서도 행동은 소홀히 해 왔다.

 

근래 있었던 트랜스젠더 영웅 첼시 매닝의 석방만큼 이러한 실패를 명확하게 드러내주는 사건도 별로 없다. 그녀는 성소수자운동이 지금까지 낳은 중에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반전 운동가이자 내부고발자다.

 

그녀는 그 로이터 기자 두 명과 민간인 열 명이 부수적 살해를 당하는 악명 높은 영상을 비롯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살인과 고문 같은 전쟁 범죄들을 폭로했다. 그녀는 미국이 중동에서 일련의 부패하고 악랄한 독재자들을 지원했다는 것을 사상 최대로 광범위한 기록으로 증명했다. 이 정보는 그 지역에서 일어난 중 사상 최대의 민주화 운동으로서 이 독재자들 여럿을 물리친 아랍의 봄 봉기의 물결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그녀의 체포에서 시작하여 뒤이은 험난한 재판과 미국 역사상 내부고발자에 대한 최장기간의 신체형에 해당하는 - 투옥 기간의 대부분 동안 대규모 성소수자 비영리단체 중 단 한 곳도 그녀를 옹호하지 않았다.

 

당신은 2010년 그녀가 투옥되었을 때 상호교차성과 정체성의 정치로부터 그야말로 폭풍 같은지원이 따랐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기 게이로 알려졌고 후에 트랜스 여성으로 커밍아웃한 노동자 계급 출신의 인물이 있다. 그녀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기록 더미로 미국 군대와 국방부의 가장 창피한 비밀들 일부를 폭로했다.

 

당신은, 예를 들면,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강대한 군사 제국의 심장부라면 미국군이 다른 나라를 유린하는 데 반대하는 활동가는 미국 좌파들의 많은 층에서 상호교차성에 입각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특히 이 활동가가 성소수자로 알려졌다면 성소수자 진보파들은 특히나 그녀의 편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몇 년 전, 현재 전국 성소수자 태스크포스로 알려진 기구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1차 이라크 전쟁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후, 거기에서 일하는 고위 공직자가 나에게 다시는미국의 전쟁에 반대를 표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태스크포스가 그 전쟁에 반대하는 바람에 부유한 기부자들이 기부를 철회하고 다시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조직이 거의 무너졌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태스크포스는 대규모 성소수자 비영리단체 중에서 가장 힙한단체를 즐겨 자임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것은 성소수자 비영리단체가 자신들이 자임하는 상호교차성 원리를 준수하는 것보다 그들의 봉급과 사무실 운영비를 대줄 기부자들의 돈을 우선한 첫 사례도 아니고 결코 마지막 사례도 아니다. 성소수자 비영리단체들은 게이 주식회사라는 멸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정당한 것이다.

 

기층 조직화’(이 말은 너무 반복적으로 오용된 나머지 진부해진 표현의 또다른 사례다)에 대한 말은 무성하지만 게이 주식회사조직들은 최선의 경우에도 상근자 중심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부유한 기부자들에게서 기부를 받아낼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선택된 자기 선출권을 가진 이사들이 통제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운동을 대표하는 정치적 의제는 가장 부유한 성소수자들이 통제하게 되는데, 이는 이성애자 사회에서 말하는 계급 위계의 성소수자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에서 이 문제는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보수성의 원인이 게이 주식회사헤테로 정상성을 추구하는 데, 즉 이성애자들을 모방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가령 최근 동성결혼에 대한 평등한 법적 대우를 쟁취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해석은 헤테로 정상성자체는 어디에서 오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데다가 동성결혼 문제가 운동의 중심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매우 오독하고 있다.

 

여러 해 동안 거의 모든 대규모 성소수자 조직이 동성결혼에 대한 평등한 법적 대우를 요구하는 데 반대했다.(유일한 예외는 Metropolitan Community Chuch였다.) 가령 2005변화를 만들기(Creating Change)” 컨퍼런스에서만 해도, 태스크 포스는 컨퍼런스의 두 순서 중 하나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평등한 법적 대우를 요구하는 것을 반대하는 연사들만을 연단에 세웠고 지지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물론 좀더 근래에 들어서 게이 주식회사는 기부를 위해 동성결혼 이슈를 사정없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트랜스젠더 이슈를 활용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 두 경우 모두에서 드러난 부조리는 상당히 놀랄만한 수준이다. ‘인권 캠페인이 게이 국회의원 버니 프랭크(Barney Frank) 하에서 일자리에 대한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배신한 잘 기록된 사례 같은 것을 떠올린다면 특히 그렇다.

 

첼시 매닝에 대한 게이 주식회사의 배신, 그리고 동성결혼의 권리나 트랜스젠더의 권리에 대한 태도의 표변은 민주당과 그들의 친밀한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기인한다. 군수업체와 전직 군사 공무원들의 근친관계와 회전문 인사를 능가할 만한 사례는 게이 주식회사와 민주당의 회전문뿐이다.

 

가령 캘리포니아 주 헌법 8[Proposition 8,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 헌법 개정안: 옮긴이]에 대항해 재앙적으로 실패한 캠페인을 펼쳤던 여론조사원들과 이른바 미디어 전문가들이 민주당에서 직접 영입된 사람들이었다. ‘게이 주식회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부유한 집단인 인권 캠페인의 대표 채드 그리핀(Chad Griffin)빌 클린턴의 대통령 선거 운동에 자원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이를 계기로 19세의 나이로 백악관 언론 담당 부서에 자리를 얻었다.

 

백악관에서의 직책을 역임하고 조지타운 대학(Georgetown University)을 졸업한 뒤, 그는 캘리포니아의 다양한 주민투표 안건들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많은 정치적 캠페인을 이끌었으며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등의 후보들을 위한 여러 기금모금 활동을 주도했다.”

 

게이 주식회사가 원래 동성 결혼 이슈를 다루기를 그렇게 싫어했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에게 중요한 인물이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이 동성 결혼을 가로막는 최악의 정책인 연방결혼보호법[Defense of Marriage Act, DOMA. 주 정부에서 동성혼을 인정하더라도 연방 차원에서 상위법으로 불허한다는 법률: 옮긴이]에 연루되어 있었고 그의 뒤를 이은 낙선한 민주당 대선 후보들 역시 동성결혼에 대한 평등한 법적 대우를 반대했다는 데 있었다. 내가 다른 곳에서 쓴 바 있듯이,

 

빌 클린턴이 1996년 연방결혼보호법을(그리고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캐나다, 멕시코, 미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으로 멕시코 사회의 신자유주의화를 추동한 중요한 계기로 꼽힌다: 옮긴이]와 테러방지 및 사형제도정비를 위한 법[Anti-Terrorism & Effective Death Penalty Act, AEDPA. 연방법원의 구속적부심사의 권한을 제한하고 즉석 추방을 가능하게 한 법안: 옮긴이] 등등을) 수용한 후, 그는 재선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써 크리스천 라이트(Christian Right) 라디오 방송국에 광고를 내서 그 사실을 과시했다.”

 

첼시 매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조지 부시의 더러운 행적과 더불어 오바마 행정부가 온두라스의 선출된 정부를 전복한 군사쿠데타를 불법적으로 후원했으며 당시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이 권력을 장악한 잔인무도한 정권에 결정적인 지원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게이 주식회사는 민주당 지도자들이 해당 이슈를 수용할 만하다고 여기거나 또는 진정한 기층 활동가들이 끊임없는 운동으로 그것을 의제화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할 때에야 이슈 일람을 수정해왔다. 그리하여, ‘게이 주식회사는 여론조사 결과 성소수자들에게 동성결혼 문제가 최우선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 드러난 지(우파 종교세력이 이 문제에 대해 우리를 공격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몇 년 뒤에야 논조를 바꾸어 이 문제가 현실적이라고 결정했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자 게이 주식회사는 민주당의 이해관계에 굴종했다. 1998년 와이오밍 대학에서 매튜 셰퍼드(Matthew Shepard)라는 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해 수백 개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자 게이 주식회사는 발빠르게 움직여 이 운동을 별 의미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반동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혐오범죄규제법이라는 옆길로 이끌어갔다. 이는 당시에 진행 중이던 인종주의적인 대량 투옥 추세를 뒷받침했다.

 

게이 주식회사는 그보다 2년 전에 연방결혼보호법을 지지했고 그 3년 전에는 군대에서의 돈 애스크 돈 텔[Don’t Ask, Don’t Tell. 성적 지향에 대해 고용주는 묻지 않고 고용인은 말하지 않는다는 원칙: 옮긴이]”식 고용을 금지한 당시 대통령 클린턴을 당혹시키기를 꺼려했다. 이 법안들이 셰퍼드를 죽음으로 몰아간 동성애 혐오를 가능하게 했다.

 

지난 20년간 결국 민주당의 지지를 받게 된 성소수자 친화적 개혁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실질적으로 한 푼도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혐오범죄를 처벌하는 것, 동성결혼 인정, 트랜스젠더들의 공용화장실 사용 모두 이윤 중심 체제에 별로 또는 전혀 유의미하게 돈이 들지 않는다.

 

그 동안 계급 문제는 미국의 모든 노동 계급 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성소수자 커뮤니티에도 닥쳐왔다. 오늘날 20대는 일자리를 구할 만큼 운이 좋은 경우에조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20대였을 때보다 평균적으로 20%나 적게 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젊은이들이 통상 18세나 그보다 약간 많은 나이에 독립했던 반면 2015년에는 25세 인구의 절반과 18세에서 34세 사이 인구의 1/3이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1/4은 오지랖 넓은 친척들로부터 벗어나 직장이나 학교로 잠시라도 피신할 기회조차 없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모든 정치적 운동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위였던 청소년 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독립된 주거가 없는 성소수자 청소년들은 친척들의 학대에 훨씬 많이 노출된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모든 세대에서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태도가 역사상 유례없이 줄어들었는데도 말이다.

 

청소년 노숙인의 40%가 성소수자이며 응답자의 [거의] 7(68%), 가족의 거부가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노숙인이 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하였는데 이는 모든 요인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응답자의 반 이상(54%)은 가족의 학대 또한 성소수자들이 노숙인이 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청소년의 노숙과 실업이 또한 성소수자 운동의 가장 취약하면서 잠재적으로 가장 역동적인 부위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 이것이 운동의 최우선 의제에 포함되리라고 기대할 법도 하다. 비백인 청소년들이 미국 경제에서 구조적으로 가장 나중에 고용되고 가장 먼저 해고되는대상임을 고려한다면, 이들이 현 세대의 경제적 재앙 때문에 당하고 있는 고통은 상호교차성 및 정체성의 정치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고 이 시대에 민주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개혁이란 체제에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뿐이다. 민주당의 지도자들과,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망치고 있는 사람들은 지난 선거에서 패배한 주요한 원인이 수십 년간 노동자 계급의 소득 감소를 지휘한 데 있는 게 아니라 러시아의 훼방이나 FBI 전 국장 제임스 코미의 공개 진술이 왔다갔다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게이 주식회사는 민주당을 본받아 그들이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성소수자] 인구의 절대 다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계급 문제들을 전혀 언급하지 않거나 입에 발린 말을 해주는 데 그친다. 미국 대부분의 대도시를 통치하는 민주당 소속의 시장들은 도시의 성소수자들 중 소수만이 거주하는 중상류층 동성애자 지구의 요구에 영합하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런 [계급] 문제들에는 잘해야 보여주기식 대책을 내놓을 뿐이다.

 

대공황 기간 동안 루즈벨트 시대의 민주당이 내놓지 않을 수 없었던 대규모의 공공주택 보급과 일자리 창출 정책은 그들의 신자유주의자 후손들의 정신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샌더스식 운동이 게이 주식회사를 비롯한 비영리단체와 손을 잡고 민주당을 장악하여 99%가 정부를 접수하기 위한 도구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뉴딜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실제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의 전세계의 모든 정부군을 합친 것만큼이나 많은 자원을 소모하는 군대를 유지하면서 대규모의 뉴딜식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샌더스의 발언은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좌파들이 지지한다고 주장하는 상호교차성 또는 3세계의 투쟁들과의 연대를 저버리는 말이다.

 

그 시대에 뉴딜의 성취를 이루어낸 것은 민주당과 사이좋게 협력하는 엘리트 비영리조직이 아니었다. 그 반대다. 업종을 초월하고, 취업자와 실업자를 한데 묶고, 무엇보다 민주당으로부터 독립하여 작업했던 다양한 노동자 집단들의 아래로부터의 연대가 그 성취를 이뤄냈다.

 

이 연대가 개별적인 고용주들에 대항하는 파업이 세 개의 도시를 아우르는 총파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했고, 훨씬 더 극악한 경제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1%로부터 대규모의 값비싼 양보를 얻어냈다.

 

성소수자 운동다운 성소수자 운동이라면 민주당에 구애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그들에게 협조하는 게이 주식회사를 긴축과 계급적 양극화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그런 운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 인식할 것이다.

 


(기사 등록 2017.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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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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