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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345

세월호 참사, 이윤과 안전, 계급투쟁 이상수 십 년을 넘게 전자산업에서 일했었던 내가 일하는 내내 고민했던 것을 요약하면 요구되는 특성을 값싸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싼 재료를 선택하고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해서 제조 공정의 불량으로 발생되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 내가 일했던 곳에서 노동은 그런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은 손톱만큼도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재료와 약품이 선택될 때, 아무리 심각한 유해물질이라도 특성이나 비용에서 유리하다면 배제되지 않는다. 아예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이 고려되지도 않는다. 이런 현실은 또한 노동자들의 안전에 관한 무지로 이어진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작업장의 유해물질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폐암에 안 걸리길 기대하는 흡연자와 별반 다르지.. 2014. 5. 29.
5월 마지막 주 세상읽기 ― 더욱 위험해지는 세계와 더욱 중요해지는 좌파의 구실 전지윤 우리가 세월호로 슬퍼하고 눈물 흘리는 사이에도 세계의 지배자들은 이 세상을 더욱 위험한 곳으로 몰아가고 있다. 먼저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프랑스 국민전선, 영국 독립당 등 극우·파시스트들이 크게 성장하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이런 결과는 무엇보다 긴축 정책이 낳은 결과라고 봐야 한다. 유럽연합이 강요한 긴축 정책이 낳은 고통 속에 반유럽연합 정서가 극우 민족주의 부상의 토양이 된 것이다. 또 프랑스 사회당같은 중도좌파 정당의 실패가 낳은 결과라는 점도 있다. 이런 중도좌파 정당들은 신자유주의에 굴복하여 사람들에게 실망과 환멸을 낳았다. 프랑스 국민전선은 바로 사회당에 대한 실망과 환멸을 잘 이용해서 급성장할 수 있었다. 국민전선의 리더 장 마린 르펜은 지난 대선 때 사회당의 집권이 자신들에게.. 2014. 5. 29.
어느 하나의 투쟁 형태와 양상이 더 낙관적이라고 봐야 하는가 [편집자] 서범진 동지의 " '5월 3일... 후기를 읽고에 대한 답변'(http://rreload.tistory.com/38)에 대한 재반박"이다. 전지윤 서범진 동지의 답변을 잘 봤다. 이 답변에서 나는 다시 한번 우리의 공통점을 확인했다. “노동계급 기층의 자신감이 아직 충분치 못하며 심지어 노조관료들조차 꽤나 위축되어 있다는 점”, “단기간 내에 산업투쟁이 얼마나 전국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 따라서 “‘노동계급의 귀환’은 과거형이 아니라 미래형”이라는 것 등이 그렇다. 이 점은 내가 지난해 말 다함께에서 논쟁을 벌일 때 지적한 바이기도 하다. 당시 나는 이렇게 분석했다. “우리는 이미 2008년 촛불항쟁 이후부터 노동운동의 자신감 회복을 말해 왔다. 그러나 현재 노동운동.. 2014. 5. 23.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4. 5. 23.
자본주의의 변화와 계급투쟁 상승기/하강기 논쟁에 대한 소개 이언 앨린슨(Ian Allinson) 번역 시우 [RS21 주]이언 앨린슨(Ian Allinson)이 1968년 이래로 전개된 자본주의의 발전과 그것이 노동계급과 그들의 투쟁에 미친 영향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이를 통해 혁명가들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http://rs21.org.uk/2014/03/27/the-upturndownturn-debate-an-introduction/ 지금 시기를 적절하게 파악하려면 “상승기”("upturn") 나 “하강기”("downturn") 라는 이분법적 범주를 잊어야 한다. 장군들이 늘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듯이 사회주의자는 최후의 상승기, 즉 혁명적 상황에 대비한다. 그런데 바로 그 최후의 상승기가 .. 2014. 5. 20.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이후 : "악어의 눈물"에 대처하는 방법 서범진 "그래서,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건데?" 애인에게 항상 혼날 때 듣던 그 말을, 내가 한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으사 산 국민과 죽은 희생자를 심판하시는 그녀에게 감히 묻게 될 줄은 진정 몰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다 듣고나서, 난 내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상실한 싸이코패스라도 된 기분이었다. 대통령이 울었다. 어쩐 일인지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녀에게 실망했던 지지자들은 그녀의 눈물을 보고 마음을 다시 돌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물이 당혹스러웠다. 왜 우는 것인지, 무엇이 그녀의 눈가를 젖게 만든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되뇌인 희생자들의 이름이 그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걸까. 그녀는 그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2014. 5. 20.
박근혜 눈에서 물을 짜내는 데 무려 한달이 걸렸다 전지윤 박근혜의 눈에서 억지로 짜내듯 눈물이 약간 나오는 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박근혜는 자신도 ‘아파할 줄 아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하지만 박근혜의 우는 연기는 정몽준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 정몽준은 아마도 ‘옳은 말을 했지만 때를 잘못 고른’ 아들을 생각하며 감정을 고조시켰으리라. 오전에 사과하고 오후에 핵발전소 수출하러 간다는 박근혜의 눈물에 냉소적이지 않기는 힘들다. 이 곳에서 재난을 수습도 안 해놓고 이제는 딴 곳으로 재난을 수출하러 간다? 물론 외국가서 새옷 입고 뽐내기 하는 취미를 언제까지 참기는 힘들겠지. 무엇보다 문제는 오늘 나온 알맹이없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담화 내용이다. 오늘 담화의 핵심은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로 보인다. 일.. 2014. 5. 19.
"5월 3일 세월호 ... 후기를 읽고"에 대한 답변 [편집자] 전지윤 동지의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를 읽고’ (http://rreload.tistory.com/22)에 대한 답변이다. 서범진 지윤씨의 의견을 잘 읽었습니다. 저도 물론 산업투쟁의 부상 가능성을 닫아두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투쟁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은 제가 진실로 희망하기도 하는 바이거니와, 무엇보다 분석상으로 보았을 때도 이 점을 쉽게 단언하기에는 저 자신이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또 "거리 투쟁과 산업투쟁을 대립시키며 어느 하나를 일면적으로 강조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저 역시 일백 퍼센트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윤 동지의 주장은 사실상 계급투쟁의 주된 양상에 대한 구체적 전망을 유보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해 노동.. 2014. 5. 16.
세월호의 진실과 정의를 위한 투쟁 전지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흔적과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는 ‘세월호 모멘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3백여 명의 소중한 생명이 생매장당하는 것을 우리 모두 눈뜨고 지켜봤기 때문이다. KBS 보도국장이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지만, 정말 정신나간 소리다.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후쿠시마 참사에 대해 한 말에 빗대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사건은 3백 명이 죽은 1개의 사건이 아니라 1명이 죽은 3백 개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 3백 개의 사건이라는 말도 충분치 않다. 이번에 스러진 생명 하나하나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을 알고 지내.. 2014. 5. 15.
영화) <한공주> ㅡ 피해자와 생존자 사이 이서영 영화의 초반부, 한공주는 곧 나가야만 할 집에 선생님과 둘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집에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딱딱 소리를 내는 선풍기가 한 대 매달려 있다. 영화는 ‘밀양 성폭력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은 그 ‘실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를테면 영화 《변호인》이 픽션이라고 초반에 밝혀놓고, 그 재판의 결과가 어땠다는 식의 자막을 깔아버리는 식의 문제들)에 빠지지 않는 데에 성공했다. 영화는 관객의 눈앞에 고통을 전시하지도 않으며, 심리적인 강요를 하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가장 뛰어나게 포착한 장면은 바로 한공주라는 개인이다. 모두가 그녀의 영혼이 산산조각 났을 것이라고 예상할 만큼, 우리 모두의 .. 2014. 5. 15.
5월 3일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를 읽고 [편집자] 서범진 동지의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 (http://rreload.tistory.com/20)에 대한 코멘트이다. 전지윤 서범진 동지가 쓴 ‘5.3.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는 매우 적절한 시기에 나온 매우 적절한 글이었다. 나는 이 글이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울분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시점에 신속하고 내용적으로도 충실하게 쓰여진 것이 매우 반가웠다. 이 글은 지금 대중의 정서가 어떤 것인지를 포착하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에 잘 조응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에는 깊은 슬픔이 묻어났지만, 이대로 슬퍼만 할 수 없다는 강한 힘 또한 서려있었다.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의지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 글을 보면서 그날 청계광장의 분위기.. 2014. 5. 15.
5월 10일 안산 세월호 집회 참가기 조경은 나로써는 너무 늦은 방문이었다. 생중계와 뉴스를 챙겨보면서도 막상 옷을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아이가 있어서 움직이기 힘들다, 감기 몸살 때문에 아팠다는 말은 이제와 보면 핑계였던 것 같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근조(謹弔)리본을 달고 합동 분향소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 거대한 규모와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나를 안내해주던 아주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부어있었고 꽃을 나눠주는 사람들은 지쳐보였다. 방명록을 쓰고 국화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내가 합동 분향소를 방문했던 건 그곳에서 나를 짓누르는 슬픔을 정면을 마주하고, 시원하게 울고 털어버리자는 계산속이었는데 막상 그곳에서 나는 울 수조차 없었다. 애초에 나를 내려다보는 .. 2014.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