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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355

갑질과 사회의 해체에 저항하기 한상원(충북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이 글은 6월 4일자에 204호에 먼저 실렸던 것이다.( http://www.dgugs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89) 좋은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에 감사드린다.]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논란이 연일 화제였다. ‘물벼락’ 조현민뿐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 역시 숱한 갑질을 행사했다는 보도들이 등장했다. 필리핀 출신의 가정부에게 하루 16시간 일을 시키고 45만 원을 월급으로 주었으며, 여권을 빼앗는 등 온갖 불법적인 방식으로 노동력과 인격을 모두 착취했다는 사실도 충격이다. 제3세계 저임금 노동자에게 행사된 인종주의적 착취는 진정 우리를 분노케 한다. 몇 년 전 조현아 씨가 저지른 ‘땅콩회항’과는 .. 2018. 6. 26.
세상읽기 - 난민 문제/ 한반도/ 지방선거/ 최저임금/ 워커스 전지윤 ● 인종주의, 자본주의, 제국주의 모두 종식돼야 한다 ‘정상가족 모델’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위 그림에서 이민자 가족에게서 아이를 납치해 가는 것이 누군지 알 수 있다. ‘이민자 부모, 자녀 격리수용’ 정책을 펴온 트럼프의 최근 별명은 ‘유괴범’, ‘아동학대자들의 우두머리’였다. 울부짖으며 생이별하는 이민자 가족의 모습은 미국 민중의 마음을 흔들었고, 거대한 분노와 변화를 불러왔다. 7개주 주지사들은 멕시코 국경에 주방위군 배치 결정을 거부했고, 승무원들은 생이별한 이민자를 실어나르는 비행의 거부를 선언했고, 심지어 트럼프의 가족들까지 이견을 드러냈다. 대규모 항의집회도 예고됐다. 그리고 결국 최근 트럼프가 백기를 들며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했다. 중요한 승리이자 절반의 승리다. 미등록 .. 2018. 6. 24.
‘여성혐오자 이슬람 난민을 추방하자’고 외치는 당신에게 ‘여성혐오자 이슬람 난민을 추방하자’고 외치는 당신에게: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의 여섯 가지 반론 윤미래 1. 여혐 이슬람들끼리 서로 싸우는 거 아닌가요?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예멘은 2011년 ‘아랍의 봄’의 여파로 2015년 반사우디파인 후티족 반군이 쿠데타를 시도하자, 지정학적 거점을 잃을 것을 우려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군대를 이끌고 침략하여 군사 정권을 수립하면서 지금과 같은 내전과 침공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여혐’이 아니라 ‘좌절된 민주화’와 ‘외세의 침략’에 의해 찢어지고 있는 나라에요. 한국도 불과 얼마 전까지 겪고 있었던 고통입니다. 동시에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중동에서 미국이 벌이는 패권 전쟁에 군대를 파견하여 지원함으로써 이.. 2018. 6. 20.
배제와 차별, 욕설의 무덤 위에 권리가 부활할 것이다 박철균(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지난 6월 15일, 장애인들이 신길역부터 시청역까지 '지하철 연착 투쟁'에 참여하며 신길역 리프트 추락사망에 대한 서울시의 사과와 이동권 보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한 욕설과 증오에 시달려야 했다. 이 투쟁에 함께하면서 쓴 글이다.] 1.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생기기 시작하고, 저상버스가 점점 생기기 시작한 것은 높으신 분들이 마치 산타 선물 주듯이 저절로 준 선물이 아니다. 사실, 지하철 리프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추락해서 크게 다치거나 심지어는 사망하는 사고가 번번했음에도 높으신 분들은 그냥저냥 넘어갔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은 언제나 이동권의 불편을 참아야 하는 것,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보여 줬다. 그런 사회를 뒤흔들기 시작한 것이 200.. 2018. 6. 19.
국경과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난민을 환영해야 한다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 http://www.newsmin.co.kr/news/31323/)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나의 의뢰인 A는 이제 겨우 만 세 살이다. 중미의 작은 나라 온두라스에서 왔다. 2년 전 처음 만났을 때는 엄마 품에서 단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던 아기였다. 수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그녀의 엄마는 자신뿐 아니라 아이까지 죽이겠다는 동거남의 위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온두라스 .. 2018. 6. 18.
예멘 난민이 아니라 약자 혐오가 거부돼야 한다! 윤미래 [최근 제주도에서 예멘난민 500여명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여성차별에 반대한다는 사람들이 예멘 난민 수용 거부 청원에 동조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서 논평한 글을 소개한다.] 급진페미니스트를 자임하시는 분들이 예멘 난민 받아주면 한국 여자들 강간한다, 벌써 영주권 얻으려고 한국 여자들 강간하자는 모의가 나오고 있다는 별의별 괴상한 소리들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어떻게 사회주의 운동에서 파시즘이 갈라져 나왔는지 완전히 이해할 것 같다. 나는 페미니즘을 향한 일부 노동자계급 남성들의 증오에는 분명히 자신의 기득권을 시인할 줄 모르는 지식인 계급 여성들에 대한 반감이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파시즘이 싹트기에 가장 좋은 토양이.. 2018. 6. 16.
급진·변혁적 정파들로부터 배운 것 급진·변혁적 정파들로부터 배운 것: 느리게 배우는 사람의 수기 존 클락(John Clark) 번역: 윤미래 [저자주: 이것은 2017년 6월 3일에 열린 PM Press 저자 모임 “행동을 위한 아이디어들: 급진적 변혁에 적절한 이론”을 위해 준비했던 글에 다소 살을 붙인 것이다. 이 글은 내 PM Press 블로그(http://www.pmpress.org/content/article.php/20170611202416213 )에 올라와 있다. 이 글에서 나는 지난 50년 동안 급진적 변혁에 관해서 배운 교훈들 몇 가지를 불충분하더라도 짧게 간추리려고 노력하였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들 일부를 가르쳐 준 사람인 뉴올리언즈 세븐스 워드(7th Ward)의 훌륭한 공동체 지도자 Mama D에게 이 글을.. 2018. 6. 12.
‘대량 총기난사 경험 세대’의 “더이상은 안돼!” 남수경 [ 2018년 봄호에 처음 실렸던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처음에 실렸던 글(http://www.chsc.or.kr/?post_type=book&p=90134)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편집부에 감사드린다.] 지난 3월 24일 미국 워싱턴 DC의 한복판,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백악관을 잇는 펜실베니아 애비뉴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더 이상은 안돼! (No More!)” “참을 만큼 참았다! (Enough is Enough)”. 총기 폭력에 반.. 2018. 6. 7.
성폭력에 직면한 공동체: 또 다른 가해가 아닌 성찰로 전지윤 ● 성폭력 가해자라는 위치는 무조건 거부해야할 낙인인가 “2015년 캘리포니아의 '명시적 동의법(Affirmative Agreeement)'... 에서 강간은 '강제로 하는 성행위'가 아니라, '동의 없는 성행위'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정의는 전 세계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강간이라는 말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강간'이라는 말 자체가 '강제성'을 요구하는 편향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러 주처럼 '1급 성폭행(sexual assault in the first degree)' '2급 성폭행' 등으로 구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성폭행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거부하면 성폭행(No means no) 2) 명백한 동의 없으면 성폭행(Only.. 2018. 6. 3.
“우리의 운명은 연결되어 있다”: 시리아 혁명에 관하여 시리아 혁명이 8년차에 들어서며 과연 이 세계에 정의란 존재하는가를 묻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시리아 상황을 깊이있고 폭넓게 분석하는 글을 번역해 소개한다. 시리아계 스위스인 반자본주의 활동가이자 학자 조셉 다허(Joseph Daher)와의 인터뷰이다. 다허는 웹사이트 Syria Freedom Forever를 창립했고, 『헤즈볼라: 레바논 신의 당의 정치경제』(Hezbollah: The Poltical Economy of Lebanon’s Party of God)의 저자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의 독재에 맞선 시리아 대중투쟁의 운명이 로자바, 팔레스타인, 유럽,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전지구적으로 일어나는 권위주의와 파시즘에 맞선 투쟁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해.. 2018. 6. 1.
“혐오와 차별을 고발하고 멈추게 합시다” 박철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멋대로 내뱉는 후보들이 곳곳에서 입을 열고 있다. 이에 맞서서 5월 29일 서울에서는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에서 ‘혐오감시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래는 이 기자회견에서 박철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가 발언한 내용과 다같이 낭독한 ‘ 혐오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의 전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에서 활동하는 철균입니다. 사실 여기 기자회견에 참여한 장애인 운동 활동가들 상당수가 아침 8시에 충무로역에서 리프트를 없애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선전전을 하고 왔습니다. 십여년이 지나도록 장애인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처럼 항상 2년 간격으로 돌아오는 선거에서도 장애인은 차별받고 배제되어 있습니다. 장애인의 참정권.. 2018. 5. 30.
성폭력과 ‘동의’에 관하여 션 루딕(Siân Ruddick)번역: 두견 적극적이고 명시적인 동의를 성폭력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사진계 성폭력 논란에서처럼 ‘카톡 대화를 봐도 본인이 합의한 것이고, 웃으면서 사진도 찍어놓고 무슨 성폭력이냐’는 식의 백래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과 동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소개한다. 이 글에서 독립적인 성폭력 관련 변호사인 션 루딕(Siân Ruddick)은 우리가 ‘동의’의 정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관해 풀어나간다. 여기서 가해자는 대개 남성이고 생존자는 대개 여성이라고 취급한다. 이것은 가장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여성이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거나 남성이 생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젠더 정체성을 가진 생존자의.. 2018.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