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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39

촛불혁명은 어디로: 중간 평가와 전망 전지윤 ‘촛불혁명’이 불 붙은지 이제 3개월이 지나고 있다. 이 3개월 동안, 평상시의 3년보다 더 의미있고 중대한 일들이 벌어져 왔다. 그토록 단단하게 뭉쳐있던 보수우파가 이처럼 심각하게 분열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새누리당 해체하라’는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됐고, 쪼개진 새누리 안에서도 다툼이 계속됐다. 그 틈을 비집고 수많은 내부고발들이 터져 나왔다. 보복이 겁나고 눈치가 보여서 입을 닫고 있었던 사람들이 고발과 폭로에 나섰다. 권력의 상층부에서 벌어진 추악한 행태들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났다. 사람들은 오늘은 또 누가 어떤 폭로를 했을지 기대하며 저녁 뉴스를 틀었고, 지배자들은 이것을 ‘국정혼란과 마비’라 불렀다. 촛불이 3개월 동안 이룬 성과는 놀라운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 두려울 게 없었던 .. 2017. 2. 1.
이재용과 삼성의 살인을 이번엔 꼭 막아야 합니다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아래 글은 어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재벌총수 구속과 전경련 해체를 위한 촛불'집회에서 반올림 활동가인 이상수 동지가 발언한 내용이다.] 반갑습니다. 저는 삼성에서 10년 넘게 엔지니어로 일했던 이상수라고 합니다. 몇 해 전에, 제가 일했던 바로 그 라인에서도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생겼습니다. 반올림은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반올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이 일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 반도체 산업의 직업병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일했던 대학친구는 공장에서 쓰러져 10년 가까이를 집에서 요양해야 했습니다. 반올림에 제보된 78명의 사망자 명단에는 제 일 년 후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반도체/LCD에서만 228명의 피해자.. 2017. 1. 4.
삼성의 범죄목록은 누군가의 피눈물이다 - 이재용은 약속을 지켜라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삼성 이재용은 기꺼이 바보가 되어 ‘아무것도 모른다’는 바보 코스프레를 종일 반복했다. 죄를 인정하지 않으려면 달리 방법이 없었을테고, 감옥에 가는 것보다는 낫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청문회는 별 성과 없이 끝났고, 삼성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지도 모르겠다. 삼성의 범죄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었지만,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부덕의 소치’이며 ‘뭐라고 꾸짖으셔도 할 말이 없다’는 이재용의 말은 ‘사죄는 하지만 내 잘못은 없다’는 박근혜의 담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럼에도 청문회를 통해 그 동안 삼성이 지키지 않았던 약속과 삼성의 무책임, 범죄 행위를 지적하고 개선을 약속받는 데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아직 약속에 지나지 않지만 ‘재벌.. 2016. 12. 16.
재벌이 진짜 ‘비선실세’이자 몸통이다 전진한 재벌 청문회는 화만 돋웠다. 재벌들은 줄곧 ‘모른다’, ‘기억이 안난다’며 바보연기를 펼쳤다. ‘더 잘 알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기시라’는 일갈이 시원했고, ‘고(故) 황유미 씨에게 500만원 내밀고, 정유라 씨에게 300억원 내민 게 삼성’이란 질타가 반가웠지만 결국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이미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힌 재벌의 사조직 전경련 해체 가능성을 큰 성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손한 척 바보인 척 가면은 청문회장을 조금만 벗어나자 맨얼굴을 드러냈다. 이재용, 정몽구는 국회에 출입하면서 용역깡패를 준비했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준비한 팻말과 고인의 영정을 빼앗아 부수고 입을 틀어막았다. 그들 앞 농성장과 자신의 공장에서 하던.. 2016. 12. 9.
뇌물 주고 대가 챙긴 삼성, 이재용이 있을 곳은 감옥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확실히 삼성은 삥이나 뜯기는 존재가 아니다. 삼성이 최순실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밝혀지기가 무섭게, 삼성이 받은 대가가 무엇이었는지도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 최순실의 독일 기업 대표였던 쿠이퍼스는 ‘정부의 노조문제 협력과 연구비 지원을 약속받고 삼성이 최순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폭로했다. ‘노조문제 협력’ 그리고, 이 ‘노조문제 협력이 바로 삼성직업병 문제에 대한 것’이라는 김현권 의원의 폭로가 이어졌다. 2015년은 이재용의 삼성 세습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삼성직업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던 때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삼성이 나서서 추진했던 조정위원회가 2015년 7월 말에 삼성에게 권고를 한다. ‘1000억원을 기부하여 직업병 공익재단.. 2016. 11. 21.
토론광고) 박근혜 퇴진 운동의 전망과 과제 박근혜 퇴진 운동의 전망과 과제 일시: 11월 18일(금) 저녁 7시 30분 장소: 종각 윙스터디(종각역 4번 출구, 대왕빌딩 7층) D1번방 패널발제: 전지윤(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어마어마한 투쟁이 솟구쳐 오르면서 거대한 가능성과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삼성 등 재벌은 왜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며 가해자인지, 지금 상황이 어디서 비롯했고,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이것이 꼬리 자르기가 아닌 의미있는 사회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이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고민과 주장들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같이 살펴보며 더 나은 관점과 대안을 모색해보려 합니다. 열린 자세로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함께 길을 찾아나가는 자리가 .. 2016. 11. 14.
삼성에 분노하고 반올림을 응원하는 당신에게 이상수 20만의 시민이 모였던 지난 주말 며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들의 살인적인 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전날은 종일 농성장을 지키고, 토요일에는 퍼포먼스 준비물을 챙겨 들고 지하철로 집회에 와서 퍼포먼스와 긴 행진을 했습니다. 그 중 한 동지는 그 날 밤을 농성장 당직으로 보냈습니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겨울 대비 농성장 새 단장을 했는데, 짐을 모두 들어내고 바닥을 새로 깔고 방한을 위해 여러 겹 비닐을 치고, 다시 짐을 들이는 것으로 아침부터 어두운 밤까지 이어진 고된 노동이었습니다. 중요한 보고서 마감을 하루 앞 둔 동지는 일요일 농성장 단장에 함께 한 후, 밤 늦게까지 보고서 작업을 하고 다음 날 오전 다시 농성장을 지켜야 했습니다. 아침 농성장에서 잠 덜.. 2016. 11. 11.
‘2016년 11월 민중항쟁’이 시작됐다 - 박근혜 퇴진, 새누리 타도를 넘어 헬조선 해체로 나가자 전지윤 아버지를 닮고 따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던 박근혜는 지금 극적인 붕괴라는 측면에서 박정희를 빼닮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것이 권력 연장의 걸림돌이 된 박근혜를 제거하기 위한 우파들의 음모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지배체제를 뒤흔든 지금의 엄청난 혼란과 위기를 저들이 일부러 설계했을 리는 없다. 물론 저들은 당황하면서도 나름의 음모와 기획을 짜겠지만 그게 관철되느냐는 정해진 게 아니다. 지금의 위기는 박근혜 정부가 한국 자본주의가 직면한 경제적·지정학적 위기 해결에 실패한 것과 관련깊다. 박근혜 정부는 유신회귀적 방식으로 이것을 해결하려다 수렁에 빠졌다. 유신말기 때의 박정희에게서 가장 악랄한 방법과 특징들을 배운 게 박근혜.. 2016. 11. 9.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박근혜와 삼성, 주범 혹은 공모자들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삼성과 재벌들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커녕 주범이고 공모자들이다 기가 막힌 날들이다. 가장 기가 막히는 것은 ‘박근혜도 피해자’라는 프레임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저들의 대응이다. 청와대가 나서고 언론이 받아서 재생산하고 있다. 최순실만 들어내는 것으로 막아볼 태세다. 둘 다 쫒겨 나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살아서 시간을 번 후에 구출해주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나 보다. 여기저기서 ‘최순실이 아니라 박근혜’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사람들의 경계심에 공감이 간다. ‘박근혜도 피해자’라는 말만큼이나 어이 없는 말이 또 있다. 최순실에게 돈을 준 전경련의 기업들, 삼성과 현대, LG와 SK 같은 ‘기업들이 피해자’라는 말이다. ‘기업의 팔을 비틀어서 재단을 만들었다’는 식의 주장.. 2016. 10. 31.
화장실도 못 가게, 쇼핑도 못 하게 막는 삼성 미영 나는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반올림의 농성 투쟁을 지지하며, 간혹 농성에 동참해 왔다. 그때마다 농성 참가자는 삼성 본관 건물의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게 막는다는 말을 듣고 참 어이가 없었는데 최근에 직접 그것을 몸으로 겪게 됐다. 9월 18일에 나는 다른 2명의 동지들과 함께 강남역 반올림 농성장을 지키다가, 오후에 구입할 것들이 있어 지하 삼성쇼핑몰에 내려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쇼핑몰 방향 계단으로 한층 더 내려가려고 하자, 쇼핑몰 입구에 서 있던 경비원이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바로 나를 가로막았다. 경비원1남성 : 저기 시위하러 오신 분이죠? 여기 올라가시면 안 되는데요.나 : 저는 저기 바로 위에 옷 매장을 구경하려고 왔고, 쇼핑 후엔 조용히 돌아갈 생각이니 올라.. 2016. 10. 14.
우리는 ‘대리인’이 아니다 - 반올림 농성을 ‘대리노숙 농성’이라고 비난한 문화일보 방근배 기자의 기사를 읽고 허승영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비판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너무 날카로워서 반박할 근거를 찾을 수 없을 때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너무 말이 안 돼서 반박할 가치를 찾을 수 없을 때다. 이런 비판을 상대하고 있으면 자존감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 가치 없는 얘기에 시간과 노력을 쓰고 있는 현실 에 내가 뭐하고 있나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7월 9일 ~10 일) 반올림 농성 지킴이들이 MT 다녀온 것을 두고 대리 노숙 농성이라고 비난한 문화 일보 방근배 기자의 기사가 딱 그랬다. 이런 기자가 한 부서의 차장이라니 문화일보의 수준을 알만한다. 이 기사에서는 “직업병 문제의 절박함을 외치면서도 농성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2016. 7. 14.
"반올림의 '지는 싸움'이 삼성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상수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삼성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 지 200일을 넘어섰다. 반올림은 4월 22일 저녁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우리의 장기는 장기전,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9년, 노숙농성 200일' 문화제를 열었다. 삼성전기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었던 ‘다른세상을향한연대’의 이상수 동지가 이 문화제에서 한 발언의 전문을 싣는다.]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전기에서 10년 조금 넘게 엔지니어로 일했던 이상수라고 합니다. 저는 삼성에서 PCB라는 전자부품을 개발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삼성 반도체에서의 산업재해만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LCD나 PCB 같은 전자 제품을 만드는 공정은 반도체 산업과 매우 유사하.. 2016.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