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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72

1·21 국제 여성행진에서 3·8 국제 여성파업으로 [트럼프 취임일에 있었던 국제 여성행진은 단지 트럼프가 촉발한 여성혐오에 맞서는 투쟁이었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새로운 사회운동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러한 대성공은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서 국제 여성파업을 건설하자는 호소를 낳았다.(관련 홈페이지: www.womenstrikeus.org.) 아래 글들은 이와 관련된 글들을 번역한 것으로서 다가오는 3·8 국제 여성파업의 의미와 쟁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첫 번째 글은 안젤라 데이비스(Angela Davis), 낸시 프레이져(Nancy Fraser) 등 저명한 여성 활동가와 지식인 8명이 공동으로 작성해 국제 여성파업을 호소한 글이다. 아래 글들에서 간혹 한국 여성들의 투쟁을 언급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번역: 오.. 2017. 2. 28.
해고가 아니라 위로를, 고소가 아니라 사과를 했어야 전지윤 지난 2월 7일 언론노조에서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 해고하고 고소한 디자인소호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나는 그 기자회견에 참가했다가, 피해자가 직접 나와서 그동안 겪은 끔찍한 고통들을 토로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우울증, 불면증, 폭식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자살충동... 이 사건에서 사측이 보인 태도는 그동안 내가 목격한 여러 사건들에서 본 잘못들의 종합이자 반복이었다. ‘혹시 여러 사건의 가해자들이 모여서 토론하면서 서로 배우고 있는 거 아냐’라는 누군가의 우울한 농담처럼 패턴은 비슷했다. 핵심은 고통에 대한 공감의 실종이었다. 디자인소호는 뛰어난 실력으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명성을 날리던 자신들의 명예가 이 사건으로 훼손될 것이라는 점만 앞세웠다. 그래서 회사 내의 어떤 문화와 분위.. 2017. 2. 10.
로리타룩 논쟁 - 문제는 옷이 아니라 성적 대상화이다 이 한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서 로리타룩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는 걸 발견하였다. 마침 최근에 계속 일상복으로 스쿨룩을 입고 다녔던 나는 당사자로서 이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장을 좀 거칠게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입고 다니면 기분 조크든요", "내 봊대로 입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다. 사실 스쿨룩을 일상복으로 입으면 기분이 마냥 좋기만 하진 않다. 불편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로리타룩을 즐겨 입으시는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특히 대학이란 공간에서 그런 옷차림을 고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나름 교양과 지성이 있는(?) 사람들은 앞에다 대고 뭐라 하진 않겠지만 신기한 듯이 보는 시선이라든가, 뒤에서 "헐. 쟤 공주병 아니야? 지가 동안이라고 생각하나봐.. 2016. 10. 3.
지금 공격받는 것은 여혐에 맞서 정의를 요구하던 목소리다 메갈리아 마녀사냥과 낙인찍기를 중단하라 전지윤 메갈리아가 만든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넥슨이 게임에서 김자연 성우의 목소리를 삭제하고 사실상 해고한 것은 친메갈리아 인사들에 대한 색출과 낙인찍기, 불매로 번져 왔다. 친메갈리아로 낙인찍힌 창작자와 작품에 대한 보이콧과 해고 요구, 게임개발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사직 요청, 기자에 대한 신상털기 등이 이어졌다. 심지어 정의당에서는 지금 김자연 성우 옹호 논평을 낸 당직자의 출당 조치까지 요구되고 있다. 이런 광기와 마녀사냥은 강남역 사건 이후 등장한 새로운 목소리와 운동에 대한 여성차별적 체제와 권력자들의 보복과 반격으로 보인다. 최근 검사장 진경준과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가 연루된 대형 부패스캔들의 주역이 된 넥슨은 여성차별에서도 뒤에 서지 않았다. 특히.. 2016. 7. 28.
여성혐오에 맞서 우리는 더 강하게 연결돼야 한다 전지윤 이번 강남역 사건에서 놀라운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었다. 사실 ‘여성혐오’도, 그것이 폭행이나 살인으로 이어진 일도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그것은 ‘헬조선’의 일상적 특징 중 하나였다. 놀라운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분노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사건은 켜켜히 쌓이던 분노가 활화산처럼 폭발하게 만드는 작은 불씨였다. 따라서 이 거대한 분출을 ‘언론이 조장한 선정주의와 부풀리기에 사람들이 속은 것’으로 본다면 큰 착각일 것이다. 강남역 현장에 붙어있는 천여 개의 포스트잇을 보고 쏟아지는 증언들을 들으면 이런 말은 더 나오기 힘들다. 이것은 그야말로 “무시당하고, 멸시당하고, 조롱당하고, 평가받고, 배제당하고, 차별받고, 성희롱의 대상이 되고, 강간당하고 죽어왔지만, 표현하지.. 2016. 5. 31.
맑스주의자로서 여성억압에 대해 분석하고 실천하기 - 논쟁에서 제기된 두 가지 쟁점에 대한 견해 김민재 ['변혁재장전' 활동가 전지윤이 '노동자연대'의 주장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마르크스주의와 여성 억압에 대한 논쟁이 전개돼 왔다. 아래 글은 이 논쟁에 개입하면서 몇가지 쟁점에 대해 또다른 측면에서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논쟁이 더 풍부하고 깊어질 수 있도록 날카롭고 진지한 의견을 기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작년 9월, 전지윤 동지가 사회재생산이론, 맑스주의 전통과 여성억압의 관계 등에 대해 몇 가지 이론적 쟁점들을 제기하면서 쓴 (이하 )에 대해 정진희 동지가 (이하 )이라는 반론글을 작성하였고, 최근에는 그에 대한 전지윤 동지의 재반론 (이하 )가 나왔습니다. 정진희 동지의 입장은 소속 조직 노동자연대의 입장으로 보아도 무방.. 2016. 1. 15.
여성 억압 - 더 구체적이고 종합적 시야로 봐야 한다 - 마르크스주의와 여성 억압에 대한 논쟁 전지윤 내가 지난번에 쓴 (http://rreload.tistory.com/170)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의 합리적 핵심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이론적 혁신을 하기 위한 나름의 시도였다. 그 글에서 나는 “기존 좌파의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에서 출발”했고, 특히 ‘노동자연대’의 주장을 주로 검토했다. 노동자연대는 내가 한때 소속돼서 활동했던 이 나라 변혁운동에서 많은 기여를 한 조직이면서 “여성 억압과 차별에 맞서는 데서도 기여를 했지만, 동시에 변화된 현실에 맞지 않는 점이 있기에 동지적 토론을 제기”했던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조금 손 봐서 에도 기고했고, 2015년 가을호에 실리는 행운을 누렸다. 더욱 반가웠던 것은 ‘노동자연대’ 측의 반론이 같.. 2016. 1. 4.
마르크스주의 젠더 이론을 향하여? 헤더 브라운(Heather Brown)의 책 은 마르크스가 남긴 저술과 기록 등을 통해 여성억압에 대한 체계적 이론을 발전시키려는 시도였다. 영국 RS21(21세기 혁명적 사회주의: 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의 활동가 에스텔 쿠치(Estelle Cooch)가 헤더 브라운을 인터뷰했다. 비록 헤더 브라운의 책이 아직 이 나라에 출판되진 않았지만, 이 인터뷰는 마르크스주의와 여성주의의 결합과 혁신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번역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를 전한다. 출처: http://rs21.org.uk/2014/11/10/towards-a-marxist-theory-of-gender/ [여성주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엥겔스의 (이하 ‘기원’)을.. 2015. 11. 26.
“나는 소년이 아닌 아기로 태어났다”: 성, 젠더, 트랜스젠더 해방 샤니스 맥빈 번역: 박세율 [퀴어퍼레이드를 앞두고 우파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동성애 혐오 선동을 하며 가족 가치와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한 옹호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성, 젠더가 어떻게 구성되며 억압과 차별을 낳는지 분석하면서 특히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방어하는 이 글은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퀴어퍼레이드에 나서는 성소수자들의 투쟁과 권리를 지지하며 이 글을 싣는다.] 출처: http://rs21.org.uk/2015/03/27/i-was-born-a-baby-not-a-boy-sex-gender-and-trans-liberation/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정체성은 사회적 공간 및 운동 안에서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적 성 구조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을 해석하.. 2015. 6. 26.
마르크스주의와 여성 억압 – 모순의 교차와 투쟁의 결합 전지윤 [이 글에 원래 달려있었던 각주들을 여기서는 모두 생략했다. 필요하면 오프라인 글을 참고하라.] 우리는 그동안 ‘정치적 혁신’을 주요한 과제로 말해 왔다. 변화된 현실을 더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또 변혁할 수 있도록 마르크스주의의 혁신은 계속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우리가 정치적 혁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억압과 차별’ 문제를 꼽은 것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자본주의는 착취뿐 아니라 끔찍한 억압을 낳는 체제이며 그 양상과 정도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노동자연대 활동 속에서 ‘억압과 차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경직돼 있고 현실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껴왔다. 무엇보다 노동자연대가 무려 4년 동안이나 관련한 구설수에 올라있는 한 성폭력 사건이야말로 이런 생각을 더욱.. 2015. 4. 27.
사회재생산 이론이 여성억압을 더 잘 설명한다 콜린 윌슨 (Colin Wilson)번역: 박상우 이 글은 낸시 린디스판 (Nancy Lindisfarne)과 조너선 닐(Jonathan Neal)이 얼마 전 쓴 글(http://rreload.tistory.com/152)에 대한 반박이다. 낸시와 조너선은 국제사회주의 저널(ISJ) 139호에 이라는 이에 대한 더 자세하고 긴 글을 쓴 바 있다. 이것은 여성 억압의 뿌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흥미로운 논쟁이다. 출처:http://rs21.org.uk/2015/02/19/a-reponse-to-nancy-lindisfarne-and-jonathan-neales-what-gender-does/ 여성 억압은 전세계에서 정치적으로 중심적인 의제가 되었다. 혁명가들이 여성 억압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들 중 .. 2015. 3. 30.
사회재생산 이론이 여성억압을 잘 설명하는가? 낸시 린디스판 (Nancy Lindisfarne), 조너선 닐 (Jonathan Neale)번역: 박상우 사회재생산(또는 사회적 재생산) 이론은 여성 억압과 차별을 설명하기 위한 마르크스주의의 혁신 시도중 하나다. 하지만 낸시 린디스판 (Nancy Lindisfarne)과 조너선 닐 (Jonathan Neale)은 사회재생산 이론 (Social Reproduction Theory)의 단점을 비판하며 , 성별 간의 생물학적 차이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글이 관련 논의의 심화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사회재생산 이론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은 황정규 동지가 참고삼아 번역해 놓은 글을 참고해 볼 수 있다.(링크) 링크를 허락해 준 황정규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 2015.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