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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이재명/김행/윤미향/뉴스타파/미국 자동차 파업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3. 9. 23.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뉴스타파 마녀사냥과 압수수색에 뒤이어 윤미향 2심의 기막힌 뒤집기 판결뿐 아니라 어제 민주당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자니 뭔가 윤석열과 조중동이 주문하고 원하는대로 세상이 굴러가는 느낌이라 참 기분이 엿같아진다.

특히 어제 국회에서 벌어진 찬반 투표 대결 장면은 2004년 노무현 탄핵 가결이나, 2013년 이석기 체포동의안 가결 때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분명한 차이점들은 있지만 중요하게 겹치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이다.

두 경우 모두에 단지 우파정당의 단독 행위가 아니라 여러 정당의 초당적 찬성표가 가결을 이끌었었다. 이석기 의원 때도 진영을 넘어선 모든 언론의 지지 속에 찬성한 민주당이나 진보정당 의원들은 당당하면 법의 심판을 피할 이유가 없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에도 설사 검찰이 과도해도 사법부의 공정한 심판을 믿어야 한다는 논리가 강력했다. ‘법은 공정하며, 모든 것은 결국 법적 판단으로 가야하고, 누구든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는 명제는 너무나 뿌리깊다. 곳곳의 법시장화 속에 사법부가 최종심판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신검부정권과 검찰독재의 강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총칼로 강제하는게 아니므로 진짜 독재는 아닌게 약점이라면, 법기술에 의존하기에 훨씬 더 촘촘하고 효과적이다. 더구나 이들이 (족벌)언론, 법조기자들과 과두체제를 구성하고 있기에 더하다.

특수통 정치검사들이 언론과 손잡고 누군가를 악마화하면서 표적 수사와 먼지털이 수사를 해서 투망식 기소를 하면, 기본적으로 보수적일 뿐 아니라 기득권 카르텔과 여러갈래로 연결된 사법부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것이 2019년 조국몰이 때부터 시작해 2020년 윤미향 마녀사냥, 그리고 지금의 이재명 죽이기로 이어지고 있는 기본적 메카니즘이고 윤석열 정권의 핵심 전략이다. 이것은 단지 제1야당을 견제하는 무기가 아니라 전사회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지배를 관철하는 무기이다. 그래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는 단지 북한의 지령만이 아니라 이재명 방탄이 된다.

언론과 검찰이 손잡고 3년 동안 쌓아온 작업들의 결과로 이재명이 확정적 중범죄자이자 잡범이라는 것에 의구심을 던지는 사람은 윤석열을 반대하는 사람 중에서도 별로 없다. , 문제의 본질은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이용해 정치를 하고 있는 검찰이라는 점을 말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3년 동안 진행된 이재명 악마화의 효과는 20일이 넘게 단식하는 사람의 고통에 대한 인간적 연민과 공감마저 차단되고 있는 현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개딸이라고 낙인찍혀서 뭔가 상식적이지 않은 괴물들처럼 비춰지고 있다.

이번에도 검찰은 이재명이 국제안보 위협이자 최대 무기징역도 가능한 범죄자라며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조중동만이 아니라 한겨레경향까지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며 검찰을 편들었다. 이렇게 되면 아슬아슬하게 가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저들은 계산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중도개혁 정당이면서도 동시에 국힘에 가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들이 포함된 포괄정당이기 때문이다.(이 점은 극우정당이면서 조정훈도 영입하는 국힘도 마찬가지인데 이것은 비례성이 약한 소선거구제와 단순다수제에 기반한 양당구조의 결과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 검찰개혁에 앞장선 의원들(예컨대 처럼회’)은 언론과 검찰의 공격 속에 이미 사라지거나 만신창이가 돼 있고, 총선을 앞두고 지금 지도부 밑에서 공천이나 당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은 얼마든지 이탈 가능성이 있었다.

더구나 언론과 검찰이 쳐놓은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킬 것(검찰에 굴복할 것)인가, 방탄정당이 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의 덫 속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행동통일은 불가능했고 분열은 예정돼 있었다. 동시에 윤석열은 범죄자를 감싸며 민주당 2중대가 될 것이냐라며 진보야당도 검찰과 국힘 편에 서도록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을 언론의 자유, 노동자와 소수자의 권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투쟁과는 상관없는 저들간의 지저분한 정쟁이고, 이런 식으로 민주당과 이재명이 깨지면 더 왼쪽 세력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보는 이들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윤석열의 손이 하는 일과 발이 하는 일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주당과 이재명에 대한 공격을 뉴스타파를 짓밟고, 민주노총을 죽이고, 역사와 함께 기후위기 극복 노력까지 수십년 전으로 돌리는 작업과 구분하고 있지 않다. 윤석열은 이 모든 작업이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그 추종세력을 분열하고 약화시키는 장기적이고 커다란 과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언론의 프레임 설정 능력, 사법부의 공정한판결들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지난 대선에서 그랬듯이 지금의 낮은 지지율에도 얼마든지 총선 승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 모든 작업을 더욱 더 일사천리로 강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엿같은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보고 놀란 이유

이번에 윤석열이 여가부 장관으로 임명한 김행이라는 정치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많고 많은 기회주의적 우파 정치인중에 한명이라고 넘겨 왔다. 그래서 이번에 여가부 장관에 지명되자마자 드라마틱한 여가부 해체를 말하는 것에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김건희와 개인적 친분을 숨기고 거짓말하다가 뽀록나는 것에도 놀라지 않았다. 재산이 10년만에 24억에서 164억이 됐다는 것에는 약간 놀라긴 했지만, 그 정도는 윤석열 주변인들의 특징이니 하고 넘어갔다. 사실 24억도 상상하기 어려운데 164억이라...

그런데 정말 놀란 것은 김행이 <위키트리>를 만든 주인이었다는 사실이다. 언론 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위키트리라는 이름을 들어봤을텐데, ‘인사이트와 함께 대한민국 황색언론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던 언론이다.

온라인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들에게 위키트리는 정말 악명이 높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황당하고 기괴한 헛소문들을 기사로 만들어 퍼나르기, 패륜적일 정도로 자극적 선정적 제목으로 클릭수 높이기, 광고를 기사로 포장해 팔아먹기 등이 위키트리의 주특기였다.

위키트리의 기사를 보다보면 무슨 지뢰밭처럼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계속 읽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정치적 성향은 돈벌이가 최우선인 기회주의이면서도 근본적으로 혐오에 기반한 우익 반페미니즘이었다.

특히 힘없는 연예인들과 여성BJ들이 위키트리 때문에 수많은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죽은 이들도 있다고 알고 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하도 위키트리로 많이 연결되고 추천하는 바람이 몇 번 보게 됐지만, 얼마지나지 않아서 학을 떼고 절대 클릭하지 않던 언론이다.

그래서 눈에 안보이길래 사라진 언론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언론이 김행이 만든 것이고, 박근혜 때 정부 광고를 6배나 더 받았고, 지금도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언론이 돼 있고, 김행의 재산이 8배나 늘어난 것도 그 덕분이라니...

그리고 그런 언론을 만든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뉴스타파 등의 언론을 가짜뉴스, 사이비 언론이라고 탄압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검찰이라니... 역시 윤석열 시대에는 아직도 정말 놀랄만한 일은 무궁무진하게 더 남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마침 생활진보를 내걸고 시작했던 조정훈 의원의 시대전환이 국힘과 합당한다는 소식. 극우정당과 합당하는 생활진보라니. 역시 놀랄 일은 아직도 무궁무진... 이게 김기현의 빅텐트시작이고, 곧 양향자도 만난다는데, 혹시 금태섭도...

언제까지 윤미향 혼자 비를 맞도록 놔둘 것인가

이번에 윤미향 의원을 마녀사냥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는 해외로 행사나 여행을 갔을 때 그 공간에 총련 관계자가 있었거나 스치기만 해도 그 자체로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황당무계한 잣대를 들고 나왔다.

신적 능력이 있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인데, 결국 이것은 윤석열 정부가 시계를 얼마나 거꾸로 돌리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 준다. 그 끝에는 총련과 조금이라도 엮이면 죄 없는 재일동포들이 끌려가고 고문당해서 간첩으로 조작되는 것을 지켜보며 공포에 떨며 한없이 움츠러들던 시대가 있다.

이번에 또 두드러진 것은 지난 2020년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우익, 한국의 우익, 한국의 정보기관, 한국의 족벌언론들로 이어지는 긴밀한 협력이다. 윤미향 의원이 그 행사장에서 어느 위치에서 어떤 태도로 있었는지까지 보도될 정도였다.

이것을 살펴보면서 만약 윤미향 의원이 그 행사장에서 총련 관계자의 발언에 박수를 치거나, 스쳐 지나가다가 악수라도 하거나 몇 마디 말이라도 나누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등골이 서늘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추도 행사를 총련이 주최했고 그 행사에 윤의원이 참석했는가' 따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본질은 간토 학살의 진실은 무엇이고, 누가 그것을 기억하고 추도하고 있는가라는 것에 있다.

간토 대학살은 조선인 6661(당시 <독립신문>의 기록)이 일본도, , 갈고리, 곤봉, 돌 등으로 잔인하게 살해당한 끔찍한 비극이다. 우발적이고 무차별적인 학살이 아니라 의식적이고 선별적인 학살이었다. 그래서 근래 일본의 혐한 극우익들은 학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폭동을 일으킨 조선인들에 대한 정당한 학살이라는 논리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학살 희생자들의 기억과 기록은 사라지고 있다. 100년 전에 일본에서 철도나 탄광 노동자로 힘들게 살았던 조선인들의 삶과 죽음 모두가 지워지고 있다. 이 시점에 시작된 것이 윤석열 정부와 족벌언론들의 새로운 마녀사냥이다.

이번에 윤미향 의원이 보여 준 용기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낙인 위에 낙인이 찍히는 고통뿐 아니라, 재판 결과에 끼칠 악영향까지 뻔히 알면서도 윤미향 의원은 그 길을 피하지 않았다. 비극의 현장에서 간토 학살 100주기의 억울한 넋들 앞에 고개 숙이는 한국 국회의원이 단 1명도 없는 상황만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다가 노동자연대가 제기한 5천만원 명예훼손 민사소송 때문에, 혹시라도 재판에 악영향을 주고 재판부에 밉보일까봐 지난 3년 동안 노동자연대라는 이름조차 올리기를 겁내던 나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 윤미향 의원은 간토 학살 100주기를 잊지 않고 맨 앞에서 추모한 단 1명의 국회의원이었기에 지금 사냥감이 돼 있다.

제일 이해가 안가는 것은 20219월에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91일 국가추모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던 60명의 국회의원, 20233월에 간토 대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한 100명의 국회의원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냐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윤미향 의원 옆에 나란히 서서 같이 비를 맞아야만 한다.

미국 빅3 자동차의 동시 파업과 한국 철도 파업

엊그제 미국에서 GM, 포드,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 피아트, 푸조의 합병 회사) ‘3’ 자동차의 노조가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것은 88년 만에 벌어진 역사적 파업이다. 파업의 배경이 된 것은 코로나 팬데믹 4년 동안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과 더욱 벌어진 불평등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실질임금이 30%나 줄어들고 일자리를 잃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빅3 자동차 회사의 수익은 65%나 증가했다. 이 회사들이 지난 10년 동안 거둔 2500억 달러의 수익 대부분을 4년 동안 벌어들였다. CEO들의 급여도 4년 동안 40%나 올랐다. 그래서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앞으로 4년간 임금 46% 인상, 임금 삭감 없는 주 32시간 노동, 계약직 노동자의 90일 내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 3사 동시 파업은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 나타난 노동운동의 새로운 물결 속에서 봐야 한다. 새로운 물결 속에서 아마존,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노조가 만들어졌고 최근 헐리우드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도 있었다. 지금 자동차 3사 파업을 이끌고 있는 숀 페인(Shawn Fain) UAW 위원장은 새로운 물결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UAW 역사상 최초로 조합원 직선 투표로 선출됐고 노조의 민주적 운영, 재정 투명성, 밀실협상이 아닌 공개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 회사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내고도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았다면서 노조가 노동 현장과 산업 전반의 기준을 상향하고 임금을 인상하며 모두의 이익을 강화한다고 지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지금 자동차 3사 노조의 파업은 미국 시민들 대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의 요구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75%나 나왔다. 그래서 주류언론과 공화당마저도 노골적으로 파업을 비난하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지금 한국의 상황은 완전히 거꾸로다. 지난 914일부터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에 윤석열 정부는 불법 파업을 당장 중단하라는 입장만 내놓았다. 2016년의 SRT 개통과 철도 경쟁 시대의 개막이 이번 파업의 뿌리가 됐다. 돈벌이가 안 되는 무궁화호는 축소됐고 시골의 철도역들은 사라졌다.

그래서 철도노조는 지금 KTXSRT를 다시 철도공사 아래 하나로 통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 요금 인하, 부족한 좌석과 환승 불편 해결이 가능하고, 사라진 무궁화호와 철도역들도 되살릴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군인과 경찰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면서 법대로 엄단만 외치고 있다.

윤석열에게 죽음을 무릅쓰고 단식하는 야당 대표는 만날 필요도 없는 확정적 중범죄자일뿐이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반국가 세력이고, 이들 모두는 용납할 수 없는 공산전체주의자와 추종세력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전미자동차노조의 숀 페인 위원장은 이것은 노동계급과 부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억만장자 계급과 그 밖의 모든 사람들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것은 이 나라의 철도노조의 파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과 한국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 모두가 승리하길 기대하며 응원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월급을 받으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가? 그건 지옥이다. 약값과 집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지옥이다. 주 7일, 하루 12시간씩 몇 달 동안 계속 일하는 것은 지옥이다. 공장이 문을 닫고 가족이 전국에 흩어지는 것도 지옥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자신이 병에 걸려 죽을지, 가족에게 병을 옮길지 모른 채 일해야 했던 것은 지옥이다. 이제 충분하다. 이제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 결정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기꺼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할 때이다.”(손 페인의 페이스북 라이브 연설)

 

사형의 그날까지 취재하겠습니다”(뉴스타파 봉지욱)

“저희더러 뭐 반국가 세력이고 사형에 쳐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다면 사형에 처해 주십시오. 저희는 사형에 처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뉴스타파 봉지욱 기자)

어제 저녁에 이것을 보다가 이 대목에서 통쾌한 웃음과 분노의 눈물이 동시에 나왔다. 그리고 오늘 오전부터 검찰은 뉴스타파와 봉지욱, 한상진 기자의 집을 동시다발 압수수색 중이다.

당장은 오늘 오후에 예정됐던 뉴스타파의 <검찰 특활비 검증 시즌2> 방송을 막으려는 것이고, 뉴스타파의 취재창고를 다 털어가서 앞으로 더 이상 기득권 카르텔의 치부들이 세상에 공개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용기있게 오로지 진실만을 보도하려던 봉지욱 기자의 흔들리지 않는 당당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어제 방송에서 너무 재미있는 것은 진중권이 어줍잖게 봉지욱 기자에게 태클을 걸려다가 건건이 박살나는 장면이었다.

진: 조우형의 반론을 안 실은 게 문제였다 -> 봉: 반론을 실었는데? -> 진: --;

진: 윤석열을 만난 적 없다는 데 왜 뺐냐? -> 봉: 물어본 적도 없는데? -> 진: --;

진: 수사무마는 사실이 아니지 않냐 -> 봉: 무슨 근거로 단정하냐? -> 진: --;

진: 김만배 말은 못 믿는다 -> 봉: 조우형 말은 믿을 수 있나? -> 진: --;

진: 암튼 신학림이 돈 받은 것은 문제다 -> 봉: 그걸 왜 나한테? -> 진: --;

진중권은 최근 윤석열을 비판하는 척했지만, 여전히 뼛속깊이 친윤이라는 것이 뽀록났다. 그리고 정영학 녹취록 1300쪽과 검찰수사기록 5만쪽을 눈병이 날 정도로 몇 번이나 읽어본 봉지욱 기자와 처음부터 게임이 될 수 없었다. 사실도 모르면서 윤석열과 검찰을 편들다가 모순만 드러내고 결국 눈만 껌벅이며 딴청을 피우고 머리나 긁었다.

봉지욱 기자는 조우형의 반론을 누락했다면서, 막상 봉기자의 반론을 듣지도 않고 사과 보도한 JTBC의 모순을 지적하며 용산에 큰절을 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 모든 기자들이 굉장히 위축되고 자기 검열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역학 녹취록에 김만배가 신학림만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나 동창에게 툭하면 수천에서 몇억씩 돈을 뿌리고 다녔다는 사실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오늘 조선일보는 감히 뉴스타파와 봉기자에게 괴물을 잡겠다고 스스로 괴물이 된 게 아닌지 돌아보라고했다. 자기들이 괴물이라는 것은 아는 모양인가 싶었다.

조선일보같은 언론과 기자들만 있으면 윤석열 시대를 사는 것은 절망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뉴스타파와 봉지욱 기자같은 이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 반드시 이들을 지켜내야 한다. 저희가 그동안 해왔던 보도가 반역이라면 그냥 앞으로도 계속 반역을 하겠습니다”(뉴스타파 한상진 기자), “그렇다면 사형에 처해 주십시오. 저희는 사형에 처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뉴스타파 봉지욱 기자)

https://www.youtube.com/watch?v=QV62idACELg&list=WL&index=59

스페인 루비알레스의 강제키스와 윤석열의 바이든-날리면

스페인 축구연맹 회장 루비알레스가 엊그제 결국 사퇴했다. 이것은 여성 차별과 억압에 반대하는 운동의 승리다. 출발은 스페인이 여성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승리의 기쁨 속에 루비알래스는 축구팀 주장 에르모소 선수의 입에 강제 키스를 했다. 어떤 동의도 없는 폭력적 행동에 에르모소 선수는 불쾌했다고 했고, 사람들은 루비알레스를 비판했다. 그는 처음에는 미안해 하는 척하더니 곧 반격에 나섰다.

나쁜 의도는 없었고, 에르모소는 거짓말을 하고 있고, 자기를 공격하는 이들은 가짜 페미니스트들이고, 불순한 의도의 좌파들이 배후에 있다고 했다. 3명의 딸과 어머니까지 병풍처럼 동원해 자신이 여성을 사랑하는 정상적남자인지 입증하려 했다. 축구연맹은 에르모소 선수를 명예훼손으로 역고소했다.

이것은 얼마전 총선에서 드러난 우파 인민당과 신나치 복스당이 주도해 온 문화전쟁의 연장이었다. 문화전쟁의 논리 중 하나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강요와 잘못된 페미니즘 때문에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인민당과 복스가 승리하지 못했듯, 루비알레스의 전쟁도 실패했다.

루비알레스와 축구협회가 평소에도 무례한 성차별적 행동을 해 왔음이 드러났다. 사람들은 #SeAcabó(“이제 끝이다”)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마초적 남성문화에 반대하며 여성 선수들을 응원했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루비알레스가 사퇴하지 않으면 더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며 파업을 시작했다.

인민당의 우파 정치인들마저 노골적으로 루비알레스를 편들지 못했고, 일부는 오히려 공개적으로 등을 돌렸다. 결국 루비알레스는 더 버티지 못하고 사퇴하게 됐다. 이것은 스페인에서 올해에만도 벌써 40명의 여성이 죽었을 정도로 계속되고 있는 페미사이드(여성혐오 살인)의 반작용이기도 하다.

소위 부산 돌려차기사건과 최근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등에서 볼 수 있듯이 페미사이드는 한국에서도 심각한 현안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여성단체 카르텔 때문에 청년 남성들이 모욕과 역차별을 당해 왔다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과 기득권 우파가 여성 폭력에 관심을 보일 때는 임옥상을 핑계로 기억의 터를 철거할 때뿐이다.

이것을 보면서 맨날 남성과 여성 노동계급을 갈라치는 정체성 정치와 페미니즘은 대안이 아니다라고 강변하다가 막상 자기들의 잘못과 문제점을 비판하면 남성 활동가가 우리 여성 회원들을 모욕했다며 여성성을 강조하며 프레임을 전환하는 어떤 좌파 단체가 떠올랐다.

루비알레스가 결국 사퇴한 것에는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 나온 강제키스 장면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윤석열은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뻔히 바이든이라고 해놓고 날리면이라고 우기며 전국민의 귀를 고문하며 듣기평가를 강요할 뿐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자기들도 그 바이든장면과 뉴스를 보도해 놓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바꾼 족벌언론들이 지금 뉴스타파를 향해 가짜뉴스’, ‘기관지’, ‘폐간을 말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윤석열이 루비알레스처럼 사퇴하는 일은 당분간 매우 어려워 보인다. 루비알레스를 쫓아낸 스페인 여성 축구선수들과 시민들에게서 우리가 더 많이 배워야 한다.

(기사 등록 202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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