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윤

● 트럼프의 최후통첩과 '타코'가 무한반복되고 있다
미국이 '우리가 관리해준다'며 가져가 판 석유대금 130억 달러 중에 베네수엘라로 보낸 것은 3억 달러고 나머지는 꿀꺽한 듯하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침략 이후 경제성장률은 최저치이고, 지진 피해 복구할 돈도 없고 생지옥이 됐다. 이게 지금 이란이 끝없는 폭격 속에서도 절대 트럼프에게 굴복하지 않는 이유다.
최근에 트럼프가 또 온갖 쌍욕을 하면서 이란을 폭격했다. 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미국은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에서도 패배하고도 그것을 인정하고 철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체면과 자존심 때문이었고, 이미 쏟아부은 무기와 돈이 아까워서 였고, 그럴듯한 출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란은 출구를 제공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트럼프는 계속 발작과 현타를 오가다가 다음 정부에게 떠넘기고 물러날 것 같다. 이 어릿광대가 할 수 있는 것은 소리지르고 욕하는 것 말고는 없다. 그러다가 다시 무의미한 폭격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그것은 다시 미군 희생을 낳는다.
이번에 이란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선제공격해서 미군기지의 전투기들을 파괴하고, 이어서 중동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동시에 일어서는 새로운 대응 양상을 보였다. '선제공격'은 이제 더이상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NBC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안보 회의 중 폭발하며 화를 내며 군사 옵션에 대한 좌절감과 이란과의 협상 실패에 욕설을 퍼부었다.
결국 트럼프의 100만번째 최후통첩도 또 '타코'가 됐다. 물론 곧 101만번째 최후통첩을 할 것이다. 물론 이 무한반복 게임 속에서 트럼프와 측근들은 석유와 주식 투자와 선물 거래를 통해 엄청난 돈과 시세차익을 벌고 있을 것이다.
● 세우타 해변의 비극과 이주민의 고통
이민자들이 스페인을 침략했다고? 이민을 만들어낸 중동의 전쟁, 자원 수탈, 빈곤, 실업, 기후위기 모두가 유럽의 책임이다. 그리고 지난 이틀간 세우타로 넘어간 난민의 99%가 다시 송환됐고 단속 추방 과정에서 또 수십명이 죽었다. 트럼프, 머스크, 극우, 언론들의 역겨운 거짓말에 속지말자.
서방언론과 트럼프, 머스크 등이 세계를 보는 방식은 거꾸로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침공해 학살하는 것은 -> "자위권", 미국이 이란의 침공하고 폭격한 것은 -> "임박한 위협 제거", 모로코의 이민자들이 목숨걸고 살 길을 찾는 것은 -> "침략"
세우타는 스페인보다 모로코와 훨씬 가깝다. 모로코는 대부분의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처럼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지배 피해자였다. 중동 북아프리카가 절망의 땅이 된 것에 유럽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비난받아야할 것은 절망을 피해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절망을 만든 책임자들이다.
세우타의 해변에 도착해서 기진맥진해 있는 모로코의 청년들은 모로코에서 세우타까지 2~5킬로를 헤엄쳐 왔다. 누구도 고향을 떠나서 수 킬로미터의 바다를 헤엄치다가 빠져죽을 수 있는 선택을 좋아서 하지는 않는다.
갑자기 왜 6만명이 바다를 건너왔는지가 놀라운 일이 아니라,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토록 철저히 차단하고 봉쇄해 왔는지가 놀라운 것이다. 이것은 재앙과 절망을 피해서 절박하게 희망을 찾아온 것이지 '침략'이 아니다. 침략이 무엇인지 정말 알고싶은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침략, 미국의 이란 침략을 보면 된다.
이번에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헤엄쳐온 이민자들 속에는 튜브, 플라스틱통, 스티로폼 등에 의존해서 바다를 건너는 아기와 아이들도 있었다. 이 더운 여름에 많은 아이들이 수영장과 바다에서 가족들과 휴가와 놀이를 즐기고 있지만, 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 유럽의 폭염 속에서 작은 튜브에 매달린 아기까지 데리고 몇 킬로가 넘는 바다를 건너와 살기위해 허우적대고 있는 사람들이 '침략자'라고? 저 사람들을 '범죄자'로 낙인찍고,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이용하고, 바다에까지 벽을 세우려는 유럽의 각국 정부와 권력자들이 진짜 '침략자'들이다.
● 검찰 개혁, 끝나도 끝이 아니다
지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은 내란수괴로, 윤석열 밑의 검찰총장은 내란중요임무 종사자로 돼 있다. 검찰 개혁의 중요성과 정당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그래서 78년만에 검찰 수사권 박탈이 가능했다. 이 표에 아주 일부만 나온 수많은 검찰권력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릴만한 순간이다.
그런데 그 오랜 수많은 잘못들을 성찰하거나 반성하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는 놀랄 정도로 찾기 어렵다. 그걸 지적하고 비판하는 언론도 찾기 어렵다. 거꾸로 검찰이 '사회적 약자와 인권의 수호자'라는 기막히고 낯간지러운 이야기만 넘쳐난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자 등을 들러리로 세운다.
나아가 '검찰이 아니었으면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 때문에 장윤기의 범죄를 못밝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식구 감싸기' 경기가 있다면 올림픽 1위는 누가 뭐래도 검찰이다. 검찰 내부에서 성폭력이나 범죄를 저지른 검사는 징계, 수사, 기소는커녕 공개도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20년간의 성폭력 수사·재판 과정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면 경찰보다 검찰이 피해자에게 해를 끼친 경우가 3배나 많다. 1964년에 성폭력범의 혀를 깨문 최말자씨에 대한 경찰의 정당방위 인정을 뒤집고 구속해버린 것도 검찰이었다. 수사 중에 자살하는 사람의 비율을 보면
경찰보다 검찰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무려 10배나 더 많았다. 반면, 동영상 속의 김학의 얼굴을 몰라본 것도, 김건희를 끝내 기소하지 않았던 것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의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에서 관련 영장을 거듭 기각한 것도 검찰이었다. 즉, 검찰은 강자, 부자, 권력자들의 편이었다는 게 진실이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울어진 계급사회에서 이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부와 권력이 있으면 더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더 좋은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권력기관에 더 많은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경찰도, 검찰도, 사법부도 기본으로 부자와 강자들의 편이다.
권력이 집중돼 있고, 민주적 통제가 어려운 기구일수록 그것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검찰이 문제였고 검찰 개혁이 제기돼 왔다. 경찰 피해자의 목소리를 내세워 이것을 흠집내는 것은 안될 일이다. 경찰 피해자는 검찰 개혁을 반대하고, 검찰 피해자는 경찰 개혁에 반대해야 하나?
이런 식의 억지스러운 편가르기는 피해자들의 권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 필요한 것은 경찰, 검찰, 사법부 모두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피해자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검찰의 표적 수사, 별건 수사, 먼지털이 수사에 의해 고통받은 피해자들은 또한 피의자들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국가기구와 국가권력에 맞서 자신이 '간첩'이나 '범죄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따라서 검찰 개혁의 내용은 '어떻게하면 누군가를 더 빠르게 범죄자로 판정하고 더 강력하게 처벌할 것인가'라는 방향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어떻게하면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밝혀내고
억울할 누명을 쓰는 피해자(피의자)가 없도록 막아낼 것인가'가 중심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여성단체나 피해자 지원 단체들의 요구와 어긋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틀렸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대변, 지원하는 단체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괴물같은 가해자들을 샅샅이 찾아내 모조리 감금하고
강력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더 이상 새로운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구조를 만드는데 있다. 더구나 부와 권력에서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바로 검찰 권력의 가장 큰 피해자들이기도 했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검찰 개혁은 이제 중요한 한 고비를 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번에 통과한 형사소송법에 따라 대통령령, 시행령, 매뉴얼 등을 모두 바꾸고 만들어야 한다. 경찰과 국수본의 수사 능력과 통제 방안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공소청 출범이 두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사들의 직간접적 사보타주와 방해 공작, 장관이 앞장서고 있는 법무부의 비협조까지 넘어서야 한다. 더구나 이제 겨우 수사권을 분리했을뿐이고 검찰의 기소권 독점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검찰은 디지털포렌식센터와 범죄정보기획관으로 대표되는 '캐비넷'을 놓지 않고 있다.
내밀한 정보와 기소권 독점을 통해서 상대방을 압박하고, 검사 출신 변호사가 착수금만 50억을 받을 수 있는 특권을 꽉 쥐고 있겠다는 말이다. 더구나 이제 한 고비를 넘은 검찰개혁이 엄청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제발 망해라' 저주를 퍼붓고 있는 친검 언론, 친검 기자들의 문제도 있다.
이 모든 것은 검찰 권력과 그들의 동맹세력이 이 사회 곳곳에 얼마나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었고, 검찰 개혁이 얼마나 힘든 과제였는지 다시 확인시켜 준다. 그래서 우리는 윤석열 검찰정권의 몰락과 정권 교체 이후에도 쉽게 안심하지 못하고 계속 의구심과 불안감 속에 있어야 했다.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해서 검찰과 동맹세력을 비판 고발하고 정치인과 정치권을 감시 압박하면서 검찰 개혁의 진정한 마무리를 위해 계속 깨어있어야 한다. 이것은 차별금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등 검찰 개혁만큼 오래됐고 결코 더 쉽지않을 다른 개혁 과제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사 등록 202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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