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최근 정성진 교수의 발표에 대한 이정구 동지의 반박 기사를 읽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제가 레닌과 러시아 혁명에 대한 고민과 공부가 부족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이번 논쟁에 대한 현재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번 논쟁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레닌과 러시아 혁명이라는 굵직한 주제입니다. 저는 아직 레닌과 러시아 혁명에 대한 고민과 공부가 충분치 못하니 현재 참가하고 있는 관련 세미나 등을 통해 레닌과 러시아 혁명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여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뒤에 소박한 글을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논쟁에서 부차적인 부분인 이정구 동지의 서론과 결론에서 보이는 대화와 토론의 태도와 방법입니다. 저는 레닌과 러시아 혁명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정구 동지가 정성진 교수의 그 동안의 이론적 기여와 실천 활동에 대하여 폄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성진 교수가 비록 집회와 투쟁 현장에 적극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좌파 단체들의 각종 행사와 토론회에 참여하고 기여했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또한 정성진 교수는 교수노조 조합원으로서, 민교협 회원으로서 여러 쟁점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우리 운동을 지지해 왔습니다.
더욱 중요하게도 정성진 교수는 그 동안 외국의 변혁 이론과 관련된 여러 책들을 번역하여 우리들이 쉽게 외국의 변혁 이론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트로츠키주의나 국가자본주의론 등 다양한 논문과 책들을 써서 변혁 이론에 대한 고민을 확장하고 논의를 풍부하게 해 주었습니다.
정성진 교수는 그 동안 변혁 운동에서 이론적으로 큰 역할을 해주었고 실천적으로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화와 토론에 대한 방법론과 관련하여 저의 짧은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다음의 두 가지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려고 노력합니다.
첫 번째, 누군가와 대화와 토론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을 공유하여 행동을 함께하고자 하는 협력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협력 과정은 대화 주제의 깊이와 상대방과의 사전 공감대 정도에 따라 때로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현재 생각을 절대로 옳다고 여겨 상대방을 단지 일방적 설득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몇 번의 대화로 설득되지 않는다고 상대방을 배척한다면 함께 행동하기 위한 생산적 대화와 토론이 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물론 상대방과 함께 행동하기 위한 대화와 토론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홍준표 같은 사람과 대화와 토론을 한다면 생산적 대화와 토론은 애초부터 불가능할 것입니다. 홍준표 같은 사람과 대화와 토론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을 설득하여 함께 행동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그 사람의 대화와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각을 공유하고 행동을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성진 교수의 레닌주의 관련 발표에 대한 이정구 동지의 글을 읽으면서 이정구 동지는 함께 행동하기 위한 생산적 협력 과정으로서의 대화와 토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구 동지는 자신의 생각이 절대로 옳다고 여기며 정성진 교수를 배척하며 더 이상 토론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정성진 교수와의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조차 고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관련기사)
길을 잃고 헤매던 레닌의 뒤를 그대로 쫓을 것인가 http://www.anotherworld.kr/438
의미있는 레닌 비판을 위하여 http://www.anotherworld.kr/436
‘레닌주의’는 신주단지인가? http://www.anotherworld.kr/435
(기사 등록 2017.5.27)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토론하고 행동합시다.
newactorg@gmail.com / 010 - 8230 - 3097 / http://anotherworld.kr/164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의 글이 흥미롭고 유익했다면, 격려와 지지 차원에서 후원해 주십시오. 저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지지와 후원밖에 없습니다.
- 후원 계좌: 우리은행 전지윤 1002 - 452 - 402383
'토론과 논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 페미니즘 논쟁들에 관한 짧은 글들 (3) | 2018.01.05 |
---|---|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 (1) | 2017.12.04 |
길을 잃고 헤매던 레닌의 뒤를 그대로 쫓을 것인가 (1) | 2017.05.27 |
의미있는 레닌 비판을 위하여 (0) | 2017.05.24 |
‘레닌주의’는 신주단지인가? (0) | 2017.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