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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93

세상읽기 - 진보 선거연합/ ‘국민 눈높이’라는 낙인과 배제 전지윤 울산에서 가능하다면 전국에서도 가능하다 ● '진보 선거연합'은 왜 선택지에서 제외돼 왔는가 비례선거연합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돼 왔다.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고 부담스러운 주제이지만, 이것은 단순히 당장의 총선이라는 시간 속에서 볼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2016년 촛불 이후 진보좌파의 과제가 무엇이었나는 더 긴 틀 속에서 봐야 한다. 진보좌파는 촛불이 만들어준 공간 속에서 적폐를 철저히 청산하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는 민주개혁을 뒷받침하면서, 더 나아가 급진적 사회경제개혁을 아젠다로 만들어내야 했다. 그리고 이것을 수행할 역사적 블록을 구축해야 했다. 왜냐하면 촛불 이후 집권한 민주당이 그것을 수행할 의지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의가 아니라 역사적, 구조적 한계의 문.. 2020. 3. 20.
세상읽기 - 코로나19/ 삼성해고자 고공농성/ 국가와 자본주의 전지윤 ● 코로나19 - 희생양을 찾고 검찰까지 불러들어야 하는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적어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공정하게 평가해줄 부분이 있다고 보인다. 나름 노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다는 것은 이란, 이탈리아,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전권을 주면서도 정부가 충분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최대한의 지원을 하는 방식이 유효했던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온전히 정부만의 공이 아니다. 무엇보다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방역, 의료인력들의 온몸을 던지는 노력과 헌신에 감사하게 되고, 성숙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도 감동적이고 중요했다. 메르스의 경험과 과거 정부의 오류도 반면교사와 쓴 약이 됐을 것이다. 정부의 잘못과 문제점도 있었다... 2020. 3. 11.
세상읽기 - 코로나19/ 야생동물/ 국정원과 검찰/ 진중권 전지윤 ● 코로나19 - 중국인 혐오에서 신천지 혐오로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급속히 확산되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 전파 구실을 한 개인들과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도 더 커지는 것 같다. 초기에는 혐중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주장이 많았는데, 지금은 ‘신천지’에 대한 비난이 특히 눈에 많이 띈다. 신천지의 부정적 측면과 사례들만을 일면적으로 부각하고 과장해서 악마화시키는 주장들도 많다. 물론 신천지 교회의 지도부는 폐쇄적이고 부주의한 대응으로 문제를 악화시키는 데 책임이 있어 보인다. 신천지의 음모적 선교 방식과 공격적 확장 시도 등도 좋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거기도 다른 집단들처럼 분명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고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통제가 안 되는 사람들이 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2020. 2. 24.
트랜스젠더와 젠더혁명/ 다시는 그전으로/ 성폭력 사건과 연대자 전지윤 ● 무지개는 결국 다시 떠오를 것이다 육군이 변희수 하사를 강제전역시키는 것을 보고 분노했던 마음은 숙명여대에서 트렌스젠더 여성을 합격시켰다는 소식에 어느 정도 위안받을 수 있었다. 역시 가부장적 남성성의 상징과도 같은 집단에 비해서 여성 공동체는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과 감수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후 일부에서 이어지는 반응과 소식들에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차별과 배제에 맞서던 용기있는 발걸음은 결국 잠시 멈춰서고 말았다. 비록 사회적으로 대체로 남성으로 패싱되는 위치에 있으면서, 이 문제에 대해 말한다는 게 조심스럽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번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들을 하던 분들은 대체로 이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어온 차별과 고통과 .. 2020. 2. 10.
세상읽기 - 신종 코로나와 혐오/ 트랜스젠더 차별/ 검찰개혁 전지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인종주의적 혐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이 확산되면서 막연한 공포도 급증하고, 그것이 인종적 혐오로도 연결되고 있다.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서 사람들을 데려와서는 안 된다거나,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아무 과학적 근거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말들이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등은 아주 노골적으로 ‘혐중’을 부추기는 중이다. 사실 중국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각종 영화에도 줄곧 나타나던 오래된 문제인데, 이것은 ‘박쥐까지 먹는 야만적 식습관이 문제’라는 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물론 지금의 전염병이 박쥐에서 뱀으로, 다시 인간으로 옮겨졌다는 추정은 신빙성이 있다. 그러나 ‘몸(정력)에 좋다’면 별 이상한 것을 다 찾아 먹는 사람들(흔히 중년 남성들)은 중국만이 아니라.. 2020. 2. 3.
세상읽기 - 검찰개혁/ 언론개혁/ 페미사이드/ 여성혐오와 공정 전지윤 ● 검찰개혁은 어디로 2019년은 선거법에 이어서 공수처법도 통과되면서 마무리됐다. "국민 여러분이 제발 검찰 공화국의 폭주를 막아달라“(임은정)는 호소는 응답받았다. 반면 여전히 고공에서, 길바닥에서 처절하게 저항하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 상황은 2016년 ‘촛불혁명’의 모순과 한계,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촛불은 ‘사회경제적 혁명’에도 못미쳤지만, ‘정치혁명’마저도 헌재를 통한 탄핵과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제도권에 갇혀 진행됐다. 따라서 행정부는 (보수우파에서 자유주의자들로) 일부 교체됐지만 입법부, 사법부에는 여전히 구세력들이 강력했고, 무엇보다 재벌/ 검찰/ 군부/ 거대언론이라는 심층국가에서 진짜 권력자들은 여전했다. 따라서 ‘엉금엉금 기어가는 민주화’와 ‘.. 2020. 1. 15.
세상읽기 - 이석기 석방/ 장애인노조 / 인헌고/ 허정숙 전지윤 ● 이석기 의원은 반드시 당장 석방돼야 한다 이번 성탄절 사면에도 이석기 의원이 포함돼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금 나와도 이미 9년의 형기 중에 7년이 지나 무슨 의미일까 싶은데 말이다. 조작된 혐의로 마녀사냥당하고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사람을 7년이 넘도록 풀어주지 않는 사회와 정부다. 내면화된 종북 프레임은 아직도 강고하다. ‘이석기’, ‘통합진보당’은 아직도 낙인과 주홍글씨로 작동한다. ‘아이들법’ 통과를 위해 국회의원 앞에 무릎꿇은 부모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저 사람들 보라색 옷을 맞춰 입은 걸 보면 통진당 아닌가’라는 댓글을 봤다. 전광훈같은 자가 광화문에 100만이 모였다며 ‘10월 항쟁’을 운운하며 몇 달째 광화문 일대를 막말과 혐오의 해방구로 만들고 있는 중심 동력도 .. 2019. 12. 9.
세상읽기 - 서초동과 광화문/ 조국 대전과 촛불/ 김용희 투쟁 전지윤 ● 서초동 촛불이나, 광화문 집회나 모두 공감할 게 없는가? 지금 마치 모든 사람이 당연히 서초동가서 촛불 들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면 잘못이다. 아무리 많이 모이고, 정당한 요구가 있더라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 뭔가를 강요할 순 없다. 여기가 다수인데 왜 안 오냐는 식으로 압박한다면 폭력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 2016년에도 ‘여혐 발언과 성희롱이 존재하는 촛불집회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건 존중받아야 할 입장이지 비난하거나 강요할 순 없었다. 억눌린 노동자들과 차별받는 소수자들이 더 많이 함께하길 원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투쟁이라 느끼며 찾아오고 싶은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선돼야 한다. 또 어느 쪽이나 극단적 일부는 있을 수밖에 없고, 그들이 그 운동.. 2019. 10. 14.
세상읽기 - 조국 논란/ 성평등 교육 논쟁/ 서울파의 김명식 전지윤 ● 조국 사태가 보여 준 것 공부도 못했고 이름있는 대학도 가지 못했고 활동에 뛰어들면서 제대로 졸업도 못했던, 전문직 출신도 아닌 나는 지금도 학벌 콤플렉스가 있다. 대화를 하다가 출신학교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 운동사회도 학벌에서 자유롭지 않고 전문직 경력을 대접한다는 건 여러번 느껴온 바고, 운동하면서 제대로된 임금을 받아본 적도 없고 4대보험은 먼 얘기였고 당연히 모아놓은 재산도 별로 없다. 따라서 ‘조국 사태’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배신감을 정말 이해하고 공감한다. ‘세계선도인재’같은 용어부터 거부감이 느껴진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드러난 학벌, 특권 구조를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완전히 옳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없애고 대학을 평준화하고 교육, 입시 정.. 2019. 9. 5.
세상읽기 - 혐오없는 선거/ 장애인 문화향유권/ 비건 페스타 전지윤 ● 혐오없는 선거, 어떻게 만들 것인가? 지난달 차제연, 민변, 언개련이 공동주최한 ‘혐오없는 선거,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에 갔었다. 발제와 토론 모두가 아주 유익하고 도움되는 알찬 내용들이 많았다. 모든 분들이 내년 총선에서 혐오 표현과 발언들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나누었다. 또다시 ‘동성애를 반대하냐 찬성하냐’는 식의 거짓 프레임으로 혐오를 부추기고 세력을 결집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의 선동이 혐오로 뭉친 위험한 정치인과 정당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트럼프 등의 사례가 보여줘 왔다. 더구나 지금 미국의 이민정책 개악이 보여주듯이 이런 혐오와 차별 선동은 실질적인 사회적 제도적 차별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차별금.. 2019. 8. 10.
좌파, 성폭력, 정신장애, 피해와 가해 전지윤 ● 미국 좌파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나는 얼마전 미국의 중요한 급진좌파 단체인 국제사회주의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ISO)이 성폭력 사건을 지도부가 은폐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겪게 된 위기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같은 국제사회주의 경향(IST)으로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던 이 곳의 노동자연대 분들이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뭔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헛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미국의 ISO 동지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뿐 아니라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투표를 통해 조직을 스스로 해산하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의 과정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ISO 회원들이.. 2019. 7. 15.
세상읽기 - 한반도/ 삼성해고자/ 난민인권/ 기생충 ● 다시 기회의 창이 열리는 한반도 얼마전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판문점 광경을 보면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국경이란게 얼마나 헛된 것인지 떠올리게 됐을 것 같다. 땅에 그어놓은 선에 불과하고 저렇게 쉽게 넘어가 왔다갔다하면 될 것을 왜 누구를, 무엇을 위해서 반세기가 넘게 서로 증오, 불신, 적대하고 죽고 죽이고 해 왔을까. 왜 철조망을 치고 지뢰를 깔고 군대를 배치하고 총을 들고 지켜 왔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주역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에게 그것을 강요해 온 나라의 대통령이며, 지금 멕시코 국경에서 그 어리석고 잔인한 짓을 확대하고 있는 트럼프라는 것이 아이러니다. 얼마전 멕시코 국경 강가에서 아빠의 목에 팔을 걸고 함께 죽은 아기의 살인범. 그래도 이런 트윗 즉석 만남은 트럼프같은 워싱턴의 아웃.. 2019.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