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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350

한때는 혁명적이었던 칼 카우츠키 근래 국제적 좌파들 사이에서는 독일 사회민주당과 칼 카우츠키에 대한 재조명과 재평가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카우츠키를 "배신자"라고 한 레닌의 그 유명한 비난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카우츠키의 저술에 실제로 관여하는 것을 오랫동안 좌절시켜 왔다. 그리고 이것은 카우츠키가 남긴 유산과 그것이 후대에 미친 영향을 실질적으로 철저하게 평가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돼 왔다. 그러나 레닌이 카우츠키의 후퇴를 날카롭게 비판한 것은, 민주주의 전투에 결정적 역점을 둔 혁명적 마르크스주의가 담긴 카우츠키의 초기 저술에 대한 그의 큰 존경 때문이었다. 여기서 인터뷰한 벤 루이스(Ben Lewis)는 연구자, 번역가, 의 기고자이며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에 대한 많은 연구와 저술을 남겨왔다. 특히 그는 독일어로 된 1차자료에 대.. 2021. 2. 20.
[박노자] 이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것, '국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요즘 모스크바의 동방 노력자 공산 대학 (KUTV)에서의 조선인 관련 자료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1921~1938년 사이에 존재했던 그 대학에서는, 조선 내지 출신만 해도 200여 명 이상 공부를 한 것이죠. 나중에 진보당을 만든 조봉암, 조선 공산당 초대 책임비서인 김재봉, 여성 혁명자로 유명한 주세죽과 고명자, 나중에 으로 이름을 날린, 차후 여운형계의 핵심이 된 의사 김세용... 한국사 교과서에 그 이름이 들어갈 만한, 너무나 많은 훌륭.. 2021. 2. 17.
장애인들은 이동권을 위해 몇 년을 기다렸다 배재현 [지난 2월 1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 서울역까지 승하차를 반복하며 중증장애인들의 지하철 타기 직접 행동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전개했다. 서울시가 2022년까지 지하철역 전체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설치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 투쟁에 참가했던 배재현 동지가 당일 발언 내용을 기반으로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다.] 2021 이동권 투쟁 직접행동 1차 이동을 해야 사람을 만나고 활동하고 산다. 이 보편적인 권리가 항상 막히고 있다. 2015년부터 그 투쟁은 계속돼 왔고 이번에도 공문으로 먼저 보내고 절차를 밟았다. 그러고서 그것이 먹히지 않아 행동으로 옮긴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우.. 2021. 2. 14.
세상읽기 - 미얀마/ 게임스탑/ 종북몰이/ 트럼프주의 전지윤 ● 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민중의 투쟁 요즘 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오늘날 자본주의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하고 불안정한 것인지, 우리가 권위주의적 우파와 (신)자유주의적 중도파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최근에 오카시오 코르테즈는 지난 위싱턴 폭동 과정에서 자신과 스쿼드(민주당 소속의 유색인 좌파 여성 의원 4인방)가 겪은 심각한 위험을 고발했다. 급히 몸을 숨겼던 이들은, 당시에 의회를 접수하고 장악한 다음에 곳곳을 뒤지면서 이들을 찾는 무장한 극우익 행동대원들의 소식을 들으며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사태 수습이 조금만 늦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더구나 공화당 소속의 극우파 의원들이 이들의 좌표를 찍어주고 있었다고 한다. 코.. 2021. 2. 11.
축적 이론에서 사회적 재생산 이론까지 축적 이론에서 사회적 재생산 이론까지 - 로자 룩셈부르크의 페미니즘 앙키카 차카르디치(Ankica Čakardić) 번역: 두견 이 논문은 로자 룩셈부르크의 정치경제 비평의 틀을 활용해서 여성의 재생산 작업과 축적의 재생산에서 그 역할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분석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룩셈부르크의 '공간성의 변증법'과 오늘날 사회적 재생산 이론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 주고, 룩셈부르크의 이론이 사회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적 재생산 이론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이 논문의 저자인 앙키카 차카르디치(Ankica Čakardić)는 크로아티아에 있는 자그레브 대학교의 사회철학 조교수이고, , 등의 책을 썼다. 이 논문에 1/3 가량을 .. 2021. 2. 9.
[박노자] 음모론, 그 불멸의 비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참 재미있는 한 가지 변화를 보게 됩니다. 1990년대만 해도, (전문가 등을 제외한) 한국인 대다수는 미국의 정치에 다소 무관심했습니다. 클린턴의 '백악관에서의 섹스'와 같은 '희귀 사건'들을 다소 관음증적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물론 있었지만, 크게 봐서는 그 때에는 '정치'란 다수에게는 국내 정치, 즉 'TK/PK세력'과 호남 세력, 충청권을 대변했던 전설적 '3김'의 복잡다단한 '삼각 관계'이었습니다. 동시에는 1990년대말~2000년대.. 2021. 2. 6.
[토론]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정말 개인적인 고민. 오직 개인의 고민 박철균 1. 성평등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선 조직이 완전무결점의 조직임을 증명하는 것이어야 할까? 아니면 피해자가 이후에 안전하게 활동하는 것임을 증명해야 할까? 2. 가해자는 무조건 엄벌되어야 하고 아예 여지가 없게 추방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가해자 역시 제대로 사죄하고 책임지는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3. 피해자다움은 어떤 것일까? 피해자가 피해자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아니면 피해자의 말 이외에 이의든 질문이든 그 밖의 것에 대해선 2차 가해니까 일체 언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4. 김종철 전 당대표는 분명 성폭력을 한 것이 맞고 그에 따라 직위해제를 한 것은 .. 2021. 2. 3.
아직도 ‘창녀’에 ‘어마 뜨거라’ 하시나요 윤미래 한겨레 칼럼 에 대한 비판 예술을 논하신다는 분께서 타인의 고통에 대해 보일 수 있는 반응이라는 게 2021년에 와서도 '어쩜 이렇게 *참담*하고 *비극적*인!!!!'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감수성이 너무 후지니 하루빨리 그만두시는 게 어떤가 싶지만, 이 부분에서 전 그냥 소비자니까 길게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아는 성판매 여성들은 툴루즈로트레크 같은 구매자보다 이 글의 글쓴이를 더 싫어할 것 같지만 이것도 뭐 제가 아는 사람들이 성판매 여성의 대표일 순 없으니까 그냥 개인적인 소감으로 둘게요. 근데 "회사에 나가 상사의 지시에 맞춰 업무를 수행하고 정해진 임금을 받는 사람"과 "계급 차이와 기울어진 젠더 권력 아래에서 어쩔 수 없이 착취당하는 존재"를 대비되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사회 비판 담.. 2021. 1. 31.
삶은 그 자체로 좋은 것 - 영화 "소울" 박철균 * 주의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픽사가 한국 흥행에선 다소 고배를 마시고 있긴 하지만, 픽사가 만든 영화들은 하나같이 명작이고 훌륭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 특히, 인간에 대한 삼라만상을 애니메이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달까. "업"에서는 노인의 삶을, "토이스토리 시리즈"에서는 장난감의 의인화를 넘어 3에서는 어린 시절 놀던 추억과 어른이 된 나와의 작별, "인사이드 아웃"에선 인간의 감정을 고찰하고 그 모든 감정(심지어는 슬픈 감정)도 소중하다는 것을, "코코"에서는 삶과 죽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는 것을 슬프도록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2020년 제작되었고, 칸느 영화제 출품 그리고 부산영화제에서 개봉하였으나 코로나19로 2020년 칸느.. 2021. 1. 29.
[박노자] 혁명, 기나긴 '혁명 이후 과정'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역사에 법칙이 있다면 '혁명은 단기적으로 필패, 장기적으로 필승'이라는 법칙은 그 중에서는 하나입니다. 일단 '당대'에 있어서는 혁명의 애당초의 이상적 프로젝트는 늘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영국은, 혁명을 주도한 청교도들이 꿈꾼 이상적 신앙 공동체로 발전되지 못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나 "박애"는 이미 1793~4년에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됩니다. 혁명을 지속시키자면 자.. 2021. 1. 26.
전술의 탄생 존 리델(John Riddell)번역: 두견 존 리델(John Riddell)이 사회주의 역사 속에서 좌파가 다수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시도 속에서 어떻게 전술을 발전시켜 왔는지 살펴본다. 혁명적 노동자들이 원칙만을 고수하는 것이아니라 개혁주의나 중도주의적인 노동자들과도 공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함께 행동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대중적 기반을 넓히는 전술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코민테른 초기 역사에서 그런 시도와 고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의 좌파에게도 많은 교훈과 영감을 줄 것이다. 존 리델은 캐나다 토론토에 기반을 둔 베테랑 사회주의 활동가이며 무엇보다 코민테른 역사에 대한 치밀하고 전문적인 탐구와 저술로 유명하다. 코민테른의 역사를 소개하고 관련 문헌과 자료들을 번역 소개.. 2021. 1. 23.
동정과 시혜의 이중잣대를 넘어야 하는 인권 박철균 1년 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해서 논란이 있을 때 KBS에서 교장샘이 발언했던 영상 캡처다. 나는 저기 적혀 있는 "장애인"이라 적혀 있는 단어가 현재 문제가 된 "어린이 가정폭력", 혹은 비닐하우스에서 얼어 죽은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해당하는 어느 문구를 넣어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1. 몇 개월 살지 못하고 가정폭력에 세상을 떠난 정인에 대한 공분이 여기저기 들끓고 있다. 법원 앞에서 사형을 외치며 울부짓고 눈을 던지고 차를 막는 등 그 가해자라 불리는 부모를 향한 분노가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여전히 인터넷 조금만 뒤져봐도 "정인아, 미안해" 식의 글을 볼 수 있다. 물론, 정인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 그런.. 2021.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