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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5

결혼식장을 어떻게 변화를 시킬까 배영준(광주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활동가) 사실 나는 결혼식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들의 결혼식도 자주 가지 않는 사람이다. 함께 활동했던 동지들하고 진짜 친하지 않으면 결혼식장을 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진짜 함께 했던 사람들의 결혼식 알림이 올리면 무조건 달려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것들이 너무나도 싫은 것이 아니라 멀리하고 싶었다. 왠지 모르게 그곳에서 밀려오는 소외감이 어느 순간 내 가슴에 찾아온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결혼식에 초대를 한 사람 초대를 받은 사람 서로에게 불편한 시선이 나는 너무나도 싫었다. 많은 사람이 내게 이런 말을 한다. 이런 거까지 생겼으면 너는 어떻게 살아갈 거냐고 묻는다. 살아가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그들에게 불편하지 않.. 2023. 3. 12.
종교가 폭력과 비극이 되는 순환을 멈추기 위해 - <나는 신이다: 신이 배반한 사람들> 박철균 MBC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제작비 지원에 제공을 맡게 된 "나는 신이다 : 신이 배반한 사람들"이 2023년 3월 3일 공개됐다. JMS가 상영금지가처분까지 신청했지만, 결국 기각되어 전 세계로 공개된 해당 다큐멘터리는 다큐 최초로 한국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한국에서 교회를 첨칭한 '사이비 종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8부작 모두 하나같이 불편하고 불편하고 또 불편했다.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육성이 그대로 재현되고, 전라의 여성들을 얼굴만 가린채 정명석을 위해 찍은 영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것 이외에도 정명석 편이나 이재록편에서 성폭력을 재현하는 영상, 김기순편에서 아동과 여성을 구타하고 죽이는 재현 영상을 굳이 저렇게까지? .. 2023. 3. 8.
[박노자] 러시아, 혹은 한국인들의 환상과 환멸의 역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다른 공부를 하고 있지만, 2000년대말에 제가 한국에서의 러시아 이미지의 역사를 한 때에 연구했습니다. 그 때에 그 연구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칸트의 말대로 외물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실체는 그야말로 칸트적인 物自體, (Ding an sich), 관찰자들의 인식과 전혀 별도의, 제대로 알 수조차 없는 그 무엇인가입니다. 한국인을 포함하여 그 관찰자들이 보게 되는 표피적인 현상은,.. 2023. 3. 5.
세상읽기: 정순신/우크라이나/동성부부/이재명/튀르키예/윤미향 전지윤 ● 번갯불처럼 한국 사회를 비쳐 준 ‘정순신 사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이 학교폭력 가해자인 자녀를 위해 끝장소송을 하며 피해학생을 2차가해한 것이 드러나 하루만에 사퇴한 사건은, ‘검폭’이 지배하는 ‘검찰공화국’의 한국사회를 마치 번갯불처럼 한번에 축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과 성폭력 등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들의 끝없는 2차가해와 역고소 소송에 대한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재산이 8백억이 넘는 보수정치인의 사위이고 군면제를 받았다는 정순신은 대표적인 검찰 특수통이고 법무부장관 한동훈과 사시동기였다. 검찰에 있을 때 ‘인권감독관’도 했다지만, 이번에 사퇴의 변에서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이라고 적을 정도로 인권의식은 거의 없었던 .. 2023. 3. 1.
사회민주주의의 몰락과 미래 - 2 에릭 블랑Eric Blanc 번역: 두견 몇 년 전에 사망한 저명한 좌파 이론가인 레오 파니치Leo Panitch의 작업을 기반으로 해서 사회민주주의의 역사, 장점, 단점, 한계, 모순 등을 다루며 재평가하는 글이다. 이를 바탕으로 근래 영국의 제레미 코빈이나 미국의 버니 샌더스가 보여 준 가능성과 한계를 점검하며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지속해야 할 고민과 해결할 과제들도 짚어보고 있다. 좌파정치에 대한 중요한 논점들을 다루고 있는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다. 역사사회학자로서 등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다양한 신화를 해체하는 논문과 저작, 글을 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아가 적극적인 활동가로서 미국에서 교사.. 2023. 2. 25.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다는 것은 배영준(광주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활동가) 사실상 내가 자립을 하고 나서 나만의 스타일 미용실을 찾는 일부터 시작했다.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미용실과 디자인을 찾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나의 장애 때문에 계단이 없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장소 또는 1층에 미용실에 찾아야 하기 때문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립체험까지 포함해서 자립 6년 차 들어가는 시점까지 나만의 미용실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나 스스로 들어갈 수 있는 동네 미용실을 찾아가서 머리를 한다고 해도 사실상 마음에 들지 못했지만 내가 갈 수 있는 미용실이 없어서 억지로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면서 살았다. 그런다고 해서 유명한 미용실 안가 본 것도 아니다. 박00이라는 헤어샵도 가봤지만, 돈만 비싸고 스타일이 썩 마음에 들지 .. 2023. 2. 21.
[박노자] 우크라이나 침략 1주년/ "침략 반대"라는 사회적 합의 [러시아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통찰력을 보여 온 박노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서 시작된 전쟁에 대해서 분석하고 전망하는 글들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 우크라이나 침략 1주년: 세계화 이후의 세계 이제 조금 있으면 우크라이나 침공의 1주년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지옥과 같았던 이 시기는, 각각 구소련과 동유럽, 그리고 세계의 상황을 대단히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단순화해서 이야기하면, 구소련에서는 피해국 우크라이나가 "초토.. 2023. 2. 16.
세상읽기 - 튀르키예 시리아/정찰풍선/이태원 참사/난방비/대장동 전지윤 ●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시민들을 위한 기도 이틀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너무나 재앙적이고 참담하기만 하다. 벌써 무려 1만여명이 사망했고, 지금도 무너진 건물 속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비명 소리들과 그들을 구하지 못하고 절규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무너진 건물더미 밑에서 비명을 지르며 손을 내미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마음은 어떠할까. 하루아침에 사라져간 1만여 명의 생명은 가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은 소중한 꿈을 담고 있었을까... 부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윤석열 정부가 구조 지원을 위해 인력과 자원을 보낸다고 하는데 제발 빨리 최대한의 지원을 하길 요구하고 싶다. 다만 이 참극에 대한 튀르키예의 에르도안과.. 2023. 2. 12.
사회민주주의의 몰락과 미래 - 1 에릭 블랑Eric Blanc 번역: 두견 몇 년 전에 사망한 저명한 좌파 이론가인 레오 파니치Leo Panitch의 작업을 기반으로 해서 사회민주주의의 역사, 장점, 단점, 한계, 모순 등을 다루며 재평가하는 글이다. 이를 바탕으로 근래 영국의 제레미 코빈이나 미국의 버니 샌더스가 보여 준 가능성과 한계를 점검하며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지속해야 할 고민과 해결할 과제들도 짚어보고 있다. 좌파정치에 대한 중요한 논점들을 다루고 있는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다. 역사사회학자로서 등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다양한 신화를 해체하는 논문과 저작, 글을 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아가 적극적인 활동가로서 미국에서 교사.. 2023. 2. 7.
운동권이 필요한 이유 배영준(광주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활동가) 우리의 권리를 그동안 어떻게 실행해 왔을까요? 우리 사회의 모든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단순히 뚝딱뚝딱 만들어졌을까요? 우리는 분명하게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탄생 됐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누군가의 목소리로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사회제도들이 하나씩 만들어진 바탕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단순히 만들어졌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운동권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운동권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그 제도들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내가 운동권에 있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움직이지 않으면 제도가.. 2023. 2. 4.
[박노자] '개천' 자체를 없애려는 운동, 사회주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근대'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바로 '수직적 상향 이동의 가능성'이 열린 것입니다. 물론 전통 사회라고 해서 그런 이동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서방의 경우, 대대로 부를 모은 상인 가문은, 궁극에 가서 귀족 작호까지 하사 받는 것은 종종 있었던 일이죠. 조선의 경우에는, 조선 건국 초기 태종 치세만 해도 과거 (문과) 급제자 중에서는 절반 정도는 사족 신분임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즉, 대부분의 경.. 2023. 1. 31.
세상읽기 - 이태원 참사/ 공안정국/ 프랑스/ 핵무장/ 영화.. 전지윤 ● ‘세월호의 길’과 ‘이태원의 길’ 10.29 이태원 참사 3차 시민추모제에 참석하면서 여러 감정이 들고 생각을 하게됐다. 먼저 가장 큰 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였다. 이 정부는 끝내 사과하지도 어떤 책임자들도 사퇴시키지 않았다. 이상민 사퇴와 해임을 요구하던 사람들이 어제 듣게 된 것은 자기들끼리 권력 다툼하다가 나경원이 사퇴하고 해임됐다는 소식 뿐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태원 참사를 끝까지 기억하면서 그 책임자와 가해자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한다. 또 어제 유가족들의 절규를 들으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고, 결국 왜 우리가 유가족들의 절규와 호소에 응답하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룰 수 있을만큼 큰 힘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지금 이태원.. 2023.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