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336 7월 셋째주 세상읽기 - 노동개악으로 결집하는 우파 전지윤 7월 중순까지 세계 지배자들은 중국 증시 폭락과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라는 두 가지 악재에 시달렸다. 경제적으로 더 큰 위협은 중국 증시 폭락이었다. 3주 동안에 그리스 GDP의 열 배에 달하는 3700조 원이 넘는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 폭락은 중국 정부가 수십 건의 부양책을 쏟아내고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고, 공안기관까지 동원하면서 가까스로 저지될 수 있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증시에 거품이 잔뜩 부풀어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런 거품의 뿌리는 멀게는 2008년 세계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시장에 풀었던 4조 위안에서 찾을 수 있다. 덕분에 중국은 세계적 경제 위기의 타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고 한국 등은 중국 수출을 통해 상대적으로 빨리 경제 위기.. 2015. 7. 23. 7월 첫째주 세상읽기 전지윤 ● 박근혜와 유승민의 치킨게임 최근 박근혜가 국회법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어서 유승민이 납작 엎드리는 걸 보면서 ‘유신으로 돌아갔다’는 한탄이 많이 나왔다. 물론 기가막힐 일이지만, 이런 상황은 박근혜의 모순이 커지고 입지가 좁아지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박근혜로서는 벌써 ‘비박’이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차지하고 툭하면 자신에게 대드는 것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졌는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거부권을 수용하며 한발 뒤로 물러서면서도 유승민 제거 요구는 거부했다. 물론 계속 압박하겠지만 새누리에서 ‘친박’의 비중이 1/7 정도로 줄어든 상황에서 쉽지 않거나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 정말 ‘유신체제’에서라면 대통령의 의지가 여당에 먹히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당장 여당 지.. 2015. 7. 1. 6월 첫째주 세상읽기 전지윤 ●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얼마전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 미국-쿠바 국교정상화는 더 진전될 것 같다. 50년이나 계속된 미국의 제국주의적 봉쇄와 압박이 중단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쿠바의 끈질긴 저항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반응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쿠바의 승리로만 보기는 어렵다. 쿠바 정권이 중국식 시장개혁을 추진하며 ‘테러, 마약과의 전쟁에서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 말이다. 미국은 이란과도 타협했듯이, ‘뒷마당’에서 쿠바와도 타협하면서 더욱 더 ‘아시아 회귀’와 중국 포위에 힘을 집중하려는 것 같다.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을 둘러싼 분위기는 험악하다. 그래서 아버지에서 아들로 권력을 넘겨 준 북한은 ‘악마’이지만, 형에서 동생으로 권력을 넘겨 준 쿠바.. 2015. 6. 8. 메르스 - 가장 치명적 바이러스는 '돈벌이 의료' 전지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났지만 보통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관심이 없는 정부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 어제 사고 발생 13일만에 입을 연 박근혜는 확진 환자 수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관계당국의 늦장 대응과 총체적 혼란 속에 이번에도 세월호 때와 비슷한 대응이 반복됐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주장에 “세대간 도적질”이라며 치고나오던 그런 신속함을 이번에는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국가가 책임있게 나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에, 최초 환자의 부인, 옆병상 환자, 그 가족, 다른 병실 환자, 간병인, 문병객, 간호사 등으로 줄줄이 2차 감염이 시작됐다. 이처럼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한 민간 병원은 얼마 후 자진폐쇄를 했다. 그런데 그 조치가 오히려 감염 전파.. 2015. 6. 3. 진실은 침몰하지 않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전지윤 세월호 시행령 폐기를 위한 투쟁과 민주노총 4월 ‘총파업’이 한 국면을 마무리하고 있다. 의미있는 노력과 시도도 있었지만 뭔가 부족하고 아쉽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 국면은 박근혜 정권과 지배자들의 위기와 분열이라는 기회 속에서 펼쳐졌었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정치적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내부기강’을 다잡기 위해서 시작한 사정이 부메랑으로 돌아와서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파고들던 상황이었다. 친박, 비박, 친이 간의 불협화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세월호 가족들의 투지는 여전했고, ‘잊지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사람도 매우 많았다. 세월호의 진실을 위한 투쟁과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맞선 투쟁을 결합시키며 박근혜 정권을 물러서게 만들 좋은 기회였다. 박근혜 정권의 위기 탈출 전략은 크게 세 .. 2015. 5. 9. 길들이기, 이간질, 속죄양 삼기에 맞서 전지윤 유럽 지배계급의 시리자 길들이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협상에서 독일 정권과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시리자 정부가 제안한 (상당한 양보가 담긴) 타협안마저 거부하며 배짱을 튕겼다. 그러다가 결국 가까스로 합의된 방안은 그리스 새 정부가 ‘트로이카’의 지침을 고분고분따르는지 계속 따져보면서 돈을 빌려주겠다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연금 삭감 등을 예정대로 강행하라는 게 트로이카의 요구다. 트로이카는 ‘고통 속에 죽든 말든 우리는 반드시 너희의 피를 뽑아가겠다’며 덤비고 있다. 총선을 통해 그리스 민중이 보여 준 의견은 저들의 안중에 없다. 사실 순전히 경제적으로만 보면, 시리자의 타협안을 받아들이는 게 저들에게도 합리적이다. 피를 너무 많이 뽑다가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이.. 2015. 2. 22. 좋은 소식 - 시리자 승리, 나쁜 소식 - 박근혜 남은 임기 3년 전지윤 그리스에서 시리자(SYRIZA: 급진좌파연합)가 승리한 것은 오랜만에 들려 온 좋은 소식이다. 시리자 지도자 치프라스가 말했듯이 이것은 “긴축에 맞서 투쟁한 유럽 모든 민중의 승리”라 할만하다. 특히 그리스 민중의 저항이 이 승리를 가능케 했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그리스에서는 무려 30번이 넘는 전국적 총파업이 있었고, 고통전가를 추진하던 정부가 4번이나 무너졌었다. 그 결과 부패한 기득권 세력 척결, 정치적 민주주의 회복, 조세 정의 실현과 복지국가 복원, 일자리와 최저임금 등 노동권리 보장, 파병 철군 등을 주장해 온 시리자가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그리스 민중이 2008년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주류 언론이 흔히 말하듯이 그들이 게으르고 복지병에 걸려있었기 때문이 아니.. 2015. 1. 28. 차별하고 조롱할 '자유'인가, 저항하고 연대할 자유인가 전지윤 프랑스에서 벌어진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는 어떻게든 정당화될 수 없다. 테러리스트들은 무고한 사람들까지 희생시키며, 지배자들이 차별과 억압을 강화할 빌미만 줬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싸워 온 하마스도 “의견과 생각의 차이가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이번 테러를 규탄했다. 하지만 1월 11일 파리에서 진행된 ‘반테러 대행진’의 맨 앞에 선 자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테러를 자행하고, 가장 심각하게 표현의 자유를 억눌러 온 자들이 맨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테러에 반대하고 언론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위선적으로 외치면서 말이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바로 지난해, 가자에 군사적 테러를 가해서 수천 명을 학살한 장본인이다.. 2015. 1. 14. 우리가 서로 등 돌리고 있을 때 박근혜가 커 보인다 전지윤 영화 를 둘러싼 소동은 여러 가지로 희비극적이었다. 사실 헐리우드가 김정은 암살 영화를 만든 것은 그만큼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가난하고 힘없는 독재국가라는 점을 보여 준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소니영화사가 돈에 눈이 멀었어도, 한 나라의 최고권력자를 정신나간 난봉꾼으로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암살해 죽이는 내용의 영화를 만들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의혹 제기만으로도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난리를 치며 산케이 지국장을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를 떠올려 봐도 말이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과 미국 우파의 관점은 매우 역겨운 것이다. 영화 감독인 세스 로건은 “이 영화의 해적판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 혁명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했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은 소니사 회장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 2014. 12. 31. 모두 함께 민주주의를, 사회정의를, 진보당을 지켜야 한다 전지윤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심판의 결론이 조만간 날 것 같다. 20여 차례의 변론 동안 10만 장이 넘는 자료를 통해서도 정부는 진보당이 왜 해산돼야 하는지 무엇 하나 입증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저들은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용어 뒤에 있는 실체”, “숨은 목적”을 말한다. 이런 ‘퍼즐 이론’에 따르면 어느 단체든 겉으로 드러나는 증거는 없지만 숨은 목적을 문제삼아 해산할 수 있을 판이다. 결국 만약 헌재가 진보당 해산 심판을 내린다면 그것은 이 재판이 미리 결론을 정해놓은 요식행위였다는 말이 될 것이다. 전 주필 류근일은 “자유 체제는 그것을 '깰 자유'까지 방임해야 하는가? … 볼셰비키까지도 품어야 하는가?”라며 진보당 해산을 주문했다. 하지만 특정 정치사상과 노선을 원천배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도 아.. 2014. 12. 16. ‘내릴 수 없는 배’의 침몰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 2014년 정세 평가와 전망, 과제 전지윤 [이것은 2014년 겨울호에 실린 글의 각주와 참고문헌을 생략하고 일부 축약한 것이다. 부족한 글을 실어주고, 또 이 블로그에 올리도록 허락해 준 편집부에 감사드린다. 이 글의 초고를 읽고 여러 유익하고 귀중한 지적과 논평을 해 준 주변 동지들과 익명의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글은 지난 9월에 씌어져서 10월초에 투고된 글이므로 그후 상황 변화는 반영돼 있지 않다. 하지만 이 글의 전반적인 내용과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너를 잃고 가슴에 비수가 꽂히고서야 엄마는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가보다. 네가 엄마 곁에 보내준 참 착한 사람들에서 너를 닮은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성호야, 너만큼 엄마가 착하지는 않지만 너 닮은 착한 .. 2014. 12. 6. ‘2분 증오’를 부추겨 온 ‘십상시’들의 나라 전지윤 올해 북한 정권은 여러 가지로 오바마 정부에 화해와 대화의 신호를 보내 왔다. 얼마 전 억류 미국인들을 조건없이 석방한 게 대표적이다. 인권문제에 대한 유엔의 압박에 물러서며 몇 가지 조치들을 수용하기도 했다.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은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쌓여있는 현안으로 골치 아픈 상황이고 … 북한이 이를 간파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6년에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발목이 잡힌 상태에서 북한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이기 급급했었다. 당시에는 그 깡패같은 부시 정부였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것 같다. 오바마는 북한의 대화 신호에도 아랑곳않고 계속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이것은 11월 18일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 2014. 12. 3. 이전 1 ··· 24 25 26 27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