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1

워터게이트의 한계가 촛불에 주는 교훈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16114/)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박근혜 게이트로 촉발된 탄핵 정국 속에서 미국 워터게이트에 대한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가 한국판 워터게이트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44년 전 미국에서 벌어진 워터게이트 사건과 지금 한국의 상황에는 몇 가지 유사한 점이 있다. 닉슨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임기를 .. 2016. 12. 13.
한국의 뜨거운 겨울 - 커다란 역사적 가능성이 열리다 전지윤 이 글은 영국의 급진좌파인 rs21(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에 필자가 기고한 글의 원본이다. 외국의 독자들을 위해서 좀 더 포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지금 사태의 배경과 전망을 설명했다. 글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과 편집 과정에서 일부 문구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다. 이 글을 영어로 옮기고 다듬는 데 수고해주신 동지들과 부족한 글을 실어 준 rs21 동지들 모두에게 깊이 감사한다. 출처: https://rs21.org.uk/2016/12/09/revolutionary-reflections-a-hot-winter-in-south-korea-the-opening-of-an-historic-opportunity/ 한국 사회에 거대한 .. 2016. 12. 12.
재벌이 진짜 ‘비선실세’이자 몸통이다 전진한 재벌 청문회는 화만 돋웠다. 재벌들은 줄곧 ‘모른다’, ‘기억이 안난다’며 바보연기를 펼쳤다. ‘더 잘 알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기시라’는 일갈이 시원했고, ‘고(故) 황유미 씨에게 500만원 내밀고, 정유라 씨에게 300억원 내민 게 삼성’이란 질타가 반가웠지만 결국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이미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힌 재벌의 사조직 전경련 해체 가능성을 큰 성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손한 척 바보인 척 가면은 청문회장을 조금만 벗어나자 맨얼굴을 드러냈다. 이재용, 정몽구는 국회에 출입하면서 용역깡패를 준비했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준비한 팻말과 고인의 영정을 빼앗아 부수고 입을 틀어막았다. 그들 앞 농성장과 자신의 공장에서 하던.. 2016. 12. 9.
탄핵 승리를 발판삼아, 촛불을 더 크고 뜨겁게 전지윤 230만 촛불의 힘이 마침내 중대한 역사적 전진을 이뤄냈다. 탄핵만은 피해보려고 온갖 꼼수를 쓰던 박근혜에게 결정적이고 속 시원한 한방을 먹인 것이다. 아래로부터 투쟁의 압력은 동요하며 타협할 기회만 노리던 야당을 돌아세웠고, 새누리 비박들의 장난질을 차단했을뿐 아니라, 나아가 친박 일부조차 촛불의 힘에 굴복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 결과를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할 충분한 이유와 자격이 있다. 탄핵 표결 결과가 발표되는 시간에 나는 지하철역 화장실로 가고 있었다. 한 택배 노동자가 화장실 앞 의자에 앉아서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는 게 보였다. 배달할 물건을 무릎에 놓은 채 국회 생중계를 보고 계셨다. 내가 “결과가 나왔나요?”하고 물었더니 그 분은 “이겼어요. 234표로!”하며 나를 쳐다보며 환하게 .. 2016. 12. 9.
돌아보는 박근혜 정부의 성격과 모순 전지윤 [이 글은 박근혜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초에 한 좌파 신문에 발표됐던 글을 일부 표현등을 다듬고 생략한 것이다. 비록 시간이 지나간 글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등장 배경과 계급적 성격, 모순, 전망 등을 다루고 있어서 지금 벌어지는 사태의 배경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다시 싣는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서 박근혜 정부가 등장하는 상황은 정말 짜증난다. 마치 군대 제대하고 나서 해병대로 다시 입소하는 기분이다. TV에 자주 나오는 박근혜를 보면서 인혁당 유가족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하면 정말 열 받는다. 먼저 박근혜가 어떻게 권력을 잡았는지부터 보자. 민주당 쪽에서 온갖 어처구니없는 잘못된 분석이 많았다. ‘이정희 후보 탓에 박근혜가 당선했다’, ‘괜히 종편에 출연 안 해서 중도층.. 2016. 12. 8.
누구의 자리에서 DJ DOC의 노래를 들을 것인가 전지윤 DJ DOC 논란에 대한 허승영 동지의 글(http://www.anotherworld.kr/364)은 항상 그랬듯이 사려깊은 고민과 유익한 지적들로 가득했다. 다양한 측면에 대한 지적과 설명은 나뿐 아니라 이 논란에 관심있던 사람들에게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 대해 몇 가지 결이 다른 생각도 들었는데, 그것이 비록 크지는 않지만 논의의 발전을 위해서 써보고자 한다. 허승영 동지의 지적처럼 “답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과 비판이 오갈 것”이고 이것은 모두에게 도움이기 때문이다. 내가 허승영 동지 글에서 동의하는 많은 부분들은 반복이 될테니, 생략하고 나머지 부분에 집중하겠다. 먼저 나는 ‘대립과 분란을 넘어 소통과 이해로’(이하 ‘소통과 이해’)에서 허승영 .. 2016. 12. 5.
거리가 계속 공을 쥐고 있어야 한다 - 촛불, 파업, 동맹휴업, 농기계 진격의 4트랙으로 전진하자 전지윤 역시 제도권과 국회는 촛불 민심을 담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게 다시 드러났다. 박근혜가 왜 틈만나면 국회로 공을 넘기려고 안간힘을 쓰는지도 말이다. 국회에 자기의 공범인 새누리와 오락가락하는 기회주의 야당이 있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4월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비박계가 탄핵 대열에서 이탈하고, 국민의당은 발을 빼면서 지금 박근혜 탄핵안은 상정조차 불투명해졌다. 개똥이든 새똥이든 똥은 똥이듯이, 비박도 결국 새누리였다. 특히 엘시티 비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김무성이 말을 바꾸는 이유는 뻔해 보인다. 최근 새누리 원내대표 정진석은 “새누리당이 반역자고 쓸어버려야 할 대상이냐!”고 민주당을.. 2016. 12. 2.
대립과 분란을 넘어 소통과 이해로 대립과 분란을 넘어 소통과 이해로- DJ DOC 논란에 부쳐 허승영 DJ DOC의 노래 ‘수취인 분명’이라는 노래에 대한 여성 혐오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 논쟁이 단순히 논쟁이나 논란을 넘어 대립과 분란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 이런 분란이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을지 걱정이다. 우선 글쓴이는 DJ DOC를 집회에 세우지 않기로 한 결정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언정 당장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결정에 대해서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다. 이후 결정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의사결정이 바뀌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소수인지도 따져봐야겠지만, .. 2016. 12. 2.
소수자 해방에 대한 네 가지 명제들 윤미래 모든 억압은 연결돼 있다(출처: http://rebloggy.com/post/class-racism-sexism-feminism-capitalism-oppression-privilege-misogyny-socialism/63021736591) ‘소수자’라는 개념이 과연 적절한가부터 시작해서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소수자의 해방이 체제 혹은 사회총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이르기까지, 소수자 해방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쟁들이 진행 중이다.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뚜렷하게 가시화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좌파 활동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 글은, 첫째로 이 개념이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공통분모를 적절하게 포착할 수 있으며 둘째로 그것이.. 2016. 12. 2.
추수감사절에 돌아본 미국의 야만적 역사와 스탠딩락 투쟁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15623/)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11월 넷째 목요일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다. 한국처럼 전국 모든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정도의 ‘귀성 전쟁’은 없지만, 일 년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날인 건 여느 한국 명절과 마찬가지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정성껏 준비.. 2016. 11. 29.
국회가 아닌 아래로부터 힘이 계속 중심이어야 전지윤 때때로 한 세대 전체를 마법에 빠뜨리는 특별한 해가 있다. 이런 시기는 나중에 그 해를 단순히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마음 속에 수많은 상념이 떠오르게 한다. 1968년이 바로 그런 해였다. (크리스 하먼, ) 한국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민주화 항쟁이 벌어진 1987이 그런 해였다. 민주노총 총파업이 벌어진 1997년도 언급될 수 있다. 광우병 촛불이 100만에 도달했던 2008년도 기억난다. 그리고 지금 2016년이 매우 중요한 의미로 여기에 추가되고 있다. 지금 아래로부터 대중의 힘이 엄청난 변화들을 낳고 있다.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방방곳곳에서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집회와 행진을 벌이는 일, 대부분의 언론·방송이 주말 집회를 홍보하고 집회 참.. 2016. 11. 25.
폭력/비폭력 논쟁 - 100만 촛불은 배우면서 진화한다 전지윤 박근혜 퇴진 투쟁이 발전해 나가면서 ‘폭력-비폭력’ 토론도 벌어져 왔다. 논쟁의 한편에는 저들이 그어놓은 선을 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한편에는 혹시 불상사가 일어나 역풍이 불까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투쟁의 방향에 대한 이런 진지한 토론은 전적으로 환영할 만하다. 민주적이고 열린 토론을 통해서만 답이 찾아질테니 말이다. 나는 이 토론이 서로 상처주지 않는 방식으로, 우호적이고 생산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했다. 일부 사람들처럼 서로를 ‘애국가나 부르는 한심한 사람들’, ‘충돌을 유도하는 프락치’라는 식으로 모욕하기 시작하면 토론은 실종되고 감정적 대립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토론이 ‘폭력-비폭력’이라는 부적절한 이분 구도에 갇히기 보다는 ‘대중행동이냐 소수행동이냐’는 더.. 2016. 11. 25.